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야 몇 일 동안 있었던 접속장애가 가장 큰 이슈이겠지만 (사람들의 반응을 보니 큰 이슈도 아닌 것 같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이슈는 이 번 지방선거에서의 야권연대 후보 단일화가 아닐까 한다. 천안함과 금강산이란 북풍에 의해 많이 가려져 있지만, 포스트 MB 시대를 생각할 때, 이 번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연대를 못하고, 단일화를 못하면, 비록 그에 따른 아이러니한 반사이익에 의해  한 줌도 안 되는 야권의 소수가 2012년에 있을 19대 총선에서 기염을 토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두고 볼일이리라. 2년이란 짧은 시간이지만, 길다면 긴 시간이다. 그 동안 어떤 정치적 지각변동이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그러니 이 번 선거가 정말로 중요하다. 도대체 MB가 왜 문제이고, 한나라당이 왜 딴나라당이고, 조중동이 왜 문제인지, 4대강 사업을 왜 멈추어야 하는지, 더불어 PD수첩을 왜 칭찬해야 하는지, 이런 중요한 현황을 문제시하고, 공론화하는 데에 선거보다 효율적인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일상에서 이런 문제를 항상 고민하고, 토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이란 원래 지겹고, 고달프다. 당장 취업하고, 돈 벌고, 연애하고, 자식 키우고, 그러다 간혹 맛난 밥 먹고, 술 한 잔 걸치고, 사랑하는 이와 “좋~은 시간”보내는 것만으로 일상은 이미 200프로 포화 상태다. 그러니 선거 때 열풍을 만들어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 이런 시각에서 사회 진보는 정말로 계단식이라는 생각도 든다. 점차적 개혁에 반대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단지 때가 왔을 때 일단, 해야 한다. 안 그러면 뭘 하려고 했는지도, 잊어 버리고, 결국 포탈 “정치”란 들어가서 사설 읽다, 나도 모르게, 고소영 장동건 결혼 예물 반지나 구경 하다, 결국 youtube 혹은 youxxx, 같은 사이트에 머리 처박고 있게 된다.

현재 특별히 검색을 하지 않고서도, 포탈에서 단일화와 관련한 기사를 접할 수 있는 건, 내가 아는 한, 경기도지사 단일화 밖에 없다. 서울시장은 비록 노회찬이 완주를 할 생각이라고 밝히긴 하였지만, 한명숙에 대한 지지가 나름대로 확고하기 때문에, 큰 우려를 하지 않는 분위기인 것 같다. 다만, 몇 일 전, 심은하님의 바깥양반께서 출마를 선언하셨는데, 중간에 사퇴하지 마시고, 꼭 선전하시기 바란다. 정말 이쪽 말고, 그쪽 표 10프로 정도 가져가 주신다면, 달려가서 뽀뽀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다.

과거에 강누님이 시장이 되는 걸 보고 싶었는데, 이 번 기회에 또 다른 누님이 나오실 것 같으니, 비록 패션센스는 다를지라도, 쿨럭, ... 아니 이념과 노선은 다를지라도, 여성동지, 여성인간님들이 연대는 무엇인가를 보여줘, 꼭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최초의 여성 총리, 최초의 여성 시장, 뭐 이 두 타이틀을 꼭 "한 사람"이 다 가져갈 필요는 없겠지만, 서울특별시 시장의 자리에 “한 여성”이 올라갔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대한민국을 좀 더 양성평등 사회로 만드는 데 기여하지 않을까? 역시나 개인적인 소망은, 그 분께서, 다른 문제 다 좋지만, 제발 육아 문제만 좀 어떻게 해줬으면 하는 심정이다. 현실적으론 서울시와 민간 공동으로 탁아소만 전면 제도화 해줘도, 엄청난 업적이 아닐까? 생각해 봐라, 당신의 똑똑한 딸이, , 사회 생활을 매우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결혼을 하고, 당신에게 손녀를 안겨 주더니, 육아가 걱정이란다, 그 착하고 이쁜  딸이, 자신의 모든 꿈을 접고, 한 남자의 여자로, 아이의 엄마로  집안에 영원히 정착한다면, 춤이라도 추시겠는가? 정말 딸 가진 아버지들은, 자신의 딸을 위해서라도, 양성평등 문제 심각히 생각해 봐야 한다. 더 이상 이중적인 잣대는 통하지 않는다. 딸은 MT도 못 가게 하면서, 딸 같은 아가씨 옆에 앉혀 놓고 술 마시면, 술 참 맛나겠다. 딸 가진 아버지들은 잠재적 페미니스트이니, 이 번 기회에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하고, 여성동지들과 연대하여, “한 여성”을 밀어주었으면 참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이다. 그냥 여성 말고, “한 여성”이다.

