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을만한 책

...이라 부르고 기록하는, 2월 4주차 책탑




이토록 평범한 미래 | 김연수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8편의 단편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에서는 세 번의 삶을 보여줍니다.

동기와 함께 어머니가 생전에 쓰던 소설을 찾아 다니던 나는 이후 한 사건으로 인해 인생이 거꾸로 흘러가게 됩니다.

그렇게 두 번째 삶은 다음 날이 미래가 아닌 과거가 되죠.

그리곤 다가올 미래가 현재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깨달음을 얻는 그들은 세 번째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과거의 발자취도 매우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해 달려가고 있는 현재에 얽매여서는 안 되지요.

지금도 우리의 시간은 흘러가고 있습니다.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재즈를 굉장히 사랑하는 작가입니다.

소설 쓰는 법을 재즈를 통해 배웠고 글쟁이임에도 불구하고 책에는 집착하진 않지만 레코드에는 집착한다고 알려져 있죠.

재즈 마니아인 그는 많은 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오래된 LP판은 마치 소박한 온천에 몸을 담근 것처럼 마음을 서서히 덥혀주는 아우라가 있다고 말한 그는 특별한 기준 없이 모으고 있어 그간 모았던 486장의 재킷을 책에서 보여줍니다.

팝도 좋아하지만 그 이상으로 사랑하는 것이 클래식인데, 그가 소개하는 재킷들을 보다보면 그의 이야기에 더더욱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 마거릿 렌클

모든 생명체는 탄생과 죽음을 겪어야 합니다.

멀리서 보면 예쁘고 평화로운 자연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마냥 아름다울 순 없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정원에서 박새를 죽인 집굴뚝새를 미워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곧 삶의 순환이니깐요.

아름답고도 한편으론 야만적인 야생 생물들을 통해 삶에 관한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장수 고양이의 비밀 | 문학동네

95년도부터 주간지에 실렸던 글들을 한데 모은 책으로 짤막한 글과 익살스러운 일러스트가 재미를 더합니다. 특히 1980-90년대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평소 꿈이란 걸 별로 꾸지 않는다. 학자의 말에 따르면 세상에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하니, 사실은 나도 남들만큼은 꿀 것이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면 머릿속에 굼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눕자마자 잠들어 REM 수면의 수렁 속에서 장어처럼 아침까지 쿨쿨 자버리기에, 가령 꿈을 꾸었다 해도 그 기억은 국자로 사막에 물을 뿌리듯 스르르 허무 속으로 빨려들어가버리는 모양이다.


전 하루키 작가와 딱 반대예요.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매일매일 꿈을 꾸는데 기억나는 것도 많지요.

단 몇 분 졸아도 그새 꿈을 꿉니다.

조그마한 솜뭉치 하나에 물 한 동이 부으면 축축하고 무거워지는데 제 몸이 딱 그 상태가 돼요.

숙면을 취한 게 언제인지…….



말 그릇 | 김윤나

저마다 가지고 있는 말 그릇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를 어떻게 단단하고 깊이있게 만들 수 있는 지에 대해 일깨움을 줍니다.

저자는 말하길, 말솜씨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은 이목을 끌기 위한 말하기를 사용하는 반면 말 그릇이 단단한 사람들은 소통하는 말하기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말솜씨를 키우려는 잔기술을 익히기보단 말을 담아내는 말 그릇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땅속의 용이 울 때 | 이어령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중 여섯 번째 책으로 여기서 땅속의 용은 지렁이를 뜻합니다.

생명의 가치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자유론 (무삭제 완역본) | 존 스튜어트 밀

"개인의 자유는 자신의 사고와 말, 행위가 다른 사람들을 해치지 않는 모든 범위에서 절대적이다. 국가의 법률이나 일반적인 도덕적 판단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쌍벽을 이루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개인의 자유와 국가의 개입 범위를 논하고 있습니다.

밀은 『자유론』에서 남에게 직접적 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 개인은 그 어떤 생각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자유론』은 현대 자유주의 사상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양적 공리주의를 질적 공리주의로 발전시켰습니다.






