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Das Parfum-Die Geschichte eines Moerders, 1985
저자 : 파트리크 쥐스킨트
역자 : 강명순
출판 : 열린책들
작성 : 2008.06.01.




“당신은 무엇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있는가?”
-즉흥 감상-




  영화 ‘향수 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2006’ 이후. 원작이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무얼 하고 있었는지 동생이 책으로 한 권 사왔음에도 불구하고 읽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한명이 결혼과 함께 짐을 정리하면서 조그맣게 만들어진 책을 한 권 주기에 그냥 읽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번에 소개해보고자 하는 작품이 되었는데요. 아무튼, 수다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지금부터 하고자하는 이야기가 18 세기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그 당시에 살아있었던 적지 않은 천재들 중 가장 혐오스러운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는 것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지독한 악취를 일상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유독 심한 악취를 자랑하는 곳에서 한 생명의 탄생을 알리게 되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을 열게 되는군요. 
  그렇게 끈질긴 생명력으로 죽음으로부터 살아남게 되는 한 아기의 성장과정이 차례차례 소개되기 시작하는 이야기는, 냄새로서 세상을 인식하게 되는 한 사람의 첫 번째 살인에 대한 것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런 한편, 인생의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던 한때 최고의 향수 장인이라 불리던 사람이 등장하게 되는 것으로, 우연한 만남을 통해 주인공에게 그 기술을 배울 수 있는 ‘도제’로의 길이 열리게 되는 데요. 그것을 기점으로 하여 주인공에게는 ‘최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한, 그리고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감히 ‘악마적인’ 연쇄 살인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작품을 영화관에 앉아 처음 만났을 때. 함께했던 친구 자신은 원작을 알고 있기에 별로 재미가 없었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화 자체에서 무엇인가 문학작품을 읽는 기분으로 만났었다보니 그럭저럭 괜찮은 작품이라고 판단했었는데요. 비록 번역서라지만 이렇게 실물을 만나고 나니 그렇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작을 다 담아내지는 못했다는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냄새로 세상을 본다. 그러고 보니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감각기관으로 세상을 볼 수밖에 없었던 인물로, 개인적으로는 ‘데어데블 Daredevil, 2003’에서의 주인공을 먼저 떠올려 볼 수 있었습니다. ‘매트릭스 The Matrix’에서의 네오일 경우 마음의 눈을 떠버린 나머지 문자로 이뤄진-환희와 함께하는 삭막함으로 가득 찬 공식화된 세상을 볼 수 있었다지만, ‘데어데블’에서의 내리는 빗속에서 보여 지는 사랑스런 그녀의 모습에 대한 표현을 작품 내 감히 최고의 명장면으로 칭하고 싶을 정도로, ‘특정 감각의 극대화’라는 것은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보게 해주는 매력적인 소재라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에 읽은 책은 60㎜×90㎜ 크기의 축소 본으로서, 120㎜×185㎜ 크기의 일반 책에 부록마냥 붙여 팔던 것이었는데요. 휴대폰으로 소설을 읽으시는 분들은 별 무리 없이 읽으실 수 있겠으나, 기나긴 서술이 있는 이런 작품일 경우에는 역시 일반 인쇄본으로 읽는 것이 편하다는 결과를 얻어내 볼 수 있었습니다. 그거야 어찌되었건, 들고 다니는 내내 주위의 관심을 이끌어내었던 이 책을 선물해준 친구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적어볼까 하는군요.




  다시 작품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면, 소설과 영상물에 대해 전반적으로는 시작에서부터 결말에 이르기까지 별로 다를 것이 없었지만, 좀 더 확장되는 스케일로 이야기를 만나보시고 싶으신 분들께는 이번 책을 추천해보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 ‘살인’에 대한 당위성에 대해서만큼은 영상물 쪽에서 표현이 더 잘 되어있었다는 개인적인 평가가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두 작품을 통해 입체적인 감상의 시간을 가져봐주셨으면 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 
 

TEXT No. 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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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글러
토비 후퍼 감독, 로버트 잉글런드 외 출연 / 블루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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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맹글러 The Mangler, 1995
원작 : 스티븐 킹-소설 ‘맹글러 The Mangler, 1978’
감독 : 토브 후퍼
출연 : 로버트 잉글런드, 테드 레빈, Daniel Matmor 등
등급 : 18세 관람가
작성 : 2008.05.30.




