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심쿵한 일이 발생했다. 짙은 파란색 포장지에 쌓인 책이 도착한 탓이다. 책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책이 택배로 오는 날이면 언제나 좋지만, 어제만큼은 사뭇 달랐다. 이사한지 한달 하고도 보름이 흘러갔다. 그동안 읽은 책은 고작 1권이다. 한 달에 열권에서 많게는 20권 이상을 읽어내던 독서광인데 겨우 한 권을 읽었다. 시골은 의외로 바쁘고 고된 일상의 연속이었다. 특히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식사를 준비하고, 아이들 통학 시켜추고, 맑은 날이면 오전에 뒷산으로 개들을 데리고 등산을 떠난다. 오후면, 집을 청소하고 수세식 화장식을 조금씩 만들어 간다. 책은 뒷전이다. 아니 읽을 수가 없다. 중노동에 시달리다보면 저녁을 먹고 난후 몸은 녹초가 되고 책은 거들떠 볼 수가 없다. 이러면 안 돼는데... 알면서도 어쩔 수가 없다. 결국 아내와 합의하에 저녁 먹은 후는 나에게 시간을 달라고 부탁했다. 방청소나 급한 용무가 아니면 서재에 들어가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데 시간을 쓰기로 한 것이다. 파란 포장지는 잊혀진 책의 맛을 되돌로 놓았고, 노동으로 지친 육신에 활력을 준 셈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 주어도 읽을 시간도 서평할 시간도 많지 않다. 꼭 서평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출판사의 입장과 나의 고집은 읽은 책은, 아니 보내준 책은 읽고 서평해야 한다. 이전에도, 이후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게 나의 꿈이었으니까. 이번에 주문한 책은 <박정희 장군, 나를 꼭 죽여야겠소>와 <분자교정요법>이다. 또 한 권은 중고로 구입했는데, 정민교수의 <삶을 바꾼 만남>이란 책이다. 강진은 정약용이 유배된 곳으로 다산초당이 있는 곳이다. 강진에서 가르쳤던 탁월한 제자였던 '황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육백쪽 가까이 되는 거대한 분량에 가격도 23,800원이다. 
















2015년도 겨우 8일 남았다. 읽고 싶은 책이 산더미다. 일단 서재에 담아둘 필요가 있는 책을 골랐다. 데이비드 프롬킨의 <현대 중동의 탄생>을 현대 중동을 이해하는 중요한 책이다. 찾아보니 이 외에도 이슬람과 중동, 특히 IS에 대한 책들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나를 심쿵하게 만든 건, 루 월리스의 <벤허>가 시공사에서 완역되어 출판된 것이다. 그동안 벤허는 기독교 출판사에서 개작되듯 번역한 책이 나오다, 그것조차 절판된지 오래다. 이번에 제대로된 출판사에서 번역되어 나왔으니 꼭 읽어보고 싶다. 
















오늘 특이한 한 편의 영화를 감상했다. <도서관 전쟁>이란 기묘한 영화다. 아무리 쏴도 한 명도 죽지 않는 전쟁이다. 또한 한 권의 책을 지키기 위해 수백명이 서로 총구를 겨루는 기이한 이야기도 황당해 보이지만, 책의 역사 또는 분서와 금서의 역사를 안다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이야기다. 사랑과 액션, 정치적 음모까지 허술하게 엮어진 영화이긴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 번쯤 볼만한 영화다. 검색하다보니 아리카와 히로 원작의 책과 만화도 보인다. 아마 이 책을 원작으로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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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2-25 15:45   댓글달기 | URL
낭만인생님,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도 좋은하루되세요^^

낭만인생 2015-12-28 20:07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이제야 봅니다. 시골이란 글쓰기가 쉽지 않네요. 멋진 2016년 새해 되십시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간다. 이틀째 흰 눈이 펑펑 내린다. 벌써 이틀 전의 일이다. 아내와 나는 흰 눈이 펑펑 쏟아지는 길을 드라이브하며 시골에도 낭만이 있다는 것을 가슴 아리게 새긴다. 겨울은 이렇게 내 삶 깊숙이 내려 앉아있다.




