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21일 독서노트

"기본에 미쳐라"


그동안 시간이 쏜 살처럼 빠르게 지나는 듯한다.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면 시간이란 놈은 어디로 가는지 도무지 감을 잡지 못할 정도록 날아가 버린다. 시간에 쫓겨사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한해가 이처럼 빠르게 지나면 허무함이 급하게 몰려 온다. 시간은 쏜 살이다.  잡을 수 없다는 말이고 빠르다는 말이겠지.. 하여튼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과장이 심하기는 했지만 활이 가진 힘을 십분 보여준 아름다운 영화 '최종병기 활'... 어설픈 스토리를 충분히 상쇄시킬 만큼의 진지한 연기와 끊이지 않았던 긴장감은 이 영황을 2011년 최고의 영화로 끌어 올리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읽은 책을 정리해 보자. 












1. 인맥을 끊어라. 

 


인맥을 끊어라는 인맥을 만들라는 이야기이다. 그럼 왜 끊이라고 하는가? 필요하지 않는 것을 끊고 중요한 인맥에 집중하라는 이야기이다. 첫장인 이웃의 아내를 탐하라는 표현은 이 책이 가지는 인맥의 중요성과 적절성은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하여튼 인맥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인맥은 공짜가 아니라 영업처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인맥도 영업이다.









2. 빅 아이디어

당신이 놓치고 있는 백억짜리 아이디어.. 표제가 재미있다. 이 책은 실제로 아이디어 하나로 엄청난 부를 창출한 사업가들의 이야기이다. 아이디어 하나가 인생과 기업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아이디어만을 골라 실었다. 미국의 CNBC의 쇼 프로그램인 [빅 아이디어]를 책으로 번역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사소한 아이디어의 힘을 알게 될 것이다.


Big ldea의 교훈 / 당신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자랑하고 과시히라. 그리고 직접 사용해 보라. 알리시아는 처만불로 불어나 사업으로 번성할 만큼 사람들에게 보여주길 꺼리지 않았다.


3. 어려울 수록 기본에 미쳐라


위기에 순간에 사람들은 대박을 꿈꾼다. 차근 차근 성실하게 일하기 보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싶어한다. 이 때 사기꾼들이 등장한다.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어렵다는 것은 나에게 뿐 아니라 모두에게 동일하다. 기본은 원리요 통찰이다. 강상구님의 통찰력이 빛나는 이 책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기본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책 속에서
"자신과 정한 약속을 어긴 것을 환경 탓으로 돌리거나 힘이 든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것은 의지가 약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진정한 프로는 자신이 잘못한 일을 환경이나 다른 사람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는다."(85쪽)






4. 누가 바퀴를 굴릴 것인가?

창의적 아이디어맨 오그 이야기이다. 바퀴를 만들고 수레를 끌고 가기 위한 원시시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 냈다. 이야기 과정 속에서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해가고 만들어지는 가를 보여준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와 너무 닮은 주인공의 삶에 푹 빠지게 된다. 자 그럼 어떻게 창의적 생각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책의 일부이다.

5분 동안 자신에게 가장 흥미로운 과제에 대한 가능한 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해서 적어라.

그동안에 자신을 검열하지 마라.

아이디어를 다 쓰고 나서 마음에 드는 것에 동그라미를 쳐라.

그중 하나를 골라서 10분간 브레인스토밍을 하라.



5. 몰입과 소통의 경영


최고의 성과를 내는 몰입 창조형 조직 6가지 비밀. 표제의 글이다. 

몰입형 조직이란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불통의 조직은 강압적이고 굴욕적이지만 소통의 조직은 서로가 하나되어 원활하고 재미난 조직이 된다. 

저자가 말하는 몰입이란 소통에 근거한 재미와 열정을 말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조직을 어떻게 만드느냐이다. 저자는 6가지를 제시한다.

1. 이미지와 스토리를 활용하여 협곡을 연결하라.

2. 함께 그림을 그려라.

3. 경영진을 신뢰하라.

4. 자신만의 해결책을 만들라.

5. 전체 게임에 참여시켜라.

6. 실행 전의 연습...

제목만 보고는 정확한 의미를 찾을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이것은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먼저 준비될 것은 서로간의 신뢰와 협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할리데이비슨의 이야기는 중요하다. 각 부분 부분이 각자의 일을 알고, 분명한 비전과 목표를 공유함으로 자신이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비전은 공유되어야 하고, 공유된 비전만이 진짜 비전이다.


