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5기 신간 평가단을 모집합니다.

1. 서평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유모아 극장
책을 받았을 때 표지와 날개를 펼쳐보는 것으로 책의 내용을 미리 가늠해보고는 해요. 그런데 이 책은 제 예상과 많이 달랐어요. 엔도 슈사쿠를 잘 몰랐던 터라 기대도 않고 머릿속에서 그저 그런 책이라고 미리 예단을 했구요.그런데 정작 읽다보니 상당히 재미있더군요. 발랄한 상상력도 그렇고 호시 신이치의 쇼트쇼트가 떠오른다는 생각도 많이 했구요. 기대와 결과가 가장 달랐던 책이라 기억에 가장 남네요. 어디까지나 좋은 쪽으로요.

2. 서평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1. 마망 너무 사양해
프랑스 가족의 생활기라 이색적인 것보다 어린 아이들의 엉뚱한 행동과 대답이 묘하게 철학적이라 더 유쾌하게 읽었어요.

 

 

 

2. 사소한 발견
일상 속에 있는 모든 사소한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더군요.

 

 

 

3. 유모아 극장
기대와 결과가 달라서 볼 때마다 피식 웃게 되는 책이에요.

 

 

 

4. 창비세계문학세트 영국편
아는 작가의 것도 있고 모르는 작가의 것도 있었지만 어느 것 할 것없이 매혹적이더군요.

 

 

 

5. 세일럼의 마녀와 사라진 책
즐기는 분야가 아닌데도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을 때 기억하게 되더군요. <비밀의 요리책>에 이어 팩션의 새로운 즐거우믈 선사해 준 책이에요.

 

 

 

3. 서평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 속에서 한 구절
"너 천국보다 더 좋은 게 뭔 줄 아니? 바로 살아 있는 거야. 살아 있는 거!"
천국은 좋은 곳이라서 죽는 게 두렵지 않다는 친구의 말에 6살 꼬마의 응수 ('마망 너무 사양해' 중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맞추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김용택 지음, 김세현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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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엄마의 일상을 다룬 웹툰을 보다가 어린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한다는 부분이 나와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길게는 일곱 살까지 아이는 엄마 뱃속의 모습은 물론이고 들었던 것들까지 기억한다고 한다.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르쳐 준 적 없는 태명을 기억하는 아이의 모습은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어린 아이랑 있다 보면 아이가 가진 체력에도 놀라지만 아이의 행동에, 말에 놀라게 된다.

사람들은 살면서 어린 시절의 많은 것들을 잊어 간다. 어린 시절에 시간이 더디 갔던 것은 모든 것이 궁금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나도 지루한 것이 없어 이것도 저것도 궁금해하다보면 시간은 길기만 하다. 반면 어른이 된 이후에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잃고 많은 것들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 마당이니 여름인가 싶으면 겨울인 것이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이 책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는 그런 보통의 어른들과 달리 아이의 마음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시인의 마음을 담고 있다. 그런 그조차 어른이기에 아이들 틈에 있어도 닳고 있는 것을 막을 수 없지만 그 지나간 시간을 아쉬워하지 않는 것을 보면 넉넉한 그릇의 어른이 아이의 꿈을 꾸고 있는 셈이었다. 오랜 시간 초등학교 교사로 시인으로 살아온 저자의 에세이이자 시이며, 제자들의 시도 두루 담겨있는 글모음이라고 할 수 있다.

어머니의 마음이 넉넉함을 자랑스러워하고 다람쥐처럼 알밤을 주워 모으는 아이들을 귀엽게 생각하며 엄마 없는 아이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사람에 대한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준다. 그가 보는 시선을 따라 중간고사를 망칠 것이 뻔하다며 난감해하는 아이의 시도 선생님을 보고 헤벌쭉 웃으면서 안기는 아이의 모습도 너나할 것 없이 사랑스럽다.

