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의 책마을 - 책세이와 책수다로 만난 439권의 책
김용찬.김보일 외 지음 / 리더스가이드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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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무슨 책을 읽느냐,는 질문은 가장 사적으로 은밀한 영역을 교묘하게 침범하는 일일런지도 모른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냐,고 묻는 것보다 더 도발적인 일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읽는다, 기 보다는 차라리 새로 쓴다,는 표현을 빌리는 것이 더 독서에 대한 정직한 고백이 될 것 같다. 서사의 공백마다 주장과 고백의 여백마다 우리는 자신의 삶과 느낌, 주장을 슬며시 끼워 넣는다. 그리고 마침내 읽었다, 고 자백하고 만다. 똑같은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자백은 그 수만큼이나 불어나 있다.

서평을 읽는 일은 그래서 가장 진지하고 까다로운 독서가 될 수 있다. 타인이 읽은 책에 대한 얘기를 듣는 일은 때로 나의 그것과 충돌하고 조응하고 비껴간다.  이런 아슬아슬한 만남은 아집에 빠질 수 있는 독서의 편력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축복이다. 독서는 그 자체로 비교적 바람직한 행위로 상찬받는 경우가 많아 적시에 주어지는 적절한 교정과 자극을 결여하는 일이 태반이다. 이런 와중에 저자 중 한 분인 stella09님과 인연이 닿아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모처럼 독서 행위 자체에 대한 의식적 점검을 가능한게 한 일이었다. 

문학, 인문사회, 문화, 과학 분야를 평범하지만 삶에 대해 몇 겹은 더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를 가지고 있는 듯한 다양한 필진들이 자신들의 독서 지형도와 그에 따른 삶의 궤적을 감칠맛나게 버무려 보여주고 있다. 고등학교 때 그저 신분의 격차를 뛰어넘지 못한 비극적인 사랑의 결말로만 이해했던 <노틀담의 꼽추>는 어느새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그 불합리한 신분의 틀안에 가두어진 개인의 존엄에 대한 각성으로 재해석되어 다가온다. 그 시대상에 대한 해박하고 명철한 지식과 날카롭고 명징한 비판의식을 떠받쳐 줄 도서 목록은 덤으로 따라온다.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 현장에서 그 방조제를 뚫는 기습시위를 벌인 전력이 있는 저자가 권해주는 환경과 생태에 관련된 책 목록은 그 분야에 대한 지식과 열정이 결여된 나에게 그 어떤 권장도서목록보다 절절하고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우리 국회에서 걸핏하면 남발되는 좌파 명찰 붙이기를 낳은 역사적 배경과 진정성 있고 영향력 있는 실천적 좌파로 거듭나기 위한 지침을 안내받는 일은 자기 안에만 함몰되어 눈앞의 욕망에 후달리는 몽롱한 나를 정치적,사회적으로 의식있는 개인으로  건너가는 그 길목에 서게 한다. 건널 것인가, 주저앉아 버릴 것인가,는 결국 선택의 문제로 귀결되겠지만 너머의 세계를 의식하는 일은 어렵지만 존재의 경계를 확장시킨다.

진중권이 얘기한 각주와 목록을 따라 인터넷을 서핑할 때처럼 클릭하면서 비선형적으로 미로를 헤매는 놀이에 몰두하는 기쁨은 서평 읽기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무한증식하는 읽고 싶은 책의 목록만큼이나 매혹적인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게 또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이 책읽기가 사회적 의미를 가지게 되는 비평의 의미로까지 확장되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아슬아슬한 경계타기를 하며 수많은 이야기들을 주무르며 유리창을 닦 듯 나의 세계상을 닦는다. 언젠가는 말갛게 드러날 것을 기대하며 그 경험을 공유하는 이런 책을 가지고 계속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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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9-07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는 아직도 읽고 있는 중인데 벌써 다 읽고 리뷰를 썼구랴.
정말 껌정드레스님 글 참 인상적이죠? 그 부분 읽으면서 사알짝 질투가 났었다능...^^

blanca 2010-09-07 16:44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글도 참 좋았어요. 근데 읽으실거 생각하니까 언급하기감 좀 어렵더라구요^^;; 정말 잘 읽었어요. 재미있고 유쾌하고 유익하고...그랬답니다.^^

마녀고양이 2010-09-07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읽으셨네요.. 난 요즘 바쁜 일이 많아져서, 손도 못 대고 있어요. ㅠㅠ
블랑카님 리뷰를 보니, 더 읽고 싶어지는데여.

blanca 2010-09-07 23:15   좋아요 0 | URL
저도 며칠이 걸렸어요. 이상하게 제 주변도 어수선하고 책을 읽을 시간이 도통 나지를 않네요..마녀고양이님은 개강하셨으니 저보다 몇 배는 바쁘신 게 당연하죠.

순오기 2010-09-08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리뷰까지 올렸군요. 부지런한 님!^^
첫날 아는 분들 글만 찾아 읽고 독서회 토론도서가 줄줄이 밀려서 나머지는 못 읽었어요.
금욜이 지나야 마저 읽을 수 있을 거 같아요.ㅜㅜ

blanca 2010-09-08 22:53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바쁘시잖아요. 저 요새 책 주문을 최대한 참는 방향으로 해서..(지금도 알라딘 들어와서 또 극기하고 있어요 ㅋㅋㅋ) 읽을 시간이 났어요. 순오기님의 맛깔스런 리뷰도 기다려집니다.

꿈꾸는섬 2010-09-08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 너무 부지런하세요. 전 아직 손도 못댔거든요. 얼른 읽고 싶어요.^^

blanca 2010-09-08 22:54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은 저보다 몇 배는 더 부지런하신걸요. 다만 요즘 아이가 낮잠을 안자서 종일토록 놀아줘야 해서 애로가 많답니다--;; 저질체력이 낳아도 고질체력이 나오기도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 중이랍니다 ㅋㅋ

