134.

운명의 한 해가 간다. 해는 가도 운명은 남는다. 나도 남는다.

나와 운명 사이에서 해야 할 일들도 남는다.

조용한 날들을 지키기.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하기를 멈추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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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 살아가면서 우리가 사랑이나 아름다움에 대해 되새기고 말해야만 우리 삶이 의미 있다는 것을 절절히 깨닫게 된다. 그 외 다른 것들이 무슨 소용 있으랴. 많은 페이지에서 내 가슴이 쿵,쿵 내려앉았다.

 

 

 

수원 화성을 보면 <화성성역의궤>,<원행을묘정리의궤> 같은 기록문화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작가의 인생과 함께한 수원에서의 정취가 이곳저곳에서 묻어나 나도 내년 4월이나 5월 벚꽃이 필 때 광교저수지를 가 보고 싶어졌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서평집이다. 우선 서평을 쓴 기간이 굉장히 길고, 아마도 내가 찾아읽을 수는 없는 책들로 이루어져 있어 별 기대는 없었는데 이 글들 자체가 재미가 있다. 아.. 나도 이 정도 서평을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쉼보르스카는 춘향전에 삼국지까지 읽었다!

 

 

 

 

 

 

 

 

 

위대한 개츠비에서 오렌지와 프라이드 치킨이 나왔었나. 나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ㅋㅋ 소설속에서 찾을 수 있는 음식이야기인데 인문학적 접근이 이외로 재밌게 읽힌다. 문제는 이미 읽었던 책들인데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읽고 싶게 한다는 것.

 

 

 

 

 

 

 

 

아주 두꺼워보이지만 하루에 몇 꼭지씩 읽으면 금방 읽을 수 있다. 아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이런 미술사 관련 책들은 반복해서 읽어야 더 내 것이 되는 것 같다. 고흐가 그린 고흐의 의자와 고갱의 의자 그림이 대조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책. 도서관에 대한 페이지에서 눈에서 하트가 뿅뿅 나간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단박에 매료시키는 책!

 

 

 

 

 

 

 

 

 

인권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공동체의 수준은 한 사회에서 모든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한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요. p.249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수준은 어떨까. 떠올리기만 해도 아픔이 느껴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책안에 있다. 가난한 사람들의 질병, 성소수자, 해고 노동자, 직업병을 만드는 기업, 고용불안, 소방공무원, 세월호 참사, 동성결혼, 트랜스젠더, 인종차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등.....

아.. 우리에겐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다.

한 사회의 개개인이 아픈건 알고보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가 더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타인의 아픔에 지속적으로 감수성을 가지고 아파할 수 있는, 나아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을 쓴 저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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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는 나무
장세이 글.사진 / 목수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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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초입에 나무들은 하나둘 제 이파리를 떨군다. 잎이 없는 나무는 가지만으로 추운 겨울에 홀로 맞서야 한다. 이 책을 읽고 요즘 나무들을 둘러보니 이 나무는 벚나무 였나, 역시 몸뚱아리만 가지고 나무의 이름을 생각해내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이 겨울이야말로 나무에 대해 제대로 알아갈 수 있는 시기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꽃도 열매도 잎도 없는 나무를 알아맞힌다면 그건 제대로 실력있는 사람일 수 있겠다.

책의 사진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이런 식물을 다루는 책을 읽다보면 사진이나 그림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림만으로는 실제로 어떤 색인지 전체적인 모습을 담아 내기 어렵고, 사진이라도 너무 멀리 찍으면 자세한 부분을 알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책이 참 마음에 들었다. 개나리가 우수수 떨어져있는 바닥을 하늘에서 떨어진 별들이라고 생각하는 저자의 감수성도 마음에 든다. 궁궐 사는 나무 부분을 참 재밌게 읽었다. 단순히 역사 유적지라고만 생각했던 궁궐에는 많은 나무가 살고 그 나무들의 생명을 기리기리 이어나가기 위한 장소이기도 하다. 다음에 궁궐에 가면 어떤 나무가 있는지 유심히 관찰해봐야겠다. 서울 사는 나무들이 환경오염때문에 더 고생하지 않도록, 사람과 함께 대대손손 행복하게 살아나갈 수 있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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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5 - 율리우스 카이사르 (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5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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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주사위는 던져졌다

브루투스, 너마저

 

