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운동회 사계절 그림책 34 
임광희 글.그림 / 사계절출판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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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날의 그 풍경은 어른이 된 지금도 설레임으로 남아있다. 내일 비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 푹 자지도 못했지만 들떠서 그런지 몸은 쌩쌩했고, 평소엔 엄마가 일어나라고 잔소리를 해야 미적거리며 일어났는데 소풍 날 만큼은 새벽부터 일어나 엄마가 김밥싸는 걸 구경하며 하나씩 주워 먹었다. 어른이 되어 여행을 가고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가는 등 두근거리는 경험을 하곤 있지만 그 시절만큼의 들뜬 기분은 아니다. 청군, 백군에 맞는 체육복과 하얀 운동화를 꺼내 신고 집을 나섰던 그 설레임이 아직도 생각난다. 그래서 이 그림책을 더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다시 갈수 없는 어린 시절로 시간 여행을 한 기분이다.

 

요즘 아이들에게도 운동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일까 궁금해지는데, 마음껏 뛰어놀고 몇달동안 준비한 공연을 하고, 맛있는 김밥도 먹을수 있으니 아마 그럴 것 같다. 운동회가 열리는 아침 풍경은 축제 그 자체이다. 학교 앞엔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물건과 먹을거리가 가득 깔려있다. 노란 병아리와 바람개비, 달콤한 아이스크림등 평소의 학교 모습과는 180도 다르다. 봄이도 여름이도 오늘이 무척이나 신나고 즐겁다.

 

 

전교생이 청군과 백군으로 나뉘어 하루 종일 게임을 하는데 이게 은근히 경쟁심을 유발한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열심히 자기 팀을 응원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는데, 경기 결과가 나올 때마다 양팀의 희비는 교차된다. 가을 운동회의 첫 경기는 모자 뺏기 였는데 청군이 이겼다. 그런데 두번째 경기인 공굴리기마저 청군이 이기자 백군은 시무룩해졌다. 하지만 남은 경기는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 벌써부터 풀 죽을 필요는 없다!

 

 

경기가 주는 재미도 있지만 학년별로 하는 공연도 또 하나의 볼거리이다. 1학년생의 필수코스인 꼭두각시 춤은 귀엽고 앙증맞다. 이 모습을 보고있는 청군과 백군은 다 같이 즐거워한다.

 

 

다시 시작된 경기에선 백군이 이기고, 정오전에 꼭 하는 박 터뜨리기 게임이 시작됐다. 모두들 힘을 모아 서로의 박이 먼저 터지기를 바라는데 이번엔 청군이 승리했다. 하지만 백군도 와와 하며 신나하는데 바로 점심시간을 알리는 깃발이 나왔기 때문이다. 열심히 응원하고 경기를 치루다보니 배가 너무 고픈 상태인데 드디어 운동회의 꽃인 점심시간이 온 것이다!

 

 

점심시간이 다가오면 아이들의 눈은 부모님 찾기에 들어간다. 나무 그늘이 있고 운동장이 한눈에 보이는 명당 자리, 수돗가가 근처에 있는 곳도 좋은데 운동장에서 멀어질수록 부모님 찾기가 더 힘들어진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도착하면 아이를 찾아 나선 후, 어디어디에 있으니까 오라고 알려준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김밥과 음료수, 치킨과 과일 등 입에 들어가는 모든게 다 꿀맛이다.

 

 

밥을 먹어 더 힘이 솟는 아이들은 후반 경기에 더 몰입하게 되는데 사다리 통과하기, 손 안 대고 떡 먹기, 장애물 달리기 등을 하고나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그리고 운동회 마지막 경기는 언제나 이어달리기 시간이다. 이 때쯤이면 청군과 백군의 경기 결과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지만 더 이상 승패는 상관이 없어진다. 뛰고 구르고 열심히 놀았으니 그걸로 즐거운 것이다.

 

 

달리기 잘하는 아이들 손목에 있는 1,2,3등 도장과 상품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이다. 공부에서 벗어나 재미있게 논 것 만으로도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동회가 끝났어도 집으로 곧장 가는 대신 친구들과 어울려 날이 저물때까지 또 놀았다. 운동회 날 만은 하루 종일 뛰어 놀아도 된다고 허락받은 날이기 때문이다. 운동회 날 숙제하라고 하는 부모님은 없으니까! 그래서 더 즐거운 가을운동회 이다.