기억의집 2010-09-10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블랑카님 이 책 리뷰 썼군요. 전에 스크롤하면서 이 리뷰는 놓친 것 같네요. 드레스님, 이번 일욜에 만나 영화 보기로 했는데, 그 때 블랑카님 이야기 할께요. 하핫. 드레스님을 제가 맨날 똘끼 있다고 놀리는데(어휴, 정말 이 아가씨가 겁도 없이 어떨 때는 자기 변기 뚫는 이야기는 올리는지라)... 정말 역사에 대해서만은 너무나 진지하게 대하고 역사를 보는 시각이 참 독특해요. 강인하면서 자기 주관이 뚜렷한 분이에요. 아 궁금하네요. 제가 드레스님한테 내가 이 책 사서 싸인 받을꺼야, 했는데..^^

blanca 2010-09-10 21:56   좋아요 0 | URL
진짜 신기해용! 부러버요^^;; 주말에 영화보시는 것도 부럽고 드레스님 뵙는 것도 부럽고--;; 비도 오고 허리도 아프고 참으로 우울한 하루였거든요. 밖에 못나가니 아이도 막 화내고 말안듣고--;; 그게 정말 저는 정말 놀랐어요. 드레스님 역사 전공하셨나 했어요. 제 얘기좀 해주세요 ㅋㅋㅋ

감은빛 2010-09-11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첫문장 무척 공감합니다. 우연히 놀러간 누군가의 집에서 책장을 쓱 한번 훑어보고 나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게되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몇 년을 알고 지낸 사람보다 오히려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독서취향을 알고나면 더 친숙한 느낌이 듭니다. 또 누군가가 우리집에 와서 책장을 살펴본다면 괜히 부끄러운 느낌이 들어 쭈뼛거리게 됩니다. 어떤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을 고백하고 또 들키는 것은 그만큼 은밀한 영역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 비밀스런 기분을 이렇게 잘 표현해 주시다니! 놀랍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blanca 2010-09-11 11:08   좋아요 0 | URL
저도 누구 집에 가면 책장 염탐을 열심히 한답니다. 그런데 참 아쉬운 점은 요즘 또 저의 인관 관계에서는 책을 많이 꽂아둔 집이 없더군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자체로 친밀하게 느껴져요. 예, 어떤 책 읽고 있다는 건, 내가 지금 어떤 기분이라는 것을 고백하는 일과도 같은 거니까요^^
 
독서일기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강수정 옮김 / 생각의나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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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입 연합고사가 끝난 후의 시원하고 안온한 기분 속에서 배를 깔고 엎드려 밤 아홉 시경 이광수의 <단종애사>를 읽기 시작했다. 그 날 밤을 잊지 못한다. 생에 있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날들이 있다. 바로 그런 날이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장소이동을 했다. 수양대군이 조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거사를 꾸미고, 또 거기에 반해 정통왕권을 보위하겠다고 일을 도모했던 사육신과의 한판대결이 벌어지는 장면, 사육신이 그 끔찍한 고문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선왕에 대한 의리와 약속을 지키고 타협과 굴복 대신 장렬하게 죽어가는 장면들에서 나는 그 자리에 서성이고 있었다. 보이고 들리고 느껴졌다. 그 피비린내 나는 고문의 현장에서 눈을 질끔 감아 버리고 서로 시조를 주고 받으며  형장으로 끌려가는 장면에서는 수많은 구경꾼들 틈에 끼여 눈물을 훔쳤다. 새벽 네 시경 마침내 단종의 죽음이 임박하자 나는 광분한 독자가 되어 있었다. 책 속을 뚫고 들어가듯이 노려보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던 그녀는 마침내 단종이 죽은 시체로 떠오르자 눈물범벅으로 그대로 쓰러져 잠들고 말았다. 

나는 사춘기 후반 이후로 아무것도 배운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 전에 터득한 것들은 여전히 유효한데, 나머지는 사소하거나, 없어도 그만이거나, 기껏해야 주석 정도에 불과한 것 같다.
                                                                                                                                         -p.74 

어느 날 갑자기 나는 삼십 대 중반으로 걸어들어 와 있었다. 이따금 나는 그 열여섯 살 겨울밤을 서성거린다. 돌아갈 때마다 그곳은 조금씩 퇴색되어 있다. 그 감동을, 그 순정한 몰입을 가두어 놓고 싶지만 그것은 세월의 무게에 자꾸만 가라앉는다. 젊음을, 미성숙을, 어린 시절을 만져보고자 하는 마음은 항상 그렇게 기약없는 배회 같이 되어 버린다. 지금 다시 친일 행적의 미묘한 지점에서 엇갈리는 평가의 가운데에 있는 그가 하필 유교적 이념과 명분에 목숨을 버린 이들을 추켜 세우는 그 역사 소설을 읽는다 해도 그때의 그 감동과 그 몰입은 요원할 것이다. 독서일기는 그래서 내 자서전이 될 수도 있다. 그때 읽은 책들을 지금 다시 읽고 느끼는 감상은 확연히 달라 있을 수밖에 없다. 활자들은 그대로인데 나의 복기는 시간의 더께에 눌린다. 고정불변의 사물에 시간과 더불어 변하는 인간의 감정의 덮개를 씌우는 행위는 독서가 유일할 것이다. 

눈이 멀어버린 보르헤스에게 책을 읽어 주었던 망구엘은 그저 책 읽어주는 남자가 아니었다. 저명한 작가이자 비평가였다는 작가 소개란은 차라리 사족 같다. 이 책을 집어들면 그가 쉰세 번째 생일을 맞아 좋아했던 책들을 한 달에 한 권씩 읽으며 끼적인 글들은 한 편 한 편이 그의 소개 같다. 감탄 또 감탄이다. 소개된 책들 중 단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한 내가 감탄하고 눈을 반짝이며 그의 얘기를 따라갔으니 이 책들을 읽었다면 눈부신 조응의 순간을 경험할 것 같다. 사실 몰라도 괜찮다. 책을 소개하며 그는 자신의 삶의 얘기, 철학,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신랄한 비판 같은 시사적 이야기들로 스스로를 펼쳐 보여준다. 

그는 작가이지만 이 책에서 철저히 독자로서 자리한다. 또한 독자들의 권리와 권한에 대해 사려깊은 존중을 보여준다. 사실 작가가 서평을 쓴다는 것은 평범한 독자들과 더 멀어지기 위한 한 방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쪼개고 분석하고 덧붙인다. 우리는 모르는 수많은 관점과 인용이 난무한다. 그리고 우리는 결심하게 된다. 나는 안되겠다, 이 책은. 하지만 그가 소개하는 그 생소한 책들은 그 어떤 책일지라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비켜가지 못하게 된다. 더없이 고리타분할 것 같은 괴테에 대한 이런 상찬. 죽은 괴테가 활짝 미소지을 일이다. 

