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배심원 1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10
존 그리샴 지음 / 시공사 / 199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사라진 배심원Runaway Jury
저자 : 존 그리샴John Grisham
역자 : 정영목
출판 : 시공사
작성 : 2005. 01. 11.


배ː심―원(陪審員)[명사] (일반 국민으로부터 선출되어) 배심 재판에 참여하는 사람. (비슷한말)참심원.

―국어사전―




   아마도 가장 먼저 읽었었던 존 그리샴의 작품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도통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었기도 했고, 개인 사정상 읽기를 중도 포기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몇 년 정도의 공백을 두고 다시 읽게되었고, 전 놀라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왜 일까요?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건강과 담배에 대해 한참 관심을 자졌기 때문일까요? 뭐 아무려면 어떻겠습니까? 재미있게 읽었으면 만족이지요. 그럼 이번에 읽게된 존 그리샴의 일곱 번째 작품 '사라진 배심원'의 감상을 기록해보겠습니다.


   어떤 재판을 위해 조사되어지는 이백 여명의 사람들. 그리고 여러 가지 기준에 의해서 선별되는 12명의 배심원들. 그것은 폐암으로 남편을 잃은 미망인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건 소송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한편, 이야기의 시작에서부터 초점이 모아지며 결국 배심원으로 뽑히는 니콜러스 이스터라는 이름의 남자. 배심원을 감시하며 음모를 꾸미는 피치라는 이름의 남자. 그리고 그 두 남자의 사이에서 모든 것을 조정하는 듯한 마리라는 이름의 여자를 통해서 벌어지는 고도의 심리전이 조용히 시작됩니다.


   제가 작품을 접하면서 알게된 것은 이렇습니다. 변호사란 피고와 원고를 대리해 서로를 변론하는 자를 말하는 것이고, 판사는 그들의 이야기를 중립적인 위치에서 최종판결을 승인하는 존재. 그리고 감상문의 시작에도 짧게 기록해둔―재판 과정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들이 있으니―각 변호사의 주장을 듣고 가장 공정한 '정의'의 판단을 하게 되는 '배심원'이라는 이름의 존재들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배심원의 모습으로 등장하기에 한편으로는 모든 의심이 집중되는 니콜러스. 배심원의 판결을 담배회사에 유리하게 돌리기 위해 은밀히 계획을 추진하는 피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 마리로부터 전화를 받게되고, 너무나도 쉽게 파괴되는 자신의 계획에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피치는 니콜러스와 마리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이때까지 존 그리샴의 작품과는 달리 이번 작품은 변호사가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예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슈화된 담배와관련 된 법정 전쟁 속. 변호사들의 날카로운 신경전보다도 그것을 지켜보며 판사에게 최종판결을 주는 존재인 배심원들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전혀 새로운 기분으로 작품을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아 물론 배심원 속에 있는 니콜러스는 법대를 다니긴 했지만 정작 변호사의 길은 포기한 것으로 나오는군요.


   편파적인 입장에서의 변호사. 법정을 통제하는 판사. 그리고 중립적인 위치의 배심원들. 그런 배심원을 조작하려는 담배회사의 보이지 않는 음모 속에서 펼쳐지는 숨막히는 신경전. 자신들과는 별 상관도 없는 어떤 재판을 위해서 반강제적으로 격리되어지는 사람들. 이 작품을 통해서 배심원들의 존재 적 위치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까지의 작품에서 보면 변호사들이 한참 떠들고 배심원들이 잠시 모습을 감추었다가 다시 나와 판사에게 최종 평결을 던져주기만 해서 그렇게 중요한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배심원들도 법정에서 참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담배. 이것은 중독성 마약일까요? 아님 기호식품일까요? 들은 것만 많은 이들은 중독성 마약이라고도 하지만, 애연가들에게서는 기호식품이라는 말을 적잖게 들어본 것 같기도 하군요.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저는 그것을 조금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법정 전쟁 속에서 담배회사에서 내미는 나름대로의 정당성 가득한 변론들은…… 글쎄요. 담배를 피지 않는 저에게 있어 담배회사들의 변론은 도덕과 양심을 버린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소름이 끼치는 줄 알았다랄까요?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과하지 말라'라는 가르침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거기에다가 에티켓을 지키며 적당히 담배를 피우는 것을 뭐라고 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중독된 습관성 흡연자들을 볼 때, 특히 그 모습을 친구들과 아는 분들이 보일 때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리고 금연하셨다가도 다시 피시곤 하시는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건강관리와 금단현상 억제를 위한 자료를 조사해 둬야겠다고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승리를 위한 법정 로비스트. 영화 소개하는 곳을 뒤지니 이런 말이 나오는군요. 그럼 그것을 마지막으로 기록을 종료합니다.


