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2018
지음 : 백세희
펴냄 : 흔
작성 : 2020.08.15.
“나도 상담을 받아봐야 하는 건가…….”
-즉흥 감상-
분홍색 벽지와 녹색의 바닥을 배경으로, 노란색 이불을 덮고 옆으로 누워 있는 여인이 그려진 표지를 살짝 넘겨봅니다. 그러자 자신에 대한 분석으로 인사를 건네는 지은이는 살짝, 진료실에서 ‘선생님’과 함께 나눈 대화가 하나둘씩 펼쳐지는데…….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이 책은 자살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냐구요? 제목만 보면 그렇게 오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극단적인 선택보다, 그 이전 단계가 아닐까 싶은 ‘우울증’에 대한 대화와 생각의 시간을 담고 있었는데요. ‘선생님’과의 대화와 함께하는 자가진단을 읽고 있으니, 순간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비밀 일기장을 발견해 읽는 기분’을 선물 받은 것 같아 깜짝 놀랐다고 적어봅니다.
위의 문단과 함께 즉흥 감상을 보니, 감상문을 쓰고 있는 저도 지금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냐구요?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번아웃 증후군’에 걸려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오고 있었는데요. 이 책의 표지에 적혀있는 “자기가 지금 힘든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아요. 이유 없는 허전함에 시달리면서.”라는 문장에 이어, 지은이의 사연을 읽고 있으니 ‘나도 상담을 받아봐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자가진단 했던 모습과는 달리 전에 받았던 심리검사에서는 자존감이 기준치보다 높다는 결과를 받았었는데요. 겉보기에 밝아 보이는 사람이라도, 내면세계는 어두울 수 있다는 예가 이런 걸 두고 말하는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으흠. 어디 좋은 의사 선생님 알고 있는 분은 살짝 추천 부탁드려보는군요.
영화를 볼 때 간혹 푹신한 안락이자에 눕거나 앉아서 의사처럼 보이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곤 하는데, 우리나라에도 그런 곳이 있었냐구요? ‘정신과 상담’이나 ‘심리상담소’라고 검색해보니 다양한 결과들이 나옴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부분은 ‘정신병원’과 함께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떠오르다 보니 ‘외국에는 그런 것도 있구나~’정도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요. 제 마음속에 있는 ‘우울’의 덩치가 통제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조심스레 문을 두드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2권은 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궁금하다구요? 저도 궁금합니다. 종이의 색이 회색으로 변하는 부분에 도착할 때쯤 갑자기 ‘2권에 계속’이라는 표시가 보이자 당황했는데요. 간혹 다음 책이 나올 것이라는 언급과는 달리 소식이 없는 경우가 있어 검색을 해보니,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2, 2019’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출판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도서관에는 두 번째 책이 들어오지 않은 것 같으니, 희망도서로 신청해봐야겠군요.
지은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은 게 확실한 거냐구요? 음~ 책을 읽으면서 제목과 연관된 부분을 찾으려고 했지만, 지은이가 금방 죽을 것 같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제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은, 하지만 어딘가 독특하면서도 시선을 끄는 문장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제목과 관련된 부분은 160쪽에서 발견했는데, 혹시 다른 부분에서 ‘떡볶이’를 발견한 분이 있다면 따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실까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구름과 같은 상태? 아니면 일곱 가지 색이라 이야기되지만, 사실은 더 많은 색을 가진 무지개 같은 모습? 네? 사회라는 시스템에 속박되어 기계의 부품이나 다름없는, 개인의 마음 따위는 중요하지 않은 것 아니었냐구요? 으흠. 다양한 의견 감사합니다. 비록 마음뿐 아닌 여러 가지가 개인적인 영역과 사회적인 부분에서 끊임없이 순환하고 충돌하며 나름의 균형을 만들어가고 있을 것인데요. 그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생시키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다른 책을 추천해달라구요? 우울증을 다룬 작품을 많이 만나본 건 아니지만, 떠오르는 걸 몇 가지 적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바로 도서 ‘왜 나만 우울한 걸까? Why Do Only I Feel Blue?, 2003’와 ‘엄마는 괜찮아-엄마를 잃고서야 진짜 엄마가 보였다, 2020’인데요. 이번 책과는 분위기가 달랐지만, 그만큼이나 ‘우울증’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상으로도 근사한 작품을 만났었던 것 같은데, 제목이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분들의 도움을 받아보고 싶습니다.
저는 어떤 식으로 우울을 마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구요? 그동안은 영화나 책을 미친 듯이 파고들거나, 작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여행을 다니거나, 머릿속에 있는 걸 어떻게든 현실에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등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상태로 자신을 내몰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죽음 이후로 ‘몰입’만으로는 그것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요. 최근에는 이런 마음 상태에 대해 힘들다면 힘들다고 말하는 것으로 감정을 달래고 있는데, 다른 분들은 또 어떤 방식으로 내면의 어둠을 마주하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그럼, 지은이의 두 번째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과연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지은이는 자신의 상태에 대해 어떤 결론을 마주하게 될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혹시 ‘3권에 계속’이라고 되어 있는 건 아니겠지요?
덤. 떡볶이 맛집 추천받습니다. 순대는 물론 간과 허파도 맛있으면 더 좋구요. 그리고 함께 드실, 마음속에 우울이를 키워나가는 분이 있다면 환영합니다.
[이 감상문은 '2020 용인시 '올해의 책' 전국 독서감상문대회 「처인성」'응모작 입니다.]
EXT No. 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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