7. 이상한 놈들이 온다.

파레토는 20%가 80%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물로 그 때는 그랬다. 그러나 여기에 세스 고딘은 반기를 들고 롱테일법칙을 주장했다. 그동안 소외되고 무시된 소수의 사람들... 그들의 집합체.. 버려진 80%에 집중했다. 귀중 마케팅이 아닌 컬쳐마케팅의 시작이다. 분산된 80%의 사람들이 혁신을 만들어 낸 것이다. 자신만의 취향과 취미를 고집한다. 세스고딘은 이것을 '별종'이라고 표현했다.


쿠텐베르크 시대는 갔다.(82쪽) 판 하나로 수천 수만장을 복사해내는 지식의 대중화를 주도했던 쿠덴베르크 인쇄술은 근대를 창조했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 동일한 사람들이 아닌 각기 다른 사람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이상한 놈들은 자신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았고, 그것을 향유하기 시작한다.

 

동일한 사고와 동일한 기대는 이제 필요없다. 다른 생각, 다른 결과, 다른 그 어떤 것을 생각해야 한다. 스티브잡스가 말한 것처럼 다른 것의 시대가 된 것이다. 교육도, 경제도, 정체도, 심지어 가정환경도 다른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보기에 다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



많은 사람들이 하루 하루의 일과는 소훌히 한체 갑자기 스타가 되거나 부유해지는 '대박'을 꿈꾼다. 어리석은 생각이다.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되지 않는다. 그가 그렇게 된 것은 그동안의 훈련이 준비 되어있기 때문이다. 어려울 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것은 수만년 전이나 지금이나 수만년 후나 여전히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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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여행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운명이란 게 존재할까? 전에는 그런 건 없다고 믿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특히 아내의 마지막을 보면서 과거를 반추해 보니 운명은 존재하는 것 같다. 아직 미욱한 성찰이 삶의 본질을 통찰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렇게 보인다.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개개인의 삶을 통제하는 것 같다. 이렇게 보면 나는 운명론자가 되는 건가? 철저히 수동적인 존재로 살아가는 그런 존재?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렇다 할지라도 난 그런 수동적 존재로 인식하지 않는다. 그것이 운명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생각과 달리 어느 곳, 어느 시에 내가 생각하지 않고 뜻하지 않았던 만남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 있다. 불교에서는 그것을 인연이라고 하지 아마.

 

영광 여행의 두 번째 장소는 한국 불교문화 최초 도래지다. 법성포 끝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낭만스런 해변 풍경과 함께 불교 전래의 역사와 과정 등을 살펴 볼 수 있다. 연인과 함께 가는 낭만적인 여행 장소이기도하다. .. 이곳 담당자들이 싫어하려나? 하여튼 그만큼 풍경이 아름다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법성포가 목적이었으니 굴비 한 박스 사서 가면 될 터 굳이 다른 곳을 구경하려 들지 않았다. 그러나 법성포를 향하는 내내 안내 표지에 <한국불교문화 최초 도래지>란 팻말이 눈에 들어온다. 결국 법성포를 대~충 둘러본 뒤 내비게이션을 검색해 불교문화 도래지로 향했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안내 표지판을 따라 길을 걸었다. 이런……. 이건 아니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다. 나중에 알았지만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불교문화도래지까지 약 10여분을 산을 넘듯 등산해야 한다. 주차장이 아닌 입구에 차를 세우면 된다. 그러나 생소한 나에게 내비님이 가르쳐 준대로 가는 것 외는 방법을 몰랐다. 하여튼 땀을 삐질 삐질 흘리면 찾고 찾아 겨우 도착했다. 작은 산을 하나 넘으니 기대하지 않았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기가 막힌 공원이다. 도착한 시간이 해가 저물어 가는 늦은 오후라 조금 후엔 낙조까지 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먼저 도착한 곳은 탑원이다. 이곳은 불상들과 보살상들을 세워 놓은 곳이다. 불교문화에 익숙지 않지만 하나하나 눈여겨보았다.

