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원의 도시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1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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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국경 3부작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작품으로, ‘모두가 예쁜 말들의 존 그래디 콜과 국경을 너머의 빌리 파햄이 만나 작은 목장에서 함께 일하는 설정으로 쓰여진 이야기이다. 전반부는 함께 두 사람이 형제처럼 모장이 지내는 모습이, 후반부는 존 그래디 콜이 전작과 유사한 새로운 사랑으로 모험을 시도하다 파국을 맞는 스토리를 가지는 데, 후반부의 이야기는 국경을 너머에서 생략된 빌리 파햄의 동생 보이드가 어떻게 세상을 떠나게 됐는가를 설명해주는 이야기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전작의 주인공들을 재등장시켜 그들의 뒷이야기가 궁금했던 독자들을 위한 저자의 서비스라고 생각될 수도 있는데, 후반부의 스토리가 전작과 너무 비슷하여 다소 아쉬운 느낌이 든다. (주인공들이 매력적이지만 너무 철이 없고 충동적이면서 무모하여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하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일 수도 있다)

 

국경의 너머가 인생에 대한 성찰dl 많이 담겼던 작품이었던 반면에, 이번 작품은 다소 아류와 같은 작품이었고 그 작품의 주인공이었던 빌리 파햄이 보조적인 역할에 그쳐 아쉬운 마음을 주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기존에 읽었던 다른 소설과는 전혀 다른 느낌과 여운을 주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코맥 매카시의 4작품을 읽는 도중, 그가 새로운 작품을 발표했고 그 중 하나는 수학자가 주인공이라는 이야기를 들어 무척 흥미가 생기고, 다시 그의 작품 세계를 접할 생각을 하니 설레이는 마음도 생긴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면서 여운을 느끼는 독서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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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삶 - 무엇을 선택하고 이룰 것인가
미로슬라브 볼프.마태 크러스믄.라이언 매컬널리린츠 지음, 김한슬기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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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의 유명한 강의를 기반으로 엮은 책이고 제목도 가치 있는 삶이니만큼 매우 울림이 있는 책일 것으로 기대하고 읽었는데 의외로 무겁지 않은 내용이었다. 사실 가치 있는 삶을 위해 삶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에 대한 지혜로운 철학자들의 충고가 넘치는 책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기대와 달랐고, 저자들의 전공이 신학이라는 범에도 불구하고 신학적인 내용은 많지 않다. (성경에서 사례를 찾아 예시로 활용되기는 하나 종교적인 삶을 그리 강권하지도 않는다)

 

최근 EBS에서 방송되고 있는 강신주의 장자수업을 즐겨 시청하고 있는데, 이 책의 분위기는 장자가 이야기하는 삶의 방향과 유사한 느낌이 있다. 한 가지 철학이나 원칙에 따라 삶을 사는 것보다 여러 방향에서 여러 입장을 생각하면서 삶을 살아가고, 살아가면서 얻는 물질적, 정신적인 것들에 집착을 버리면서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일반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하면 이를 판단하는 사고체계가 있어야만 정의될 수 있는 것인데, 종교적인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죽음 이후 모든 것이 무의미해지고 일반적인 의미의 가치가 그리 중요해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유 기반에서 각 개인의 삶을 넘어선 가치 있는 삶에 대한 고민을 이 책을 담고 있는데, 아주 특별한 가치관을 이야기하기보다는 각자가 이를 고민해보고 그 기반에서 삶의 지도를 다시 꾸며보라는 충고를 주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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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클래식 리이매진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티나 베르닝 그림, 이영아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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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어린이를 위한 버전으로 읽고 몇 년전 뮤지컬을 통해 접한 바 있지만 원전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생각되는데, 기존에 알고 있는 것 (뮤지컬의 스토리)과는 내용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지킬의 나이, 여자친구, 살인사건의 횟수 등이 모두 달랐는데, 현시대에 맞춰 원작보다 하이드의 범죄가 훨씬 강해졌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뮤지컬에서는 지킬박사가 자신의 정체성을 분리하는 약물을 개발하게 된 이유도 다른 사람을 치료하기 위함이고, 이를 반대했던 사람들에게 보복을 한 사연이 있었는데, 이번에 접한 원작에서는 자신의 내면을 자유롭기 위한 개인의 욕망에서 기인한 것이라 느꼈다. 뮤지컬에 포한되어 대히트한 넘버 지금 이순간도 지킬 박사가 약물을 개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 생각되는데 반하여 원작에서는 자신의 흥미를 위한 치기 정도로 시작된 것이 큰 차이인 것 같다.