형식과 영향력 | 리디아 데이비스

미국 최고의 산문 스타일리스트로 불리우는 리디아 데이비스!

자신의 글쓰기 역사를 쭉 살펴본 문학적 자서전이자 (쓰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글쓰기 도움을 주고자 써내려간 강의록입니다.

독창적이고 대담한 형식이 녹아져 있는 글들이 어떤 배경에서 탄생하게 되었는지부터 영감을 얻는 출처까지 모든 것이 담겨져 있어 유익한 글쓰기 수업이 되어줍니다.









식물학자의 노트 | 신혜우

씨앗부터 뿌리, 줄기, 꽃, 열매까지 각각의 역할과 의미 뿐만 아니라 꽃을 피우기 위한 숨은 조력자들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어 마치 식물사전과도 같은 느낌이 들어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참고로 저자는 현재 신진 식물학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저희집 대문을 시작으로 마당 곳곳 그리고 현관 틈새에 민들레 홀씨 몇 개가 붙어 있어요.

한평생 자신의 종을 퍼뜨리기 위해 끝까지 살아남으려고 하는 식물의 투쟁을 보고있자면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답니다.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 | 마틴 푸크너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가운데 인간만이 또다른 진화 과정을 만들어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보와 기술을 다음 세대로 계속 전달시킴과 동시에 그간 쌓아온 지식은 축적시키며 또 하나의 진화 과정을 만들어냅니다.

이렇듯 인간의 지혜를 담아 저장하고 시공간을 넘어 공유하는 두 번째 진화에는 특별한 도구가 이용되는데, 이를 문화라고 지칭합니다.

저자는 4천 년에 걸친 인류 문화의 열다섯 가지 이야기를 정리해 인간이 어떻게 다른 문화를 빌려오고 기존 문화와 혼합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국부론 (국내 유일 단권 완역본) | 애덤 스미스

학창 시절에 꼭 배우게 되는 두 단어가 있으니 바로 【애덤 스미스】와 【보이지 않는 손】입니다.

자유방임주의를 표방한 최초의 경제학 저서로 잘 알려진 『국부론』은 경제 이론부터 산업 발달의 역사, 중상주의와 중농주의, 국가 운영과 사법행정에 소요되는 경비는 물론 법학과 정치학까지 다루고 있어 여러 분야의 정보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매번 재독할 때마다 애덤 스미스의 천재성에 감탄하며 읽게 되는데 참고로 완성되기까지 10년이나 걸렸다고 합니다.

그만큼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려 했던 애덤 스미스의 노고와 안목이 잘 묻어난 책입니다.



기억 전달자 | 로이스 로리

미래사회 어느 마을에서 살아가던 조너스는 열두 살 생일을 맞던 날, 기억보유자라는 직위를 받게 됩니다.

참고로 기억 보유자는 마을에서 과거의 모든 기억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지요.

서로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공평성을 유지한 사회이기에 여기서 사는 모든 사람들은 똑같은 형태의 가족을 가지고 동일한 교육을 받습니다.

그렇게 선임 기억 보유자는 조너스에게 과거의 기억을 들려주게 되는데, 이야기를 듣던 조너스는 공평하고 완벽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희생된 감정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공평한 사회를 위해 시행했던 극단적인 통제와 질서추구가 비인간성을 낳을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이지요.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 이희영

혁이에게는 열세 살 차이 나는 진이 형이 있었지만, 형은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고등학생이 된 혁은 이제 형이 다니던 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어느 날, 그는 형의 메타버스 비밀 공간에서 계정을 공유하고 있던 곰솔이라는 친구를 알게 됩니다.

그렇게 궁금증이 생긴 혁은 형을 탐색하게 됩니다.

그리곤 깨닫게 됩니다.

아무리 내가 상대방을 안다고 해도 내가 아는 것이 상대방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한 달의 후쿠오카 | 오다윤

읽으면 읽을 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도시였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후쿠오카는 먹고 즐기고 움직이게 하는 도시임이 틀림없습니다.