 

그 다음 들른 곳은 간다라 유물관이다. 이곳에 간다라에서 전래돼온 유물들과 불교미술 전파의 역사를 전시해 놓은 곳이다. 불교문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시간들을 들여 관람하고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

 

30여분을 관람하고 나왔다. 이젠 어디로 갈까? 그냥 걸었다. 풍경이 좋아서. 오른쪽에 기념품 가게가 보여 잠깐 들렀다. 뭔가를 사고 싶어서 간 것이 아니다. 불교문화를 알려주는 기념품을 알고 싶은 호기심이 충동질한 것이다. 그곳에 들어가 이리저리 살피는 중……. 책이 보인다. ? 이곳에 웬 책이? 자세히 살펴보니 스님들이 쓴 책이거나 불교와 관련된 책들이다. 꺼내서 여기저기 살피니 사고 싶은 마음이 든다. 두 권을 들었다. 스님들은 어떻게 글을 쓸까 궁금한 탓이다.

 

법상의 <눈부신 오늘>과 지묵스님의 <인도성지 순례기>, 자영스님의 <차 한 잔의 선물>을 집어 들었다. 왼쪽으로 눈을 돌리니 일반인이 쓴 불교관련 서적이 보인다. 이명행의 <대통령의 골방>, 최인호의 <>, 윤제학의 <바람이 지은 집>이란 절 탐방기도 담았다. 현진스님의 <언젠가는 지나간다>도 내용이 좋아 담았다. 곽철환의 <인생과 싸우지 않는 지혜>도 넣었다. 벌써 한 가득이다. 지켜보던 분이 걱정스러운 눈빛이다. 책을 너무 많이 사서 그런가 보다.

 

나에게 다가 오자 몇 가지를 물었다. 스님들의 법명은 어떻게 짓느냐부터 시작해 왜 이곳에 불교서적이 아닌 책이 있느냐 등을 물었다. 한 참을 이야기하며 불교에 대한 지식도 조금 얻어냈다. 내친김에 몇 권을 더 담았다. 정찬주의 <절은 저라는 곳이다>와 권대웅 시인의 <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도 꺼내 들었다. 이렇게 구입한 책이 무려 14만원을 훌쩍 넘어 버렸다. 순간 놀랬다. 몇 권을 뺄까? 아니다. 그냥 사자. 이곳에서 사지 않으면 사지 못할 것 같았다. 어차피 불교서적은 공부를 위해서도 필요한 책이지 않던가. 자위하며 눈을 딱 감고 카드를 긁었다.

 

안내하는 분이 나를 소개하자 갑자기 이명행의 <대통령의 골방>를 가리키면서 '사실은 이 책의 저자가 제 친오빠에요.'하는 것이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기지 않는 듯이 물었다. "진짜에요." 교회 다닌다고 말하고 불교에도 관심이 있어 이곳에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안 그래도 몇 년 전부터 사 모으기 시작한 불경과 불교서적이 몇 권 된다. <금강경>과 고은의 장편소설 <화엄경>이 있고, 백금남의 <탄트라1.2.3>이 있다. 이 외도 몇 권이 있는데 책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붓다의 직제자들이 붓다의 어록을 정리한 초기경전이다. 하여튼 수년 전부터 유난히 불경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붓다의 생애>라는 책도 구입해 읽었으니 불교에 무지하다고는 못하리라. 하기야 책 몇 권으로 불교를 안다고 하는 것 어불성설이지만. 하여튼 그렇게 난 뜻하지 않는 장소에서 뜻밖의 인연을 맺었다. 이래서 여행은 즐거운 것이 아닐까?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지만 한사코 거부해 인증 샷을 없다.

 

이번 영광 여행을 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 그것은 여행에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입을 여는 것즉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특히 나처럼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면 사람에게 다가가 입을 열고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생각 외로 많은 정보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한길서림에서 도서 정가제에 대한 열띤 토론을 통해 도시의 서점과 시골 서점의 차이를 깨달았고, 불교문화도래지에서는 한 소설가의 가정사를 들을 수 있었다. 특이하게 이명행의 부인은 독실한 기독교인이란다. 입을 열지 않았다면 내가 어찌 알았을까? 대화는 막힌 담을 열뿐 아니라 익명적인 타자를 친밀한 존재로 변화 시킬 수 있다. 이번 영광여행은 나에게 그것을 알려 주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입을 받는 것보다 많은 유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 매력적이지 않는가


우린 어쩌면 입을 닫고 있음으로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몇 분간의 대화로도 마음의 벽이 허물어 지기도하고, 고맙다는 단 한 마디로도 얼음장도 녹일 수 있을지 모른다. 무거운 책을 손에 들고 다시 산을 넘을 생각을 하니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얻은 것이 많은지라 손 아픈 것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아참.. 신춘열이 옮긴 <엄설 지장경>은 서점에서 보시가 들어왔다면 준 것이다. 책 보시라... 좋군. 좋아. 이렇게 이명행과도 인연이 닿았다. 나를 알 턱이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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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하여


-여행

여행은 떠남과 만남입니다. 떠난다는 것은 자기의 성 밖으로 걸어 나오는 것이며, 만난다는 것은 새로운 대상을 대면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행은 떠나는 것도 만나는 것도 아닙니다. 여행은 돌아옴입니다. 자기 자신의 정직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이며, 우리의 아픈 상처로 돌아오는 것일뿐입니다.