이 노인네에 대한 나의 애정은 힘과 섬세함의 이런 불안정한 결합에서 나오는 것 같다. 단정하고 적절한 조개껍질 같은 그의 문장이 그 속에 감추고 있는 어둠으로 나를 눈물짓게 할 때가 있다.
                                                                                                                                                    -p.145 

항상 이성적이고 논리 정연한 생각이 방 안 가득한 양파 튀김 냄새처럼 스며들어 있다. 등장인물의 단순하기 그지없는 동작도 어느것 하나 놓치지 않는 이 작은 신의 눈에 포착되면 뭔가 생각할 거리가 생긴다.
                                                                                                                                                    -p.148 

이 작은 신, 이성적이고 논리 정연한 생각을 양파 튀김 냄새처럼 방 안 가득 흩뜨려 놓는 노인네! 괴테가 이런 식으로 소개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아마 괴테 책이 당시 광고를 탔다면 이 멘트가 화제가 되었을 듯싶다.  

이 책이 단순히 지리멸렬한 서평으로 전락하지 않은 데에는 작가 자신의 사회적 불의에 대한 예리한 감수성이 한 몫 한다. 이런 책에서 이런 구절들을 발견한다면, 우리는 놀랄 수밖에 없다. 

오래된 이치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는 것, 모든 권력은 악용된다는 것. 광신은 어떤 것이든 이성의 적이라는 것. 선동은 불의에 맞서는 힘을 규합할 목적이라도 여전히 선동이라는 것. 전쟁은 신이 더 막강한 군대의 편이라고 믿는 승자의 눈에만 영광으로 비친다는 것.
                                                                                                                     -p.88 

찬물세수가 필요할 때가 있다. 병든 닭처럼 졸며 관성에 젖어 삶을 소진하고 있을 때 우리는 벌떡 일어나 찬물세수를 해야 한다. 그런 책이다. 읽지 않은 책들에 대한 얘기로 정신이 번쩍 뜨이기는 또 처음이다. 이 찰나에 깃든 생에 절절하게 매달려서 활자를 하나 하나 흔들어 깨운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나는 늙어 있을 것이다. 머리가 하얗게 센 노파가 되어 또 지금 이 순간을 연상시키는 책의 한 구절에 호들갑을 떨게 될지 모른다. 그런 풍경을 그려 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망구엘...고마워요. 


책들은 흩어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한 부분을 이루었던 것, 아무리 작고 하찮더라도 한 부분을 차지했던 것은 별들 아래 제자리를 지키며 영원히 머물 것이다.  

그리고 돌을 쪼아내는 석공의 시각처럼,
우리의 부재로 전체는 한결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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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7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7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30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08-27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여,눈이 멀어버린 보르헤스에게 책을 읽어줬다는 부분에서는 보르헤스가 되고 싶었고,
쉰 셋부터는 책을 한달에 한권씩 읽었다는 부분에선,한달만 그의 책이 되고 싶어 했었죠.

이런 감각적인 리뷰라니,
저도 찬물세수가 필요하겠는걸여~^^

blanca 2010-08-27 13:48   좋아요 0 | URL
우아. 망구엘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보르헤스에게 발탁^^;;되었다고 해서 그냥 책이나 읽어 주는 그런 사람인 줄 알았는데 글 읽고 깜짝 놀랐어요. 정말 글을 너무 잘 쓰더라구요. 지루할 줄 알았는데 책장도 넘 잘 넘어가고 제가 읽어봤던 책에 대한 얘기였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대체 책 속의 C가 누군지 참 궁긍하더라구요. 아내도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맨날 사소한 것들이 궁금해져서^^;; 큰일이에요.

마녀고양이 2010-08-27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봐도,, 블랑카 님은 단편 소설을 쓰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요.
아마 짜릿할거야. 입에 착 달라붙고.
국내 여류 작가 소설을 잘 안 읽지만, 블랑카님이 쓰신다면 단번에,,, 서점으로 달려가겠습니다. ^^

blanca 2010-08-27 22:12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한테는 참 사람 참 기분 좋게 만드시는 재주가 있어요^^ 제가 그런 영광을 가지게 된다면 마녀고양이님이 서점에 안가셔도 되도록 당연히 만들어 드려야 하지요^^;;

yamoo 2010-08-27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합고사 세대시군요^^

멋진 리뷰 잘 감상했습니다. 망구엘은 이름만 들어봤는데...이런 리뷰에 추천을 안하면 알라디너가 아니죠~^^

blanca 2010-08-28 21:15   좋아요 0 | URL
yamoo님 대문사진 보면 베니스에서 죽다,가 생각나요. 미소년 이미지. 연합고사 세대라고 하니깐 갑자기 되게 늙은 기분인 것 있죠--;; 수능 세대이기도 해요 ㅋㅋㅋ

비로그인 2010-08-28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lanca 님을 궁금하게 하려면 사소한 것을 잔뜩 늘어놓아야 하겠군요 ㅋㅋ
그 전에 유명인이 되어야 하는걸까요?.. (긁적) ㅋㅋ


blanca 2010-08-28 21:16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음 댓글이 약간 어려워요^^;; 제가 워낙 단순해서 무신 말씀이신지 긁적긁적--;;

비로그인 2010-08-28 22:48   좋아요 0 | URL
음. 제가 약간 어떻게 보면 기분 상하실만한 그런..댓글을 달았네요.
혹 기분이 좀 좋지 않으셨다면 죄송합니다~

저는 올리신 글 가운데 비슷한 느낌의, blanca님의 관심을 끌만한 내용들(본문에서 말씀하신 내용의 뜻을 담은 "사소한 것")을 말씀드린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햇빛은 쏟아져 내리는 것처럼 보이고 사방으로 쏟아지지만, 쏟아져 없어지지는 않는다. 이러한 쏟아짐은 일종의 확장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햇살은 '확장되다' 란 말에서 유래하여 '확장자들'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 숲, 천병희 역 p.145-146


예술이 고상한 정신을 앙양시키기 위해서나 자신감을 제공하기 위해 고안된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예술은 브래지어가 아니다. 적어도 영어의 의미에서는 아니다. 그러나 브래지어가 프랑스어로 구명복임을 잊지 마라 - 줄리언 반즈 <플로베르의 앵무새> / 열린책들, 신재길 역 p.171


어떤 내용(사소한 것)을 어딘가에 끄적일때 이런 유명인의 구절을 인용하면 blanca 님을 더 궁금하고, 흥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의미였습니다.

