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브이아이피 V.I.P., 2017
감독 : 박훈정
출연 :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등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작성 : 2017.10.18.
“내가 재미있다고 다들 재미있어하는 건 아니니.”
-즉흥 감상-
비행기를 타고 가는 남자가 있습니다. 밤의 적막 속에서 홀로 깨어있는 그가 도착하게 되는 곳은 ‘2013년 홍콩’. 비밀리에 어느 지점에 도착한 그는 CIA의 요원의 미션을 받고 건물에 들어가더니, 으흠. 한바탕 휘젓는군요. 한편 ‘5년 전, 평안북도 신의주’라는 설명과 함께 코스모스가 예쁘게 핀 들판 길을 걷고 있던 소녀가 납치되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장면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데요. 범인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수사하던 책임자가 좌천됩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3년 후, 서울’이라는 안내와 함께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의 시신 유기 현장을 보이는데요. 명백한 증거와 함께 진범을 지목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범인은 너무나도 태연히 수사망을 벗어나고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브이아이피’가 정확히 무슨 말이냐구요? 영어단어로 보통 ‘V.I.P’라고 쓰며 ‘Very Important Person’ 즉, ‘귀하신 몸, 요인, 주요인물’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은 그런 중요한 인물을 둘러싼 피바람을 보여주고 있었는데요. 정말 축여버리고 싶은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은 정말 오랜만인 듯 했습니다.
설마 ‘여자시체’로 유명한 영화가 바로 이거냐구요? 음~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가 싶어 영화정보를 보니 ‘여자’만 보일뿐 ‘여자시체’가 보이지 않아 뭔가 잘못 알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다 끝나고 나오는 엔딩크레딧에서 소문의 ‘여자시체’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이왕 해서는 안 될 장난을 칠거라면 ‘남자시체’도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홍콩에서 혼자 건물 내에 있던 사람들을 다 쓸어버리는 남자랑, 영화 본편의 내용이 어떻게 연결되는 것인지 궁금하다구요? 아아! 동지시군요! 반갑습니다. 저도 뭔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어 영화를 함께 본 지인 분께 같은 질문을 했었는데요. 어떻게 ‘장동건’을 못 알아볼 수 있냐며 혼났습니다. 그러면서 안경의 유무로 상대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이 정말 있다는 사실에 신기하다고 하더라는 것은, 으흠. 잠시 옆으로 밀어두겠습니다. 아무튼 시작 부분에 홍콩에서 싸우는 사람이 본편에서는 안경을 낀 국정원 인물로 등장한 것이었는데요. 그래도 못 믿겠다는 분들은 다시 확인해볼 것을 권해봅니다.
CIA요원으로 나오는 남자가 익숙한데 누군지 알려달라구요? 본명은 ‘피터 스토메어’로 여러 작품에서 주연이나 조연으로 등장했다고 나옵니다. 그중에서 몇몇 작품은 만났지만, 묘하게 익숙하다는 것 말고는 어떤 역할로 등장했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으니 미안할 뿐이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번 작품을 어떤 기분으로 만났을지 궁금합니다. 법을 초월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한 고발? 아니면 아는 것이 곧 힘이다? 그것도 아니면 그래도 정의는 승리한다?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저 ‘어때 이정도면 정말 사악한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 보이지 않아?’라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이왕 그렇게 만들 거면 영원히 잡히지 않을 전설속의 존재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적나라한 것보다는 살짝 드러나는 것이 더 자극적인 법인데, 이번 작품은 노출이 과하지 않았나 하는데요. 다른 분들은 또 어떻게 감상하셨을지 궁금합니다.
그럼, 또 어떤 작품의 먼지를 털어볼지 고민해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오늘 밤에는 영화 ‘더 포킵시 테잎스 The Poughkeepsie Tapes, 2007’를 만나보려 하는데, 혹시 같은 생각인 분들은 환영합니다! 크핫핫핫핫핫핫!!
TEXT No. 2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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