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 - 명랑한 척하느라 힘겨운 내향성 인간을 위한 마음 처방
양스위엔 지음, 박영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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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글입니다*


며칠 전 대학 동기들을 만나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었다. 30년 전 나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또 10년 전후로 오랜만에 만난 터라 서로의 안부를 묻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나마 그 10년이라는 시간도 경사보다는 주로 조사로 만났던 시간이기에 서로 웃고 떠들면서 안부를 묻기엔 마땅치 않았던 셈이다.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다. 남 앞에 나서는 것이 쉽지 않은 성격이지만 많은 이들이 나의 성격과는 정반대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학 동기들이 기억하는 나는 역시나 외향적인 사람이었다. 다들, 자신이 알고 있던 나의 모습과 실제 나의 성격이 다르다는 걸 알고 놀라워했다. 어쩌면 그 시절의 내 모습 중에서도 그들은 그들이 기억하고 싶은 모습만을 기억하는 지도 모른다. 물론 이 책 제목처럼 나 역시 그들 앞에서 가면을 쓰고 있었을 수도 있다. 


내향성 인간을 위한 책들을 몇 권 읽었다. 대표적인 게 수잔 케인의 [콰이어트]였을 것이다. 어느 정도 내용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었다. 일본인 저자의 책을 읽을 때 무거운 주제도 가볍게 다루고, 한 줄로 요약 가능한 주제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낸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딱 지하철에서 들고 읽을 만한 책이다. 그런데 최근 좀 접하게 되는 중국인 저자들의 책도 그런 경향이 있다. 주제는 가볍지 않지만 낯설지 않은 예화들이나 이론들을 자주 마주친다. 심각하게 주제를 파고드는 맛은 없지만 쑤욱 훑어가는 느낌이다. 이 책도 약간 그런 느낌이다. 


'외향성'은 심리학자 칼 융이 1912년에 펴낸 『심리유형』에서 '내향성'과 '외향성'의 개념을 처음 주장한데서 나왔다고 한다. 그는 '내향적'인 사람들은 에너지가 내부를 향하고, 혼자 있는 것으로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조용한 것을 선호하는 반면, '외향적'인 사람들은 에너지가 외부를 향하고, 사람과의 교제를 통해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대부분 밝고 활발하다고 했다. (p.10)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사회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자연스레 외향적인 사람에 비해 내향적인 사람들이 설 곳이 좁아진다. 사회는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사람들에 의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내향적인 사람들은 언제나 자기 성격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되고 애써서 외향적으로 바꾸고자 노력한다. 자신의 본성과는 다르게 사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그런 척 하고 살아간다면 실제의 자신과 보여지는 나 사이의 간극은 더 커지고 힘들어진다. 


이 책은 그런 내향성 인간들에게 이야기한다. 당신의 진실한 감정을 무시하지 말라. 그리고 당신도 활짝 웃을 수 있다고.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예로 들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당신은 이들 중 어느 부류에 속하는가? 그 모습은 진짜 당신 모습인가하고.


누가 봐도 외향적이고 밝은 사람도 스스로 외롭다고 느낄 때가 있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들이 우울증으로 힘들어하거나 자신의 생을 스스로 마감하거나, 약에 취해 사는 모습 등을 보여줄 때 이런 걸 군중 속의 고독이라고 할까? 어쨌든 그들의 넘치는 에너지와 충만한 열정 이면에는 '감정 기여자' 또는 '감정 조력자'라고 하는 이미지가 겹쳐진다. 자기 감정의 필요는 무시한 채 다른 사람의 감정적 에너지원이 되는 것이다. 감정에 민감한 사람들은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디테일을 관찰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습관적으로 자신을 낮추고 다른 사람에게 양보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른 사람의 평가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실망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피로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면 감히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는 일부터 시작해보자."(p.29)라고.


대부분 사람이 겪는 우울증은 실제로 자기억압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자기억압이란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성장기에 자기 표현이 항상 무시당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거부당하고 억압을 받으면 표현하지 않고 억압하게 된다. 자신의 두려움을 감추고 취약성을 숨긴다. 저자는 우리가 먼저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후 자신을 담대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면 두려움은 사라진다. 