거기에 가시만 남은 생선처럼 앙상한 마음, 생각을 가지게 될 때가 있다는 문구는 생각거리를 남긴다. 생각거리에 잠기게 할 때가 있는가 하면 빡빡 밀어본 머리에 아이들이 너나할 것 없이 달려들어 만져보면서 즐거워하더라는 이야기에는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어린 아이가 껌을 주지 않고 낼름 다 삼키는 모습을 보고 약이 올라 아이를 골리는 장면도 그러했다.

살면서 많은 순간 내가 어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잊어간다. 그 덕분에 어린 아이들의 행동을 보고 더욱 감탄하게 되기도 하지만 많은 것을 궁금해 하는 힘을 잃었다는 것은 아쉬울 때가 많다. 책 속의 이야기처럼 이제 지금의 어린 아이들이 예전의 어린 아이들과 달리 등굣길에 달린 온갖 먹을거리들을 탐하지도 않고 선생님의 말에도 무서워하지 않고 멀뚱멀뚱 쳐다보는 얄미운 행동을 할 때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넉넉한 시인의 눈으로 본 세상살이 나쁘지 않았다.



 
 
 
<세일럼의 마녀와 사라진 책>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세일럼의 마녀와 사라진 책 
캐서린 호우 지음, 안진이 옮김 / 살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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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하디의 단편 <오그라든 팔>에는 주술에 얽히고 만 두 여인이 등장한다. 두 여인은 연적 관계에 놓여 있고 누가 주술을 시작하고 실제 마녀인 것인지는 나오지 않는다. 연인을 빼앗긴 쪽의 여인이 자다가 실제와 같은 꿈을 꾼다. 자신을 죽이려는 몽마를 물리치는 꿈이었다. 그런데 연적에게 몽마에게 입혔던 상처가 그대로 나타나고 연적의 팔은 추하게 오그라들고 만다. 옛 연인의 신부인 연적은 주술사를 찾아가 자신의 병의 원인을 밝히려 한다. 이때 누가 마녀고, 주술은 누가 시작한 것일까.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원인에 따른 결과가 당연시되지 않던 사회에서는 원인을 엉뚱한 쪽에서 찾고 만다. 사람의 병은 그 사람이 죄악을 범했기에 내려진 천벌이 아니라 병균부터 감염까지 이유는 수만 가지가 될 수 있다.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뉴잉글랜드 식민지 시대에서는 사람의 병을 신의 분노로 받아들였고 그 원인을 주술에서 찾았다. 토머스 하디의 단편과 같은 맥락이다. 자신의 딸이 아프자 마녀라는 소문이 있는 치료사를 부른 남자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이어 딸이 죽자 남자는 치료사를 마녀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한다. 문제는 십년 후 집단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소녀떼에 의해서 사건이 더 부풀려지고 무고한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죽이는 마녀사냥으로 번졌다는 데에 있었다. 그리고 현재에 살고 있는 주인공 코니는 자신의 박사논문 소재를 마녀사냥에 몰려 죽은 딜리버런스 데인이라는 여성에게서 찾는다. 구술시험을 통과한 후 어머니의 부탁에 따라 학교 근처에 있는 외할머니 집을 정리하러 간 코니는 그 집에서 묘한 기운을 느낀다.

집을 청소하다 발견한 성경에서 떨어진 열쇠와 딜리버런스 데인이라는 이름, 역사학자인 그녀는 호기심이 동해서 그 이름에 대해서 조사를 시작한다. 조사는 식민지 시대의 마녀 사냥과 사라진 책에 대한 것으로 넘어간다. 여기까지는 팩션에서 흔히 나올만한 전개지만 이 책의 독특한 점은 마녀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것을 가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은 호기심으로 그 이후에는 독특한 소재의 박사논문과제로 여기던 딜리버런스 데인의 흔적 찾기는 코니가 상상할 수 없던 부분에까지 도달하고 만다.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고 마녀라는 이름의 위협을 받는 딜리버런스 데인과 박사논문에 박차를 가하라면서 장학생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지도교수의 위협을 받는 코니의 입장이 묘하게 맞물려 들어간다. 더욱이 주술을 건 마녀는 딜리버런스 데인이 아니지만 그녀 자신이 마녀이자 치료사라는 것은 맞고 과학을 믿는 현대인인 코니의 삶에 마녀의 주술이 끼어들어온다는 것이 묘한 감흥을 남겼다.

