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철도원
기타 (DVD) / 2000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 : 철도원 鐵道員: ぽっぽや, 1999
원작 : 아사다 지로-소설 ‘철도원 鐵道員, 1997’
감독 : 후루하타 야스오
출연 : 다카쿠라 켄, 오타케 시노부, 히로스에 료코 등
등급 : 전체 관람가
작성 : 2017.11.26.
“추억 보정은 시작되었으니.”
-즉흥 감상-
작품은 빛바랜 사진을 보는 듯한 화면으로 한 남자의 인생을 요약하는 것은 살짝, 증기기관차의 기관사에서 시작해 역장으로 정년의 앞둔 현재로 시작의 문을 여는데요. 신년과 더불어 역이 페쇄될 예정이기에 오랜 친구와 주변 사람들이 다른 일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다는 걱정 어린 조언을 받습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만 하는데요. 그런 그의 앞에 빨간 목도리와 인형을 든 소녀가 나타나 인사를 건네자, 그는 지난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데…….
이런 고전 명작을 이제야 본거냐구요? 아뇨. 지난 감상문을 살펴보니 10여 년 전에 만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곳에서 이 작품에 대한 감상문을 적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렇게 다시 만나본 것인데요. 음~ 다시 보니 처음 이 작품을 만났을 때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군요. 뭐랄까요? 문득 심령물인가 싶었습니다! 크핫핫핫핫핫!!
감히 어떻게 추억의 명작에 대해 그런 평가를 할 수 있는거냐구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의 추억에 시비를 걸었다면 죄송합니다. 저는 그저 저의 감성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적어보고 싶었는데요. 먹는 걸로 이야기를 한다면, 어릴 때 맛있게 먹었던 것을 성인이 되어 다시 먹는 순간 느껴지는 위화감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물론 전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간혹 ‘어? 이게 이런 거였나?’할 때가 간혹 있는데요. 어쩌면 말입니다. 저는 이미 순수를 잃어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 예전에는 감동적으로 봤던 작품인데, 몇몇 장면에서 경고창이 뜨는 기분이었는데요. 저처럼 이 작품을 오랜만에 다시 본 분들의 생각이 궁금할 뿐입니다.
어떤 점이 그렇게 거슬렸냐구요? 음~ 거슬렸다기보다는 ‘예전에는 가능했던 표현이지만, 요즘은 하면 안 되는 행동’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예로 들면 노인분이 외국에 갔다가 귀여운 아이에게 꼬추 따먹자고 했다가 이슈가 되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저도 어릴 때 할아버지께 많이 들었던 말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외국에서는 정서적으로 그것이 성추행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었었는데요. 그런 것처럼, 이 작품에서도 그 당시에는 친근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던 부분이 지금의 정서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장면으로 인식되었다는 점이 슬펐습니다.
추억 파괴 같은 소리는 그만하고, 작품에만 집중해달라구요? 으흠. 이 작품은 한평생을 기차와 함께 살아온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기관사에서 역장이 되었고, 노선과 함께 정년을 앞둔 한 장인의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철도원이었기 때문에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비극적 사건과 그것을 이겨낼 수 있게 해주었던 긍정적인 추억 등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이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록되는 철도원인데요. 이렇게만 적어버리면 뭔가 거창한 영화처럼 보이지만, 그냥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가장 좋을 듯 합니다.
추억보정이든 뭐든 이 작품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를 알려달라구요? 음~ 글쎄요. 제가 감독이 아닌 이상 답은 드릴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떤 한 가지 일에 자신의 인생을 걸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라는 질문도 떠올려 볼 수 있었는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어떤 일을 하며 인생을 살아가고 싶으십니까? 저는 그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최선을 다해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또 어떤 작품을 망각의 창고에서 발굴해볼 것인지 고민해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오랜만에 만난 추억의 명작, 좋았습니다! 크핫핫핫핫핫!!
TEXT No. 2931
★
[팬카페][트위터][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