―배심원 컨설턴트(jury consultant)―
배심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여 재판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도록 하는 일종의 로비스트.





Ps. 이 작품도 '런어웨이Runaway Jury'이름으로 영상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폐암으로 남편을 잃은 미망인의 법정 소송이 아닌,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으로 인해 남편을 잃은 미망인이 무기회사를 상대로 소송으로 제기한다는 내용이라는군요. 중심 사건만 빼고 등장하는 주인공은 동일시 설명되는 영화. 평가도 괜찮게 나왔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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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메이커 1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10
존 그리샴 지음 / 시공사 / 199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레인메이커The Rainmaker
저자 : 존 그리샴John Grisham
역자 : 정영목
출판 : 시공사
작성 : 2004. 12. 28.


   "레인메이커? 비를 만드는 사람? SF 법정 소설인가?"
   이것은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 했었던 혼잣말입니다.

   존 그리샴님의 법정 소설이전에 저는 로빈 쿡Robin cook님의 의학 스릴러 즐겨 읽었었습니다. 그분도 계속 현대 의학과 그에 관련된 비밀스럽거나, 그 당시 이슈가 되었던 이야기 등 정석 적인 이야기만 펼치셨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덧 가까운 미래의 외계유전자와 관련된 이야기나, 먼 옛날의 바이러스에 관련된 내용 등 새로운 장르로의 변화 시도가 있었던 지라, 존 그리샴님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은 아닐까 기대 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의 레인메이커는 새로운 장르로의 변화가 아닌, '행운을 몰고 오는 활동가, 진짜 실력자'라는 의미의 미국 속어와 함께하는 정석 적이지만 이전보다도 더욱 재미있어진 법정 소설이었습니다. 그럼 막 사회에 나온 법대 졸업생 '나'―루디 베일러를 따라 정의의 이름을 부르짖는 현장을 들러볼까요?


   법대 졸업을 앞둔 루디 베일러―이하 그―는 취업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사랑했던 여자는 다른 남자와 함께 사라져버렸고, 없는 돈 털어서 산 그녀를 위한 선물은 밤손님이 실례를 해버리고 맙니다. 거기에다가 예정되어있던 직장은 어느 날 갑자기 그를 버리게 되고, 결국 그는 파산 신청까지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멤피스의 수많은 법률 사무소와 변호사 사무소를 방문해 자신을 알리며, 언제나처럼 '요기'라는 술집에서 바텐더로 일합니다. 하지만 머피의 법칙Murphy's law마냥 꼬여버린 그의 인생에 기적의 전환점이 나타나니, 그것은 '노인관련법 문제'로 인한 무료 봉사 차원의 수업을 통해서 만난 이들이 내거는 뜻밖의 제안이 있었기 때문인데…….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기에 더욱 거리낌없는 주인공. 지푸라기 같은 희망이라도 잡으려고 발버둥치며, 결국 조금 있던 희망마저도 그 빛을 잃어버렸을 때 찾아온 기적 같은 행운.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사르기 시작합니다. 절대 승리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작지만 큰 전쟁을 위하여!!