“‘에너지 큐브’의 원동력은 처녀의 피였단 말인가!?”
-즉흥 감상-




  어떤 분들은 저에게 마니아라고도 하시지만, 저는 국내로 스티븐 킹에 관련해 저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진 분을 알고 있습니다. 저야 우연찮게 이런 저런 작품들을 접하고 있다가 현재시점에서 스티븐 킹 영역에 관심이 꼽혀있을 뿐, 그분은 번역까지 하고 계시니 할 말은 다 한 샘이지요. 아무튼, 그동안 깜빡하고 있던 시리즈에 대한 감상의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금방이라도 땀 냄새와 기름 냄새가 풍길 듯한 세탁공장 내부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던 중에 작은 사고가 일어나는 것으로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되는군요. 
  한편, 시작부터 그리 유쾌해보지 않던 어떤 형사의 아침은 결국 작은 교통사고로 이어질뻔한 상황을 보이게 되지만, 어떻게든 ‘블루리본’이라는 세탁공장에서 발생하게 되는 죽음의 현장을 방문하게 됨으로서 사건의 심각성을 드러내게 됩니다. 그런 한편, 세탁공장에서 반출되었던 아이스박스와 관련되어 ‘악령’의 존재성에 대한 가능성이 논해지던 중에도 크고 작은 사고들이 연이어지게 되는데요. 그런 과정 속에서 하나 둘씩 밝혀지게 되는 사건의 진상에 대해,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형사의 활약이 있게 되지만…….




  기억하고 있던 원작의 내용과 조금 다른 것 같다고 생각되어 책을 다시 열어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제가 기억하고 있던 작품은 전혀 다른 작품이 되어버렸고, 이번 작품은 원작의 내용을 이왕이면 그대로 살리려 노력한 작품임을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요. 물론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달라져버리고 말았지만, 전반적으로는 원작에다가 살붙임을 더한 기분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네? 그건 그렇고 위의 즉흥 감상에 대한 설명을 원하신다구요? 아아. 위의 ‘에너지 큐브’라는 것은 영화 ‘트랜스포머 Transformers, 2007’에 등장하는 기계에다가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힘의 결정체로, 이번 작품의 마지막에서 단순히 거대 다리미가 아닌 속박에서 풀려나 괴생물체가 되어버리는 그 모습을 통해 순간 ‘트랜스포머’를 연상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시대의 기술력과 설정상의 문제로 전체적인 모습이 아닌 부분적이고 순식간에 지나가는 모습일 지라도, 오오오. 금속생명체가 질주하는 그 모습은 생각보다 실감나게 영상으로 담겨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개인적인 궁금증이 하나 생기게 되었는데요. 제가 아직 세탁물과 관련된 일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데, ‘세탁공장’이야 헬스를 하거나 목욕탕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세탁물을 대량으로 처리해주는 곳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작품 속에 등장하는 거대한 다리미는 과연 실제 존재하는 것인지 알고 싶어졌습니다. 하긴, 세탁공장도 그 존재성만 알고 있었지 실제로 안 가봐서 잘 모를 뿐 그런 기계가 없으라는 보장은 없겠군요. 그렇기에 혹시 아시는 분 계시다면 조언을 부탁드려볼까 합니다.


  제가 이번 작품과 많은 혼란을 경험했던 작품은 영화 ‘스티븐 킹의 괴물 Stephen Kings Graveyard Shift, 1990’로 분명 작품의 주인공이 ‘쥐’와의 사투를 벌이게 된 이야기였지만, 거기에도 솜을 실로 만들 수 있게 정리해주는 거대한 기계장치와 그 장치에게 선혈을 먹이는 장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요. 그거야 어찌되었건, 인간 대신 일을 해주는 기계장치에 대한 ‘인격’을 부여하는 마법이라. 그것에 대한 이야기는 차례로 소개할 남은 두 ‘맹글러’들을 통해 더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최근에는 ‘배트맨 Batman The Animated Series, 1992’를 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려드리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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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방비 도시(1disc) - 할인행사
이상기 감독, 김명민 외 출연 / 팬텀 / 200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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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무방비 도시 Open City, 2007
감독 : 이상기
출연 : 김명민, 손예진, 김해숙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8.01.23.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 다만, 악연만이 존재할 뿐.”
-즉흥 강삼-