한 달 동안 가성비 좋은 숙소에 머물면서 맛있고 재미있는 후쿠오카를 한껏 즐기는 모습에 당장 비행기 타고 싶은 마음이 솟구칠 지도 모릅니다.







김대리의 데일리 뜨개 | 바늘이야기 김대리

뜨개 유튜버로 유명한 김대리의 세 번째 책으로 김대리만의 스타일리쉬한 14가지 도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민소매부터 가디건, 스웨터는 물론 목도리, 스카프까지 오랜 시간 공들여 완성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XS에서 3XL 사이즈까지 다양한 사이즈별로 도전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각 도안에는 QR코드까지 첨부되어 있어 참고 동영상까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거진 F (Magazine F) Vol.25 : 차 (Tea) - 영문판 | B Media Company, 우아한형제들

Magazine F is a food documentary magazine co-created by Magazine B and Baemin.

수천 년 역사를 바탕으로 지역·시대 문화를 반영하여 독자적 기호 식품으로 발달해 온 차(茶)를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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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니를 뽑다
제시카 앤드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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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니를 뽑다

저자 제시카 앤드루스

인플루엔셜(주)

2024-03-25

원제 : Milk Teeth

소설/시/희곡 > 영국문학 > 영미소설





젖먹이 때 나서 아직 영구치가 나지 않은 이를 뜻하는 젖니는 유치라고도 부릅니다.

즉, 소설에서 뜻하는 젖니는 과거에 벗어나지 못하고 지금까지 끌고 온 상처와 미숙함을 뜻합니다.

주인공 '나'가 '당신'에게 쓰는 글로, 청춘이라면 겪었을 법한 미성숙함과 이에 대한 깨달음을 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자라온 환경 때문에 '나'는 날씬한 몸에 대한 강박감을 지니게 됩니다.

표준을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스스로 나를 지키기 위해 몸이 더 작아야 한다는 것을 믿고 자란 것이지요.

날씬한 사람이 곧 세련되고 멋진 사람이라 규정지으며 철저한 식욕 억제와 꾸준하게 관리하며 자라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28세가 되던 해에 '당신'을 만나게 됩니다.


…… 당신은 내게 스물여덟 살을 맞아 다짐한 것이 있느냐고 묻는다. 나는 당신의 입에서 소용돌이치며 흘러나오는 은빛 연기를 유심히 바라보면서 대답한다.

"뻔뻔스러울 정도로 나다워지는 것."


'당신'에게 흠뻑 빠진 '나'는 '당신'을 통해 삶의 의문을 제기하게 됩니다.


나는 런던을 떠나고 싶었다. 사탕 공장의 부서진 침대와 펍의 숨 막히는 일에서도 말이다. 어린 시절의 버스 정류장과 전당포에서 멀리 떨어져서, 빛에 시달리는 도시를 누비고 다니며, 어떤 사람이라도 될 수 있는 곳에 살고 싶었다.


자신의 삶을 살아갈 곳으로 선택한 곳이 런던이었지만, 그 가장자리는 '나'에게 매우 날카롭고 잔인한 곳이었지요.

'나'는 카페와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보모로도 일을 했는데, 그때마다 자신의 존재감이 마치 투명인간이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정착하지 못하는 것도, 지금껏 생각하고 형성해 온 것들의 굴레 안에 갇힌 것도 자신 스스로임을 깨닫는 '나'이지만 '나'는 대번에 선택하지 못합니다.


뒤틀어짐을 느끼게 된 '나'는 그제야 과거와 현재에서 불안함과 두려움, 그 과정에서 털어내지 못하고 지금까지 끌어안았던 상처받은 자신의 영혼을 깨닫게 됩니다.

젖니를 뽑아내지 못하고 몸에 지닌 채 살아가고 있으니, 이미 어른이 되었어도 자기 몸을 온전히 긍정스럽게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죠.

결국 이를 깨닫게 된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남아 있었던 자기혐오를 벗어냅니다.