하여간 글이 산으로 가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일단 문제는 경기도지사다. 서울시가 어떻게든 단일화 된다고 가정을 한다면, 다음은 당연히 경기도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현 경기지사, 김문수가 1위를 달리고, 이 후에 마치 뭐 마냥, 김진표, 유시민, 심상정, 안동섭이 이어진다. 뭐 워낙 변수가 많을 수 있는 여론 조사이고, 아직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 건 아니기 때문에, 현시점에선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내가 이 사안에 직접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얼마 전 있었던 딴지일보의 “야간분만”을 본 후인데, 앞으로도 몇 번 번 토론회를 더하겠지만, 딴지일보의 토론회만 놓고 보면, 단일화가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다. 아니 사실 쉬우면, 단일화, 단일화 떠들어 댈 일도 아니리라. 손학규가 춘천에서 반짝 등장 한 것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일인지 모르겠지만, 이것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만 봐도 단일화가 어렵긴 어렵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민노당의 안동섭 후보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현시점에선 존재감이 너무나도 미약하기 때문에 일단 제외한다. 달리 말하면 안동섭이 후보 단일화에 참여하든 안 하든 현실적으로 선거의 판도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 듯하다. 그렇다면 경기도지사 단일화는 사실 심상정, 유시민, 김진표, 이렇게 세 명이 문제인데, 이 세 명을 보고 있노라면, 브랜드, 브랜드 그리고 조직이다.

조직의 김진표가 과감히 현재의 그림에서 사라지면서, 유시민과 심상정 두 사람 중 어떤 사람의 브랜드가 더 좋은가를 공정하면서도 민주적인 절차로 결정하고, 이 후 간택된 인물에게 조직을 얻어주며, 선거캠프를 진두지휘 해서 자신이 간택한 인물을 김문수와의 대결에서 이기게 한다면, 이건 다음 해 텔레비전 드라마로 만들어도 되는, 아니 영화를 만들든, 뮤지컬을 만들든, 뭐든 다 대박이 될 수 있는, 드라마틱한 시나리오이겠다. *제목은 영웅 김진표든, 실세 김진표든 뭐든 다 좋다.

이 시나리오에 대해 1-2초간 생각을 해보면, 일단 김진표가 그런 선택을 하는 것도 상상하기 힘들지만, 의외로 그에 못지 않은 건, 유시민과 심상정 사이의 단일화다. 이 두 브랜드를 놓고 경선을 치를 수 있는 시스템이 물리적으로 가능한지도 의문이지만, 가령 여론조사를 통해서 단일화를 한다고 하면, 이 조건에 심상정이 동의를 할 이유가 없다. 유시민에 비해 브랜드가 달리는 심상정으로서야, 여론조사로 후보 단일화 하자고 하면, 동의 하느니 차라리 “너 드세요” 라고 대꾸하지 않을까?

간단하게 심상정이 경기도에서 유시민보다 더 인기가 있을 특별한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인구 천이백만의 경기도민의 마음에, 대중적인 지지도를 대입해 볼 수 있을 텐데, 베스트셀러 저자이며, 방송인으로서의 화려한 경력에,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서적 관계를 생각했을 때엔, 야권 전체에서 유시민 만한 인물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뭐 타이틀로야 전직장관이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전직 총리급 이상의 전국구가 아니던가. (아닌가?)

