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게 해줘서, 고마워
김재식 지음, 최청운 그림 / 쌤앤파커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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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많이 한다고 사랑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는 걸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몇 번 되지 않더라도 그 때 그 순간에 얼마나 충실했는지에 따라서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되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작가도 연애를 얼마나 해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사람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하고 또 사랑을 주고 받으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참 착실하게도 적어놨다. 모든 사랑의 형태가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할 수도 있다. 그래서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을 느끼기도 하고 또 이런 사랑의 모습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아담한 글도 좋지만 가식없는 일러스트가 참 예쁘다. 그냥 하루하루 평범한 일상들을 무심하게 그려낸 일러스트를 보면 사실 글이 전하는 것보다 더 큰 감성이 전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렇게 멋진 그림과 글이 만났으니 이런 것을 보고 일석이조라고 하나보다. 책 한 권만 읽으면 예쁜 그림과 글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작가가 말하는 사랑은 사실 거창하지 않다. 그냥 누구나 느꼈을 법한 감정, 그리고 그런 경험들이 모였다. 가끔 어떤 꼭지에서는 공감이 덜 되는 부분이 있기도 했지만 그것은 각자 느끼는 감정의 온도가 다를 뿐이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작가와 비슷한 경험을 이미 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의 모습은 참 다르다지만 정말 어려운 것은 나와 비슷한 사람을 찾아내는 일이다. 우리가 끊임없이 연애를 하는 이유도 결국은 평생 함께할 소울 메이트를 찾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만나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런 사람을 찾으려는 노력은 필요한 거니까. 이미 그런 사람을 만났다면 그 사람은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사랑의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지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해봤다. 사실 그리 특별한 것도 아니었는데,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 사람의 감정이다. 모든 기억이 마냥 좋지만은 않기에 가끔은 이 책의 책장을 넘기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이런 과정들이 모두 내가 조금씩 무덤덤해지는 과정인 것 같아서 마냥 기분 좋게 읽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인생에서 꼭 필요하다. 사랑이 어떤 감정이었는지 조금 희미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때 그 감성이 다시 살아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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