   이때까지의 존 그리샴님과는 무엇인가 다른 맛이 나는 작품. 그것은 3인칭이 아닌 1인칭―나―의 시점으로 풀어나가는 현실 감각적 표현이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나'라는 시점을 통해서 보는 주위의 사건과 인물들의 묘사는 자칫 전혀 '이해불가능'이라는 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의 심리에 푹 빠져 볼 수 있었습니다. 글쎄요. 그건 초보 변호사의 심리상태와 아무것도 모르는 독자의 심리상태가 묘하게 공감대가 형성 될 수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 작품에는 피가 튀기는 먼 나라 이야기 같은 형사소송보다도,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일어날수도 있는 민사소송이 주를 이룹니다. 그레이트 버니피트 보험회사의 비싼 변호사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이 노력의 행운으로 그 전투를 준비하는 그. 홀로 고독한 싸움을 하게될 줄 알았지만 그를 도와주는 이들과 함께하는, 사회의 종양을 신랄하게 유린하는 모습에서 묘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극단적인 비유를 하자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를 실감할 수 있었다랄까요?


   그리고 그는 일거리를 찾으면서 알게된, 남편으로부터 구타당하는 켈리를 구하고 사랑의 도피를 계획하는데…….


   레인메이커. 이 말은 기우제祈雨祭를 주관하는 샤먼―제사장의 의미에서 파생된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간절한 기원으로 인한 거대한 결과― 언젠가 닥치게 될 사건 속에서 노력의 결과인 '기적'을 말하는 이야기. 우리는 우리의 인생에서 얼마나 '노력'을 하는 것일까요?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일획천금의 인생역전을 꿈꾸는 이들을 보며 조금 아쉬운 감정이 없지 않습니다. 또한 이 작품을 접한 뒤 저는 노력으로 인한 기적을 다시금 꿈꾸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불가능해 보이기에 포기하는 것보다는, 불가능해 보이기에 도전해 보는 것이 재미있지 않을까요?


   즐거운 마음으로 이번 작품을 덮으며, 다음 작품인 '사라진 배심원Runaway Jury'를 뽑아들어 봅니다.


Ps. 이 작품도 동명―레인메이커The Rainmaker―으로 영상화 되어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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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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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분ONZE MINUTOS
저자 :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
역자 : 이상해
출판 : 문학동네
작성 : 2004. 12. 23.


   "무엇이?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씨가 성性에 관련된 소설을 썼다고? 우와 이번에는 어떤 작품일까?"
   이런 호기심으로 읽기를 갈망했던 작품 '11분'. 그런데 마침 저희 내무반의 대원 중 하나가 책을 샀기에 한번 읽어보았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소설 '연금술사O Alquimista'가 아름다운 동화처럼 느껴지는 내용으로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이야기라면, 이번 '11분'이라는 작품은 약간은 우화 같을지 모르겠지만 너무나도 사실적인 방식으로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저는 느꼈습니다.

   그럼 보물을 찾아 나서는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가 아닌, 브라질 처녀 마리아를 따라 진정한 사랑을 찾아 나서는 순례의 길을 살짝 따라 걸어볼까요?


   브라질의 작은 마을에 사는 소녀 마리아. 사춘기의 나이에 접하게 되는 정신적, 육체적인 변화에 '사랑'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마리아―이하 그녀―는 성인이 되고, 외국인의 꾀임에 빠져 스위스의 도시 중 제네바에 가게 됩니다. 그렇게 그녀는 1년 동안의 시간 속에서 나이트 클럽의 댄서로 일하게 되고, 자유를 위해 프랑스어를 배우게 되며, 결국 창녀의 삶을 살게 됩니다. 그리고 진정한 사항을 말해주는 한 남자―화가를 만나게 되는데…….


   성에 관련된 이야기. 하지만 전혀 얼굴이 붉혀지지 않는 깨달음의 이야기. 분명 상상력을 자극하는 화끈거리는 장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때까지 접해 보았던 성을 다루는 이야기 중에서 무엇인가 모르게 감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분명 터부시되는 주제이기에 거부감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연금술사'마냥 하나 하나의 사건 속에서 확장되는 깨달음이란 정말 기분 좋은 체험이었습니다.


