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21일 독서노트

"기본에 미쳐라"


그동안 시간이 쏜 살처럼 빠르게 지나는 듯한다.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면 시간이란 놈은 어디로 가는지 도무지 감을 잡지 못할 정도록 날아가 버린다. 시간에 쫓겨사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한해가 이처럼 빠르게 지나면 허무함이 급하게 몰려 온다. 시간은 쏜 살이다.  잡을 수 없다는 말이고 빠르다는 말이겠지.. 하여튼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과장이 심하기는 했지만 활이 가진 힘을 십분 보여준 아름다운 영화 '최종병기 활'... 어설픈 스토리를 충분히 상쇄시킬 만큼의 진지한 연기와 끊이지 않았던 긴장감은 이 영황을 2011년 최고의 영화로 끌어 올리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읽은 책을 정리해 보자. 












1. 인맥을 끊어라. 

 


인맥을 끊어라는 인맥을 만들라는 이야기이다. 그럼 왜 끊이라고 하는가? 필요하지 않는 것을 끊고 중요한 인맥에 집중하라는 이야기이다. 첫장인 이웃의 아내를 탐하라는 표현은 이 책이 가지는 인맥의 중요성과 적절성은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하여튼 인맥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인맥은 공짜가 아니라 영업처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인맥도 영업이다.









2. 빅 아이디어

당신이 놓치고 있는 백억짜리 아이디어.. 표제가 재미있다. 이 책은 실제로 아이디어 하나로 엄청난 부를 창출한 사업가들의 이야기이다. 아이디어 하나가 인생과 기업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아이디어만을 골라 실었다. 미국의 CNBC의 쇼 프로그램인 [빅 아이디어]를 책으로 번역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사소한 아이디어의 힘을 알게 될 것이다.


Big ldea의 교훈 / 당신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자랑하고 과시히라. 그리고 직접 사용해 보라. 알리시아는 처만불로 불어나 사업으로 번성할 만큼 사람들에게 보여주길 꺼리지 않았다.


3. 어려울 수록 기본에 미쳐라


위기에 순간에 사람들은 대박을 꿈꾼다. 차근 차근 성실하게 일하기 보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싶어한다. 이 때 사기꾼들이 등장한다.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어렵다는 것은 나에게 뿐 아니라 모두에게 동일하다. 기본은 원리요 통찰이다. 강상구님의 통찰력이 빛나는 이 책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기본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책 속에서
"자신과 정한 약속을 어긴 것을 환경 탓으로 돌리거나 힘이 든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것은 의지가 약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진정한 프로는 자신이 잘못한 일을 환경이나 다른 사람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는다."(85쪽)






4. 누가 바퀴를 굴릴 것인가?

창의적 아이디어맨 오그 이야기이다. 바퀴를 만들고 수레를 끌고 가기 위한 원시시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 냈다. 이야기 과정 속에서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해가고 만들어지는 가를 보여준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와 너무 닮은 주인공의 삶에 푹 빠지게 된다. 자 그럼 어떻게 창의적 생각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책의 일부이다.

5분 동안 자신에게 가장 흥미로운 과제에 대한 가능한 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해서 적어라.

그동안에 자신을 검열하지 마라.

아이디어를 다 쓰고 나서 마음에 드는 것에 동그라미를 쳐라.

그중 하나를 골라서 10분간 브레인스토밍을 하라.



5. 몰입과 소통의 경영


최고의 성과를 내는 몰입 창조형 조직 6가지 비밀. 표제의 글이다. 

몰입형 조직이란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불통의 조직은 강압적이고 굴욕적이지만 소통의 조직은 서로가 하나되어 원활하고 재미난 조직이 된다. 

저자가 말하는 몰입이란 소통에 근거한 재미와 열정을 말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조직을 어떻게 만드느냐이다. 저자는 6가지를 제시한다.

1. 이미지와 스토리를 활용하여 협곡을 연결하라.

2. 함께 그림을 그려라.

3. 경영진을 신뢰하라.

4. 자신만의 해결책을 만들라.

5. 전체 게임에 참여시켜라.

6. 실행 전의 연습...