다음부턴 좀 더 오해를 하지 않으시도록 뭔가 흔적을 남기도록 할게요^^ :D

세실 2010-08-29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어느 날 갑자기 나는 삼십 대 중반으로 걸어들어 와 있었다" 표현이 참 좋아요.
저는 "어느 날 갑자기 나는 사십 대 초반으로 걸어들어 아 있었다" 이렇게 되네요. 하~~~

blanca 2010-08-30 14:45   좋아요 0 | URL
미모의 사서님이 오셨군요^^ 저는 사십 대 초반 여성이 은근 매력있더라구요. 영화에서도 그렇고. 실제로도 그렇고. 삼십 대 중반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것 같아요^^;;

세실 2010-08-30 23:30   좋아요 0 | URL
ㅎㅎㅎ 감사합니다. 음 제가 매력적이라 이거죠?

blanca 2010-09-01 00:08   좋아요 0 | URL
당근이죠!!

비로그인 2010-08-30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망고향기가 나는 이름을 가진 남자...ㅋㅋ
예전에 읽다가 김현 님의 행복한 책읽기로 갈아탔었는데...

blanca 2010-08-30 14:44   좋아요 0 | URL
마기님!! 어어, 대문사진이. 가서 다시 확인해 볼게요. 망고향기가 나는 이름이라니! 넘 멋진 표현이에요. 첨에 무슨 말인가 했어요. 망구엘 아저씨가도 분명 좋아할 묘사일 것 같은데요. 그 유명한 김현의 책은 한 권도 못 읽어 봤어요..

기억의집 2010-08-30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첫 문단 너무 매력적이에요. 저는 첫 문단 읽으면서 순간적으로 중학교 2학교 시절 책을 좋아하는 친구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이야기 했던 것이 기억나요. 스냅사진의 순간처럼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속에만 존재하는 그런 순간이요.
망구엘의 독서일기는 저는 첨엔 좋았는데 후반에 갈수록 졸렸어요.^^

blanca 2010-08-30 14:46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그럼 그때 카라마조프를 읽으셨에요?!! 오, 마이 갓. 기억의집님의 여중생 모습이 궁금해져요. 망구엘의 책의 문제는 제가 읽은 책이 한 권도 없었다는 거예요 ㅋㅋㅋ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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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재우고 자정이 넘어도 그 시간은 아깝다. 가수면 상태에서 눈을 번쩍 뜨고 나와 현관에 면한 옹색한 옷방에 웅크리고 앉아 책을 잡는다. 흔한 벽시계가 아쉬운 순간 시간은 정지한 듯한데 책장은 무섭게 넘어간다. 마음 같아서는 밤을 꼴딱 새워서라도 다 읽고 싶은 책이었다. 

미혼이었을 때 나와 연년생 여동생은 박완서의 에세이를 함께 읽었다. 소설에 거부감이 심한 동생은 박완서의 수필로 그녀를 온전히 이해하려 들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더이상 책을 읽지 않는 여동생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박완서의 수필. 그 곳의 어느 지점에서 나와 동생은 조우한다. 아가씨들이 왜 노년의 그 자박자박 걷는 걸음에 묻혀 가고 싶어했는지 그 의아함의 기억은 벌써 아련해진다.  

임신했을 때 드러누워 박완서의 단편을 가열차게 읽어 내려갔다. 암투병으로 머리칼을 잃은 남편이 선물받고 사모은 모자에 얽힌 사연을 소설화한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태교와는 무관하게 가슴을 저며 팠다. 암이 뇌로 전이되어 퇴근길에 갈지자로 걷는 모습을 베란다에서 내려다보며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심정에 고통스럽게 공감하며 나는 아름답지 않은 진실에 육박해 가는 그의 삶에 대한 응시에 매료되어 갔다. 아름다운 기다림의 시간이 아니라 삶의 비루하고 치사스런 면면을 더듬더듬하며 아이와의 만남을 기다렸다.  

그는 척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매사에 그렇게 어정쩡하고 적당히 비겁하다고 거듭 매도한다. 그가 그려내는 인물들은 그래서 다분히 복합적이고 실제적이다. 평면적이고 얄팍한 허구적 인간 군상의 허술함에 질린 이라면 그의 소설을 접해 보기를 권한다. 그의 소설을 읽는 것은 나를 읽고 너를 읽고 우리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순수하면서도 야비하고 비겁하면서도 과감하고 순박하면서도 비열할 수도 있는 그래서 정말 인간 같은 인물들이 팔딱이는 그의 이야기 속에는 삶이 투영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가 삶 속으로 비집고 들어올 것만 같은 두려움까지 들 정도이다. 소설을 읽으며 그 소설 속에 몰입하고 그 과정에서 나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은 대단한 도약이다. 가능할 것만 같으면서도 일말의 작위성에 밀려 결국 나는 소설을 읽고 있다,는 명징한 깨달음의 한계의 철책을 저만치 밀어버리는 일은 그의 소설의 독특한 미학이 아닌가 한다.  

이제 그는 여든의 길목에 들어선다. 나이 든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그는 처량한 나이, 내 정수리를 지긋이 눌러줄 웃어른이 없다는 허전함을 토로한다. 나이드니 좋다, 세상사에 초연해질 수 있다고 가식을 떨지 않는다. 젊어 보인다는 소리가 제일 좋고 그런 소리를 들은 날은 종일토록 기분이 좋지만 글에서만큼은 나잇값을 하고 싶다고 한다. 그런 수만가지 삶과 수만 명의 인간을 체현한 그가 종당은 깨달은 삶에 대한 얘기들은 어떤 것인가. 궁금했다.  

그에게 있어 6.25의 체험은 소설의 재료이자 소설가라는 직업을 택하게 된 결정적 계기로서 작용했다. 때로 너무 우려 먹는다는 지적에 대하여 그는 맞춤한 변명거리들을 마련해 놓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 기억의 깊이와 무게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1.4후퇴 때 양쪽 다리를 못쓰게 된 오빠를 손수레에 싣고 피난길을 떠난 그 나날들이 생생하고 기분나쁘게 냉동보관되어 차라리 하나의 질병처럼 작가의 내부에 도사리고 있다는 고백은 왜 그토록 작가가 과거의 기억들을 토대로 전쟁을 증언하는 데에 매달렸는 지를 이해하는 데에 하나의 단초가 된다. 어쩔 수 없는 절절하고 생생한 시간들. 감각의 기억들. 오죽하면 김훈의 <남한산성>을 읽으며 감기에 걸리기까지 했을까. 전쟁을 간접적으로 전해듣고 상상하는 것들과 실제로 그 인간이 전체 속에 함몰해 들어가 그 중량감과 존귀함을 갑자기 상실하고 개인의 삶이 요동치는 실제 전쟁의 체험과는 천양지차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완서는 외려 현재의 풍요로움이 하나의 환상 같고 과거의 그 전시의 빈곤함과 신산한 삶들이 더 현실처럼 느껴진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념이라면 넌더리가 나고 좌도 싫고 우도 싫다는 그의 외침이 내려 앉는 자리는 그가 노구의 몸안에 왜 청춘의 상처를 지니고 있다고 얘기하는 지에 대한 이해와 만난다. 