  사실 영화 ‘미스트 The Mist, 2007’ 아니면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2007’를 보러갈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한쪽 방향으로만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찰나 짧은 휴가를 나온 친구가 보고 싶다 말하는 영화가 있어 만나보게 되었는데요. 뭐. 그냥 한번은 볼만 했다 생각이 든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전기로 만들어진 꽃과 하얗고 빨간 빛의 강줄기가 흐르는 아름다운 도시의 밤 속에서 어디론가 급하게 이동 중인 경찰차량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교통사고가 나는 듯 하더니 깡패집단과의 전투상황이 발생하게 되는군요. 
  그렇게 일본에서 발생하게 되는 소매치기 범행에 대해 그 조직이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한국으로의 수사협조 요청이 들어옴에 ‘소매치기 전담반’이 만들어지게 되고, 마침 일본에서 국내로 들어와 기업형 소매치기 조직을 새롭게 만드는 일당으로 인해 기존의 소매치기 조직과 ‘소매치기 전담반’이라는 삼파전을 그려나가게 됩니다. 그런 한편으로 각각이 가진 ‘과거’로 인해 모든 흐름이 복잡 미묘한 관계로 발전하게 되고, 결국에는 ‘비극’이라는 이름의 ‘전쟁’에 초읽기를 시작하게 되는데…….




  처음 이 작품을 보기 전으로 ‘이젠 대한민국도 갈대까지 간 나라란 말인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작되는 화면에서의 인정사정없는 장면을 통해 ‘아아. 또 조폭 영화인가?’라며 생각을 확장시키고 말았는데요. 하지만 계속 되는 이야기에서는 개인적으로 이때까지 접해보지 못한 ‘소매치기’의 세상을 만나 볼 수 있었기에 신선한 기분을 받아 볼 수 있었습니다.


  흐음. 무방비 도시라. 아직 휴전 상태인 나라이기도하지만 선진국이라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양육강식의 이론이 적나라하게 펼쳐지기도 하는 밀림에 살고 있지는 아니한가라는 기분을 가끔씩 느끼게 하는 대한민국. 아무리 영화는 영화자체로 만나야 한다고는 하지만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고 말았습니다. 그것을 ‘우리’라고 말해지는 집단이기주의의 광기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공과 사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은근슬쩍 팔을 안으로 굽게 하는 모습을 마주할 때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라고 우기기까지 하는 것을 애교로 정치에까지 이야기를 덧붙여보면 그동안 우습지도 않은 많은 일들이 자행되어왔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인데요. 이번에 또 한 번 새롭게 시작하는 정치판에서는 부디 좋은 결실이 많이 달렸으면 소망해봅니다.




  음? 문득 이 작품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검색을 해보니 같은 제목의 영화 ‘무방비도시 Open City, 1945’가 검색되었는데요. 만들어진 연식이 엄청난 차이가 있고 국적도 다른바 저 당시에는 또 어떠한 ‘무방비 도시’가 만들어졌을지 궁금해져버렸습니다. 미리 짐작을 해보자면, 역사란 돌고 도는 것이기에 각각의 시대상에서 도시의 안녕을 위협하게 되는 상황은 발생하기 마련이지 않을까 하는데요. 한편으로는 ‘소매치기’ 정도의 소재로 도시의 안녕이 무너질까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나비효과’라는 이론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관계로 부디 스스로 멸망하는 삶이 아닌 좀 더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해봅니다.




  그러고 보니, 즉흥 감상을 풀이하지 않고 끝낼 뻔 했군요. 이번 작품에서는 안방극장에서 자주 뵙던 연기자 분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영화자체가 그러한 연속극 마냥 얽히고설키는 인간관계를 그리고 있었다는 점과 그 속박의 굴레에서 벋어날 수 없었기에 비극적인 결말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위의 즉흥 감상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소설 ‘늑대인간 Cycle of the Werewolf, 1984’의 감기록으로 이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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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디파잉 - 할인행사
질리안 암스트롱 감독, 캐서린 제타 존스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 : 데스 디파잉: 어느 마술사의 사랑 Death Defying Acts, 2007
감독 : 질리안 암스트롱
출연 : 캐서린 제타-존스, 가이 피어스, 시얼샤 로넌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8.03.31.