이미 떠난 아내를 잊기 위해 길을 떠났다. 무작정, 갈바를 알지 못하고, 어디로 가야할지 누구를 만나야할지를 정한 적이 없다. 무작정 떠난다. 그러다 마음 내키는 곳에 머물렀고, 근방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전화해 시간이 되면 만나자고 한게 전부다. 엄밀하게 말하면 아내를 잊기 위함이 아니다. 기억하면 아프기 때문에, 아픔을 피하기 위해 떠난 것이다. 아내가 머물렀던 공간, 사용했던 물건, 사랑했던 시간들. 이 모든 것에서 고통이 찾아 온다. 견물생심이라고 보면 욕심이 생기듯, 보지 않으면 욕심이 수그러 든다. 아픔도 마찬가지, 보지 않으면, 기억하지 않으면 아픔은 사그러질 것이다. 미욱한 다짐을 하며 길을 떠났다. 벌써 한 달째다. 3,4일 머물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하루 이틀 머물다 다시 시 집을 떠났다. 


여행의 목적은 아픔을 잊기 위함이다. 살기 위함 몸부림이다. 여행의 본질은 나를 찾기 위함이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 익숙한 공간으로부터 멀어질 때 공간에 함몰되어 잊어버린 나를 찾을 수가 있다. 여행은 나를 타자로 이끈다. 아니, 타자임을 일깨운다. 그렇게 떠난 여행이 오늘까지 이르렀다. 아이들이 방학이라 이젠 여행도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가끔 내가 그리울 때면 아이들을 내 평개치고 2박3일은 충분히 떠나 오리라. 그 땐 비공적인 여행이 되리라. 아이들이 마음을 잡을 테니가까. 


부안으로 떠났다. 왜 그곳으로 떠났을까? 왜 그곳이 가고 싶었을까? 서해안은 낯선 곳이라? 아니다. 오래 전 아내와 함께 서해안을 중심으로 여행을 제안했다. 그동안 부산, 경남은 뒷골목까지 알만큼 다녔다. 특히 경남은 익숙하다. 옆동네 가듯 지난다. 그러나 서해안은 마음 놓고 간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미지의 땅. 원시적 호기심을 유발하는 곳. 그곳이 서해안이다. 


아무 생각 없이 떠난 여행인데, 지도를 보니 2주 전에 들렀던 군산과 지근이다. 1주 전에 들렀던 전주와도 그리 멀지 않다. 그렇게 지도도 보지 않고 부안군 변산반도로 향했다. 하룻밤 그곳에서 보냈다. 가는 길에 가볼 곳이 이곳 저곳이 보였지만 왠지 핸들로 돌리기엔 끌리는 힘이 적었다. 그냥 지나쳐 변산반도 끝 자락에 도착했다. 채석강으로 유명한 격포항이다. 격포해수욕장이 바로 앞이다. 화려한 부산의 해운대해숙욕장과 광안리 해수욕장 등을 보아온 나로서 격포는 그야말로 촌동네였다. 사람도 적었지만 부대시설 자체가 해수욕을 즐기기엔 불편한 점이 너무 많다. 도시의 해수욕장에 익숙해진 탓에 여행의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모든 불편함을 끌어 안고 즐겼다. 해수욕은 하지 않았지만 바닷가를 맨발로 거닐었고, 오랫만에 횟도 먹었다. 격포해수욕장은 백합죽과 탕이 유명하다. 박합죽+백합탕+백합구이를 기본으로 약2만원에서 3만원 정도 받는다. 일반인이 맘 놓고 먹기엔 싸지 않다. 그래도 이번엔 지갑을 열었다. 맛있었다. 하루에 한끼만은 제대로 먹자는 주의로 배부르게 먹었다. 배도 든든해 진다. 두 끼는 라면이나 빵 등으로 때운다. 그곳 음식은 먹어 봐야하지 않겠는가?  하루를 보내기로 했던 마음을 접고 이틀을 보냈다.