과거에 대한 반추 뿐만 아니라 군데군데 그가 본 영화, 읽은 책, 가 본 장소에 대한 소소한 감상도 감칠맛 나게 읽힌다. 특히나 레이몬드 카버의 <<대성당>>에서의 그 맨숭맨숭한 인간관계들과 우리의 낫또 같이 끈끈한 줄을 달고 다니는 인간 관계에 대한 비교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예리하다. 카버의 <<대성당>>이 기억에 남는 것은 그 안의 표제작과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라는 아들의 죽음과 빵집 주인에 얽힌 이야기를 읽고 진한 감동에 휩싸였기 때문이었다. 정말 그 하나로도 카버의 전부를 인정해 버리고 싶을 만큼 위로를 통한 치유를 절묘하고 생생하게 그려 낸 수작이었다. 박완서는 특히 이 작품의 전체 줄거리를 요약하면서 감상을 얘기하고 있다. 여든의 작가와 내가 함께 사랑하는 작품이 있다는 건 묘한 공감에의 감동이 있는 대목이다. 한 번도 뵙지 못한 그와 마치 마주앉아 그거 정말 죽이지 않냐!고 함께 손 맞잡고 방방 뛰는 듯한 반가움이라고나 할까.  게다가 나는 여즉도 제대로 읽어 보지 못한 하루끼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인상깊다. 삿포로의 대형서점에 앉아 뜨게질교본을 어루만지며 행복해 하고 하루끼의 달리기에 관련된 책을 읽으며 일본인들의 친절의 근원을 우월감의 소산으로 해석하고 이 좋은 걸 왜 이제 알았냐며 월드컵에 흥분하는 작가의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는 절절 끓는다.  

십 년만 더 젊어진다면 완벽하게 정직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그. 마당의 살구 나무에서 떨어진 살구를 큰 스텐 들통에 넣고 한여름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고아 삼십 통의 잼을 만들어 노느매기한다는 그. 지구를 신이 찬 가장 멋진 축구공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그. 읽는 일에 흠뻑 빠져 때로 그 시간들이 대리 체험이상이 아니라고 비하하지 않아도 되는 그곳에 박완서 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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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8-04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완서 작가의 글들은 생생한 삶이 녹아져 있어 좋아요. 6.25에 대한 기억도 작가의 글을 통해 좀 더 세밀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엄마의 말뚝도 그랬고,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도 그랬구요. 이 책은 에세이집인거죠? 궁금하네요.^^
아이 재워놓고 보는 책의 맛이 어떤지 저도 잘 알아요. 그런 조각 조각의 시간들이 블랑카님이나 저한테 행복을 주는 시간인거죠.^^

blanca 2010-08-05 13:52   좋아요 0 | URL
예, 꿈꾸는섬님~ 에세이에요. 서평이랑 박경리, 박수근 화백 추모글도 있어요. 아이는 잘 때가 제일 이쁘다,고 러셀도 그러더라구요^^;;

2010-08-07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08-05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그렇게 괜찮아요? 아.....
그러고보니 박완서님 책은 단 두권 밖에 안 읽어봤네요...

난 임신했을 때 하필이면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이런 책들 읽어서, 아이에 대한 걱정으로 떨었다눈... ㅡㅡ;;

blanca 2010-08-05 13:53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제 친구도 비슷한 책 보고 가위 눌리고 그러더라구요. 그런데 아무래도 제가 박완서를 많이 좋아하다보니 평이 조금 편향적이라^^;; 자신있게 권해드리지는 못하겠어요^^

2010-08-05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5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0-08-05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재워놓고 조용한 시간에 읽는 책, 맛나지요.^^
블랑카님의 좋은(이 말로는 표현하기가 부족한^^) 리뷰를 보니 이 책도 당깁니다.
박완서의 '친절한 복희씨'를 전 참 좋아해요.

blanca 2010-08-05 13:55   좋아요 0 | URL
저도 친절한 복희씨 참 여러 번 읽었어요. 노년 문학이 왜이리 와닿던지....나이 들어가며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들과 깨닫는 것들을 소설화하니 삶에 대해 앞서 배우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기억의집 2010-08-05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덟개의 모자~~그 단편 읽으면서 박완서 선생님의 애절함이 너무 너무 절절히 묻어나서 울며서 읽은 소설이여서 기억해요. 저문 날의 삽화에 들어있던 단편이지요. 방금 찾아보니...다시 그 때의 감정이 되새김질되네요. 저도 지금 박선생님의 수필 나왔다 길래 살까말까 망설여지긴 하는데. 저 대목 좋아하는 작품에 대해 작가와의 감정 공유 대목을 읽으니 어떻게 쓰셨길래 하는 생각이 드네요^^

blanca 2010-08-05 13:56   좋아요 0 | URL
저도 울었어요. 게다가 실화라니.그것 알기도 전에 읽으며 이건 체험이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오더라구요. 그리고 이 책! 기다리세요^^

stella.K 2010-08-05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완서 선생은 소설을 쓰기 위해 특별히 애쓰고 있다는 느낌이 안들어요.
그냥 직접 겪었을 또는 어디서가 들은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힘이 들어가지 않은 이야기의 힘. 그게 박완서 선생의 특징인 것 같아요.
그렇게 블랑카님처럼 밤을 새워 읽을까 말까 고민하게 만드는 책 만나기는 또 얼마나 어려운 건지...
모처럼 행복한 밤이었겠습니다.^^
옷방이면 작은 방 아니었나요? 옆에 선풍기는 있었는지 갑자기 궁금해지네요.ㅋㅋ

blanca 2010-08-05 13:58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그죠. 저는 그래서 이런 생각 했어요. 자기 인생이 너무 순탄하면 작가가 소재가 빈곤하겠다고. 가장 좋은 건 경험하지 않은 것들도 경험한 것 이상으로 그려내는 거지만 그게 쉽지가 않을 테니까요. 옷방. 무자게 작구요. 대박으로 더웠어요 ㅋㅋㅋ 죄지은 것처럼 거기에서 불켜고 오그리고 책 읽었다니까요. 한 두시까지 봤나봐요.