시골이란 그런지 택배 받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어쩔 때는 도시처럼 하루 만에 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하루 내지 5일 정도 늦게 들어온다. 마음을 비우고 기다리지 않으면 애가 타서 죽을 지경이다. 특히 긴급하게 받아야할 약품들이 늦게 오는 날이면 택배기사에게 두세 번 전화를 해 부탁하기까지 한다. 시골이다 보니 물량이 적으면 모아서 와서 그런다고 한다. 어쨌든 시간은 흘러 점차 적응해 가고 있다.

 

바쁘긴 하지만 천천히 읽어가고 있는 책이 있다. 장준하 선생의 에세이 전집이 바로 그것이다. 모두 세 권인데 두 번째 책인 돌베개는 읽었고, 첫 번째 책인 <민족주의자의 길>을 읽고 있는 중이다. 검색해 보니 돌베개에서 <돌베개>를 출간했고, 세계사에서 <민족주의자의 길>을 판매하고 있다. 아마도 조만간 절판될 모양이다. 읽는 사람이 없는 가 보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벌써 1219일이다. 내일이면 꼭 열하루만 남기고 2015년은 흘러가 버릴 것이다. 삶의 여백을 만들고, 그곳에 사색과 성찰을 담으려 했다. 이상이 되고 말았다. 난 아직도 내가 누군지 모른다. 아니 삶의 여백이 없다. 삶의 여백은 마음의 여백인데, 나에게 마음의 여백이 없는 것이다. 차라리 바쁜 도시의 일상이 책과 더 가까웠다. 시골은 육체적 노동을 요구하느라 책은 손에서 일찌감치 멀어져 간다.

 

지난 주, 신영복 교수의 신간 <담론>을 구입해 읽고 있다. 신영복 교수의 책은 무엇이든 모두 사서 읽고 싶다. 벌써 6권 째 읽고 있지만 여전한 갈증이 괴롭힌다. <청구회 추억>이란 책은 전에 보지 못했는데 신영복으로 검색해 보니 보인다. <더불어 숲>은 개정판으로 다시 펴냈다. 기행문이라고 하는데, 자못 궁금해진다. 담론을 읽으니 <초사>를 소개해 두어서 역시 사서 읽고 있는데, 내용은 그림 탐탁치가 않다. 아직 나에게는 남방의 정서를 담은 <초사>조다는 북방의 <시경>이 울림이 크다.

 
















<초사>는 글항아리 출판사의 것이 완역본이다. 지난 주부터 <주역>도 함께 읽고 있는데, 점치는 책이라는 겉표지를 벗겨내면 결국 사람 이야기다. 한글로 번역되지 않았다면 중국 고전은 꿈도 꾸지 못했을 터이다. 하지만 불안전하지만 번역자들의 수고의 덕으로 중국 고전을 읽으면 깊어가는 겨울을 보낼 수 있는 은혜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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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2-20 21:06   댓글달기 | URL
와~ 눈 내리는 풍경이 정말 멋지군요^^ 제가 오랜만에 낭만인생님의 글을 만난 것인지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글을 읽게되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시골로 이사도 하시고 적응하시느라 여러모로 힘드실텐데 밝고 좋은 모습을 보려 하시는 부분들이 참 좋고요. 앞으로도 종종 소식 전해주시길 바래봅니다^~^ 꿀밤되세요 오호호호!

낭만인생 2015-12-23 20:14   URL
해피북님 찾아 주셔 감사합니다. 시골로 이사온지 어느덧 한달반이 지나갑니다. 그런대로 적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 밤의 노크소리


시골은 해가지는 동시에 침묵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오후 5시반이면 해는 여지없이 서쪽 산너머로 떨어지고 풍경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도시는 자정이 넘어도 여전히 초저녁이지만 시골은 해만저도 한밤중이다. 