오늘 오후, 격포를 떠났다. 왠지 이곳에 자주 올 것 같다. 분주한 여름을 지나 한가한 가을과 겨울에 찾으면 더 좋을 듯한 분위기다. 그때가 되면 더운 열기도, 많던 관광객도, 낯뜨겁게하는 호객행위도 사라지거나 줄어들 것이다. 곧장 집으로 향하기엔 왠지 아쉬워 오는 길에 영광에 내렸다. 지난 주 영광굴비가 나오는 영광이 전남 영광이란 사시을 처음 알았다. 더 놀라운 건 영광 원자력 발전소가 바로 그 영광이란 것도 처음 알았다. 세상에... 난 왜 이리 바보일까? 부끄러운 일이다. 하여튼 태어나 처음으로 영광에 들렀다. 영광군내로 들어가자 가장 먼저 서점을 찾았다. 이음북스, 학원사, 영광서점, 한길서림이 내비게이션에 잡혔다. 가장 가까운 거리를 찾으니 한길서림으로 인도했다. 읍내로 들어서자 입구에서 '영광을 찾아주셔서 영광입니다'라는 아재개그 수준의 안내판이 보였다. 굴비의 고장답게 여기저기 굴비라는 단어가 식당 간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한길서림 앞이다. 간판이 세월의 흐름을 보여준다. 아마도 30년은 족히 돼 보인다. 여주인으로 여성 한 분이 가운터에 앉아있다. 책 몇권을 골랐다. 군 단위 서점치고는 책이 꽤나 많고, 생동감이 느껴진다. 신간도 보이고, 몇년 전의 구간도 많이 보인다. 절반 정도가 생존을 위한 참고서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책을 사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엔 충분한 책들이 쌓여있다. 무엇보다 먼지가 쌓이지 않았다. 서점의 먼지. 이건 회전율을 의미한다. 손님이 얼마나 자주 찾는가를 알 수 있는 것이 서점 안의 보이지 않는 곳에 겹겹히 쌓인 먼지다. 또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빛바랜 책들이다. 덤핑처럼 사들인 책들은 반품이 되지 않기 때문에 팔리지 않으면 고스란히 서점 한 부분을 차지한채 수년에서 수십년이 흐른다. 그래서 종종 30년 전의 책을 사기도 한다. 주인으로서는 서글픈 일이지만 책을 아끼는 나로서는 묘한 설렘이 준다. 책 값도 헐값이거니와 헌책방에서도 볼 수 있는 책을 새책으로 만난다는 것은 성은이 망극할 일이다. 물론 그런 책을 살 때마다 주인의 눈물이 보여 마음 아픈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법성포에 들러 나오는 길에 영광에서 유망하다는 저팔계 족발집에 들렀다. 집에 올 때 족발을 사오라는 막내의 따가운 전화질에 늦은 시간에 읍내로 다시 들어와야 했다. 족발을 들고 나오는 길에 얼마 되지 않는 곳에 새 건물에 이음북스가 보였다. 한길서림 여주인과 잠깐 이야기를 나눌 때 한길사와 이음북스를 들었는데 바로 그곳이었다. 이음북스 바로 앞에 주차를 했지만 처음에 알아보지 못했다. 문구와 잡화를 팔고 있었기 때문이다. 책은 동일한 공간에 이층에 자리하고 있어서 약간 떨어져 있을 때 보였다. 잡화와 서점이라... 그리 썩 기분은 좋지 않았다. 생존을 위한 기발한? 발상이란다. 과연 책이 많이 팔릴까? 아니면 마트처럼 이것저것 중의 책도 하나일까라를 생각이 든다. 



한길서림에서 특이한 점 하나. 책을 좌상해 놓은 곳에는 화분이 하나씩 있는 것이다. 주인이 꽃을 좋아하나. 꽃은 결국 물을 필요로하는데, 물을 주다가 책이 젖으면 어떡하나? 약간의 염려가 스쳐 지나간다. 간설할 일은 아니다. 보는 나로서는 좋았고, 조심해서 주면 그리 걱정할 일도 아니다. 하여튼 다시 영광에 들른다면 한길서림도 다시 들르고 싶다. 