제목만 보고는 정확한 의미를 찾을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이것은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먼저 준비될 것은 서로간의 신뢰와 협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할리데이비슨의 이야기는 중요하다. 각 부분 부분이 각자의 일을 알고, 분명한 비전과 목표를 공유함으로 자신이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비전은 공유되어야 하고, 공유된 비전만이 진짜 비전이다.


7. 이상한 놈들이 온다.

파레토는 20%가 80%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물로 그 때는 그랬다. 그러나 여기에 세스 고딘은 반기를 들고 롱테일법칙을 주장했다. 그동안 소외되고 무시된 소수의 사람들... 그들의 집합체.. 버려진 80%에 집중했다. 귀중 마케팅이 아닌 컬쳐마케팅의 시작이다. 분산된 80%의 사람들이 혁신을 만들어 낸 것이다. 자신만의 취향과 취미를 고집한다. 세스고딘은 이것을 '별종'이라고 표현했다.


쿠텐베르크 시대는 갔다.(82쪽) 판 하나로 수천 수만장을 복사해내는 지식의 대중화를 주도했던 쿠덴베르크 인쇄술은 근대를 창조했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 동일한 사람들이 아닌 각기 다른 사람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이상한 놈들은 자신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았고, 그것을 향유하기 시작한다.

 

동일한 사고와 동일한 기대는 이제 필요없다. 다른 생각, 다른 결과, 다른 그 어떤 것을 생각해야 한다. 스티브잡스가 말한 것처럼 다른 것의 시대가 된 것이다. 교육도, 경제도, 정체도, 심지어 가정환경도 다른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보기에 다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



많은 사람들이 하루 하루의 일과는 소훌히 한체 갑자기 스타가 되거나 부유해지는 '대박'을 꿈꾼다. 어리석은 생각이다.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되지 않는다. 그가 그렇게 된 것은 그동안의 훈련이 준비 되어있기 때문이다. 어려울 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것은 수만년 전이나 지금이나 수만년 후나 여전히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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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 편지] 주여 어찌 저를 버리시나이까?


황대권. 서울출생, 서울농대 졸업. 뉴욕소재 사회과학대학원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학원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음. 2001년 6월 8일... 교도소에서 하나님을 만나지만 하나님은 그를 외면한다. 모든 노력이 좌절되자 고정된 인격신을 넘어 모든 것에 편재한 하느님을 추구함. 


나는 그리스도인이다. 그러나 저자의 편재한 하느님의 갈망을 응원한다. 그는 역사의 피해자이자 증인이다. 그는 교도소에서 만난 편재한 하느님, 야생초를 가꾸기 시작한다. 오늘에야 그의 책의 두 권보다 많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모듬풀 물김치는 기존의 무, 배추 물김치와 비교해볼 때 영양가나 신선도, 기력에 있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월등하다. 자연상태에서 천지의 기를 듬뿍 받고 자라난 야생초를 십여 가지 뒤섞어 발효시킨 것이니, 밋밋한 배추 한가지로 만든 것과 비교가 되겠니?"(56쪽)


갈망하면 통하는 법이다. 가장 좋은 것은 자연그대로의 것이다. 가장 나쁜 것은 인위적인 것이다. 어설픈 지식으로 자연을 통제하고 효율을 따져가며 만들어낸 근대농법은 겉만 번드르르 할뿐 영양가는 거의 없다. 화학비료와 농역을 퍼부어도 자연그래로의 수확량을 따라가지 못한다. 고작 3-5년 반짝 많을 뿐, 지력이 떨어진 곳에서 자란 채소와 곡물은 수확량이 뚝 떨어진다. 그대로 두면 돈도 안들어가고, 땀 흘림 필요도 없고, 건강에도 좋을 것은 그리 애써 무엇을 한단 말인가?


"토종이 사라져도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사회,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지금 우리는."(72쪽) 


자연 농법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은 토종씨앗이다. 개량씨앗은 그해 받아 다음해에 쓰면 소출이 뚝 떨어진다. 할 수 없이 종묘상에 가서 비싸게 돈을 주고 개량 씨앗을 구한다. 이에비해 토종씨앗은 계속 받고 또 받아 그 다음해 써도 여전히 비숫한 소출을 허락한다. 토중이 사라진 농촌, 과학농법이 파놓은 덫에 시골까지 멍들고 있다.