   '연금술사'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이번 작품 속에서 하나의 소재로서 책 연금술사가 언급됩니다. 그녀는 그 책을 통해서 자신의―무모할지도 모를 모험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특히 화가―랄프를 만나게 되는 카페 '산티아고의 길'에서는 표지를 따라 걷던 양치기 산티아고가 떠올라 미소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11분. 이것은 이 작품의 제목이자. 그녀가 언젠가 쓰고자하는 사랑에 대한 책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것은 그녀가 수많은 남자를 통해 알게된 몸과 몸이 하나가 되는 행위의 시간을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랄프―그와 함께 11분 그 이후의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오르가즘. 그녀가 그동안 찾아 헤매던 진정한 사랑의 또 다른 이름. 그리고 그녀는 그와 함께 할 것을 갈망하게 되는데…….


   수많은 사람들도 그렇지만 저 또한 진정한 사랑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의식 적으로인지 교육된 윤리관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직까지 육체를 통한 사랑은 경험해 본적이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이 작품 속의 주인공들처럼 깨달음을 동반한 사랑을 가져봤으면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아있군요(웃음)


   "그녀가 나의 이름을 불러줄 때. 난 그녀의 것이 되고 싶다."
   이것은 최근까지 제가 꿈꾸고 있던 저만의 로망입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것은 누군가 저의 '내면의 빛'을 발견해 주길 바라는 것은 아닐까라며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내면의 빛'이란 연금술사에서의 '자아의 신화'와 같이 자기 자신만의 정체성의 증명을 위한 어떤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랑. 함부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사람 수만큼의 이야기. 또한 절대적인 힘을 지니고 있기도 한 오묘한 철학의 단어를 이번 작품을 읽고 다시금 진지하게 생각해 봅니다.


   이 세상이 허무와 증오보다도 사랑으로 가득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눈으로 보이는 것도 사랑하되, 마음으로도 사랑하는 방법을 익히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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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실 1
존 그리샴 지음 / 시공사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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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가스실The Chamber
저자 : 존 그리샴John Grisham
역자 : 정영목
출판 : 시공사
작성 : 2004. 12. 21.


   "로맨스가 없다는데 과연 재미있을려나?"
   이번 작품 '가스실'을 읽기 전. 이 작품의 작은 정보를 접하고 했던 혼잣말입니다. 저도 초보라지만 소설이라는 것을 쓰는 사람으로서, 남녀간의 로맨스가 없으면 재미가 없다고 어떤 분에게 말을 들은 적이 있었던 지라. 한참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존 그리샴의 이번 작품에 내심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거 다 읽고 나니 역시나 남녀간의 로맨스가 없었던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 '하트인 아틀란티스Hearts in Atlantis'보다는 조금 못했지만 찡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타임 투 킬Time to kill'에 이어, 정의의 이름 앞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의 이야기. 타임 투 킬 보다도 더욱 섬세하고 날카롭게 인간의 선택에 의한 죽음을 다룬 작품. 그럼 존 그리샴의 다섯 번째 작품 '가스실'을 읽어보겠습니다.

   아 그전에 샘 케이홀―이하 샘―이라는 노인의 나이가 예순인지 일흔인지 헷갈리는군요. 어차피 사형이 연기되거나 풀려나도 자연적으로도 살날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는 내용만 머리 속을 떠돕니다.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몇 십 년 전. 인종차별에 대해 시끄러웠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시대에 급진적인 유태인 변호사가 있습니다. 어떤 집단은 그 유태인에게 경고를 주기 위해 그의 사무소를 폭발시키기 위한 계획을 짜게 됩니다. 하지만 의도한 방향으로 시나리오가 전개되지 않게 되고, 결과는 예상치 못한 살인에 이르기까지 합니다. 바로 그 사무실에 놀러갔던 두 명의 아이가 폭발 속에서 죽어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폭발 현장 근처에서 체포되는 샘. 몇 차례의 제판 속에서 자유를 찾기도 했지만, 결국 자유를 잃은 체 사형수 감방에서 10년 가까이 죽음을 기다리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4주라는 삶의 시간이 약속 되게 되는데…….

