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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어야 하는 밤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제목 : 내가 죽어야 하는 밤 AchtNacht, 2017
지음 : 제바스티안 피체크
옮김 : 배명자
펴냄 : 위즈덤하우스
작성 : 2018.09.17.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무엇이든 일단 나쁜 방식으로 사용하려드는,”
-즉흥 감상-
마치 콘크리트의 표면의 연상케 하는 바탕에, 종이봉투를 뒤집어쓰고 총을 쥔 누군가가 그려진 표지를 넘겨봅니다. 그러자 ‘그 일이 있고 한 달 후’라는 표시와 함께, ‘오즈’라는 인물과의 전화로 고통스러워하는 한 여인이 보이는군요. 한편, 이번에는 ‘그 일이 있었던 한 달 전’이라는 표시와 함께, ‘벤’이라는 남자가 이야기의 바통을 넘겨받는데요. 공연을 앞두고 해고당하고, 폭행 현장에 개입했다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바보취급 당하는 것도 모자라, ‘8N8’이라는 게임의 사냥감으로 지목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마는데…….
이 작품이 영화 ‘더 퍼지 The Purge 시리즈’와 비슷하다고 하던데 정말이냐구요? 음~ 조금은 닮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더 퍼지’는 일 년에 한번 국가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사냥의 날’에 대한 이야기고, 이번 작품은 국가는 인정하지 않지만 사냥감으로 지목된 인물을 사냥하는 이들이 등장하는 작품인데요. 비슷한 듯 하면서도 전혀 다른 설정이었다는 점에서, 궁금한 분들은 영화와 책을 통해 비교의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이 작품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하던데, 어떤 점에서 그런지 알려달라구요? 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양한 SNS를 통해 발생하는 ‘마녀사냥’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유명한 사람들한테만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더러 있는데요. 익명의 가면을 쓰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기 때문에 힘을 얻는다고 생각하여, 잘못된 것을 진실인양 소리 높여 주장하는 분들을 못 봤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간혹 잘못인 줄도 모르고 의기양양하게 글을 올렸다가 질타를 받는 일반인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데요. 이번 작품에서는 웹상에서의 사냥으로 그치지 않고 현실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발전합니다. 그것도 교묘하면서도 악질적인 거짓말과 게임을 빙자한 살인사건으로 말이지요.
책은 재미있었냐구요? 음~ 추천해주신 분은 재미있다며 빌려주셨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였습니다. 하지만 어딘가 익숙한 맛이 나는 것 같아 확인해보니, 그렇군요. ‘눈알수집가 Der Augensammler, 2010’를 쓴 작가인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작품임을 알게 되었는데요. 그 작품도 개인적으로는 별로였으니, 아무래도 취향이 아닌가봅니다.
원제목인 ‘AchtNacht’의 의미가 궁금하다구요? 음~ 그러고 보니, 이건 어느 나라 언어지요? 구글 번역기에다가 물어보니 ‘네덜란드어’로 인식하고는 ‘여덟 팔’이라고 번역을 해주는데요. 뭔가 아닌 것 같아 작가의 정보를 확인해보니 ‘베를린에서 태어났다’고 되어 있습니다. 베를린은 독일에 있는 도시이니, 이번에는 파파고를 독일어로 설정하고 AchtNacht를 물어봤는데요. Eight night라고 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웹사이트로 ‘EightNight.online’가 등장하는데요. ‘에이트 나이트’라고 제목을 적기에는 어딘가 약하게 보여, ‘내가 죽어야 하는 밤’으로 번안한 것이 아닐까 하는군요. 물론 이건 개인적인 추측이니, 다른 의미를 알고 있는 분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시길 바랍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저렴하게 청부살인을 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리고 만약 하게 된다면 어떤 사람을 지목하시겠습니까? 상상만 해도 무서운 거 자꾸 물어보지 말라구요? 으흠. 분명 혼자 할 수 없는 것을 많은 이들의 응원 속에서 할 수 있게 되는 건, 분명 좋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이 이 작품의 내용처럼 변질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군요.
TEXT No. 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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