우리의 성장 과정을 단순하게 두 가지로 나눈다면 포용적 환경과 파괴적 환경으로 구분할 수 있다. 어려서부터 부모나 다른 양육자로부터 충분한 사랑과 관심, 호응과 지지를 받은 사람은 세상이 안전하고 신뢰할만하다고 생각한다. 거부와 미움, 다툼으로 가득한 환경에서 자라면 이유 없이 위축되고 두려움을 느낀다. 이러한 파괴적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다른 사람의 필요와 이익을 자신보다 우선시하고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맞추는 방식으로 세상과 관계를 맺는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요구를 잘 거절하지 못하고, 갈등이 생길까봐 두려워한다. 성격이 예민하고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칠까봐 두려워하며,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 지 늘 신경 쓰고, 인정받고 싶어한다. 인간관계에서 주눅이 들어있어서 진짜 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 


대인관계에서 '남의 기분을 맞추는 것'은 보편적이고 정상적인 행위이다. 그러나 '기분을 맞추는 것'은 사회적 관계를 맺는 수단으로 우리가 건강한 자아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 하에 사용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맞추려는 동기가 자기계발이 아니라 두려움일 경우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내향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정적인 사회적 평가에 직면한다. 내향적인 사람이 소수라면 '무리에 잘 어울리지 못한다', '독특하다', '친구가 없다', '심리 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 같다'등과 같은 평가를 많이 받는다. 이런 부정적 꼬리표는 내향적인 사람들로 하여금 압박을 느끼게 하고 자기계발을 이룰 많은 기회를 놓치게 한다. 시끄러운 세상에서 내향적인 사람이 사는 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저자는 성격을 바꾸려고 하지 말라고 말한다. 실험에 따르면 내향적인 사람은 특정한 목적이나 필요에 따라 외향적인 사람의 일부 기술을 학습을 통해 완전히 습득해 환경에 잘 융화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빌 게이츠가 아무리 사교 기술을 갈고닦는다고 해도 빌 클린턴이 될 수는 없고, 빌 클린턴이 혼자 컴퓨터를 아무리 많이 한다고 해도 빌 게이츠가 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격을 바꿀 수도 없고 바꿀 필요도 없다.(p.78) 두번째는 성격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내향적인 사람들이 가진 특징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분야의 직업에 유리하다. 세번째는 자신의 성격을 온전히 느끼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라고 한다. 더이상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증명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요구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욕하면서 닮는다'는 말이 있다. 나를 괴롭히고 공격하는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는 등 자기도 모르게 닮아가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두려워하는 대상의 특징을 따라 하여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미성숙한 방어기제 중 하나이다. (p.141)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공격자와 동일시'라고 한다. '공격자와 동일시'하는 방어기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뚜렷한 경계 의식을 구축하지 못하면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없어진다. 심리적으로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는 사람은 반드시 현실에서 반복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고 한다. 경계의식을 뚜렷이 하기 위해 저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알려준다. '아니요'라고 말하라. 외부에 투사되는 자신의 모습을 점검하라. 중요한 것은 '틀려도 괜찮다'는 신념이다. 


사람의 가장 근본적인 심리적 욕구는 자기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삶과 자아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해여 내면의 활력과 창의력도 발현될 수 있다. 우리 주변에는 'no'라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거절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자신의 뜻을 거스르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내면에서부터 부정적인 감정이 터져나오게 된다. 부정적인 감정은 억누를수록 반항심은 더욱 커진다. 직장에서도 이런 경우가 많다. 좋은 상사, 좋은 동료가 되기 위해 'no'라고 말하지 않는다. 결국 곪을만큼 곪은 후에야 터져나오기 마련인데, 그때는 이미 관계 회복은 물론 업무에 있어서도 대책을 세울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 후이다. 


나의 감정을 잘 알고, 두려움에서 벗어나 나답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만한 다양한 사례가 소개된 책이다. 사례별로 나뉘어 있어 어딜 펼쳐서 읽어도 상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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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 - 이미 시작된 AI의 미래와 생존 전략
전상훈.최서연 지음 / 미디어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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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어디 가서 아는 척 좀 할려면 이거 모르고는 안될 것 같다.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4차 산업혁명때문에 이러니저러니 하더니 이제는 온통 챗GPT 이야기다. 회사에서도 직원들이 기본 개념 정도라도 알고 있어야한다고 하여 몇 권의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챗GPT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이라는 책을 읽었다. 챗GPT 관련하여 많은 책이 나오고 있는데 '돈이 되는'이라는 카피가 좀 직설적이기는 하다. --> 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이 부제는 핵심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서두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생성형 AI의 대표 아이콘이라 칭할 수 있는 챗GPT의 사용 방법을 알리는 단순한 사용서나 활용서가 아니다. 책GPT로 야기될 미래의 삶, 미래직업, 미래교육, 그리고 미래 사회의 변화를 속속들이 분석하여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생존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장 미래의 삶