 

저자가 원작을 쓴 이유와는 별개로, 이 작품이 알콜이나 마약 중독에 대한 문학작품화라고 생각되었는데, 사회 시스템 속에서 억눌린 자신의 내면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약물을 만들고, 행동하는 모습이 음주 후 주사를 하거나 마약을 하는 모습과 무척 닮아 있다고 생각되었기 떄문이다. (이에 반하여 뮤지컬에서 표현된 지킬은 자신을 과학과 발명의 시험도구로 과감하게 사용하다가 희생되어 버린 어찌보면 불쌍한 면이 강한 면이 있는 것 같다)

 

뮤지컬 등에서는 주위 사람들에게 총격을 당하여 죽임을 당하지만, 원작에서는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하면서 소멸하게 되는 것이 더욱 강한 울림을 주었고, 약물 등에 중독되는 것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릴 것이라 생각된다. 이번에 출간된 책에 포함된 티나 베르닝의 삽화들은 원작의 괴이한 분위기를 잘 살려주면서도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작품들이 많아 작품을 감상하는 또 하나의 기쁨이 되었다. 살인이나 괴물같은 직접적인 묘사보다는 지킬박사의 마음 속 갈등이나 주위 친구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잘 표현한 훌륭한 작품들이라 생각된다. 누구나 잘 아는 이야기이지만 그 의미와 해석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차이가 큰 작품이라 이번 기회에 원작을 읽으면서 그 의미를 살펴본 것은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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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작품
윤고은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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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작 밤의 여행자들을 흥미롭게 보기도 했고, YGJYP의 책걸상이나 김찬종의 토커바웃아트 등의 유튜브 방송에 소개되어 이 작품에 대해 기대를 많이 했었다. 2가지 정도 작가가 독자들에게 화두를 던지고 있는데, 하나는 예술인란 무엇이고 예술품의 가치는 어떻게 매겨지는가이고 두 번쨰는 진짜와 가짜의 차이는 무엇인가 질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첫 번째 질문의 경우는 이야기의 결말에서 S 갤러리 사장의 말을 통해서 일부 드러나지만, 두 번째 질문의 경우는 특별한 답을 저자가 제시하지는 않고 독자가 스스로 답하는 것을 바라는 것 같다.

 

소설의 전반부는 매우 특이한 미스테리의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했지만, 마지막까지 완독을 하고난 느낌은 갑자기 이야기가 끝났거나 다음회를 보게 만들기 위해 흥미진진한 부분에서 갑자기 엔딩 크레딧을 올리는 절단신공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다. , 이야기 속에 등장한 수많은 떡밥을 거의 회수하지 않고 이야기가 끝나고 있는데, 이런 결말에 대해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책을 읽고 난 후 계속해서 고민하게 만들었다.