교도소안에서 발견한 잡초의 세계. 찬란하기까지 하다. 하나님은 가장 완벽하게 세상을 창조하셨다. 인간이 손을 대는 순간 자연은 파괴되고 망가진다. 모든 약은 잡초 안에 있고, 자연 속에서 자란 채소나 약초가 약효가 탁월하다. 겸손하지 못한 인간이야말로 잡초보다 못한 인간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작물이라고 생각하는 벼나 보리 등도 원래는 잡초였고 풀의 일종이었다. 필요에의해 집중적으로 길러질 뿐이다. 벼나 보리, 밀, 옥수수의 주성분은 탄수화물이며 몸에 그리 좋지 않은 것들이다. 1998년 영서 생활을 마감하고 전남 영광에서 농사를 짓는다. 그 때 노르웨이 국영방송에서 찾아와 다큐멘터리로 방영하기에 이른다. 1999년부터 2년 동안 유럽에 머물며 영국의 임페리어 대학에서 생태농업을 공부하며 여러 나라들의 대안공동체를 돌아본다. 


인권여행을 하고 난후 기록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아이들과 함께 떠난 야생초 여행을 담은 <야생초 학교>. 멋지다! 나도 야생초를 많이 안다면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예수는 십자가에서 '엘리엘리라마 사박다니'를 외치며 죽음을 맞이한다. 뜻을 풀이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왜 나를 버리시아니까?'다. 역설과 아이러니가 가득한 외침이다. 기독교의 정신은 모호함으로 이루어낸 사소함의 가치다. 실제로 예수가 한 일은 없다. 그의 생애는 고난과 배척, 종교지도자들의 버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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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요물이다. 분명 전번에 읽을 때는 그저그런 책이었는데 오늘 다시 읽어보니 명작이다. 전남진의 <어느 시인의 흙집 일기> 말이다. 한 달 전 이 책을 읽고 꽤나 쓸만하다 싶었다. 저자가 배웠다는 목천 흙집 책을 구해 읽었다. 그곳을 보니 흙집 짓는 법이 오롯이 담겨있다. 목천 흙집은 집 짓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그 곳에서 배워 혼자서 목천 흙집을 짓는다. 그 과정을 담은 것이 <어느 시인의 흙집 일기>다. 당시 좋았다는 생각 뿐이었고, 좀더 자세한 설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목천 흙집 짓는 법을 구입했다. 


오늘 다시 이 책을 펼쳐보니, 시인답게 서정적이 풍경이 자주 그려진다. 집을 짓다 혼자 울었다는 말. 아내에게서 생활비가 바닥나 난간하다는 이야기 등등. 흙집을 지으면서 느낀 자신의 마음을 풀어 논 것이다. 멀어진 책이 다시 내게로 왔다.


"다온이가 여섯 살이 될 때까지 나와 다온이는 이 흙집에서 함께 지낼 것이다. 동화 속 그림 같은 이 작고 둥근 집을 짓기 위해 지난 석 달 동안 아내와 아이들을 떼놓고 살았다. 그동안 지독한 그리움이 나를 괴롭혔다."(17쪽)


지독한 그리움. 집을 짓는 대가는 고독과 그리움이다. 나도 또한 그럴 것이다. 나는 저자보다 더 큰 집을 지을 것이고 더 오랫동안 헤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인 나의 마음에 담긴다.


















차이자위안의 <독서인간>이 출간되었다. 쳇! 집은 몸으로 짓는 것인데 손가락으로 짓고 있으니... 집 짓기 전에 책이나 잔뜩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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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08-30 07:20   댓글달기 | URL
전남진 시인의 책은 품절되었더라구요.

낭만인생 2015-08-30 15:56   URL
저도 구하지 못해 중고로 구입했습니다.
 