穀雨(곡우) 2010-08-05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가 박완서님 글은 참 좋아해요. 저두 오늘 김영하작가 책이랑 카트에 밀어 넣었다죠.^^
블랑카님의 눈을 통해 박완서님을 보니 새롭네요. 인간에 대한 본질에 가 있는 것도 같고 말이죠.

blanca 2010-08-06 14:26   좋아요 0 | URL
곡우님~ 셋째!! 정말 감축드려요. 축복 같은 아이네요....이 책도 참 좋아하실 거예요.

중전 2010-08-05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온지 얼마 안된 따끈따끈한 책을 읽으셨군요.
박완서 선생의 책을 잘 읽히지요.
저는 대뷔작 <나목>을 좋아합니다만 이 분 글은 노년에 쓰신 글이 훨씬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 찬 바람이 좀 불어야 될 것 같습니다.
요즘 계속 그로키 상태라~~

blanca 2010-08-06 14:28   좋아요 0 | URL
중전님! 나목 참 좋지요. 저도 찬바람이 불어야 할 것 같아요, 중전님. 요새는 더워서 그런 건지 정말 힘들어요. 처서를 기다리고 있어요. 중전님도 힘내세욥!

따라쟁이 2010-08-06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박완서님의 소설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왠지 이 리뷰를 읽자니 한 두어권 구입해서 찬찬히 읽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택배상자가 또 늘겠네요ㅠㅠ

blanca 2010-08-06 23:41   좋아요 0 | URL
그 어여쁘다는 따라쟁이님인가요?^^ 저는 택배 상자가 너무 많이 와서 다 겹쳐서 눈속임해 둔답니다.^^

비로그인 2010-08-07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것이었군요.
아 어디선가 슬쩍 스쳐본 내용에는 이분의 작품에 대한 해석을 다른 방향으로 했었던 기억도 물큰 만져집니다.
그나저나 작가와 비슷한 느낌을 공유한다는 것. 참 기분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쓰신 글에서 blanca님의 이런 느낌의 눈웃음이 막 보일듯 하네요. ^^

blanca 2010-08-08 15:36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박완서의 소설에는 제가 숨기고 싶은 저의 은밀한 욕망, 시기, 분노 등이 드러나 때로는 불편해지기도 해요. 그런 것들이 모인 것이 인간임을 간파한 노작가의 시선에 움찔하기도 하고요. 그의 소설을 읽으며 인간을 더 잘 알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순오기 2010-08-08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한동안 열병처럼 박완서를 읽었는데...그러다 보면 또 멀미가 나서 멀리하기도 했지요.^^
친절한 복희씨로 다시 만났지만 호미는 읽지 않았어요. 이 책은 님의 리뷰 때문에 장바구니에 담아요.
구매는 좀 있다 하겠지만...
토지문학상 시상식에 박경리샘이랑 같이 오셨을 때 뵈었어요~ 팔을 꼭 잡고 사진도 찍은걸요.^^

blanca 2010-08-08 15:38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멀미, 맞아요. 저도 한동안 박완서샘 소설을 주구장창 읽다가 손을 놓기도 했어요. 우아! 박경리샘도 생전에 만나보셨겠군요. 팔을 꼭 잡고 사진을...저도 박완서샘을 꼭 뵙고 싶은데. 너무 부러워요. 토지 문학관도 가보고 싶고. 광주에서 모임 가진다고 하셔서 갈 수 없음에 통탄했습니다. 이래저래 너무 가보고 싶은데 아이가 더 커서 자유를 찾기를 바랄 뿐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8-08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가 좋았어요.누구나 가지고 있는 속물근성을 은근히 톡 쏘아주는 맛이 있더군요.산문집으로는 '두부'를 읽었지요.

blanca 2010-08-08 15:39   좋아요 0 | URL
노자님! '그해~'는 섬뜩한 면도 있더라구요. '두부'는 제 동생이 특히 좋아했어요. 속물근성,하면 저는 박완서샘이랑 모옴이 생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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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 외 지음 / 샘터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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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꿈이 있지요. 얼마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남은 삶을 보다 단순하고 간소하게 살고 싶군요. 그리고 추하지 않게 그 삶을 마감하고 싶습니다.                                                                                                                      -p.118 

2003년 4월, 13대 국회의장을 지낸 김재순과의 대담에서 법정스님이 남긴 말이다. 결말을 알고 있는 소설을 읽어 나가는 일은 시시하다기보다는 등장인물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 하나하나와 자잘한 동선 마다마다에 스미는 의미를 해독해 나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피천득 선생과 법정 스님이 가신 자리, 그 안을 밀고들어온 그들의 말 음절 하나 하나가 만들어 나가는 유언장은 삶의 이정표마다 세워둔 거울 같다.

월간 <샘터>의 400호 기념으로 2003년 4월 이루어졌던 피천득과 김재순, 최인호와 법정 스님의 대담을 채록한 이 책이 내 손에 오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사실 법정 스님에 초점을 맞췄다기보다는 90대(피천득)와 80대(김재순), 70대(법정)와 60대(최인호)의 시선으로  걸러진 삶의 화두들이 궁금했기에 기다림이 초조했다. 이 전아하고 정갈한 책은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향내가 풍겨내는 아취에 빚진 바가 클 것이다. 표지의 하얀 바탕에 어우러진 매화 꽃잎 띄어진 차에서 은은하게 피어날 것만 같은 그 향내에 취하고 그 속의 말들에 취해 금아 선생의 서재에서, 길상사에서 그 분들을 모시고 고언들을 듣는 듯한 착각도 행복했다. 