2022년 12월 오픈AI에서 개발한 생성형 AI 챗GPT가 공개되었다. 이전에 AI라고 하면 알파고 정도로만 알고 있던 나는 챗GPT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바로 사용해보기 위해 이것저것 검색해보았다. 이전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라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즉, 나와는 상관없고 사용할 일 없을 것 같던 AI를 직접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 말이다.

오픈AI는 테슬라,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와 Y콤비네이터의 CEO인 샘 올트먼 등이 2015년에 공동 설립한 인공지능 연구소인데, 챗GPT를 전 세계 유저들에게 오픈하였다. 챗은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고 GPT는 오픈AI가 개발한 언어 모델이다.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어로, 'Generative'는 답변을 생성하고, 'Pre-trained'는 사전에 학습된, 'Transformer'는 인공신경망 모델 중 하나로 자연어처리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는 모델을 말한다. '트랜스포머 Transformer' 모델은 자연어 처리 분야NLP 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며, 기계 번역, 챗봇, 감성 분석, 요약 등 다양한 자연어 처리 작업에 적용되고 있다. 빠른 처리 속도와 더 긴 문장을 더욱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트랜스포머 모델의 셀프어텐션 메커니즘 Self-Attention Mechanism 덕분이다. 이 기술은 그동안 인공지능의 한계라 여겨지던 문장 내 단어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문맥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인공지능에 부여해 준다. 즉, 인공지능이 인간의 언어를 최대한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게 해 주는 아주 획기적인 기술 모델이다. 이를 통해서 챗GPT는 자연어 처리 및 생성에 강점을 보이며 그동안 인공지능이 보여 주지 못했던 이해력과 더욱 명확하고 논리적인 답변을 해 줄 수 있게 됐다.

P.20

다만 챗GPT는 최신 정보는 학습하지 않아서 잘 알지 못하지만 추론을 하여 알려주기도 한다. 학습한 정보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정보의 품질이 높으면 높을수록 추론의 정도도 그 정확도가 높아진다. 반대로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양질의 정보가 아니면 제대로 된 답변을 얻을 수 없다.

챗GPT의 발전은 미래의 일로만 상상하던 AI기술이 실제 기업에 적용되어 현실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책에서는 교통수단의 변화와 네옴을 통해 본 미래 도시를 소개한다. 저자들은 스마트시티의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 모빌리티를 미래를 이끌 산업으로 보고 있다.

내가 이 책에서 관심 있게 눈여겨 본 대목은 '데이터 배당 시대로의 대전환'이라는 꼭지이다.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수익 창출을 증대하는 플랫폼 기업은 데이터 경제 시대의 최대 수혜 기업(P.56)이다. 플랫폼 기업의 독점적인 부의 편증을 보완하기 위해 재난기본소득, 혹은 보편적 기본소득을 국가적인 시스템으로 보고 있다. 기본소득은 [유토피아]의 저자 토마스 모어가 주장한 평등한 소득 분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AI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기본 소득을 지급하여 여가생활과 더 창의적인 일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인공지능이나 기계로 자동화가 이루어지면 실업자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처음에는 기업의 이익도 증가하지만 소비의 여력이 사라지면 결국 가계도, 기업도, 국가도 붕괴될 수 있다. AI로 모든 일자리가 다 사라지지는 않지만 전체 총량으로 볼 때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챗GPT가 빠르게 발전하면 결국 챗GPT를 운영할 수 있는 1%의 자본가나 핵심기술자와 이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99%의 사람들로 나뉜다. 플랫폼 기업은 이용자의 데이터로 성장하므로 이용자는 소비자이면서 생산자이다. 따라서 기업이 소비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여 창출한 수입을 이에 기여한 소비자들에게 나눠줘야 한다는 것이 데이터 배당이다. 챗GPT를 사용하면서 나와 나눈 대화와 그로부터 추출된 나의 잠재적인 성향까지도 데이터가 된다. 기업은 이 데이터를 수집, 저장, 분석 그리고 활용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이 부가가치 창출의 시작점은 바로 원시데이터이다. 따라서 이는 원시데이터를 제공한 생산자(이면서 소비자)에게 배당을 지급해야 하는 근거가 된다.