나는 바르셀로나행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할 때까지 따뜻한 햇볕을 쬐며 앉아 있다. 감지 않은 머리카락과 씻지 않은 피부에서 시큼한 냄새가 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몇 안 되는 소지품을 그러모은다. …… 웨이터가 내 테이블을 치우러 다가온다. 그는 기름과 꿀로 반짝이는 빈 접시를 보며 마음에 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가 내게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물어본다. 그가 내 이름을 물어보자, 나는 말한다.





"뭘 원해?"라는 그의 물음에 그녀는 "전부 다 원해."를 쓰다가 지우곤 "난 너무 많은 것을 원해."를 쓰게 됩니다.

그러다 다시 지우고 결국 이러한 말을 써서 그에게 보냅니다.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어."

그러자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선택할 수 있잖아."

내내 그의 대답을 피하거나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던 그녀는 마지막에 미뤄왔던 대답을 하게 됩니다.

주인공 '나'가 얽매였던 상처는 결국 태어나고 자란 환경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누구나 금수저, 은수저, 다이어수저를 가지고 태어날 순 없죠.

세상은 생각보다 공정함과는 멀어서 평범하고 작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진 않습니다.


불안정한 삶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춘들 중 지금도 젖니를 지닌 채 살아가는 청춘들도 많을 겁니다.

결국 이를 깨닫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저자는 소설을 통해 그런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북돋아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솔트 워터」에 이어 발표한 두 번째 장편 소설인 『젖니를 뽑다』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찬사를 받으며  2023년 영국 왕립문학상 최종후보에 올라 저자 제시카 앤드루스는 MZ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고 합니다.

같은 또래로서 그녀의 소설을 통해 저에게 박혀있던 젖니 또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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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을만한 책

...이라 부르고 기록하는, 2월 3주차 책탑




노르웨이의 숲 | 무라카미 하루키

지금의 청춘은 물론 과거의 청춘들에게, 미래의 청춘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삶의 출발선에서 죽음의 도착선까지, 그 사이에 우리가 겪고 느낄 수 있는 상황들 속에서 많은 울림을 받을 수 있습니다.

3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읽었을 때가 16년도이니.. 시간 참 빨라요.. (╥_╥)




맡겨진 소녀 | 클레어 키건

무관심한 부모 밑에서 자라 따스함을 느껴보지 못했던 한 소녀가 있습니다.

어느 날, 먼 친척에 맡겨지게 된 소녀는 어른의 따스함을 처음 느껴보고선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끄러운 일도 비밀도 없는 이곳이 당분간 내 집이면 좋겠다."









방금 떠나온 세계 | 김초엽

소외되었던 인물들이 이에 맞서고 또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과정이 담겨있는 『방금 떠나온 세계』는 SF소설을 바탕으로 사회적 문제 한 스푼, 이해 한 스푼, 사랑 한 스푼, 위로와 극복 한 스푼씩 들어있습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지구 끝의 온실」도 추천합니다.







호밀밭의 파수꾼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사립학교에 다니던 주인공 홀든이 낙제점을 받아 퇴학을 당하고 집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일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가 다니는 사립학교는 밖에서 볼 때 선망의 대상이지만 그 안은 학부모의 지위에 따라 학생들을 차별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그는 퇴학을 통보하는 편지가 집에 도착할 때까지 뉴욕 거리를 헤매기로 합니다.

거짓과 위선이 가득한 어른의 세계에서 느낀 염증, 외로움과 공허함 속에서 많은 생각을 들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 | 히사이시 조, 요로 다케시

음악감독 히사이시 조와 해부학자 요로 다케시가 나눈 대화로, 그 대화 속에 폭넓은 인문학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예술 뿐만 아니라 철학, 인문학, 과학까지 넘나드는 대화를 읽고 있으니 지적 욕구가 자극되어 어느순간 공부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솔솔 듭니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 박완서

박완서 작가님의 대표작으로도 꼽히며, 46편의 에세이가 담겨 있습니다.

글을 통해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작가님의 글은 읽고 또 읽어도 마음 깊이 스며드게 합니다.