귀농을 준비하다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유종의 <내손으로 구들 놓기>다. <일본 표고 원목 재배의 신기술>과 <잡초의 재발견도>도 함께 주문했더니 각자 따로 도착했다. 유종의 책을 지난 달 구입한 <내 손으로 황토집짓기>와 더불어 두 권 셋트가 되었다. 황토집짒기는 너무 많은 내용을 담는 바람에 실제적인 책이 아니었다. 마치 개론서 같은 느낌이었다. 집을 실제로 지으려는 이들에게는 적지 않는 실망을 줄 책이었다. 그러나 <내 손으로 구들놓기>는 아주 쓸만하다. 이전에 구입한 이화종의 <벽난로, 구들방을 데우다>와 함께 읽고 있는데 유용하다. 특히 이화종의 책은 철학적인 면이 강하고 오롯이 구들에 대한 이야기만 하기 때문에 반복해서 읽으면 좋을 책이다.


쌩뚱 맞게 왠 표고버섯? 시골에 계신 아버님은 오래 전부터 표고를 재배하셨다. 농사를 짓기 때문에 전문 표고재배는 아니지만 곁에서 도와주면서 눈여겨 보았던 작물이다. 현대에 이르러 표고는 항암식품으로 각광 받고 있을뿐 아니라 고가에 팔리는 농가소득의 중요한 작물이 되었다. 많은 일손 들이지 않아도 짭짤한 수입도 올리고 항암식품으로 사용할 수 도있어 시도할 작정이다. 


잡초의 재발견은 읽으면 읽을수록 감칠 맛이 난다. 저자의 재미난 채험과 잡초철학? 생소하면서 좋다. 번역 또한 깔끔하다. 잡초가 이렇게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처음 알았다. 잡초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변하게 해주었다. 잡초의 몇 가지 특징을 보면, 땅 속 깊은 곳의 무기물을 표토에 퍼 나르고, 수분을 유지하고, 땅을 갈아 엎어주고, 경사진 밭을 보존하고 영양분을 머물게 한다. 또한 작물이 잘 자라도록 해충의 밥도? 되어준다. 자신이 죽어 무기질이 풍부한 퇴비가 되기도 한다. 가축의 소와 비교할만하다. 















지난 주 아버님을 만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논했지만 약간 회의적이었다. 확답을 주지 않아 기다리기로 했다. 드디어 어제 돌아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고향에서 나온지 무려 28년 만이다. 고향으로 내려갈 생각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 뜻하지 않게 고향으로 가게 되었다. 그동안 시골집을 알아보며 수십 곳을 돌아 다녔던 시간들이 아련하다. 기쁨과 상심이 교차했던 시간들이다. 일단 고향집에 짐을 풀지 않은 상태로 짐을 내리고 우마로 사용한 곳에 집을 지을 생각이다. 약 50평 정도의 대지에 20평 정도의 건물을 단층으로 세울 생각이다. 비용은 천만원 예상하고 있다. 이전에 사두었던 목천의 <흙집 짓는 법>과 김성원의 <흙부대 집>을 꼼꼼히 들여다 보고 있다. 다들 평당 최소 100만원을 잡고 있다. 20평을 짓는다면 최소 2천만원이 들 것이다. 그러나 나는 천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될 것이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집 구조와 집 짓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목천 흙집은 좋지만 단점이 많다. 후에 집을 개조할 때는 장점이 많다. 흙부대집은 혼자서도 쉽게 지을 수 있지만 글쎄... 그것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일단 그리 넓지 않는 집으로 그런대로 방법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메뉴얼을 만들면서 터고르기부터 벽쌓기, 구들 놓기, 지붕 올리는 과정들을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필요한 장비나 도구, 비용을 계산하니 머리가 복잡하다. 하지만 걱정이 많은 만큼 기대도 많다. 인생은 다 그런 것이 아닐까? 대가 없이 얻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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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이 걸었다."


책의 제목이 무섭다. 이전에는 낭만여행을 연상했을 단어인데 아내가 암에 걸리고 나서는 낭만이 두려움이 되었고, 고독은 절망으로 바뀌려 한다. '지금 나아지고 있어' 하며 스스로 안위하지만 어쩔때는 가슴이 "쿵!"하고 가라 앉는다. '어쩌면 이대로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왠지모를 두려움이다. 그래서 '너 없이 걸었다'는 제목이 철없는 청년의 고뇌로만 들린다. 난 그대 없이 걸을 수 없으니까.