물론 데이터 제공자의 관심이나 진실성과는 상관없는 거짓된 대화나 부적절한 질문, 비윤리적 질문 등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오류나 정보 오류로 인해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저자는 원시데이터의 진실성을 매우 중요하게 본다.

2장 미래의 직업

2장에서는 GPT가 지식 기반의 일을 하는 지식 노동자들에게 큰 위기라고 평가하는 이유와 미래의 인재상에 대해 설명한다.

디지털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2000년대 초반부터 (그 이전자료까지도) 지식 노동자들이 다루는 지식과 이론들은 문서화로 잘 정리되어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도록 디지털로 저장되어 있다. 지식 노동자들은 대개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하여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그들의 모든 활동은 데이터로 기록되며, 이 데이터는 AI의 지능을 향상시키고 활동 영역을 넓히는 데 기여한다. 비숙련된 지식 노동자들은 AI에 의해 일자리를 잃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P.72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2025년과 그 이후에 점차 떠오를 것으로 본 10가지 직업군은 다음과 같다. 가상 공간 디자이너, 윤리 기술 변호사, 디지털 문화해설가, 프리랜스 바이오해커, 사물인터넷 데이터 크리에이티브, 우주 여행 가이드, 개인 콘텐츠 제작자, 생태복원 전략가, 지속 가능한 전략 혁신가, 인체 디자이너. 여기에 저자들은 2가지를 더 소개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와 AI아티스트가 그것이다.

세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고, 더 이상 지금까지와 같이 살 수 없다면 나 역시도 준비를 해야한다. 챗GPT 등 AI의 기술력에 나의 어떤 능력을 융합할 수 있을까?

첫번째는 자동화된 업무 처리이다. AI를 이용하여 회의록 작성, 문서 번역, 기획서 및 보고서 작성, 자동화된 고객 지원을 할 수 있어 업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단, 자동생성된 결과물에서 누락된 부분이나 오류 등은 없는지 검증하고 확인해 보는 절차가 필요하다.

두번째는 빅데이터 분석이다. AI 툴을 이용하여 대량의 데이터 분석으로 얻은 결과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거나, 시장 동향을 파악하여 경영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단, 현재 일어나거나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내외적 요인에 대한 개인의 통찰력이 필요하다.

세번째는 예측 모델링이다. 고객의 행동 패턴이나 심리를 AI 예측 모델링을 사용하여 고객의 행동 패턴이나 심리를 분석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측 모델링 값에 대한 기준 설정, 검증, 현실화 여부 판단 같은 능력이 필요한 만큼 현장 경험이 풍부한 사람에게 유용하다.

네번째는 교육 및 역량 개발이다. AI 분석을 바탕으로 맞춤형 직원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AI와 협업 기반의 직무 역량을 보다 전문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단, 정량적 수치로 파악하기 어려운 정성적 측면에서는 업무 담당자의 인사이트 능력이 요구된다.

다섯번째는 광고 및 홍보 전략이다. AI를 이용한 광고 및 홍보용 영상 혹은 포스터를 제작할 때 스토리 구성과 대본 등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서 시간과 노동력의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아이디어 도출도 가능하지만, 소속 기관의 경영철학이나 내부 상황에 맞는 방향을 설정하는 등의 담당자 능력이 요구된다.

P.93-94

따라서 미래가 원하는 인재상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미래 직무 역량의 핵심 요소로 창의성, 융합, 트레일블레이저, 비전을 든다. 먼저 창의성 계발의 핵심은 질문이다. 대화형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질문력이 필요하다. AI를 활용하기 위한 프롬프트뿐만 아니라 AI와 협업하거나 리딩하기 위해서 필요한 질문력이다. 평소 어떤 현상에 대해 의문을 갖고 비판적인 사고를 해왔다면 질문의 수준이 다를 것이다. 또한 챗GPT의 답변의 출처를 확인하거나 정보를 확인하는 능력도 다르다.

두번째는 업무를 통융합하는 능력이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전문가와 상호 소통해야 하며 꾸준한 학습이 필요하다.