작은 나 | 마스다 미리

마스다 미리 작가님의 책은 언제나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읽는 내내 편안하고 행복한 감정이 드는 것은 마스다 미리 특유의 그림체도 한몫하는 거겠죠.

꼬꼬마의 사계절이 담긴 『작은 나』를 읽다 보면 분명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를 거예요.










군주론 | 니콜로 마키아벨리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진 마키아벨리즘은 군주론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군주란 정직, 의리, 겸손함 등의 도덕적인 덕목을 갖춰야 하지만 여기에만 치중하다보면 권력 유지는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속임수와과 같은 비도덕적 행위가 군주에게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단, 국민 혹은 나라를 위해 옳은 목적으로 행할 때 말이죠.




인생의 태도 | 웨인 다이어

불안해하고 있는 이들에게 건네는 메시지로, 4년 전에 읽어보고 근래 마음을 재정비하기 위해 오랜만에 펼쳐보았습니다.

삶을 바꾸는 것은 그 삶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이며, 생각이 달라져야 태도가 달라지고 이것이 곧 행동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즉, 선택은 자신의 몫이며 선택이 곧 변화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니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인 것입니다.









별의 지도 | 이어령

이어령 선생님은 60년간 한국문화를 연구하신 분입니다.

한국인 이야기(전4권, 완간)와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전6권) 시리즈는 이어령 선생님의 최후의 유작으로, 『별의 지도』는 지상에 남긴 하늘과 별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500일의 영국 | 윤정

영어를 제대로 배워오기 위해 영국으로 떠난 저자는 약 500일을 영국에서 보내게 됩니다.

영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돈을 벌고 사계절 내내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영국 가정에서 홈스테이도 하게 됩니다.

영국에서 보내는 워킹홀리데이 일상이 궁금하다면, 추천합니다.










영국 일기 | 윤정

영국에서 워킹홀리데이 2년을 보낸 뒤, 귀국을 앞두고 4개월간 영국에서 보낸 저자의 일상과 여행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저자는 웨일즈의 학교에서 영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했답니다.

이웃과 함께 정원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는 등 영국 가정에서 보내는 평범한 일상은 독자의 입장에서 읽는 내내 특별한 여행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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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3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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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

저자 이어령

파람북

2024-02-26




지금은 별이 된, 대한민국 대표 지성의 상징인 이어령 선생님은 한국인을 이렇게 표현하셨습니다.

《한국인의 얼굴에 바이칼호의 추위가 서려 있다.》



우리 조상의 시작점은 어디일까요?

현생인류의 직계 조상은 아프리카에서 갑자기 출현해 이미 정착해 살고 있던 다른 모든 인종을 대체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1970년대 에티오피아의 한 지방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라 불리는 원인의 화석 골격이 발견되었는데,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라틴어로 원숭이 사람을 뜻하며 아파렌시스는 아프리카의 남쪽 유인원을 의미합니다.

한국사를 공부해봤다면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 있는데, 딱 떠오르시나요?

300만 년 전 직립 원인의 화석인 루시는 인류의 직접적 조상이라 여겨집니다.

인류 화석은 루시가 살던 에티오피아뿐만 아니라 탄자니아 곳곳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

인류의 조상이 된 유인원은 다른 유인원들과 달리 나무에서 내려와 평지에서 터전을 잡게 되죠.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케냐는 사바나 지역입니다.

그러니깐 인류의 조상이 된 유인원이 숲에서 나와 초원에서 생활하는 데에 힘을 싣는 것이죠.


근 70년 동안 한국인의 모습 중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무엇일까요?

바로 '얼굴'입니다.

1911년 조선총독부가 전국 남녀 4~8명씩 정면과 측면을 촬영한 사진과 1986년부터 조용진 얼굴연구소장이 수집한 3000명분의 얼굴 사진을 토대로 과거 한국인의 얼굴과 지금의 한국인 얼굴을 비교했을 때, 얼굴 자체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얼굴 자체가 달라졌어도 그들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분명한 건, 아무리 세월이 흘러 달라졌어도 한국인의 얼굴은 변하지 않으며, 이를 알아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의 용모에 관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인만이 가지고 있는 네 가지 특성이 있다고 합니다.