 

(Spolier Alert)

회수되지 않은 떡밥에서 가장 큰 것은 로버트의 정체라고 할 수 있는데, 나의 경우는 현실적인 면을 생각해서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고 보았고, 그런 면면이 이야기 속에 몇 번 보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로버트의 존재가 진실된 경우로 볼 수 있는 점도 제법 있어 판단을 할 수 없었는데, 이는 이야기의 마지막에 주인공이 DEX에서 회수한 대상이 무엇인지 저자가 밝히지 않아 완전히 열린 결말 또는 양자역학에서 언급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아마도 이러한 애매모호한 점이 진짜와 가짜의 차이라고 말하기 위해 저자가 이런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나 생각되는데 쉽게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 밖에도 이야기 속에서 상당히 다양한 소재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소재 하나하나가 허투루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였다(크리스티나 다른 추리작가들의 작품처럼). 하지만 떡밥이 많이 회수되지 않아 왜 빨리앱이 이야기 속에 나왔고 한국인 조연배우가 이야기 속에 나왔는지 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작가의 전작처럼 다른 음모가 있고 그 음모가 면쾌하게 밝혀지길 기대했지만 결론을 보여주지 않은 것 같고, 위에서 말한 것처럼 단지 애매함을 만들기 위해서 사용된 것이었으면 작가가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에게는 특별한 의도가 없었는데 나 혼자 기대하다 실망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 작품의 주제가 예술의 정의나 진위가 실제로 매우 애매하다는 것에 착안한 것이니만큼 이야기 속에서 애매함이 중요한 요소였다고 생각한다)

 

작가 던진 첫 번째 화두인 무엇이 예술인가에 대해서는 블랙 코메디같은 우스꽝스러운 풍자가 이야기 속에서 펼쳐지는데, 자본이 지배한 예술 시장에 대한 풍자와 함께 예술의 가치도 자본주의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작가의 주장은 책을 읽는 누구도 씁씁하지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환장파티같은 로버트와 안이지 작가와의 식사시간 속 대화가 예술시장에 대한 날선 비판이었다고 생각한다. 상당히 참신한 주제와 소재의 작품이었고 윤고은 작가께서 앞으로도 좋은 소재의 작품을 계속 출간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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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스토리 - 박혜진 비평집
박혜진 지음 / 민음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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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평론가는 YGJYP의 책걸상 팟캐스트를 통해 꾸준히 접하였는데, 한국문학 중에서 좋은 작품을 소개해주어서 단순한 진심등의 좋은 소설을 많이 읽을 수 있었다. 팟캐스트에서 작품을 소개하면서 사용하는 언어가 무척 훌륭하여 책을 통해 그 언어의 마술을 다시 접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평소 방송 등에서 사용한 언어보다 훨씬 무겁고 진지하여 다소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는데, 아직 접해보지 못한 작품들의 평론이 많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저자가 ‘82년생 김지영의 편집자이고 이를 최고 히트작으로 뽑아서인지 페미니즘 관련 글이 많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다시 읽는 82년생 김지영이나 레싱의 ‘19호실로 가다’, 김혜진의 소설 등에[ 대한 글이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올해 읽은 소설 중 가장 좋았던 김연수 작가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에 대한 글을 흥미롭게 읽었다.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절망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말라는 작가의 생각이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기도 하지만, 좀 더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과 내가 한 이해가 과연 바로된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으로부터 글을 읽었고, 글을 읽은 후에도 생각이 분명해진 것은 아니지만 내가 작품으로부터 받은 느낌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라는 위안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좋은 소설들이라 생각하여 이 소설집에 대한 다른 분들의 평론도 찾아서 읽고 비교해보고 싶다)

 

팟캐스트에서 박혜진 평론가의 소개를 통해 알게 된 김금희 작가의 경애의 마음도 인상적으로 읽은 작품 중 하나이고 드라마화 되기도 했던 어느 한낮의 연애도 무척 좋아하는 작품인데, 사랑 이야기 이전에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저자가 이 책의 제목을 숲 속에서 숨어있는 식물들 간의 연결을 의미하는 언더스토리로 지었기 떄문인지 작품 속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의 의미에 대해 상당히 세밀하게 분석하였다고 생각한다. 작품의 의미가 아주 쉬운 작품은 아니었지만 (이해를 잘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이 책 속의 평론을 읽으면서 작품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ㅂh고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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