하지만, 이번 선거를 심상정은 결코 순순히 포기 할 수 없다. 어차피 경기도지사가 (비록 목표라고 말해도) 목표가 아닌 이상, 경기도에서 뿌리를 박는 것, 더불어 자신이 살고 있는 고양시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목적인 이상, 앞으로의 국회의원/진보정치의 가능성을 굳히기 위해서라도, 이 번 선거유세를 조직 만들기 + 브랜드 개선의 기회로 사용해야 하는데, 이런 기회 자체를 단일화로 포기해 버리라는 건, 가진 건 본인의 이름과 노회찬이라는 또 다른 브랜드 밖에 없는 정당의 대표로선 거의 불가능한 선택이다. 유시민의 국민참여당 띄워주자고, 심상정이 자신의 진보신당을 죽일 수야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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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화려하게 산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으나, 야당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이번 지방 선거에서 반 MB연합이라는 구호에 진정 대의가 있다면, 어떻게든 정치적 자본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유시민과의 단일화를 할 필요가 있겠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더러운 책임공방 문제로 비화하면서, 치졸한 비방이 난무하는 야당들이 될 수 도 있는데, 이로 인한 넓은 의미에서의 진보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사실 가장 큰 걱정이다.  그러니까, 타의에 의해서든, 자의에 의해서든, 조금이라도 진보적인 사람의 경우엔, 이번 선거에서 정말로 뭔가가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는데, 단일화에 실패해서, 선거에 패배한다면, 그로 인해 어떤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정치에 대한 무관심/혐오감은 더욱 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심상정 유시민만 놓고 보아도 단일화가 이렇게 복잡한 문제인데, 현실은 열심히 조직을 닦아 왔을, 전부총리 김진표 때문에 더 힘들다. 아니, 사실 단일화라는 말이 나오는 건, 다 김진표와 유시민 때문이다. 다른 두 브랜드에 비해, 보다 전통적인 스타일인 김진표는, 브랜드가 약한 만큼, 현실적이다. 더불어 민주당이란 조직이 있다. 대선이나 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지선에 있어서, 김진표가 닦아온 조직의 힘은 더 빛을 발하리라.

노-브랜드와 브랜드는 보통 달리 논다. 마켕팅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크게 되려면 당연히 브랜드로 가야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정치라는 특수한 영역에서, 더불어 지방선거라는 점에서 브랜드와 노-브랜드 혹은 조직 사이의 줄다리기는 오히려 마케팅의 상식을 거슬러, 조직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 현재 김진표의 지지율이 유시민 보다 앞서는 것도, 본격적인 선거전이 있기 전, 김진표가 그 동안 닦아온 조직 혹은 기반의 반영이리라. (물론 이는 유시민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평가로 해석될 수 도 있다. 그러니까 유빠들이여 정신차리라고.)

뭐 정치란 조직이다라는 논리로 가면 당연히 김진표 대세론이다. 현실적으로 유시민과 참여당이, 경기도에서, 비록 유시민이 경기도에서 오래 살았다고 하지만, 민주당의 조직을 대체할 만한 조직을 가지고 있진 않다. 하지만, 이런 논리를 그대로 민주당과 한나라당에게 적용시킨다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조직을 이길 수 있겠는가? 조직과 돈이라는 걸로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는 야당이란 있었던 적도 없고, 앞으로도 있을리 도 없다.

어차피 한나라당은, 브랜드+조직으로 이길 수 밖에 없다. 노무현이 이회창을 이긴 것도, 브랜드 파워로 이긴 것이지, 민주당이 한나라당 보다, 조직이 좋거나 돈이 많아서 이긴 건 결코 아니다. 이런 점에서 김문수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단일화도 단순한 형식적인 단일화가 아니라, 진정한 단일화다. 즉 유시민이 김진표 선거캠프를 지휘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 유시민이 김진표 지지하는 TV 광고를 찍거나, 김진표가 정당표는 민주당이 아닌 참여당에 주라고 선언할 때, 진정한 단일화가 이루어 지리라.

