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회의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11
에리히 캐스트너 지음, 발터 트리어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시공주니어 문고 레벨2-에리히 캐스트너의 동물회의

레벨2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 권장되는 수준입니다.

11번 동물회의 외에 에리히 캐스트너의 다른 책으로는 10번 로테와 루이제, 13번 마법에 걸린 전화기가 있습니다. 페이지수로는 150여 페이지가 되지만, 읽기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입니다.

"정말 한심한 인간들이야! 훨씬 더 잘 할수도 있잖아! 물고기처럼 잠수도 하고, 우리처럼 달리기도 하고, 오리처럼 헤엄도 치고, 알프스 산양처럼 바위를 기어오르기도 하고, 독수리처럼 날 수도 있잖아. 그런데 그런 능력으로 여태까지 해 놓은 일이 대체 뭐가 있어?" (p.10~11)

책의 앞 부분에서 기린 레오폴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게요. 도대체 인간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요? 사자 알로이스가 으르렁거리며 말합니다.

"전쟁이지! 지금 전쟁을 하고 있잖아. 게다가 혁명. 게다가 파업, 게다가 굶주림. 게다가 새로운 질병. 내 털이 이렇게 금발만 아니었어도 당장에...."

동물들은 인간들이 동물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전쟁, 혁명, 파업 같은 것에 힘을 쏟고 있다며 비판을 합니다. 특히 인간의 아이들이 가장 안됐다고 생각하지요. 우리가 흔히들 아이들을 보면서 희망이란 걸 가지지요. 아마도 저자는 아이들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동물들이 인간을 한심하게 생각하면서도 아이들에 대해서는 연민과 동정, 그리고 진심으로 안됐다고 여기고 있거든요. 사실은 그 아이가 자라면 그 어른이 되는건데 말이지요.

 

 

인간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동물들은 인간들처럼 회의를 하기로 합니다. 회의를 가장 못마땅해하던 동물들이지만, 회의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라 인간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지요. 회의를 통해 가장 좋은 결과를 도출해야 하지만 인간들은 회의만 길게 하고 결국은 전쟁이라는 선택을 하고 마는 멍청이들이니까요.

동물들은 제대로 된 회의를 열어 보여줄까요? 어쨌든 4주 후에 동물회의를 열기로 합니다.

 

온갖 동물 대표들이 출동하는 장면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마구 마구 자극합니다. 동물들은 어떻게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을까요? 배를 타고 오기도 하고, 기차를 타고 오기도 하고, 그리고 날 수 있는 동물은 날아서도 오지요. 북극곰과 북극의 동물들은 오는 동안 빙산이 녹아버리는 아찔한 경험도 합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한곳에 모여드는 동물들을 보고 있자면 이들이 무슨 일을 할 지 궁금해집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 속 동물들도 모두 뛰쳐나옵니다. 세상에 그들까지 모두 모일 줄 누가 알았을까요? 그리고 동물회의장에는 각 지역의 인종을 대표하는 아이들이 한 명씩 참가합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장면이에요. 아이들과 동물들이 하나가 되어 인간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인간의 아이들을 돕기 위해서 함께 모였습니다. 왜일까요? 인간들 자신이 그들의 중대한 임무를 소홀히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마음으로 주장합니다. 전쟁도, 굶주림도, 혁명도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들은 그걸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중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중단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p.88-89)

동물들은 그동안 인간들이 여든일곱 번이나 열어 온 회의에서 가장 근본적으로 장애가 된 것을 극복하라고 요구합니다. 그것은 무엇일까요? 과연 인간들은 동물들의 요구를 들어줄까요? 인간의 아이를 위해 회의를 열고 인간들에게 극복 방법을 알려주는 동물 회의를 읽고 있자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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