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반복이 무너지기 시작할 즈음, 몸이 아프다는 걸 마음이 가장 먼저 알아챘다. 몸의 무거워지면 마음은 하던 일을 중단하라고 지시한다. 가만히 가만히 쉬면서 기다리라고, 함부로 행동하고 센 척하지 말고 몸의 고장을 찾기 전까지는 꼼짝도 못하게 한다. 그러면서 혼낸다. 무리했던 일들을 끄집어 내어 조목조목 따져들며 큰 목소리를 낸다.

 

몸과 마음은 수평적 관계인 동시에 수직적 관계다. 동등하지만 상대방이 하는 명령과 지시를 무시하면 곧바로 탈이 나기 때문이다. 마음의 위로와 간호가 약해진 몸에게는 즉효약이다. 마음을 받아들인 몸이 느슨하게 긴장을 풀고 쉬노라면, 아팠던 곳이 조금씩 느리게 사라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몸과 마음이 어울려 사는 방식이었다.

 

운동, 즉 요가를 시작하면서 내 몸을 사랑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혐오하고 무시하는 쪽이었다. 몸을 생각하면 불편하다가 보편적인 생각이었다. 약해 빠져서 걸핏하면 아파하고 탈이 나고 주저앉아 일어나지도 못하고 이런저런 알러지에 괴로워하는 몸 따위는 차라리 없어지길 바랬다.  

 

그러나, 요가를 시작한 지금은 몸을 아끼고 사랑하지 못하면 마음이 병든다는 사실을 안다. 몸의 컨디션이 가볍고 유연하면 할수록 마음이 건강하고 기쁨과 환희로 가득찼다. 몸을 쓰는 건 마음을 다스리는 것과 비슷한 이치였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명상을 하노라면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순간들이 온다. 그 찰나의 시간들이 보석이 되어 멋진 집을 완성하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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