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라이크 URBANLIKE 35호 : My Stationery!
어반북스컴퍼니 편집부 엮음 / 어반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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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참지 못하는 물욕이 있으니 책과 더불어 문구다. 이러한 급소를 예리하게 가격한 잡지가 있었다. 어제 받아서 흥분하며 읽고 보고 메모하니 딸아이도 빼앗아 읽으려 하고 문구와 거리가 먼 유치원생 남동생까지 덩달아 자기도 본다고 옥신각신하다 싸움이 제대로 붙어 잡지 한 페이지가 부욱 찢겨 나갔다. <어반라이크> 때문에 어젯밤 조용하던 우리집은 울음바다가 되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다.

수지 인터뷰는 덤이다. 도화지 같은 인상에 그 어떤 사물, 상황, 배역을 가져다 대어도 잘 어우러지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연필도 수지가 꽂으니 뭔가 더 영롱하고 그럴 듯해 보인다. 2017년에 발간된 잡지는 현재 그녀의 과거를 미래형으로 얘기하고 있어 흥미롭다. 스물네 살이 되는 것에 대한 감상. 영원히 스무 살일 것 같았던 그녀는 이제 스물 여섯이 되었다. 그밖에 ‘문구를 사랑하는 창작자 100인의 시선’ 코너에서는 저마다 아끼는 문구를 둘러싼 소소한 이야기가 알토란 같이 쑥쑥 나와 안긴다. 그 사람을 잘 이해하는 것은 어쩌면 그 사람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사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지름길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증처럼 느껴질 정도로 진지하고 깊이 있는 인터뷰가 읽어 주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내밀하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특히 라북 대표의 “최소한의 것을 추리는 습관. 적게 가질수록 최선의 것을 가지게 된다. “는 말은 나의 급소를 찔렀다. 나이듦은 사물에 대한 시선의 각과 깊이의 변용도 함께 가져온다. 싸다고 손에 닿는다고 차선의 물건과 쉽게 타협하는 대신, 좋은, 꼭 필요한 물건을 기다렸다 적기에 소유하는 현명함에 대한 필요를 배우지만 그래도 어떤 낭비와 무용하지만 끌리는 것들에 대한 애착은 쉽게 사라지지 않아 난감하다.

그래서 아직 좋은 노트와 블랙윙 연필에 대한 욕심의 불씨는 꺼지지 않는다. 그 잉여에 대한 집착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위치였으면 좋겠지만 세상 사람 모두를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일의 불필요와 불가능도 아는 나이가 되었으니까.

아, 지난 주에 소위  "인스" (인쇄소 스티커)를 사고 또 사내라는 초등생 딸에게 반론을 제기할 처지가 아니다. 결국 지고 만다. 나도 참지 못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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