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먼 미래. 우주여행을 꿈꾼다.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의 삶. 공상과학 속의 모습이 현실로 나타나는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영화 속에 펼쳐지는 상상이 망상은 아니다. 동면의 기술, 인간과의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의 발달, 로봇 의사 등등. 영화 속 상상력과 그것을 보여주는 특수효과 등 눈요기 거리가 많다. 특히 수영장에서 중력이 사라지는 장면은 압권이다. 시각적 효과에 재미를 느낀다면 추천할 만한 영화.

 

2. 멜로 영화를 좋아한다면 그럭저럭.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의 꿈을 빼앗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된다면, 그래도 사랑할 수 있을까.

영화는 120년 후 도착하는 행성지에 맞추어 동면에서 깨어나도록 되어있는 기기가 오작동되면서 5000여 명의 승객중 한 명인 짐이 30년만에 먼저 깨어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짐은 1년 후 자신의 이상형인 오로라라는 여성을 동면에서 깨어나게 하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하지만 오로라는 자신의 동면을 깨운 사람이 짐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오로라는 짐을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그 애증의 심리를 섬세하게 담아내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아쉽다. 다만 여느 멜로영화처럼 사랑은 위대함을.......

 

3. 어느 것을 선택하나 별 상관없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만한 선택의 순간, 그 결정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우주선을 탄다는 것은 과거와의 완전한 결별을 뜻한다. 새로운 행성에서 살거나 240년 후 지구로 다시 돌아오는 것은 지금까지 자신이 존재해왔던 세계와는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를 모두 지우고 새로운 삶으로 리셋하도록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영화 속에서 짐은 엔지니어로서 인정받고 싶은 삶을, 오로라는 작가로서 인정받고 싶은 삶을 위해 우주선 승선을 택했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 쉽게 떨쳐낼 수 없는 것이다. 그 욕망이 있어야지만 열정이 생기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도 생긴다.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없다면 이 영화는 애시당초 이야기를 시작할 수도 없었다.

 

4. 혼술, 혼밥... 혼자서도 잘 살아가는 현대인들. 그런데 막상 군중 속에서의 혼자가 아니라 절대적으로 혼자일 때 그 외로움을 견딜 수 있을까. 로빈슨 크루소를 보면 가히 못 견딜것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짐은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그 외룸움을 견디지 못해 목숨까지 끊으려한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양심을 거부하고 동면해 있던 오로라를 깨운다. 이건 일종의 폭력이다. 120년 후 깨어날 삶을 선택한 사람을 30년 만에, 의사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깨어나도록 만들었으니 말이다.

인간의 외로움이라는 것이 과연 죄책감마저도 저버리고 폭력을 행사하도록 할 만큼 지독한 감정일까. 영화 중반부 짐과 오로라 이외 승무원 1명이 깨어난다. 그리고 이 사정을 알고 짐을 이해한다. 그 지독한 외로움을.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외로움이 견딜만한 것이라면 이 땅에 울려퍼지는 사랑의 찬가와 이별의 애가가 그토록 많지는 않을 것이다. " 아- 다시 올거야 너는 외로움을 견딜 수 없어" <슬픈 인연>의 노랫말이 귓가에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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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7-02-08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달 전쯤에 우연히 이 영화를 봤는데 ‘설정‘도 꽤나 공감할 수 있었고, 배우들의 연기력, 우주 공간, 우주선 등등이 기대 이상으로 볼 만했던 영화였어요. 그 영화에 대한 좋은 기억을 다시 떠올리며 이 글을 읽으니 참 좋네요^^

하루살이 2017-02-08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북미에서는 혹평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정도까지인가 생각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