   한편 자신을 애덤 홀이라고 소개하는 변호사 청년이 등장합니다. 그는 자신을 샘의 손자라고 주장하며, 전 변호사가 포기한 샘을 자신이 살려보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노령의 나이이며 죽음을 앞둔 체 비극적 세월을 하나 둘씩 정리해나가는 샘과 갓 사회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비극적인 가족사를 알아가고자 하는 손자 애덤의 만남과 함께. 그렇지 않아도 짧게만 느껴지는 약속된 4주라는 죽음의 시간이 숨막히게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을 읽다보면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한 '인종차별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는 것 같습니다. 비극적이며 암울했던 시대 속에서 그 악몽의 흔적 마냥 남아있는 현대의 인종차별까지 살펴볼 수 있는 작품. 그리고 그 역사를 대변하는 한 사람의 처벌에 대한 이야기. KKK단을 기준으로 말해지는 인종차별과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가족들의 이야기. 결국 가해자 또한 피해자가 되어버리는 이 이야기는 미래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품은 체 시대의 비극을 말하는 듯 했습니다.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수가 있습니다. 어차피 풀려나도 살날이 얼마 남지 않는 노령의 나이. 공범자가 있어 잘만하면 사형이 연기되며 자유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공범자를 비밀에 붙이고, 그 이전부터 있었던 여러 사건으로 인해 마음 아파하며, 그것을 자신의 죽음으로서 모든 것을 변상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비극적이지만 자신들의 가족사를 되찾으려는 손자를 보며 그는 밝은 미래를 예견합니다.
   글쎄요. 사람은 죽음 앞에서 초연해짐과 동시에 아무리 악한이라도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접한 것 같습니다. 비록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었으며, 그의 가족들마저 그를 버렸지만, 이 작품에서는 진정으로 자신을 뉘우쳐 가는 한 사람이 나옵니다. 결과요? 미리 발설하면 손자 애덤의 필사적인 노력이 재미가 없어질 것 같으니 힌트만 드리지요. '타임 투 킬'과는 다른 판정이 나온다랄까요?

   그리고 마지막 부분. 결국 손자마저 죽음의 그림자가 덮치는 듯한 장면이 있어서, 미스터리 서스펜스가 되는 것은 아닐지 에매 모호한 부분이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죽음 앞에서 강인했던 한 사람이 나약하게 변해 가는 모습과 자신은 당신의 손자라면서 사라지기 직전의 불똥 같은 희망이라도 잡으려 노력하는 손자 애덤의 모습에 가슴이 찡했습니다.


   하아. 인간이 인간을 심판한다라. 하나의 큰 사건은 그 한사람의 인생을 평생에 걸쳐 정의 해버리고, 그 한사람은 변해버린 자신을 보면서도 결국……. 슬픕니다. 현실이 마냥 무섭게만 느껴집니다. 사형제도. 과연 이건 얼마나 굉장한 것일까요? 사형을 부르짖는 자들. 그자들은 죽음을 앞둔 사형수의 심정을 알기는 하는 것일까요?


   오랜만에 선택되어지는 삶과 죽음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Ps. 이 작품 또한 챔버The Chamber라는 제목으로 영상화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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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5-03-12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에 손자마저 죽음의 그림자가 덮치는 듯하다?! 정말 그렇군요. 전 뭔가 어색하게 끝나는 것 같아서 번역과정의 실수인가 했더니만... 정말 듣고 보니까 바로 그거였군요. 그렇게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을 괜히 생각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ㅋ

무한오타 2005-03-12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상하게 끝나는 것 같아서 번역과정중이 실수인가 했는데... 그 부분을 몇번 다시 읽어도... 어쩐지 '미스터리 서스펜스'적 결말부분 처럼 느껴져서 그렇게 감상을 기록했습니다. 제가 잘못 이해한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하하핫^^;;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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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연금술사O Alquimista
저자 :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
역자 : 최정수
출판 : 문학동네
작성 : 2004. 12. 16.


