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마끄 까로 외 감독, 론 펄만 외 출연 / DVD Academy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 :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the city of lost children
감독 : 장 피에르 주네 & 마르크 카로
주연 : 론 펄먼, 주디트 비테, 도미니크피뇽
등급 : 연소자 관람가
작성 : 2004. 7. 13.


   오랜만에 휴가로 대구라는 도시에 상륙. 사람도 만나는 겸 중고 음반매장을 거쳐 교보아케이드의 DVD매장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마침 사고자했던 반지의 제왕 세 번째 이야기 ‘왕의 귀환’도 있기에 샀고, 다른 것이 뭐가 있을까하고 둘러보던 중 눈에 익은 이름이 발견되었지요. 그것은 바로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이 제목은, 글쎄요? 몇 년 전이었었지? 하여튼 오래전 동생이 산 게임 잡지의 부록으로 실려 있던 이상한 게임의 이름이었지요. 도스DOS환경에서 실행되었던 게임은 뭔가 어두우면서도 기괴하며, 묘하게 끌렸지만 조작 방법(한 여자아이의 시점으로 플레이되는 게임인데 영어로 나오는 것도 아니라서 정말 헤매었었다)을 몰라 포기해버린 게임이었지요. 하지만 게임 CD의 인쇄도 마음에 들고, 게임 음악도 마음에 들어 그 제목이 잊혀지지 않던 이름. 그 이름과 같은 영화가 싸게 파는 코너에 있었습니다. 게임표지와는 다른 인쇄지만―빨간 옷을 입은 귀여운 소녀와 못생긴 아저씨가 인쇄된 표지― 동일인임을 알고 충동구매를 해버렸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이 영화는 저의 기대를 무너뜨리진 않더군요.

   그럼 오랜만에 작품 속으로 빠져 들어가 봅니다.

   크리스마스를 말하는 듯한 집안의 모습. 한 귀여운 아이가 앉아서 심벌즈를 짤짤거리며 연주하는 인형을 보고 있습니다. 점점 그 동작을 멈추는 인형의 시선을 따라 같이 시선을 돌리는 아이. 그러자 불이 꺼져있는 벽난로로 산타가 한명 내려오지요. 작은 선물을 쥐어주는 산타로 인해 행복해하는 아이. 하지만 계속해서 등장하는 산타로 인해 방은 엉망이 되고 아이의 혼란이 화면을 어지럽게 장식합니다. 그리고 아이는 울음을 터뜨립니다. 하지만 이것은 꿈. 기계에 속박되어진 한 노인과 어린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며 잠에서 깨어납니다.

   해가 뜨지 않는 어두운 도시. 기괴하면서도 묘하게 끌리는 - 서커스단에서나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묘한 멜로디의 노래가 전반적인 혼란을 말하고 있습니다. 고아가 된 아이들은 도둑질을 일삼고, 기계의 눈을 달고 있는 맹인들은 새로운 시대를 노래합니다. 그리고 그런 어지러운 어둠의 도시 한 구석에서 몰래 납치 되는 아이들. 이런 도시를 주 무대로 한 아이가 납치되어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아이들의 납치는 꿈을 꾸지 못하는 겉모습만 늙어버린 천재과학자 크랭크 박사 자신이 꿈을 꾸기 위한 것. 그러던 어느 날 원(론 펄만)의 어린 동생이 납치되게 되고, 이야기는 고아 겸 작은 도둑 미에트(주디트 비테)와 함께 그의 동생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로 전개 됩니다.

   호러와 SF, 판타지가 절묘하게 섞여 연출되는 이야기. 프랑스 영화 특유의 산만함 속에서 어떻게 보면 무서운 동화같이 느껴지는 영화. 1995년도에 만들어졌다지만 깔끔하게 만들어진 이 영화를 보며 오랜만에 뭔가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아봤습니다.

   이번 영화를 보며, 그리 크게 무엇인가를 느꼈다는 것이 없습니다. 억지로 뭔가를 말하라면 인간의 광기나 집착 같은 코드를 읽을 수도 있지만, 글쎄요? 저는 이번 작품을 어떤 메시지보다도 영화 자체의 구성에 더욱 감동을 받았습니다. 전혀 다른 세상. 그것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말하면서도 묘하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또 다른 모습을 반영하는 기분. 훗 글쎄요. 아무튼 오랜만에 뭔가 ‘느낌’있는 영화를 본 것 같습니다.


Ps. 특히 론 펄먼이 예전에 제가 즐겨보았었던 외화드라마 미녀와 야수에서 빈센트로 나왔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표정연기보다는 내면의 ‘무엇’을 연기해내는 그의 탁월한 연기가 그리워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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