자신에게 피해를 주던 안 주던 마녀라는 이름으로 선량한 사람을 끌어내렸던 사람들이 우리네 무당을 보면 어떻게 말할까 궁금하기도 했던 책이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과 마지막에 두 물줄기가 하나로 합쳐지며 마무리를 짓는 이야기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팩션을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닌데 두툼한 분량이 얇게만 느껴질 정도로 흡입력 있는 책이라 즐겁게 읽었다. 하지만 마녀가 실제로 존재했다고 해도 마녀사냥에 대한 핑계는 되지 못할 것 같다. 그런 의미로는 어둠이 사라진 현대에 사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유모아극장>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유모아 극장 
엔도 슈사쿠 지음, 김석중 옮김 / 서커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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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촌극을 벌이게 될 때가 있다. 할 수만 있다면 잽싸게 건너뛰고 지나가고 싶은 순간이다. 마음에 두고 있는 아이 앞에서 꼴사납게 고꾸라지거나 발표를 하고 있는데 친구들이 허둥지둥 손을 휘둘러서 안심하라고 웃어보였지만 알고 보니 다리에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을 몰랐다는 둥 일상 속에서도 웃지 못 할 상황들이 피어난다. 하지만 그 웃지 못 할 상황을 객관적으로, 게다가 마음 편하게 웃으면서 읽을 수 있다면 어떨까.

이 책 <유모어 극장>은 엔도 슈사쿠의 유머러스한 단편을 모아놓은 책이다. 첫 번째 단편 <마이크로 결사대>를 제외하고는 일상 속에서 있을 법한 촌극들이 펼쳐진다. 그게 묘하게 사실적이면서도 독특하게 다가와 유쾌하게 읽어나갈 수 있다. 소개글대로 모든 단편들은 폭발적으로 웃음을 자아내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피식 웃게 되는 면이 있다. 그리고 그 웃음의 잔향이 텁텁하지 않으니 읽고 난 이후의 기분도 좋은 편이다.

외과수술을 의사들의 몸을 축소해서 환자의 몸에 들어가 행한다는 내용의 <마이크로 결사대>는 그 독특한 상상력과 결말에 감복할 지경이지만 <우리 아버지>같은 경우에는 잔잔한 감흥을 남기기도 한다. 침팬지가 인간에게 호감의 감정을 표한다는 내용의 <아르바이트 학생>의 경우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심정과 주인공, 주인공의 상담을 들은 사람의 옛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특히나 인상 깊었다.

같은 동 아파트 내 주부들의 대립관계를 나름대로 긴장감 넘치게 묘사한 <여자들의 결투>같은 경우에는 결말이 예상되기는 했었다. 하지만 팽팽한 경쟁 속에서 그렇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주부들의 심리를 적절히 묘사하고 있어서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았다. 가장 인상 깊은 이야기는 <우리 아버지>였는데 어디에나 있을 법한 아버지의 모습과 그가 가지고 있는 숨은 비밀이 슬며시 풀어지면서 전개되는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한때 젊지 않았던 어른이 어디에 있겠는가. 아들의 여자친구를 보면 멋쩍어 하고 딸의 남자친구를 보면 분개하는 평범한 가장이 바람을 핀다는 오해를 사지만 그 뒤에는 그가 청춘일 때의 옛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구조와 아들이 아버지를 보는 시선이 따뜻하게 느껴져서 기분 좋게 웃을 뿐만 아니라 살짝 가슴 찡한 느낌마저 들었다.