   하아. 저 자신에게 너무 실망했고, 그 이전에 저를 생각해주시던 모든 분들께 큰 실례를 범했던 것에 갈피를 못 잡고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한동안 모든 것을 쉬려고 했을 때. 저는 이 작품 '연금술사'를 다시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가 2004년 3월. 1종대형 운전 면허 관련으로 중앙경찰학교로 다시 갔을 때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분명 그 당시 감상문을 작성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때까지 작성했던 감상문을 훑어보는 도중 아직 작성되어있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소설 연금술사의 '신화의 자아'를 찾아가는 한 청년의 뒤를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는 같은 꿈을 두 번 꾸게 됩니다. 꿈속에서 자신의 양들과 놀던 꼬마가 자신을 피라미드로 데리고 가는 꿈을. 그래서 겸사겸사 마을로 내려가 점쟁이를 만나 해몽을 부탁하지만, 알아듣지도 못할 말만 잔뜩 듣게 됩니다. 실망은 잔뜩 한 체 거리로 나와 책을 읽으려고 하는 산티아고. 그때 자신을 살렘의 왕이라 소개하는 한 노인을 만나게 됩니다. 점쟁이와 별반 다를 것 없는 대화. 하지만 이유 모르게 마음속을 메아리치는 노인의 말과 함께 산티아고는 자신의 꿈의 인도를 따라 피라미드를 향한 여정을 나서게되는데…….

   산티아고는 피라미드를 향한 여정 속에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양을 판 돈을 일순간 도둑 맞기도 하며, 고향으로 돌아갈 여비와 양을 산 돈을 위해 크리스털 삼정의 점원으로 들어가 일을 하기도 합니다. 그밖에 물질적 연금술을 공부하는 영국인을 만나기도 하며, 오아시스의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는 등, 몇 차례의 좌절과 시련이 그를 시험에 들게 하지만 산티아고는 결국 자신의 꿈을 향해 길을 걷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피라미드에 도착하게 되는데…….


   저는 여행을 좋아합니다. '느낌'을 따라 모르는 길을 걷는 것을 좋아하며, 어떠한 '상징'에 혼자만의 작은 행복을 즐기기도 하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무시하고 살아가는 저 자신을 느끼게 되었을 때는 이미 사태가 손쓸 수 없이 커져 있는 것에 저는 자신에게 실망을 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 작품에는 너무나도 좋은 말이 많이 나옵니다. 신화의 자아, 은혜의 섭리, 초심자의 행운과 이어지는 가혹한 시험. 그리고 표지를 따라 걷는 한 청년의 이야기라. 또한 기록되어는 여정이기에 겁날 것이 없다는 아랍어 '마크툽'. 그냥 문장으로 접하면 무슨 소리인지 모를 말들. 하지만 제가 이때까지 살면서 생각하고 있던 많은 것들을 이 작품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도 아름답게 서술해나가고 있음에 너무 나도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꿈을 꾸며, 또한 좌절을 겪으며, 많은 만남과 헤어짐. 그 속에서 울고, 웃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이 작품을 접할 때는 나름대로 힘든 시기임을 발견 할 수 있었고, 이 작품에서 말해지는 하나의 '표지'로서 저는 마음이 편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연금술이란 무엇일까요? 납을 금으로 만들고, 불로장생의 묘약을 발견하며, 절대적 지식의 깨달음을 얻는 것? 글쎄요. 이 작품에서 말하는 것을 제가 인식한 바로는 이 세상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자신의 꿈을 사랑하는 그 순간 모든 것을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진정한 연금술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속담을 예로 들면 억지 같지만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와 비슷할까요?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 그리고 꿈은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것을 저는 이 작품을 통해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의 본질은 본디 간단한 것. 하지만 숲을 보지 못한 체 나무만을 보는 앎의 행로는, 그 좁은 시야로 하여금 정작 중요한 것은 보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저 자신에게서만 어떤 답을 찾지 말고, 제 주위의 많은 분들과 더불어 어떤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였으며, 또한 아직 더 많은 생각을 해봐야 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서 느낀 것과 생각한 것은 많은데 아직은 뭐라고 강하게 정의 내리긴 좀 그렇습니다. 아니 어떤 것에 대해 강한 정의를 내리는 것만큼 시야를 좁게 하는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이 작품에서 제일 좋아하는 구절을 되 뇌이며 이번 기록을 종료합니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 되도록 도와준다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j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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