"택배요!"


한 밤 중의 외침이 들려 온다.시골에서 해가진 다음에 움직이는 일은 거의 없다. 고작해야 동네사람들이 하는 희의뿐이다. 그것도 몇 달에 한 번이 고작이다. 그런데 느닷없는 외침이 왠일이란 말인가? 예전에 루터킹의 <한 밤의 노크소리>를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왜 그 책이 연상되는 것일까?




"택배?"


속으로 생각한다. 무슨 택배일까? 시골에 내려온지 한 달이 지났지만 책을 주문한 적도, 쇼핑몰에서 뭔가를 주문한 적도 없다. 그런데 무슨 택배일까? 아내가 먼저 받아본다.


"책이네!"

"책?" 


무슨 책일까? 들어가보니 여상현의 첫책 <꿈사냥을 떠나자>이다. 맞다. 기억난다. 그동안 퇴고중이라며 페북에 연일 올리던 바로 그 책이다. 며칠전 원고를 출판사에 넘겼다고 하던데, 일주일이 체 안 되어 책이 도착한 것이다. 세상에! 책 한 권 나오기 이렇게 쉽단 말인가? 하여튼 들뜬 마음을 책장을 열어보니 아기자기한 그림과 사진들이 틈틈히 박혀있다. 한 권의 책을 선물로 받는다는 것을 즐거운 일이다. 이처럼 행복이 또 무엇이 있을까?  


오늘은 강진에 들러 여기저기를 둘러 보았다. 강진 시장 골목을 샅샅히 뒤져가며 철물점이나 그릇점, 옷가게등에 들러 필요한 물건을 구입했다. 두어 시간을 돌고나니 다리도 아프고, 살 것은 다 샀다 싶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서재실을 밝힐 전등도 LED로 구입했다. 


우리서점에 들러 신영복 교수의 <담론>을 구입했다. 이런 시골에 서점이라? 사장은 여성분인데 성품이 온유해 보인다. 장사가 되느냐고 물으니 자기집 남고 모두 문 닫았다고 한다. 겨우 먹고 살 정도란다. 그럴 것이다. 나 또한 일반 서점은 잘 들르지 않는다 그래도 무슨 의무감 때문인지 서점이 보이면 들어가 한 권이라도 사들고 나온다. 


창고를 정리하며 장준하 선생의 전집을 발견하는 행운을 누렸다. 말로만 들었던 장준하 선생의 전집이라니? 이게 왠 횡재란 말인가? 출판사 돌베개도 장준한 선생의 전집인 <돌베개>를 출판사 제목으로 정한 것이다. 신영복 교수의 <담론>은 장준하 선생의 정신을 이은 '돌베개'출판사에 나온 것이니 이 또한 묘한 인연이다. 






요즘 통 신간 소식을 못 접했다. 집 수리하느라, 시골에 적응하느라 정신 없이 한달을 보내고 나니 어느덧 신간소식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만 것이다. 시골에 내려오니 고양이 천지다. 부산에서 데려온 두 마리까지 합하니 열마리는 되 보인다. 오래 전부터 고양이 사료를 준 덕에 우리집에만 고양이가 모인다. 서재에까지 찾아와 밥 달라고 야옹거린다. 


그런데 왜 <꿈사냥을 떠나자>는 검색에 올라오지 않은 것일까? 아직 데이타베이스가 구축되지 않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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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12-02 21:17   댓글달기 | URL
시골생활은 좀 어떠신가요?
많이 한적하지요?
특히 초저녁부터 한밤중까지는요^^
대신 아침이 좀 일찍 시작되시지 않나요?그래서 시골에서 생활하면 좀 건강해지는 듯해요!
모쪼록 시골생활 적응 잘하시어 댁내 가족들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낭만인생 2015-12-02 21:35   URL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오랫만에 글을 써서 그런지 감이 뚝 떨어졌습니다.