특히 환생에 대한 진중한 얘기들은 울림이 컸다. 피천득 선생은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이 생활을 반복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금생에서 받은 행복의 다사로움이 이 한마디로 축약된다. 죽음이 가까워 올 무렵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처칠은 90회 생일에 기자들에게 자신을 낳아준 부모가 다시 그를 낳아준다면 이 생을 꼭 그대로 가감없이 살고 싶다고 했단다. 다시 살고 싶은 시간들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지금의 삶 전체를 덮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우리네들이야 다시 내생에서 그 나날들을 재현해 내어야 한다는 가정만으로도 가슴이 옥죄어 온다. 그렇지 않은 삶이란 드물고도 특별하게 축복받은 삶일 것이다. 법정 스님은 이 다음 생에도 다시 수도승으로 그 어떤 틀에도 매이거나 갇히지 않는 자유인이 되고 싶다고 한다. 금생에서 누려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회한이 아니라 수도를 계속 해나가겠다는 그의 말은 그 자체로 수도하는 자, 구도의 삶의 전범이 된다. 세속적 욕망을 죽이고 엄격한 절제와 억제로 포박하여 심신을 단련하는 고행의 틀 안 성직자의 입에서 나온 뜻밖의 자유라는 말이 가지는 무게는 측량할 수 없을 만큼 심오하다. 우리가 느끼는 자유와 그들이 누리는 자유는 엄연히 다를 것이다. 우리는 자유를 추구하지만 그 과정의 부수적인 것들과 미망에 사로잡히고 법정 스님 같은 이들은 자신을 심오하게 응시하고 자잘한 욕망들을 떨어내는 과정에서 받는 선물 같은 자유의 지평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고 느끼는 상을 받는다.  

어쩌면 소설가 최인호의 얘기가 우리 같은 범속한 이들에게는 더 와닿을 지도 모른다. 

도를 이루거나 성인이 되면 윤회가 끝나니 다시 태어나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러니 가장 좋은 일은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것이겠죠. 전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처럼 글을 쓰며 살고 싶고,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고 싶어요. 저로서는 글을 쓰는 일이 정말 행복하고, 한 사람을 진정으로 아는 데 한 평생만으로는 부족하거든요.-p.116 

한 사람을 진정으로 아는 데 한 평생만으로 부족하다,는 말. 사랑한다면 노력해야 한다는 소설가 김연수의 말. 정념에 이끌린 열정이 아니라 평생을 걸쳐 두고 발효시켜가야 하는 한 사람에 대한 배려와 이해와 신뢰의 나이테. 사랑의 역사를 쓰는 일은 그래서 달콤하지 않고 그러니까 싫증나지 않고 지치지 않는다. 삶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미완으로 남는 그 사랑의 이야기들은 죽음이 단순한 종결이 아님을 예언해 주는 것 같아 가슴뿌듯하다.  

진지한 얘기들로만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니다. 금아 피천득 선생의 책상에 언제나 놓여 있는 잉그리드 버그만의 사진 얘기와 강원도 오두막 벽에 붙여져 있는 법정 스님의 봉순이 그림은 작고 귀여운 여백 같다. 특히나 법정 스님이 외로움이 옆구리로 스쳐가는 마른 바람 같은 것이라고 한 대목과 봉순이 그림을 앞에 두고 "봉순아!"하고 부르며 이야기를 나누는 정경이 맞물리며 애잔한 느낌이 든다. 구도와 수도의 길목마다 서리 틀고 앉아 있는 외로움을 그림 한 장으로 달래는 풍경. 그 바람을 맞으며 장삼 자락을 떨치고 가버리신 그 분의 단아한 웃음이 그립다. 


 

우리는 저마다 이 세상에 단 한 사람으로 초대받은 것이라는 스님의 고언이 무색해지는 요즘이다. 저마다 진귀하고 한없이 소중한 생명들이 낙화처럼 지고 있는 갈피짬 사이로 스며든 이야기들에 목이 메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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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실비아 플라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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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비극이라 상정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삶을 시작한다. 
                                                                      -W.B. 예이츠 

영국의 계관시인이었던 테드 휴즈의 전처이자 그 자신 유망한 여류시인이었던 실비아 플라스는 테드 휴즈의 외도와 잇따른 별거 후 하필 백년 만에 찾아온 영국의 혹한 속에서 옆방에서 노는 두 살, 한 살의 아이들이 먹을 것을 준비해 두고 가스오븐에 머리를 박고 자살을 한다.
 

그녀의 이러한 최후로 인해 실비아는  창조의 뮤즈가 되기 위한 그 금제의 벽을 뚫고 스스로가 증여물이 되는 신화 속으로 걸어 들어간 시인처럼 여겨졌다. 비극과 장렬한 최후와 치사한 치정극까지 버무려 윤색된 그녀와 그녀의 삶에 대중들은 열광한다. 아름답고 젊은 시인 부부. 한 명의 배신. 그리고 남겨진 자의 자살. 아이를 옆방에 두고 홀로 가스를 마시며 존재를 흩어버림으로써 어쩌면 남은 자들을 가장 극적으로 단죄해버린 그 간접적이고 슬픈 복수. 

결국 나를 파멸로 이끌고 말 것을 나는 욕망한다...... p.69  

이 일기는 그녀의 사후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의 직접적인 계기를 제공했던 남편인 시인 테드 휴즈의 자의적인 검열을 거쳐 발간된다. 또한 죽기 직전의 일기는 그의 말을 빌리자면 아이들이 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소각된다. 그러니 우리는 조금 역겹게도 그녀의 휴즈에 대한 열렬한 경탄스러운 애정의 표현만을 내키지 않지만 꿀꺽 삼켜야 한다. 한편 세상에 나온 이 일기는 일순간 그녀를 비도덕적이고 이기적인 남성 문화의 폭압하에 순교한 여성해방운동의 아이콘으로 등극시킨다. 또한 생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단어하나하마다 그녀의 피가 밴 시들이 제대로 평가받게 된다. 그러니 그녀의 죽음은 남겨진 아이들의 아픔만을 제외한다면 어쩌면 그녀가 그렇게도 소망하고 기다렸던 세상의 상찬을 받는 역설적 계기가 되고 만다.
 

칠백여 페이지의 때로는 내면의 의식의 흐름에 침잠하여 읽는 이를 염두해 두지 않고 써내려간 일기를 읽어 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잡을 듯 해도 순간 나의 둔탁한 감수성의 그물코로 빠져 나가고 마는 그녀만의 독특한 어휘들과 그것들의 배열, 창작에 대한 강렬한 욕망들과 상치하는 일상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지속적인 경멸, 때로는 분노들을 단지 읽어내려가는 것만으로 그녀의 십분지 일도 이해할 수 없음을 통감했다. 그럼에도 한 여류시인의 전 생애(그래봐도 삼십 년 남짓이지만)를 관조하는 일은 그것도 적법하게 훔쳐보는 일은 나의 삶들과도 맞물려 깊은 통찰과 어쩔 수 없는 애수를 자아내게 했다. 야금야금 그녀의 고백들을 갉아 먹다 보면 어느새 인간의 삶의 유한성과 그 불가항력적 비극의 무게에 짓눌려 치사한 질투와 자잘한 오만과 욕심들을 슬그머니 내려놓게 된다.  모든 이들이 삶의 그 강퍆함과 빈곤하지만 무자비한 서사 앞에서 연민과 용서와 이해의 대상으로 재편되는 순간 그녀의 일기를 읽는 일은 작지만 의미있는 깨달음의 새순이 움트는 경이로운 체험으로 승화된다.