“이것은 누구를 위한 이야기인가?”
-즉흥 감상-




  이상하게도 보고 싶은 새로운 영화가 영화관에 올라오지 않던 3월. 하지만 노력의 대가로 받게 된 할인권을 쓰고 싶었기에 영화를 쏘겠다는 ‘알림’까지 올렸지만, 그 결과로의 과정은 참 아슬아슬했습니다. 아무튼, 별 기대도 없이 만나봐 한번은 볼만하다 생각된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수면아래인 듯한 공간의 모습과 한 소녀의-어릴 때 가지고 있다가 지금은 사라져버린-어떤 능력에 대한 고백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한 남자의 방문으로 인해 자신과 엄마의 삶이 바뀌게 되었다는 언급에 이어 한 남자가 수면 아래로 쇠사슬에 묶인 체 들어오게 되는군요. 
  그렇게 위대한 마술사 후디니의 탈출마술쇼 현장으로 시작을 열었던 화면은, 이제 주인공 모녀가 살고 있는 마을로 새로운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미모의 심령술사와 그녀의 조수’로서 사기에 가까운 심령술을 보이는 모녀의 삶을 보여주게 되는데요. 심령술사를 상대로 마술사 자신의 ‘어머니의 마지막 유언’을 알아맞히는 자에게 거액의 돈을 준다는 것을 빌미로 심령술사의 사기극을 파헤치며, 또한 ‘위대한 마술사’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 ‘해리 후디니’가 마을을 방문할 것이라는 정보에, 모녀는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사기를 벌이기로 결심하게 되지만…….




  ‘그래픽 같아!!’를 외치고 싶은 부분이 있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무난한 연출기법과 이야기의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제목과 내용이 ‘불일치’를 말하고 있다는 판단에 원제목을 보니, 이런! ‘Death Defying Acts’를 직역해서 ‘죽음에 도전하는 행위’가 되는 것을 보아 한방 먹은 기분이 들어버렸습니다.




  사실 ‘어느 마술사의 사랑’이라는 제목만 보고는 지난날 재미있게 만나보았던 영화 ‘일루셔니스트 The Illusionist, 2006’와 같은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작품에서는 ‘죽음에 도전하는 행위’를 업으로 생활하는 마술사를 만나게 된 두 모녀와 그런 모녀와의 만남을 통해 그 행위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가지게 된 한 남자의 복잡 미묘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보니, 거기에 제목에서 받아버린 혼란 때문에 배신에 이은 실망감이 생긴 것은 아닐까 합니다.




  그래도 이번 작품에 대해 한번은 볼만하다고 했던 것은, 이 작품에 소개되는 ‘위대한 마법사 후디니’가 실존 인물이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는데요. 아무리 옳지 못한 자세라고 말하고 있다지만, 저도 엄연히 한국 사람이라는 것인지 ‘즐기기 위한 마술’이 아닌 ‘파헤치기 위한 마술’이라는 자세로 마주하고 있었던지라, 언행일치와 심기일전을 위해서인지 언젠가부터 더 이상 시청을 하고 있지 않은 저 자신을 발견해 볼 수 있었을 뿐입니다. 세상에나. 분석해서 진실을 밝힌다고 별로 도움도 안 될 일. 그냥 재미있게 즐기고 싶은데 그것마저 통제가 되지 않는 이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단 말입니까! 아아. 저는 즐겁게 살고 싶습니다!!




  후우. 자괴감의 감정을 식히고 자리에 앉아봅니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죽음에 도전하는 행위’를 먼저 생각하고 작품을 떠올려보면 훨씬 편한 기분이 드는데요. 그런 행동을 하는 마술사의 마음이라거나, 그것을 지켜보는 모녀의 모습을 통한 아슬아슬한 심리묘사는 정말이지 멋졌습니다. 거기에 팜므마탈 적 매력을 뿜어내던 캐서린 제타-존스 님의 모습은, 아아아. 모니카 벨루치 누님 정말 죄송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3월의 마지막 밤이 끝나가려 합니다. 2010년까지 1000회의 공식 기록을 약속한 ‘감상기록장’은 취미이니 둘째 치더라도, 4학년의 삶이 1달이나 지나버림에 엄청난 중압감이 느껴지는데요. 그거야 어찌 되었건,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 더 무비 The Simpsons Movie, 2007’의 기록으로 이어보며 이번 기록을 마쳐볼까 합니다. 아참! 다들 환절기 감기는 조심하고 계시나요? 


TEXT No. 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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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토벨로의 마녀
파울로 코엘료 지음, 임두빈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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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포르토벨로의 마녀 A Bruxa de Portobello, 2007
저자 : 파울로 코엘료
역자 : 임두빈
출판 : 문학동네
작성 : 2008.05.29.




