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뭔가 아쉬운 계절이다. 한해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자각과 붉게 물드는 단풍, 찬 바람이 혼재되어 호르몬에 이상영향을 끼치고 이에 따라 마음도 얼마나 싱숭생숭~한지....
난방을 하기에는 아직이어서 집 안이 썰렁하다. 읽고 싶은 책 보다는 예전부터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책들로 11월과 12월을 보내야겠다.
내년에는 오스트리아에 꼭 가보려고 한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엽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제국은 쇠락을 거쳐 종말로 향하고 있었다. 1840년대부터 1918년까지 거의 한 세기에 걸친 세기말적 현상은 오스트리아만의 독특한 분위기, 문화를 형성했고 아름다운 도시 곳곳에 그 흔적을 남겨놓았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가 익숙하게 아는 많은 사람들이 오스트리아 인물들이었다.
책에서 소개된 것 중 황실 미사에 참석해서 빈 소년합창단원의 성가를 꼭 들어보고 싶다. 당연하게도 눈물이 주루룩 흐를테지...
오랜만에 서경식 교수의 책을 읽었다.
기억해둘 책.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의 <가족어 사전>
연재된 글이라서인지 각 꼭지가 정확하게 3쪽씩이다. 몰아 읽으면 질리지만 하루에 조금씩 읽으면 그게 또 그렇게 맛깔날수가 없다. 여행에 대한 글이니까.. 얼마나 좋겠는가. 여행은 나를 둘러싼 세계를 변화시키는 일이다. 가장 손쉽게 변화된 세계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일. 그 설렘을 찾아 우리는 여행을 꿈꾸고, 여행을 다녀오고, 다음 여행을 계획한다. 갈 곳이 많아서 문득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입은 꼭 다문 채 점점 마르고 새까맣게 변해가는 나를 본 뒤로 엄마는 매일 밤 "편안히 잘 자라" 문자를 보내주었다.
어두운 망망대해 위에 혼자 남은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 때, 엄마의 문자는 그날 밤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빛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저 문자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난다. p.211
망망대해에서 나를 지켜주던 엄마의 휴대폰 문자메세지...가 나한테도 있었다. 엄마한테 잘해야하는데...
장석주는 매일 사과 한 알을 먹는 우직함으로 책을 읽어나간다. 마치 소가 밭을 갈아나가듯이. 박연준은 그야말로 책일기다. 일기에 책은 잠깐 등장한다. 오늘 가방에 넣어가는 책은 무엇 같은...
나는 박연준의 글이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