서니데이 2015-12-02 21:53   댓글달기 | URL
시골로 내려갈 준비를 하신다는 페이퍼 전에 읽었는데, 그 사이 이사를 하셨나봐요.
오랜만에 쓰신 새 페이퍼 반갑게 읽었습니다.
낭만인생님, 편안한 밤 되세요.^^

낭만인생 2015-12-19 18:57   URL
감사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정이 드는 곳입니다.

기억의집 2015-12-03 09:05   댓글달기 | URL
어제 읽기만 하고 덧글은 안 달았는데, 아내분은 어떠신지요? 아프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램인데, 저는 여전히 병원 치료를 권하고 싶긴 합니다만 아내분이 결정한 사항이라... 차도가 좋았으면 해요.
어제 오브루아르 끝내고 개인주의자란 책 읽는데 작가가 자긴 혼자인 게 좋다고 하더라구요. 책 읽는 사람의 공통점이니 낭만님도 한적한 시골 생활에 만족하실 것 같기는 합니다! 눈 내리는데 강진은 눈 오나요?

낭만인생 2015-12-19 18:58   URL
그럭 저럭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곳은 눈이 많이 내립니다.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5-12-03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낭만인생 2015-12-19 18:58   URL
고양이는 좋아하시는 군요. 저도 고양이가 좋아 길고양이들을 데려다 키우고 있습니다.
 


목요일 저녁 택배 할배의 전화가 왔다. 받지 못했다. 

"무슨 택배지"

아마도 책인 듯했다. 금요일 저녁, 또 전화가 왔다. 외부에 나가 있어 문 앞에 놓고 가라고 했다. 혹시 사람 사람이 가져가면 어쩌나? 약간의 걱정도 있었지만 택배를 받을 다른 방법도 달리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래도 두고 가라고 했다. 한 시간 뒤에 도착해 보니 아직 있었다. 책이었다. 배송자가 '북이십일 출판사'다. 흠... 왜 보냈을까? 알 수는 없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 나갔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읽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 호기심을 자극한 책이기도 하지만, 이데올로기에 함몰되어 혼이 나간 국가를 보며 위로 받고 싶은 마음도 적지 않았다. 내용은 대체로 국가의 잘못된 경기 부양 정책으로 인해 앞으로 더큰 어려움일 찾아올 것이라는 일종의 경고였다. 깔끔한 글쓰기와 대담한 지적이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누굴까? 저자가 궁금해졌다.


박종훈. 책에 자신의 이름을 넣을 정도라는 보통은 아닐 것이다. 내표지 저자 소개글을 읽었다.


KBS 경제부 기자.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후버 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지냈다. 한국은행에 입행했다가 1998년 KBS에 입사하여 대표적인 경제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설립과 함께 긴박하게 진행됐던 외환위기 극복과정을 취재했다. 그 뒤 9·11테러를 뉴욕 현장에서 직접 취재했고, 2002년 신용카드 버블 붕괴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굵직한 경제 이슈들을 담당해왔다. 이러한 다양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경제·금융 관련 탐사보도와 기획보도를 통해 2007년 제34회 한국방송대상 ‘올해의 보도기자상’을 받았으며, 그 외 에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한국기자협회 등에서 다수 수상한 바 있다. KBS 홈페이지에서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칼럼을 연재했다. 저서로는 『2015년, 빚더미가 몰려온다』『지상 최대의 경제 사기극, 세대전쟁』이 있다. 



작년에 읽었던 책이 보인다. 『2015년, 빚더미가 몰려온다』바로 이 책이다. 적지 않는 충격과 걱정을 불러온 책이다. 아직 현실이 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우리나라는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다. 올해(2015년 초), 정부는 금리를 더욱 낮추고 아파트를 사도록 대출을 종용했다. 많은 사람들이 빚을 내어 집을 샀다. 그런데, 이젠 금리를 올리려 한다. 금리가 올라가면 현금이 필요한 사람들이 아파트를 내 놓을 것이고, 그러면 아파트 값을 하락할 것이고, 돈 걱정 없는 사람들도 동반하락을 경험하게 된다. 결국 빚은 빚을 부르고, 경제는 추락할 것이다. 수천 만원을 빚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그 책은 두려움을 심어 주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올 초에 빚을 갚았고, 지금은 제로상태다. 
