모두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한 말이다. 이 유명한 말을 어떤 상황에서 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면 로마인 이야기의 율리우스 카이사르편인 4,5권을 읽으면 된다. 한 사람의 전 생애를 이토록 천천히 두껍게 읽고나니 이를데없는 충만함이 밀려온다. 더구나 이토록 매력적인 인물이라니. 책의 뒷부분 참고문헌에 저자는 이렇게 밝혀두고 있다. "제4권과 제5권을 쓰기 위한 공부는 대부분 키케로와 카이사르가 남긴 글과 말을 그야말로 핥듯이 읽고, 읽으면서 생각하는 작업에 바쳐졌다." 사실 이렇게 자세하게 재미있게 이야기를 쓸 수 있었던 것은 기원전 1세기의 기록이 너무나도 잘 남겨져있기 때문이다. 카이사르가 직접 쓴 <갈리아 원정기>나 <내전기>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쓴 기록, 후대에 쓰인 기록물까지 잘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 놀랍다. 무려 기원전 1세기에 말이다.

카이사르의 정신이라면 '관용'이다. 카이사르는 전쟁에서 이겼어도 포로를 허투루 죽여버리는 일은 드물었다. 망명한 사람도 원하면 귀국을 기꺼이 허락했다. 4권의 말미에 나오는 13년을 동료로 함께한 라비에누스가 폼페이우스에게 갔을 때도 못가져간 짐을 보내줬을 뿐이다.

사생활에 있어서도 자신의 매력을 한없이 이끌어가는 능력이 대단하다. 진짜인지 모르겠으나 원로원 아내의 1/3정도는 카이사르의 애인이었다고 하며 헤어져서도 잘 지내고(!), 애인의 자식들의 뒤까지 돌봐주었다고 한다. 대단히 많은 빚을 지고도 태연했고, 거의 모든 전투에서 승리했으며, 그렇게 민주적인 것도 아닌데 항상 지지자들이 주변에 넘쳐났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는 다음의 카이사르의 발언에 놀란다.

"내가 석방한 사람들이 다시 나한테 칼을 들이댄다 해도, 그런 일로 마음을 어지럽히고 싶지는 않소. 내가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은 내 생각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오. 따라서 남들도 자기 생각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오."

남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관용의 가장 기본정신이 아닐까.

카이사르의 죽음은 참으로 터무니 없다. 키케로의 말대로 도대체 암살을 하고 나서 로마는 무엇이 바뀌었단 말인가. 카이사르가 살았더라면 로마는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었을까.

 

카이사르가 진홍색 망토를 휘날리며 진두지휘했던 모습이 눈앞에 상상되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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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 빈에서 만난 황금빛 키스의 화가 클래식 클라우드 3
전원경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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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의 그림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인지, 그렇다고 첫눈에 반해서도 아니어서인지 그렇게 좋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보니 내가 느꼈던 점이 클림트의 그런 의도였구나를 알게 되어 이제야 비로소(!) 그의 그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오스트리아 빈 사람인 클림트는 비교적 이른 나이인 서른 무렵의 나이에 역사화가로 성공을 하게 된다. 미술의 시작을 장식미술로 시작한 클림트는 동료, 동생과 함께 예술가 컴퍼니라는 팀을 창립하여 주요건물들에 역사화 같은 벽화를 그렸다. 이후 빈 분리파를 창단하고 역사화가에서 벗어나 황금시대로 나아가는 클림트.

 그의 황금시대를 연 것은 중세도시 라벤나로의 여행이었다. 1500년전 비잔티움 제국의 모자이크에서 새로운 예술의 영감을 얻은 것이다. 그의 그림의 인물들은 얼굴 부분만 실제적으로 느껴지고 몸은 평면적이고 장식적인 요소를 띄게 된다. 그렇게 황금시대를 맞은 클림트는 이후 장식과 동양(일본)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그에게 재충전의 공간이었던 아터호수를 그린 풍경화 역시 다른 화가들의 풍경화와는 다르다. 아버지가 56세의 나이로 사망하여 본인도 건강에 신경을 매우 썼으나 우연히도, 불행하게도 아버지와 같은 나이에 뇌출혈로 사망하게 된다.

 그가 양감이나 사실성을 포기하고 장식, 선, 평면을 강조했던 것에는 금세공업자 집안이었던 그의 가정환경이 많이 좌우했을 듯하다. 클림트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아폴리나레 누오보 성당의 동방박사 모자이크가 인상적이다. 단순하고 투박하고 색도 한톤 다운된 듯한 벽화에서 예술의 영속성을 느꼈던 클림트의 심정이 조금 이해가 되는 듯하다. 그리고, 이번에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예술가를 재정적으로 후원했던 귀족들의 부인들은 유명한 그림으로 남아 천년 넘게 자신을 알릴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삶의 유한함을 느끼게되는 나이라서 이런게 눈에 들어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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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뭔가 아쉬운 계절이다. 한해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자각과 붉게 물드는 단풍, 찬 바람이 혼재되어 호르몬에 이상영향을 끼치고 이에 따라 마음도 얼마나 싱숭생숭~한지....