 
 
 
도둑고양이 연구 파랑새 그림책 69 
이자와 마사코 지음, 히라이데 마모루 그림, 이예린 옮김 / 파랑새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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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서 흔히 만나는 고양이를 연구 한다는 발상이 신선하다. 연구는 과학자들이 가설을 세우고 면밀한 검토와 실험을 거치는 과정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일상 생활에서도 재미있게 할수 있었다. 그 대상이 동물,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친근한 고양이라면 더 즐겁게 할수 있지 않을까. 일단 고양이를 연구하기 위해선 내가 사는 동네에 있는 고양이들을 파악하는게 첫번째 이다. 생김새를 그림이나 사진으로 만들고 이름과 어미번호 등을 카드로 작성한다면 구분하기가 쉬워진다. 이런 작업이 끝났다면 본격적으로 고양이의 하루를 관찰 할수있다. 하루종일 고양이 뒤를 따라다녀야 하기 때문에 준비해야 할 물품이 많고 체력도 든든해야 하는 건 기본중의 기본이다.

 

오늘 만나는 고양이는 수컷인 나오스케로 쿠슈 마을에 살고있는데, 이 곳엔 어른 고양이 열마리와 아기 고양이 여덞마리가 공존하고 있다. 현재 이곳은 10월달로 번식기인 겨울과 봄이 아니고, 새끼 고양이들도 어느 정도 자랐기 때문에 암,수 고양이들이 한가로운 시기이다. 만약 번식기때 고양이 관찰을 했다면 또 다른 이야기를 들을수 있었을 것이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오스케를 관찰하기전에 고양이들의 습성을 꼭 알아야 하는데, 고양이는 사람이 지켜보는 걸 싫어해 눈이 마주치면 모른척 해야 하고, 가까이 오는걸 싫어해 조금 떨어져서 관찰해야 한다. 또 깜짝 놀라지 않게 천천히 움직이고,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고양이보다 아래쪽에 있어야 한다. 무작정 관찰하는게 아니라 이렇게 염두해두어야 할 고양이의 습성을 파악해야 서로에게 좋은 연구가 될 것이다.

 

 

아침 10시에 자고 있는 나오스케를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 40분 만에 잠에서 깨어났는데, 이 연구는 참을성과 끈기가 있어야만 끝까지 할수 있을 것 같다. 아무리 내가 시간이 급하더라도 고양이더러 "얼른 일어나서 먹이도 먹고 다른 고양이들과 좀 놀아봐~"할수는 없지 않은가.

 

기지개를 켜고 몸을 핥으며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니는 나오스케를 관찰할때 주의할 것은 고양이가 뒤를 돌아볼 경우를 대비 해 숨을 곳을 미리 정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마땅한 장소가 없다면 시치미를 떼라는데 정말 까다로운 규칙들이 많고 알게된 것도 많다. 고양이는 항상 가장자리를 따라 걷는다는 정보처럼 말이다

 

 

고양이사회의 규칙도 신기한게 많았는데 만약 길을 걷다 만나게 되면 먼저 발견한 쪽이 멈춰서 기다리고, 상대방도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직선이 아니라 돌아서 가게 된다. 나오스케가 골목 끝에서 주위를 둘러보는 것도 다른 고양이가 있나 없나를 알아차리려는 것이다.

 

공터의 풀밭에서 뒹구는 나오스케를 보면 그냥 혼자 노는것처럼 보이는데, 이것도 특별한 행위였다. 고양이는 눈언저리나 입가에 냄새를 뿜는 곳이 있어 이렇게 뒹굴며 자기 냄새를 묻혀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발톱자국과 오줌으로 자기 영역을 표시한다.

 

 

지금까지는 수월하게 뒤를 추적했는데, 나오스케가 높은 담을 뛰어넘으면서 바빠지기 시작한다. 나도 따라 넘을순 없으니 자칫하면 나오스케를 놓치게 될수도 있는 긴박한 순간이다. 골목길을 돌고 돌아 계속 찾다보니 다행히 나오스케를 발견! 이쪽으로 오는 나오스케가 날 보지 못하도록 얼른 울타리 뒤로 숨어버렸다. 다행히 날 보지 못한 나오스케는 울타리 구멍을 통해 밖으로 나갔는데, 그만 햐쿠와 눈이 마주치고 만다. 고양이 사회에선 눈이 마주치면 싸움을 거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보지 않으려 하는 나오스케와 햐쿠. 다행히도 서로 천천히 지나가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휴~

 

혼자만의 식사도 하고 따사로운 햇볕에 졸음이 몰려온건지 창문 지붕 위에서 낮잠을 즐기는 나오스케. 이때 다른 고양이가 지붕 위로 올라왔지만 고양이 사회에선 먼저 온 쪽이 우선이기 때문에 조용히 물러난다. 어른 고양이들은 함께 어울려놀거나 하지 않는 모양이다.

 

 

높은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들답게 지붕 여기저기서 고양이들을 볼수가 있는데, 사람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는 나오스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고양이들도 저렇게 함께 놀면 더 재미있을텐데~.

 

 

이제 슬슬 땅거미가 지고, 관찰도 막바지를 향해간다. 날이 어두워져 나오스케를 놓치기도 했지만, 규칙적인 생활을 즐기는 습성을 알기 때문에 금방 찾아낼수 있었다. 밥 먹을 시간과 장소를 기억해 찾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밥을 먹을때도 먼저 온 고양이의 식사가 다 끝나야만 가서 먹을수가 있다. 강아지와는 여러면에서 많이 다르다.