세번째는 트레일블레이저가 되어야 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선구자, 개척자이다. 경험은 지식 이상으로 중요하다.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직무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쌓아야 한다. 경험 속에서 배워야한다. 새로운 혁신은 내가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했는가에 달려있다.

네번째는 비전이다. 열정을 가진 인간은 현재의 능력 이상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다.

3장 미래교육

IB의 글랜빌은 말한다.

"AI가 버튼만 누르면 작문을 해 줄 수 있는 시대를 맞아, 우리는 학생들이 다른 기술들을 익히도록 해야 한다. 작문이 제대로 됐는지, 맥락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편향된 데이터를 썼는지, 창의성이 부족한지 등을 이해하는 능력이 작문 자체보다 훨씬 중요해질 것이다.”

챗GPT 답변의 정확성을 꾀하기 위해 출처를 확인하고 다양한 형태의 질문과 답변에서 나오는 공통점과 상이점을 찾아내며 자신의 경험과 비교하여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낼 인재를 키우는 교육과 평가 시스템의 기준이 만들어져야 한다.

P.136

AI와 차별화되는 인간의 상상력을 키우는 데는 사색, 토론, 휴식이 필요하다. 사색이란 주어진 문제나 상황을 깊이 생각하고 분석하는 것으로 데이터와 정보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능력이다. 챗GPT는 모든 문제에 대해 완벽한 해결책을 제공할 수 없다. 챗GPT가 학습한 데이터가 제한적이고 데이터의 편향성과 문맥에 대한 이해 부족 등에 의한 오류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챗GPT의 답변을 분석하고, 문제의 복잡성을 이해하며,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결론을 도출하려면 인문학적 사색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문학적 사고의 핵심은 토론을 통해서 각자의 의견이 다른 것을 확인하고 그중에서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확인하는 절차이므로 챗GPT와 토론은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기억과 암기를 넘어서는 고난이도의 사고를 해야 한다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므로 휴식은 필수이다.

4장 미래의 사회

챗GPT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답을 내놓을 수 있으나 개인의 판단력이 많이 필요한 분야는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용자는 챗GPT의 답변을 항상 검토해야 한다. 비판적 사고능력은 아직까지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챗GPT가 제공하는 정보가 가치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보가 필요한지 분별하거나 판단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깊은 사색, 독서, 활기찬 토론에서 얻은 논리성, 비평력, 창의성을 오랫동안 빌드업 해 온 사람에게는 챗GPT라는 신종 무기가 삶의 무기가 된다. (P.197)

챗GPT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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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연금술사 - 생각하는 대로 해내는
미야자키 신지 지음, 박수현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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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소비자에서 시간생산자로

꿈에 조금씩 가까워진다

어렸을 때는 하루가 그렇게 길더니, 나이가 들면서부터 점점 하루가 짧아지고 한달이 금새 지나가고 어느새 1년이 지나 또 한살 먹었음에 깜짝 놀라곤 한다. 책에서는 "어릴 때의 1년은 변화가 풍부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1년은 변화가 적어서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린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시간을 늘리고 싶은 사람은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성장하면 된다. 그러면 변화무쌍한 날을 보낼 수 있으니 시간이 늘어난 것처럼,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을 잘 쓰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시간을 잘 쓰자'는 결심을 하고 훈련하지 않으면 시간을 잘 쓸 수 없다.(p.22)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은 자연스럽게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만 해서는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만 했을 때 수입이 부족할 수는 있지만 먹고 살 수는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삼아서는 안된다.

도쿄대학 명예교수 다케우치 히토시는 '지적엥겔계수'라는 지표를 주장했다. '지적 엥겔지수'란 '하기 싫지만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을 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하루 24시간에서 수면 시간을 뺀 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지적 엥겔지수가 낮을수록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시간이 늘어난다. '지적 엥겔지수'를 조금씩 낮추는 노력을 한다면 언젠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한다. 지적 엥겔지수를 낮췄다면 그 다음에는 '꿈의 시간 지수'를 높여야 한다. '꿈의 시간 지수'란 자신의 자유시간 중 '꿈의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또 자투리 시간은 어떤가? 자투리 시간은 의외로 많이 생기지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투리시간을 활용하지 않는 사람은 그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만, 꿈을 실현하는 사람은 그 시간에 한걸음 더 꿈에 다가간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때는 미리 자투리시간을 활용할 준비를 해두고 각각의 자투리시간에 적합한 일을 해야 한다. 자투리 시간 역시 철저히 계획하고 구조화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문제없는 시간'에는 가치 있는 일을 한다. 무언가를 개선하료는 마음이 있으면 해야 할 일을 발견하기 마련이다. '할 일이 없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 '이렇게 해 와도 지금까지 별 문제 없었다'는 것은 그저 해야 할 일을 찾을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p.91)