영광 한길서림에서 구입한 책

퍼엉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 2>예담

신영복 <처음처럼-신영복의 언약>돌베개

이병률 <내 옆에 있는 사람>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달

샤를로테 링크 <다른 아이>밝은세상


퍼엉은 금시초문이다. 벌써 두번째일 만큼 사랑 받은 책이란다. 표지의 <W>가 보인다. 표지 보고 산 것은 아니다. 책을 펼쳐보니 그림과 글이 산뜻하게 장식되어 있다. 여행할 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집었다. 이미 고인이 된 신영복 교수의 <처음처럼>도 글과 그림으로 된 책이다. 신영복 교수의 책은 덮어놓고 사는 지라 이번에도 비닐 포장된 책이었지만 묻지 않고 샀다. 집에 와서 뜯으니 역시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글의 가장 앞에 인용한 문구도 신영복 교수님의 <처음처럼> '여행'이란 글에서 가져온 것이다. 또 다른 여행책이 보인다. 이병률의 여행 산문집이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는 이미 정본으로 가지고 있다. 셋트로 된 미니북으로 출간되어 역시 비닐로 묶여있다. 다시 묻지 않고 샀다. 이병률의 책은 사진과 글, 여행에 대한 철학이 적절하게 조화된 절묘한 책이다. 셋트로 된 것이라 기념으로 구입했다. 이 책 역시 잘 샀다 싶다. 샤를로테 링크의 <다른 아이>는 못보던 소설이라 당첨. 독일국민작가라는 표지 소개도 한 몫했다.


이병률의 <끌림>에 있는 글이다. 


"하지만 이 그림은 혼자서만 애태우는 사랑이 아니라

두 사람이 동시에 서로의 존재 때문에 애달파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이 부딪치고 나면 아마도 두 사람은

마음을 터 놓으면서 자신의 감정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될지도 모르죠.

[사실, 난 ...... 오래 전부터, 당신을 좋아하고 있었어요.]

이말을 동시에 해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두 사람 말이 골목 가득 메아리가 되어 울려 퍼지는 거예요."


'오래 전부터'라는 구절, 사랑을 꿰뚫는 말이다. 사랑은 어제 시작하든, 10년 전에 시작하든 오래된 것이다. 존재를 뒤흔들리고, 운명을 바꾸고, 깊이가 너무 깊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오래 된 것이다. 불과 2주 뿐인데, 십년을 흐른 듯한 착각에 빠진다. 둘만의 비밀이 쌓이고, 서로의 공유영역이 기하급수록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연인과 타인과 비교할 때 깊은 수렁이 존재함을 느낀다. 연인을 그것을 안다. 그래서 수렁을 건너기 보다 공유된 비밀의 언어를 나누고 싶은 것이다. 


바로 서로 고백해 버린 사랑 때문에 퍼엉의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래>를 수많은 연인과 부부가 미친듯이 집어드는 것이다. 십분이면 다 읽을 책인데, 읽고 또 읽고, 웃고 또 웃고, 울고 또 운다. 그게 이 책의 마력이다. 그러나 저러나 여행하면서 이런 책 읽을 사람 또 없을까?














흠.. 1권도 사고 싶다. 연애가 아닌 부부가 삶면서 느낀, 터득한, 아니면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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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1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낭만인생 2016-08-21 19:46   URL
에구.. 아닙니다. 그럭 저럭 잘 버티고 있습니다. 그동안 소식이 뜸하신 것 같더니... 조도 근래에 글을 거의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백야행. 제목을 보고 책을 집었고, 하가시고 게이고라는 저자의 이름을 보고 책을 샀다. 그리고 2주에 걸친 흥미진진한 책 읽기를 방금 마쳤다. 고작 1100쪽 정도의 적은 분량을 2주까지 끌고갈 이유가 없었다. 특 소설은 적어도 2-3일 안에 읽어야 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대하드라마가 아닌 이상 그렇게 오랫동안 읽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을 쉽게 읽히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그것은 1권에서다. 2권으로 넘어서는 순간 속도는 1권의 5배 정도로 올라갔다. 1권에서 읽기가 힘들었던 이유는 단 하나. 짧막하게 잘려진 장들에서 등장인물들이 끊임 없이 바뀌기 때문에 계속해 새로운 이야기를 머릿속에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인출판사의 것으로 읽었다. 1.2권으로 된 책으로 가독력을 높이기 위해 충분한 공간과 글자크기가 배려된 책이다. 그럼에도 책에 그닥 흥미를 느끼지 못한 이들이라면 단순에 읽기는 힘들 것이다. 분량이 만만치가 않다. 소설에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분량은 적당해 보인다. 하여튼 1권에서 복잡한 내용이 2권에서 정리가 되가면서 단순화되고, 결국 마지막 부분에서 허무하리만치 쉽게 끝나고 만다. 특히 남자 주인공인 료지가 1층으로 떨어져 가위에 찔려 죽는 장면은 허망하기까지 하다. 이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그 많은 등장인물이 필요했을까 싶을 정도다. 개인적으로 지금의 2/3정나, 절반 정도록 축약해도 이 소설을 충분히 감동적이다. 