<대담한 경제>는 그 후속판인과 동시에 대한민국 경제의 거시적관점을 제시한 책이다. 모두 9장으로 분류하여 9가지 주제를 조목조목 파헤치며 분석한다. 책 표지는 'KBS 경제전문기자가 제안하는 9가지 생존 전략'으로 소개한다. 그렇다 문제를 파악했으니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거다. 


3장 부동산에서는 긴장감을 갖고 읽어야 한다. 87쪽에서 '바나나의 멸종 위기를 닮은 한국 경제'를 말한다. 줄거리는 이렇다. 세계는 많은 바나나 종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단 한 종류의 바나나만 존재한다. '캐번디시'라는 종인데, 이 종은 당도가 높고 잘 자란다. 바나나를 재배하던 농가는 다른 종을 버리고 캐번디시종을 선호하면서 쏠림현상이 일어났다. 다른 농가들도 이 사실을 알고 다른 종을 재배하지 않고 오로지 캐번디시종만을 심고 많은 수익을 창출했다. 바로 이 때 'TR4'라는 곰팡이 균이 캐번디시 종을 공격했다. 치명적인 이 병은 수많은 바나나 농가를 망가뜨렸다.'TR4'는 뿌리를 타고 올라가 관다발을 먹어버린다. 치료할 방법이 없어서 불치병으로 불린다. 'TR4'가 농가를 급습하면서 대안을 찾아야 했지만 다른 종은 벌써 멸종하고 없으니 대안이 없게 된 것이다. 바로 이것, 대안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경제가 캐번디시종 만을 재배한 바나나 농가와 같다는 것이다.(87쪽)


 글이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예리하다. 그의 통찰은 소름을 끼치게 한다. 경제 정책(1장) 기업(2장) 부동산(3장) 세금(4장) 빚(5장) 빈부 격차(6장) 복지(7장) 인구(8장) 청년(9장) 현재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만성질환 9가지를 추렸다. 9가지의 주제는 서로 엮이고 엉킨다. 빚, 청년이란 단어가 유난히 많이 읽힌다. 부동산 정책에서도 '청년'이 읽히는 것은 기겁할 일이다. 청년은 곧 실업이었는데, 대출과 아파트 구입과 연결된다는 것은 허황되어 보인다. 8장에서 인구 감소의 위기를 예지하고, 마지막 9장에서 결국 가장 소중하고 강력한 자원으로서 '청년'을 이야기 한다. 


"경제 기사를 읽고 눈물 나기를 처음이다!" 내지 저자 소개글 위에 적힌 글은 '인구'와 '청년'으로 넘어갈 때 무슨 의미인지 알수 있었다. 3포니 7포니 하는 요즘 유행어를 몸으로 살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먹먹하게 만든다. 그래도 청년이 희망이라니 어르신들이 정신차리고 정치를 잘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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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편지 쓰는 시간 -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 배달된 손으로 쓴 편지
니나 상코비치 지음, 박유신 옮김 / 북인더갭 / 201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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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북플로 들어와 글을 남긴다. PC로 글 쓰는것이 편해 북플로는 거의 들어 오지 않는다.
문득 북플로 보는 세상과 PC로 보는 세상이 다른다는 생각에 미친다. 북플은 한명만. 순서대로 보인다. 이에비해 PC는 여러명이 같이 보인다.
카페베네 앞을 지나치면 여럿이 있지만 각기 제각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목적은 동일하다. 북플도 각기 제 모양이 다르지만 책이라는 목적은 같다.
다르면서 같고
같으면서 다른다.

니나상코비치의 신간 소식이 들려온다. 겨울이 오기전에 읽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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