스미스여대의 9월 새학기가 시작되기 직전부터 테드 휴즈와 결혼하여 둘때 니콜라스를 낳고 데번에서 사는 얘기까지의 일기들이 그녀의 자살행에 대한 유효하고 직접적인 설명을 제공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기의 문구하나하나에서 흘러넘치는 자기 완성와 시창작에 대한 높은 지향과 괴리되어 있는 현실들의 간극 속에서 유영하며 치열하게 고뇌하는 그녀의 모습과 남편 테드를 자신이 설정한 완벽한 남성성의 현현으로 숭모하는 대목들은 결국 그런 남편의 배신과 두 아이를 홀로 떠맡아야 했던 그녀가 느꼈을 그 처절한 고통의 무게를 헤아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글쓰기 작업을 종교적인 아우라로 휘감고 그것을 위하여 기꺼이 자신의 삶을 희생할 용의가 있었던 이 여인의 사춘기 시절의 빛나던 영감들과 통통 튀는 재기들이 점차로 흐느적 거리는 자기 비하와 생계를 위하여 읽고 쓰는 시간을 때로는 포기해야 하는 현실 앞에서 절망하는 모습들로 변질될 때 우리는 그 속에서 우리를 보게 된다. 때로는 사랑이 어떤 목표가 세계 전부를 덮어버리고 우리를 중심으로 지구가 돌던 그 시간들. 순간순간이 너무나 명료하고 너무나 지루해서 우리는 당연히 영원을 끌고 가는 아주 긴요한 중심축이 될 줄 알았던 그 시간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안다. 더이상 영원한 것은 없고 기쁜 일의 당사자가 되기 보다는 슬프고 짜증나는 일들의 예외가 되는 것이 더 힘들다는 것을. 그럼에도 살아 나가야 한다는 것을.   

날마다 색색깔의 구슬이 꿰어진 한 줄 목걸이처럼 살고 싶어. 미래에 타지마할 같은 대건축물을 짓겠다고 악다구니같이 노력하며 그 설계도에 맞추려고 현재를 잔인하게 조각조각 찢어버리고 싶지는 않다.-.p.202 

그래, 실비아. 마치 나에게 하는 전언 같은 이 말들을 꼬옥꼬옥 눌러 담아 항상 기억하며 살아야 겠어. 당신도 이제는 편안한 휴식을 제발. 테드의 그 여인도 결국 당신과 같은 전철을 밟고 말아. 그러니 당신이 떠나고 간 그 자리 해피엔딩은 없어. 그 예쁜 당신의 두 눈이 또 당신의 손 끝에서 그렇게나 힘겹게 태어났던 그 수많은 시구들이 당신의 딸 프리다에게 연결되고 있어.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어. 그리고 테드는 말년에 당신과의 그 수많은 오해들과 슬픈 어긋남 대신 처음 공명했을 때의 그 눈부시도록 고귀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에 헌사를 바치게 되. 용서할 수는 없어도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기네스 펠트로 주연의 영화 <실비아> 

 

p.s.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또 그녀의 딸이 그 아픈 기억을 상기시키는 이 영화에 공식적으로 악언을 퍼부어댔지만 이 장면만큼은 눈물없이 볼 수가 없다. 그녀는 남편에게 버림받고 아이 둘을 데리고 나와 하루 종일 육아와 가사에 시달리다 새벽 네 시에 일어나 그녀의 존재의 이유였던 시를 썼다고 한다. 그녀의 아이들은 그럼에도 아름답게 자라났지만 둘째 아들 니콜라스도 결국은 스스로 자신의 존재에 마침표를 찍었다. 자신들을 위하여 마지막으로 우유와 빵을 준비해 놓고 가스가 샐까봐 문틈을 꼭꼭 여며놓았던 어머니처럼. 어머니의 기대를 저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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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3-16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자녀를 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용서되지 않아요.ㅜㅜ
책은 보기 어렵고 영화를 구해 보면 좋겠네요. 기네스 펠트로가 맡았다니 더욱 더.

blanca 2010-03-16 20:39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러니 딸은 아직도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들도 자살하고.... 책은 솔직히 인내를 요하는 독서였습니다.--;;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0-03-16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마지막 문단, 콧등이 시큰하네요.
우리의 순정과 사랑도 어쩜 그리 변색될까요.
테드와 실비아의 고드름처럼 명징했던 감정이 영화를 보며 뒤로 갈수록 안타깝고 가슴 아팠어요.
집요하게 집착하며 흔들리던 실비아의 영혼도 그렇구요.
결국 테드 위주로 삭제되었던 부분이 많았던 것도..

blanca 2010-03-16 20:42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영화 보셨군요. 저도 너무 보고 싶어요. 테드는 얼마나 일기장을 교묘하게 삭제해 놓았는지 자신에 대한 헌사로 그득찬 부분만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아니면 그 정도로 실비아가 그를 사랑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마녀고양이 2010-03-16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저는 읽다가 포기한 책인데, 다 읽으셨네요. 조금 읽다보니 같이 늪 구덩이에 빨려드는 느낌이라 덮어버렸던 기억이 있네요. 너무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이었던거 같아요. 얻는게 많으면 잃는 것도 많다.. 저는 천재들을 보면 그런 문구가 생각나요. 세상을 찬란한 색채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얻은 대신, 인생을 잃는게 아닐까 하는..

blanca 2010-03-16 20:41   좋아요 0 | URL
그죠.. 저도 중간 이후부터는 솔직히 참 힘들더라구요. 읽어온 장이 아까워서 꾹 참고 읽었답니다.^^;; 인생에서 두 가지를 다 가질 수 어는 없는 것 같아요. 언제나.

stella.K 2010-03-22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일이 연속이로군요.
저도 이책 읽다 포기하게 될까 봐 못 읽겠던데 그래도 다 읽으셨네요. 축하합니다.^^

blanca 2010-03-22 14: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한동안 너무 책을 사서 지금은 있는 책 소진중이랍니다. 적립금을 조금 아껴 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