조급할수록 시간에 쫓긴다고 한다. 최선을 다하는데 전념한다면 그 결과에 상관없이 그것으로 충분하다. 지나간 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 그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남을 위해 내 노력과 시간을 쓰지 말라. 이 말은 무조건 거절하라는 말은 아니다. 나만 할 수 있는 일이고 15분 안에 끝낼 수 있는 일이라면 해주어도 된다. 무상으로 뭔가를 요청하는 사람에게는 거절해도 된다. 무산으로 부탁하는 자체가 진심으로 요청하려는 생각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논쟁을 피하는 것도 시간관리이다. 또 상대를 배려하면 에 시간이 줄어든다. 핵심은 적당히 거절하는 것이다. 상대의 체면을 깎거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잘 처신해야 한다.

저자는 시간도, 노력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문장은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돈을 내고 배움으로써, 쓸데없는 노력을 줄이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지식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면 시간 낭비가 없다. 잘 모른다고 생각되더라도 '아직 이 분야에 미숙할 뿐 나도 하면 잘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자.

시간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혹시 나에게 해당하는 경우가 있다면 저자의 조언에 따라보라. 때로는 '다 알고 있'다는 자만이 '하지 않을'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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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야. 나는 고고학자라고."

"누나가 슬픈 이유가 그것 때문이야?"

"슬프진 않아."

"내가 스스로를 우주비행사라고 생각하는데 한 번도 지구를 떠난 적이 없다면 우울한 기분이 들 거야. 평생 자기 동네 밖으로 나가보지도 못한 우주비행사가 어디 있겠어?" 올리버가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실패한 우주비행사겠지." 아그네스가 퉁명스럽게 중얼거렸다.

"누나 말하는 게 꼭 우리 아동심리상담 선생님 같아."

"그 선생님도 스스로를 실패한 인생이라 느낄 거야."

"나는 고고학자야" 또는 '나는 우주비행사야'라는 말로 스스로를 한정짓지 않으면 돼. 누나에겐 여러 모습이 있잖아. 우선 인간이고, 또 리빙스턴 씨의 직원이고, 미인이고………”

"고맙다."

"피터 팬을 멋지게 낭독할 줄 알고, 또 친절하고, 똑똑하고・・・・・・ 이게 다 누나 재능인걸? 그러니까 슬퍼하지 마." (p. 77)

하지만 달빛서점에서는 처음으로 정반대 현상을 경험했다. 런던에 있는 한 서점의 문턱을 넘는 단순하고 일상적인 행위가 뭔가 특별한 일의 시발점이 되어준 것이다. 아그네스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리빙스턴씨의 책들을 통해 세상을 특별한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자신이 그때까지 망원경으로 별을 관찰하는 데 오 분도 투자하지 않았다는 것과 목성과 혜성p67의 독특한 궤도에 한 번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탐사선 로제타와 탐사 로봇 필레가 어쩌다 그런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궁금해한 적이 없다는 게 놀라웠다. 이전에는 왜 한 번도 역사의 거울이나 마찬가지인 그림책의 매력과 에드워드의 서점뿐 아니라 아직도 도시의 특이한 구석구석을 물들이는 19세기 초의 낭만주의적인 향수에 주목하지 않았는지 스스로가 의아했다.

『템페스트』의 새로운 판본, 드레스덴 부인의 걱정과 고민, 올리버 트위스트의 논리적인 설명, 에드워드 리빙스턴의 영국인다운 냉철함을 접하며 그녀는 새로운 눈을 가지게 되었다. 전에는 세상이 회색빛이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가진 뒤에야 비로소 반짝이는 색깔을 알아볼 수 있는 법이다. 그녀는 생각지도 못한 자그마한 싹에서 행복이 솟아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어떻게 작은 서점 안에 세상의 모든 좋은 것이 다 모여 있을 수 있을까. (p.120)


아,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나는 나의 지나간 시간들을 떠올렸다. 아그네스가 우연히 리빙스턴 씨의 달빛 서점에 들어선 것처럼, 어느 날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작은도서관에서 근무를 하게 된 그 시절이 떠오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여자 아이였던 나에게 서점은 여러 의미를 갖는 곳이기도 했다.