난방을 하기에는 아직이어서 집 안이 썰렁하다. 읽고 싶은 책 보다는 예전부터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책들로 11월과 12월을 보내야겠다.

 

내년에는 오스트리아에 꼭 가보려고 한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엽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제국은 쇠락을 거쳐 종말로 향하고 있었다. 1840년대부터 1918년까지 거의 한 세기에 걸친 세기말적 현상은 오스트리아만의 독특한 분위기, 문화를 형성했고 아름다운 도시 곳곳에 그 흔적을 남겨놓았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가 익숙하게 아는 많은 사람들이 오스트리아 인물들이었다.

책에서 소개된 것 중 황실 미사에 참석해서 빈 소년합창단원의 성가를 꼭 들어보고 싶다. 당연하게도 눈물이 주루룩 흐를테지...

 

오랜만에 서경식 교수의 책을 읽었다.

기억해둘 책.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의 <가족어 사전>

 

 

 

 

 

 

 

 

 

 

 

연재된 글이라서인지 각 꼭지가 정확하게 3쪽씩이다. 몰아 읽으면 질리지만 하루에 조금씩 읽으면 그게 또 그렇게 맛깔날수가 없다. 여행에 대한 글이니까.. 얼마나 좋겠는가. 여행은 나를 둘러싼 세계를 변화시키는 일이다. 가장 손쉽게 변화된 세계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일. 그 설렘을 찾아 우리는 여행을 꿈꾸고, 여행을 다녀오고, 다음 여행을 계획한다. 갈 곳이 많아서 문득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입은 꼭 다문 채 점점 마르고 새까맣게 변해가는 나를 본 뒤로 엄마는 매일 밤 "편안히 잘 자라" 문자를 보내주었다.

 어두운 망망대해 위에 혼자 남은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 때, 엄마의 문자는 그날 밤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빛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저 문자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난다. p.211

 

망망대해에서 나를 지켜주던 엄마의 휴대폰 문자메세지...가 나한테도 있었다. 엄마한테 잘해야하는데...

 

 

 

 

 

장석주는 매일 사과 한 알을 먹는 우직함으로 책을 읽어나간다. 마치 소가 밭을 갈아나가듯이. 박연준은 그야말로 책일기다. 일기에 책은 잠깐 등장한다. 오늘 가방에 넣어가는 책은 무엇 같은...

나는 박연준의 글이 더 좋았다.

 

 

 

 

 

 

 

 

 

마음이 베일까 마지막 단편은 읽다가 덮어버렸다. 김애란의 소설은 멀리해야겠다. 요즘 유리멘탈이라서.. 

 

 

 

 

 

 

 

 

 

 

 

요즘 알쓸신잡이 너무 재미있어서 도서관에서 고른 책.

한때 신화를 읽기도 했지만 뭔가 공감이 안되어서 눈으로만 훑어읽었더랬다. 그런데 TV에서 김영하가 해주는 이야기는 어찌나 재미있는지.. 나만의 김영하는 이렇게 만인의 김영하가 되어가는가 ㅋㅋㅋ

이책의 절반은 고화질의 도판, 사진으로 한권을 빨리 읽을 수 있다. 신화의 이야기가 진짜일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한편 이렇게 신전이 이 나라의 여기저기에 남아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우리가 근대 이후로 믿고 있는 과학이란 것이 사실은 우리만의 착각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믿음에 대해 항상 의심할지어다.

 

 

고향에서 시작하는 작은 빙수 가게. 작은 가게가 쇠락해가는 고향 마을을 밝히고, 어떤 어린 아이의 마음 속에 추억으로 자리 잡고, 그런 작은 효과들이 다른 긍정적인 효과들을 내고... 생각만해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얇지만 좋은 책.

 

 

 

 

 

 

 

 

 

 

방 안에 혼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좋다. 1800년대 후반의 그림들이 눈을 호사시키는 것 같다. 많이 못 본 그림들이어서 좋다. 상처, 위로 이런 말들은 이제 싫어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에서 얻는 위로는 생각보다 크다. 그림이 주는 힘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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