양 안다 지금의 그들에겐 불가능한 일이리라. 하지만 이 불가능한 일을 하지 못한다면, 반MB/ 명박 심판이라는 그들이 주장하는 대의는 말 뿐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일화 없이, 승리가 없다면, 유시민과 김진표가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을 때, 이들이 주창하던 대의는 거짓이었거나, 둘 중 하나가 알고 보니, 김문수의 하수인이라는 말 밖에 안 된다. 

현실적으로 그나마 이길 가능성이 있는 김진표와 유시민은 단일화에 목을 맨다. 이들은 어차피 자기들 둘 중 하나로 단일화 되어야 한다는 걸, 될 것이란 걸 안다. 나머지 두 후보야, 단일화를 하든 안 하든, 이 둘에 비하면 죄송하지만 별 상관 없는 문제다. 물론 김진표와 유시민이 극적인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심상정의 위치가 상당히 애매해 질 수 있다. 뭐 토론에서도 분명히 밝히듯이, 현재론 단일화를 가장 반대하고 있는 입장인데, 일단은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면서 브랜드 쌓아가다가 막판에 단일화에 숟가락 놓으면서, 선거패배의 책임에서 면피를 하던가, 아니면 야당 단일후보의 근소한 패배와 함께 피박을 쓸 수 도 있겠다.

유시민은 펀드라는 멋진 카드를 던졌다. (물론 주사위를 던진 건 국회의원직을 던진 김진표가 먼저지만, 아쉽게도, 한 번 던졌다고 게임이 끝나진 않은가 보다.) 선거 참여해서 일정한 지지율을 얻지 못하면 40억이 넘는 돈이 다 개인부채가 될 수 도 있다. 유시민 다운 멋진 카드였음 엔 분명하나, 이를 보는 김진표의 입장에선 정말 욕이 다 나왔을 것이다. 이제 어떤 패든 김진표 역시 던져야 하겠는데, 그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단일화의 불가능성인가, 아니면 이 불가능성을 가능케 하는 불가능한 일인가, 우리는 어떤 불가능성을 이 번 선거에서 볼 수 있을지, 그것이 관건이다.




 
 
반딧불이 2010-04-25 11:23   댓글달기 | URL
대한 민국의 가장 큰 이슈가 알라딘의 접속 장애때문에 묻히고 있군요. 서재브리핑이 안되어서 일부러 찾아와야하네요.

apouge 2010-04-25 19:01   URL
일부러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접할 것도 없는데, 이것 참... 몇일 별고 없으셨는지요.. ^^

참 갑자기 생각이 났는데, 하루키 영역자로 유명한 제이 루빈 번역의 소세키 산시로가 작년 연말에 출간이 되었는데, 서문을 하루키가 썼습니다. 산시로에 "길 잃은 양"이 중요한 모티브로 등장을 한다고 하던데 하루키의 양 이야기와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궁금하네요.

반딧불이 2010-04-25 21:47   댓글달기 | URL
제가 소세키는 읽었지만 하루키는 근처에도 못가고 있습니다. 산시로에서는 여주인공 미네코가 산시로에게 미아의 영어번역을 알고 있느냐고 물어요. 모른다고 하자 스트레이 쉽(stray sheep)이라고 답해줍니다. 하지만 산시로는 이말의 의미를 잘 몰라요. 성서에 나오는 그 '길잃은 양'은 맞는듯 한데 미네코가 어떤 의미로 썼는지..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루키의 양 이야기는 어디에 나오는 건가요?

apouge 2010-04-25 23:58   URL
하루키의 양은, 양을 쫓는 모험이란 작품에 등장합니다. 양이란 동물은 성서의 "긿잃은 양" 때문에 한 편 매우 익숙해 보이나 일본에 본격적으로 전파된 것은 그리 긴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양의 사육이 본격적으로 된게 대동아 전쟁 때문이었다는 얘기를 예전에 한 일본인에게서 들은 적이 있는데,
그래서 매우 이중적인 존재라고 할까요. 매우 foreign, 심지어, mythic 하기까지도 했던 동물이지만, 또한 갑자기 친숙해진 동물이기도 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