다 읽고나서 다른 이들의 평은 어떤지 검색을 시도했다. 그때서야 동일한 제목으로 영화가 여러편 제작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손예진 주연으로 이미 영화화 되었고, 일본에서는 연극과 드라마, 영화로까지 제작되었다. 그만큼 백야행의 인기라고할까. 관심은 지대하다. 책도 지금까지 수백만권은 훌쩍 넘겼다. 일본에서도 40만원 정도가 팔렸다고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면서 100만권을 오래전에 넘었다고 한다. 아직도 꾸준히 팔린다고 하니 가늠잡아 현재까지 누적 판매로 500만권까지 되지 않을성 싶다. 




자료를 더 찾아보니, 번역본은 두 가지다. 구 판은 2000년 11월 정태원 번역이고, 올해 그러니까 2016년 4월 김난주의 번역으로 재인출판사에서 두 권으로 재출간되었다. 구판 표지를 보고서야 <백양행>의 표지만, 오래 전에 본 기억이 난다. 나보다 5살은 어렸던 어떤 여학생이 너덜너덜한 표지의 <백야행>을 들고 다녔다. 당시엔 소설에 관심이 없었던 탓에 호기심조차 일지 않았다. 다만 표지의 상태가 너덜너덜한 것을 보고 많은 이들이 빌려 갔다는 것쯤은 알았다. 그후로 다시 잊혀졌다. 















손예진. 고수 주연의 한국판 <백양행>에 대한 평이 그리 좋지 않다. 특히 책을 먼저 읽은 사람들은 더 안 좋다는 평을 내렸다. 여기서 한마디. 책과 영화는 다르니 제발 책과 영화를 같은 관점으로 보지 않기를 바란다. 책은 책이고, 영화는 영화다. 천페이지가 넘는 책을 어찌 두시간짜리 영화로 다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차라리 일본처럼 드라마로 만드는 것으 훨씬 책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니 다시는.... 책과 영화를 같은 관점으로 평하지 않기를. 하기야 이것도 독자의 몫이니 내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만. 


아직 보진 않았지만, 느낌 상으로 일본 드라마나 영화보단 한국 영화가 훨씬 원작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보지도 않았으면서? 포스터나 손예진의 이미지가 소설 원작의 주인공과 이미지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연기랄까 분위기는 영화를 직접 봐야하겠지만.
















줄거리는 간단하다. 남자 초등학생인 기리하라 료지가 여자 친구인 시노즈카 유키호를 좋아한다. 그런데 자신의 아빠가 유키호를 돈을 주고 성 노리개로 삼는 것을 알고 죽인다. 유키호 역시 자신을 돈주고 팔아넘긴 엄마를 사고로 위장시켜 죽인다. 둘다 초등학생 때의 일이다. 둘은 서로의 비밀을 지키고, 서로를 돌봐주며 어둠 속을 걷는다. 그리고 결국 그것이 19년동안 그들을 쫓아 다닌 은퇴한 형사 사사가키와 현직 경찰들에의해 밝혀지고 잡히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사가키가 제안한 방법이 시노즈카 유키호의 주변을 감시하는 것이었다. 망둥이는 새우 가까이에 있다. 그는 지금도 그 말을 굳게 믿는다."(2권 519)


마지막에 가서야 이들의 행각은 복수였다. 자신들이 당한 것을 친구들과 주변의 사람들에게 되돌려주는 복수극 벌인다. 유키호의 그림자였던 료지는 유키호를 보호하고, 세워 주기 위해 끊임없이 범죄를 저지른다. 수많은 사람들이 두 사람의 복수의 대상이거나 수단이 되어 사용된다. 책을 덮고 나서 끔직한 악마의 마음에 몸서리를 쳤다. 80년대 에로영화처럼 키스를 시작함으로 다음장면으로 상상에 맡기는 옅은 과장을 보여주지만, 상상은 의외로 강하다. 그동안 억눌린 감정들이 한꺼번이 터질듯한 신음이 나온다. 히가시고 게이고의 특유한 전개방식일 것이다. 