허수경. 아나운서는 아니겠지. 그래 아니다. 저자가 궁금해 저자파일을 검색했다. 지금까지 쓴 책이 공저포함하여 무려 35권이다. 와우! 보통 사람이아니다. 나와 비슷한 연배인데 이렇게 많은 책을 써내다니. 그동안 나를 뭘 했을까? 갑자기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나 또한 게으리지 않았다. 그러나 되돌아 보니 남는 게 없다. 잘못 산 것은 아닐까? 


너무 평범하게 살아서 빛나지 않고, 유명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평범하지도 않다. 평범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그저그런 삶을 영위해 온 것만은 분명하다. 


영웅 앞에선 범인들은 초라해 진다. 그래서 비교를 그만 두자. 나도 열심히 살았지 않는가. 나도 한 가정의 가장이고, 한 여자의 남편이며, 두 아들의 아버지다. 잘 살지 못해도 밥 굶기지 않는다. 하기야 십여년 전 밥을 굶긴 적이 있다. 정말 힘든 시기였다. 그래도 잘 견뎌왔다. 목숨이 붙어 있는 것을 보면 잘 참았다는 말도 된다. 그대서 말인데, 내가 진짜 영웅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유명하지 않아도, 큰 보상이 없어도 무료한 일상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으니 말이다.


쌩뚱 맞게도 이 책 여행 에세이가 아니다. 시집이고 독일 개론집이라고 해야한다. 제목과 표지에 맞지 않는 내용이라.. 사신 분들이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지...




아내 없이 걸었다. 함께 걸었던 길인데 무척 외롭다. 함께 걸을 때는 몰랐다. 이곳에 우범 지역이라는 것을.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고, 낯선 사람들을 경계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제서야 혼자 걷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겠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몸을 짓누른다. 역으로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인다. 이처럼 삶은 언제나 역설로 가득차 있다. 아내가 퇴원하면 다시 함께 걸을 것이다. 그 길에서 낯선 사람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 답사기8>권이 예약 판매중이다. 일본에서 돌아와 벌써 전국을 누비고 다녔단 말인가? 집에 세 권이나 있는데 한 권 외는 읽지 않았다. 잘 읽히지 않는다. 그런데 참 묘하다. 꼭 필요한 책이 아닌데 사 두고 싶다. 언젠가를 쓸 필요가 있을 것 같은 마음에...


아내가 병이 나으면 여행을 다니고 싶다. 숲 속 여행. 텐트 여행. 맛집 여행. 그동안 너무 바쁘게 살았다. 그래서 유홍준 교수의 책들이 눈에 밟히는가 보다.





가토 나오키. 참 양심적인 일본인이다. 이런 사람이 일본에 있다는 것은 다행이자 소망이다.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을 마녀사냥했던 역사의 흔적을 찾아 인터뷰하고 현장을 답사하여 자료들을 긁어 모았다. 다시 정리하고 추려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이런 책은 읽지 않아도 사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허영만이 또 그렸다. 시대를 잘 드러내는 커피 이야기다. 커피 세계에 뛰어들어 커피의 대가가 되기까지의 도전과 열정을 담았다고 한다. 암 환자에게 커피는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일반인에게 커피는 암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암 예방 효과는 암에 좋다는 말인데, 왜 암 환자는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하는가? 알아보니 이뇨작용 때문이란다. 그래서 어떤 의사는 커피 한 두잔은 암 환자에게 오히려 좋으니 걱정하지 말고 마시라 한다. 마시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아내는 커피는 잘 마지지 않는다. 내가 한 잔 하면 한 모금 마실 뿐이다. 덕분에 커피 값이 많이 줄었다. 아내가 마시지 않으니 나도 덜 마시게 되어 결국 커피 마시는 시간도, 돈도 낮아진 셈이다. 하여튼 허영만의 커피 한 잔. 꼭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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