아그네스가 달빛서점에 가게 된 것은 우연이었을까? 우연이 맺어준 인연들이 마치 필연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는 그런 필연 같은 우연을 만날 수 있을까? 올리버는 어린 아이지만 어린 아이답지 않은 성숙한 생각을 전달한다. 아그네스와 올리버가 나눈 대화는 그가 어린 아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서점을 찾아 온 손님들에게 책을 권하는 리빙스턴 씨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오래된 기억도 되살아났다. 그 당시에도 아주 조그만 단서 하나를 갖고 책을 찾던 사람들이 많았고 그 책을 찾아주는 일도 했었기 때문이다. 제목도 작가도 모르면서 이러이러한 내용이라는데 그런 책이 있냐고 묻는 일도 잦았다. 늘 책을 살펴보면서 훑었기 때문에 그런 작은 단서에도 불구하고 책을 찾아주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이야 다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미래의 소망인 '작은 서점'을 어떻게 운영해볼까 하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돈 안되는 서점인 것은 분명하지만, 리빙스턴 씨의 달빛 서점처럼 사람들의 사랑방이 되어줄만한 그런 서점 말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는 내내 즐거울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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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다락방 타자기
피터 애커먼 지음, 맥스 달튼 그림, 박지예 옮김 / 더블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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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달튼을 검색하다보니 막스 달튼으로도 많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일러스트이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재해석한 작품이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에서도 세 번의 전시가 열렸다고 한다. 아, 역시, 영화를 보지 않는 나는(영화와 관련된 정보에도 둔감한 편) 그래서 관심을 갖지 않았을 수 있겠다. 분명 부산에서도 전시를 했던 것 같은데... 


타자기를 본 적이 없는 친구들도 많을 것 같은데, 이 그림책은 오래전 사용했던 타자기를 매개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 타자기와 워드프로세서와 컴퓨터가 공존을 했었다. 아주 잠깐이지만 워드프로세서도 제법 많이 사용했었는데... 어쨌든 지금은 보기 힘든 타자기이다. 


이 그림책에서는 아주 오래 전에 펄이라는 여성이 최신형 타자기를 구입했고, 그 타자기로 마틴 루터 킹 박사를 위한 글을 썼다고 시작한다. 20년이 흐른 후 펄의 딸 페넬로페도 이 타자기를 아주 애용했고, 타자기는 그때 무척 행복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당연하게도(^^) 페넬로페는 컴퓨터를 사게 되었고 오래된 타자기가 더이상 필요 없게되어 다락방 깊숙한 곳에 넣어두게 된다. 이렇게 창고에 들어간 물건들은 이사를 하거나 창고를 특별 정리하지 않는 이상 세상으로 다시 나올 일이 거의 없다. 이 타자기 역시 그런 세월을 보내게 된다. 


아마도 집안을 둘러보면 이런 물건들을 몇몇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할머니가 쓰던 물건을 엄마가 물려받고 엄마가 쓰던 물건을 아이가 물려받는 경우 말이다. 요즘은 사실 타자기에서 컴퓨터로 획기적인 변화발전하는 경우 물려받기 어려운 것들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 레트로감성이라고 해서 오래된 카메라나 오래된 그릇 등을 찾는 경우도 있으니, 거 물건들에 얽힌 사연들을 알고 보면 더욱 애착이 생기지 않을까? 


이 집 아이는 펭귄에 대한 글쓰기 숙제를 하기 위해 아빠의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고장이 나고 내일 당장 제출해야하는 숙제때문에 고심할 때 엄마가 오래된 타자기를 기억해낸다. 과연 이 아이는 엄마의 오래된 타자기를 잘 사용할 수 있을까? 


삼대에 걸친 다인종 가족의 하모니라는 책 표지 글은 이 그림책을 읽을 때 그다지 도움되는 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인종이라고 하였지만 굳이 다인종이라고 얘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그림이다. 가족의 공간을 둘러보면 여기저기 붙인 사진 등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떠올려보게 되기도 한다. 그림을 보면서 여러 정보나 내용을 찾아내는 것은 아이들이 훨씬 잘한다. 벽에 걸려있는 사진 하나도 잘 살펴보면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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