오래된 논쟁이지만, 인간은 선악의 관점에서 서로룰 견재한다. 인간을 선하게 보느냐, 악하게 보냐는 종교, 철학, 도덕, 정치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담론이다. 그런데 산뜻하고 인간의 선을 강조햇던 히가시노 게이고가 <백야행>에서는 악을 지독하게 어둡게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인지 책을 덮었을 때 소름이 돋았다. 이것이 진짜 인간일까 싶어서....


하여튼 나는 소설의 두 주인공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 내가 당했으니 나도 복수할-불특정다수에게- 자격은 없는 것이다. 흡사 도둑이 나의 돈을 훔쳤으니 나도 다른 사람의 돈을 훔칠 자격이 있다는 건 아무래도 어불성이지 싶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사람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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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이 없는 시골집이 너무 더워 마당에 텐트를 쳤다. 신기하게도 생각외로 시원하다. 선풍기를 약으로 눌러 놓고 잠을 자면 새벽녘엔 춥다. 왜 진작 텐트를 치지 않았는지 후회가 된다. 전기를 끌어와 멀태탭을 연결해 선풍기, 휴대폰 충전기, 노트북과 조명까지 달았다. 작은 집이 됐다. 전화를 하려고 잠깐 텐트를 비운 사이 힌디가 들어와 자기 집처럼 앉아있다. 개보다 고양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한여름의 고양이는 보기만 해도 덥다. 


요즘은 차를 끌고 나가기가 무섭다. 길에 너무나 많은 고양이들이 차에 치어 죽어 있기 때문이다. 몇 번이나 차를 세워 그들을 묻어 주었다. 묻어도 묻어도 고양이들의 시체는 길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늘어 났다. 어젠 고라니 새끼까지 보았다. 길이 야생동물의 도살장이 된 것 같이 마음이 무겁다. 그들을 살리는 방법이 없을까? 




몇 달 전에 읽었던 고양이 애도에 관한 책이 있다. 사별한 아내를 애도하기 위해 애도 관련 책을 뒤적이다 발견한 것인데... 이런 책도 있구나. 고양이 애도책이라. 저자는 클로드 앙스가리. 책 제목은 <깃털>. 고양이가 깃털같이 붙인 이름 이란다. 펜 같은 깃털, 새 같은 깃털(9쪽)... 놀라운 건. 고양이를 보내면서 내가 아내를 보낼때와 동일한 심정을 느낀다는 것이다. 고양이에게 이런 애도를... 부럽고 질투심까지 일어났다. 탁월한 문장력으로 상실의 상처를 낱낱히 공략한다. 반련동물과 사별한 이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 보시라. 진짜 <깃털> 책도 있다. 동일한 제목이지만 서로 다른 이야기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공유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개를 좋아하는 남자가 고양이를 좋아하는 여자와 결혼해 고양이들과 동거한 이야기를 담은 <고양이 신전>도 있다. 도도한 고양이, 어느 인간도 주인으로 모시지 않는 고양이. 그들과의 동거 재밌지 않을까?
















고양이 애도를 찾아보니 이미 기사화된 내용이 몇 개 보인다. 하나는 영국 건지 섬의 바니다. 주인들이 이사가는 바람에 홀로 섬에 남겨진 바니는 항상 묘지에서 맴돌며 그곳에서 살아간다. 관광객이 묘지에 누워 있으면 바니가 찾아와 함께 곁에 앉는다고 한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바니 덕택에 수많은 이들이 위로를 받았다. 


또 한마리는 일본의 마다다. 기시역의 매점원이 키우던 고양이였다. 경영난으로 기시역이 무인역으로 바뀌면서 역장으로 임명 됐다고 한다. 한가하던 역이 역장이된 마다를 찾아오면서 붐비기 시작했다. 그러나 급성신부전증으로 사망하면서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한 마리의 고양이 장례식에 수천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찾는 이들에게 기쁨을 주었던 마다. 그는 죽어서도 여전히 사람들의 기쁨이 되었다. 


차에 치이는 것도 안타깝지만 땅에 묻히지 못한 고양이들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무너진다. 그들의 죽음에 최소한의 애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애도책은 아니지만 


프란체스코 마르치울리아노의 <고양이 시>는 폭염 속에서도 미소 지을 수 있는 책이다.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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