 

 

오후 10시 30분에 잠든 나오스케를 지켜보다 깜빡 잠이 들어 새벽에서야 깨게 됐는데, 때마침 일어난 나오스케를 따라 같이 일어섰다. 그리고 아침 6시, 하루동안의 관찰이 끝나며 나오스케의 하루를 정리해본다. 무려 18시간이나 잠을 잔 나오스케의 일과를 보니 좀 허무해지기도 한다. 골목을 어슬렁 거리며 잠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고양이를 관찰하는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하다. 고양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뛰어야 하고, 잠을 잘 땐 기다려야 하고, 고양이 눈에 띄지않게 잘 숨어있어야 하니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 같으니 말이다. 처음엔 쉽게 생각했는데, 나보고 하라고 하면 거절하겠다! 대신 이 책을 보여주면 되지! 그림으로 재미있게 공부하는 고양이들의 습성과 그 사회의 규칙을 알수 있게 해줘서 좋다. 고생이 많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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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 많고 가격도 한개 사는것보다 저렴해서 좋네요.


 
 
 
삐약이 엄마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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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하고 욕심많은 고양이 니양이는 약한 동물을 괴롭히는 아주 못된 성격을 가졌다. 거기다 갓 낳은 따끈따끈한 달걀을 최고로 좋아했으니 어미닭에겐 기피대상1호이자 포악한 적 이었다. 모든 동물들이 니양이를 싫어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나를 싫어한다면 더 싫은 행동을 해 주겠어, 날 더 무서워하도록 해주겠어 라는 마음이 있는게 아닐런지. 심술이 덕지덕지 붙은 니양이는 누구도 사랑하지 못했고, 그래서 사랑받지도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닭장 앞을 지나치던 니양이 눈에 탐스러운 달걀이 눈에 띄었다. 주위엔 어미닭도 보이지 않으니 "어서 날 잡숴주세요"라고 유혹하는거나 마찬가지인 상황. 이런 횡재를 마다할리 없는 니양이는 달걀을 맛있게 꿀꺽 삼켜버렸다.

 

 

그런데 그 날 이후로 가뜩이나 튀어나온 니양이의 배가 계속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너무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저번에 먹은 달걀이 뱃속에서 병아리로 자라나고 있었던 것인데, 이를 알리없는 니양이는 배가 아픈게 똥이 마려워서 그런거라고 여기며 화장실로 냅다 달려간다. 끄응차 끄응차 힘을 주는 니양이.

 

 

힘을 열심히 준 보람이 있었는지 드디어 똥이 나왔는데, 가만 가만 니양이의 눈이 휘둥그레진 사건이 일어났다. 니양이 뱃속에서 나온건 냄새나는 똥이 아니라 작고 귀여운 노란 병아리였기 때문이다. 고양이가 병아리를 낳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이 해외토픽감 사건에 니양이는 안절부절 못한다. 이게 정녕 제가 벌인 일입니까? 

 

 

안절부절 못하는 니양이의 몸에 올라탄 병아리는 삐약~거리며 귀엽게 품으로 파고든다. 이 따스한 작은 생명체의 반응에 괜히 가슴이 뭉클해진 니양이. 어느 누구와도 이처럼 친밀한 접촉을 해보지 않았기에 좀 쑥스럽기도 했지만 그 느낌이 싫지만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자신이 낳은 병아리에게 삐약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처음으로 엄마 노릇을 하기로 결심한다!

 

 

작고 여린 삐약이가 행여 다칠까봐, 아플까봐, 배고플까봐, 위험해질까봐 전전긍긍하며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는 니양이의 모습에선 포악하고 욕심많은 과거를 찾아볼수가 없다. 정말 같은 사람, 아니 고양이가 맞는걸까? 누구도 변화시키지 못했던 니양이를 이 작은 생명체가 180도 다른 존재로 만들어버리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비록 종족은 다르지만 모성이라는건 기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지도 모르겠다. 더 이상 니양이의 얼굴이 심술궃은 모습이 아니라, 자애로운 엄마의 모습으로 보이니 말이다.

 

 

 

니양이의 곁엔 삐약이가, 삐약이 곁엔 든든한 엄마 니양이가 항상 붙어있는다. 그런 모습을 보고 다른 동물들은 니양이라는 이름 대신 삐약이엄마 라는 호칭으로 부르게 된다. 그 이름이 그렇게 좋고 따스할수가 없다. 오늘도 삐약이와 엄마는 함께 있다. 지붕 위에 함께 있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마도 니양이가 삐약이를 지붕 위에 데리고 온 모양인데, 좀 위험할수도 있겠지만 곁엔 항상 엄마가 있을테니 안심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