표지만 보면 지나치게 가벼운 이야기일 것 같지만 작가의 명성에 걸맞은 단편들이라 흡족할 때가 많았다. 단편답게 전개도 결말도 마음에 들었고 가볍게 뚝뚝 끊어 읽기 좋았다. 그러면서도 단숨에 읽어나갈 정도의 흡입력을 품고 있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다면 그 정도로 족한 것 아닐까.



 
 
 
<위풍당당개청춘>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위풍당당 개청춘 - 대한민국 이십대 사회생활 초년병의 말단노동 잔혹사 
유재인 지음 / 이순(웅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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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행기에 거리의 풍경을 묘사하면서 젊은이들이 희망 없는 눈으로 거리에 나와 앉아 있다는 문장을 읽은 기억이 난다. 여행자가 다가가서 왜 그러고 앉아 있냐고 묻자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 여행기를 읽으면서 그래도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 정도는 아니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 따라서는 젊은 사람들이 패기가 없어서 그렇다지만 패기 있고 야심찬 소수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자리는 점점 좁아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이 책 <위풍당당 개청춘>은 그런 20대의 눈으로 본 세상살이라고 할 수 있다. 선로를 따라 잘 달리던 열차 같던 삶이 학창시절이었다면 졸업 한 이후에는 말 그대로 갈 곳 없게 된 청춘이다. 꿈을 키우라지만 때로 그 꿈이 한 푼 값어치도 없고 취업에 목을 매게 된 세대다. 시작점은 일단 그렇다. 하지만 점점 뒤로 갈수록 갈피를 잃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20대의 입장에서 날카로운 사회비판이 나오나 싶었지만 저자는 자신의 삶 이야기를 할 뿐이다.

취업을 하지 못해서 3년간의 백수생활을 말할 때도, 취업이 되어서 말단 직원으로써 고충을 겪을 때도, 결혼을 해서 손자며느리로 살아야 하는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고충을 털어놓는다. 그게 때로 공감이 되기도 되지 않기도 했다. 사람의 삶은 누구나 평범하지만 동시에 독특하다. 그 고생의 자락이 변명으로 들리는 순간 공감은 힘을 잃었던 것이다. 물론 그녀가 털어놓는 일상은 회사 내에 개를 키웠으면 하는 소망이라던지 사이트의 죽음, 아버지의 한량기질 등을 말하면서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을 털어놓을 때는 독특한 흥미를 자아냈다.

반면 불평은 어디까지나 비판이 아닌 불평으로만 들려서 다소 지루한 감이 있었다. 취업만 하면 열심히 살 것 같던 마음이 변했다고 자신도 말하고 있지만 취업 전에는 승자가 만든 게임의 불공정과 모든 것이 운임을 비난하고 취업 후에는 항상 을로 살아야 하는 서러움과 삶의 지루함을 말하니 내심 어쩌라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전에는 룰은 바꾸지 않은 기성세대에 대해 불만을 토했다면 자신이 기성세대에 들어간 이후에는 지겹다고 불만을 토하니 할 말이 없어졌다.

그렇기에 비판서가 아닌 투덜거리는 에세이로 보기에는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남편이 설거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터넷 세상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의 어려움, 야구에 몰두하는 새로운 즐거움, 네이버에서 지식을 찾으면서 달팽이를 연구하는 것까지 일상의 소소한 맛이 잘 살아있었던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어려움이 없을 수 없고 누구나 짐을 지고 간다. 겉으로는 안 그래 보이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노력만 한다고 해서 모든 일이 된다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어버려서 쓴웃음을 지으며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몇 있었다. 그리고 초반에 그런 말을 했으면서도 변화를 주도하는 누군가가 아닌 안정을 찾자 바로 안주하고 지루해하는 저자의 평범함이 납득이 가기도 가지 않기도 했다. <위풍당당 개청춘>, 사는 게 다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