눈이 세계 1등으로 작고 털이 없으며 두상이 크고 치아가 제일 크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특성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요?

바로 시베리아의 바이칼호입니다.

바이칼호는 시베리아의 진주라 불리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차가우며 가장 크고 가장 깊다고 알려졌습니다.

이 호수에서 시작된 우리 조상들의 대장정이 지금의 우리 얼굴 모양과 무관하지 않다고 합니다.

신몽골로이드만이 유일하게 영하 70도 추위를 이겨낸 민족입니다.

즉, 혹한이 만들어낸 조각이고 예술품이고 상징인 것이지요.



이어령 선생님은 말합니다.

"내가 해냈구나. 우리가 해냈구나. 그래서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겪어낸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구나. 그 어떤 짐승도 못 하고, 그 어떤 인간도 해내지 못한 영하 70도의 추위를 이겨냈구나."



우리 얼굴이 곧 자랑스러운 훈장이고 서사이고 조각입니다.

우리 안에는 시베리아의 추위가 남아 있고, 인간의 위대함이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모르는 인간들과는 견줄 바가 못 됩니다.

참고 견디며, 추위를 뚫고 나온 사람들이 바로 우리입니다.


얼굴은 생물학적 유전자의 증명서가 아닌, 얼굴은 문화입니다.

링컨이 말하길, 사람의 나이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마흔이 지나고 나면 타고난 얼굴, 부모님이 주신 얼굴, 유전자의 얼굴이 아니라 문화의 얼굴, 역사의 얼굴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인의 얼굴 탐사라니! 참 색다르고 재미있지요.

과거부터 지금까지 우리 얼굴에 담긴 비밀과 함께 앞으로의 얼굴 완성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결국 이어령 선생님은 우리에게 역사의 거울과 문화의 거울을 보아야 비로소 진정한 얼굴이 드러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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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138억 년 전 빅뱅에서 시작된 별과 인간의 경이로운 여정 서가명강 시리즈 9
윤성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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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저자 윤성철

21세기북스

2020-01-29

과학 > 천문학 > 우주과학





인간은 별의 먼지에서 탄생했고 우주의 진리는 평범한 인간 안에 있다.



지금도 해가 지고 어둑어둑한 밤이 찾아오면 마당에 서서 하늘을 쳐다봅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똑같은 그 자리에서 새까만 도화지에 콕콕 박혀있는 별을 보기 위해.


고대인들에게 우주는 신의 영역이었고 인간은 신에 의해 창조된 우주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우주는 영원하지만 무한한 공간이 아니며 인간은 우연히 만들어진 우주 변방의 생명체일 뿐이지요.

과거에는 우주의 상태를 생명이라 여겼다면 지금은 그와 반대인 죽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의해 고대인들과는 정반대의 생각을 가지며 질문을 던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만약 우주의 상태를 죽음으로 전제한다면 하나의 오류가 발생하게 됩니다.

우주가 죽음의 공간이라면, 어떻게 우주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기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일까요?

우주는 죽음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탄생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행성은 항상 별 형성 영역 주변에서 만들어지고 별 주변을 공전하기 때문에 행성을 별과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저자는 인간 또한 우주 역사의 일부라 일컫으며, 우리 몸은 빅뱅의 순간을 기억하는 우주 그 자체인 동시에 별에서 온 먼지라고 말합니다.

점 하나에 불과했던 태초의 우주는 빅뱅을 통해 138억 년이라는 긴 역사를 시작합니다.

빅뱅은 우연적이고 단회적인 사건으로부터 우주와 지구, 생명이 탄생했음을 말해줍니다.

생명이란 무엇일까요? 우주에는 외계 생명체가 왜 존재하는 것일까요?

지금 우리는 첨단 과학기술이 밝혀낸 우주의 신비 속에서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천문학 명저인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입문서와도 같은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를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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