“당신만의 ‘길을 걷는 방법’은 무엇인가?”
-즉흥 감상-




  조금씩 더위를 더해가던 늦봄의 어느 날.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의 벤치에 앉아 책을 읽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될 것만 같은 5월하고도 말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우연찮게 받게 되었던 상품권으로 모처럼의 세책으로 구입해 읽게 된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여기에 실린 모든 증언이 실화이며, ‘포르토벨로의 마녀’라 불린 한 인물에 대한 전통적인 전기를 쓰려는 것이 아닌, 그녀를 만났던 사람들이 자신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는 것이노라 라는 식의 인사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마녀’이자 ‘아테나’라고도 불렸던 한 여인의 죽음 이후라는 것을 알리게 되며 뱀파이어 전설에 대해 BBC에서의 의뢰를 받아 취재 길에 오르게 되었다는 한 신문기자의 소개로 본론으로의 장을 열기 시작하는 기록은, 우선 어머니를 찾기 위해 여행 중이었던 그녀와의 만남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한편, 분명 그녀가 자신의 스승이지만 자신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이라면서 노골적인 적대감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는 여배우, 아테나에게 있어 영적 스승이라고 할 수 있을 ‘에다’, 그런 아테나를 만난 적 없던 점성술가의 기록은 일단 넘기고, 아테나가 그토록 찾아 헤매었던 생모, 아테나의 전남편, 그리고 그녀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과의 인터뷰가 이미 존재하지 않게 되어버린 ‘그녀’를 조금씩 그려나기가 시작하는데…….




  음~ 실화라고 하기에 열심히 읽고 있었지만, 결론부터 말해보자면 픽션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긴, 읽는 동안에도 ‘이것이 실화라면서 난 왜 한 번도 들어 본적이 없지? 그만큼 우리가 외부세계와 정보교류가 원활치 못하기 때문일까?’ 등의 수많은 ‘사실성’과 관련되어 의심이 들었던 저는 일단 다 읽고 생각해보자며 독서삼매경에 빠져 들었었는데요. 소설 ‘연금술사 O Alquimista 1988’는 읽기가 참 편했는데, 그 이후로 ‘오 자히르 O Zahir, 2005’이 이르기까지는 도무지 이해가 어려워졌다고 판단이 서버렸던 반면, 이번 작품은 오랜만에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온 듯 즐거운 만남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 작품의 언급을 접했을 때는 제목보다도 표지에서 먼저 반응을 했었는데요. 제목을 읽으면서 분명 ‘마녀’를 인식하긴 했었지만, 표지를 보고서는 ‘으흠~ 이번에는 발레리나나 춤을 추는 여인에 대한 이야기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었습니다. 물론 작품의 주인공이 ‘춤’을 통해서 영적인 각성을 경험하게는 되었다고는 하지만, ‘책이라는 것은 ‘표지’로도 엄청난 흡입력을 발생시킬 수 있구나~’라는 개인적인 깨달음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는데요. 최근에 인터넷 지인분이 6월 초로 출간 예정인 어떤 책의 표지를 담당하셨다면서 이미지를 보여주시는 바. 꼭 읽어보고 싶다는 기분을 가질 정도였으니, 이름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각적인 관심을 끌게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군요. 성장해가면서 성공으로의 길을 걷게 되었지만 자신이 한번 버려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정체성에 대해 ‘공백’을 인식하게 되자, 그런 허전함에 ‘채워나감’을 통한 다양한 ‘영적인도’를 경험해나가는 한 여인의 이야기. 그리고 그 여인을 중심으로 ‘그녀’를 만남으로 자신의 인생에 있어 나름대로의 깨달음을 경험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여러 사람들의 시점으로 전개되었었다보니 처음에는 혼란도 없지 않았지만, 작품의 구성이 시간순서로 진행되었기에 결말에 이르러서는 한 인물에 대한 다양한 시점으로의 ‘입체적인 존재감’을 맛볼 수 있었는데요. 작가님의 이때까지의 작품을 통해 만나왔던 ‘동그라미 그리기’보다 이번에는 ‘하나의 가능성’에 대한 기분을 느끼게 되어 미약하지만 신선한 충격을 받아볼 수도 있었습니다.




  네? 후훗. 글쎄요. 어떻게 위의 즉흥 감상이 튀어나왔는지에 대한 설명을 적어보려고 해도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는바. 혹 이번 작품을 접하신 다른 분들의 감상을 알고 싶다고 적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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