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 네트워크 경제 입문자를 위한 가장 친절한 안내서
강성호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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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오륙년 전 어떤 책을 읽을 때 ‘플랫폼 시대가 올 것이다’라는 문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 때도 플랫폼이 존재하긴 했지만 요즘처럼 다양하지는 않았다. 낯설기도 하거니와 당시 플랫폼이라고 해 봐야 포털 사이트 정도나 옥션, 지마켓 정도에 머물렀습니다. 물론 그것도 대단하지만 최근의 모습과는 상당이 달랐습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 경제와 소비 패턴이 플랫폼과 깊은 연관이 있으며 기업의 방향도 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아직 저로서는 저자가 말하는 명확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 자체가 어렵기도 하거나 그러한 세계는 저에게 낯설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플랫폼과 네트워크라는 단어를 병행하며 사용하고 있으며, ‘만남’이란 단어를 중요한 키워드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려는 의도와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려고 합니다. 일단 저자는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며,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를 받았고, 미국 듀크대학에서 국제개발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경제와 정책에 관련한 적지 않은 공부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도와 깊이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네트워크 경제에 대한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안내서’라는 제목으로 책의 전반적인 성향에 대해 소개합니다. 저는 여기서 ‘네트워크’라는 단어에서 주목했고, 실제로 책은 네트워크에 대해 설명합니다.


인류의 역사를 소통의 관점에서 보면 초기에는 말로 소통합니다. 그러다 문자가 발견이 되고, 현재는 네트워크로 소통합니다. 문자의 발견은 놀라운 것입니다. 말은 즉흥적이고 휘발성이 강합니다. 하지만 문자는 남겨지고 축적이 됩니다. 그러다 중세가 무너지게 된 계기는 손이 아닌 기계로 문자를 찍어 내게 된 인쇄술의 발달 때문입니다. 문서, 즉 정보는 폭발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수준과 비교하면 비교가 안 됩니다. 지금은 수천 수만 자도 단 몇 초 만에 복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세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네크워크 시대에 등장할 새로운 정치•권력은 누구일까?

*네트워크 경제는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가?

*네트워크 경제에 알맞은 새로운 제도와 문화는 무엇일까?

이 책은 이 세 가지 질문에 답한 것입니다.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일단 저자가 말하는 플랫폼이 뭔지를 먼저 살펴봅시다. 플랫폼은 문자적으로 ‘역’이지만 역이 갖는 의미인 ‘만남’을 플랫폼의 개념으로 소개합니다. 경제적 차원에서 플랫폼은 판매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곳이 될 겁니다. 그럼 시장일까요? 네 맞습니다. 하지만 네트워크 시대에 플랫폼은 조선시대의 5일장은 아닐 겁니다. 저자는 플랫폼을 카카오톡, 네이버, 쿠팡, 유튜브, 에이버앤비, 신용카드사, 결혼중개회사 등으로 봅니다. 소비자와 판매자라는 두 주체를 연결한다는 의미에서 플랫폼은 ‘양면시장(two-sided maker)’입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듣는 단어인데 내용은 그냥 양쪽이 같이 만난다는 뜻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책 제목에도 일부 들어가 있지만 ‘공짜 점심’이 플랫폼에서 기묘하게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경제학자였던 밀턴 프리드먼은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35쪽)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유에 대한 책임 따르는 법이고, 어떤 것을 얻으면 그것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공짜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플랫폼이 지배하는 사회는 공짜 점심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 달 무료 사용권’ 같은 것이죠. 이제 이해가 되시죠. 저도 몇 번 사용해 본 적이 있습니다. 일종의 미끼입니다. 그런데 미끼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가 많은 것을 공짜로 사용합니다. 메일도 공짜고,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도 공짜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프리미엄입니다. 즉 공짜에서 유료화 단계인 것이죠. 그리고 세 번째는 ‘대가서 광고’입니다. 저는 네이버 메일과 다음(카카오) 메일, 그리고 구글 메일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네이버와 다음메일에는 하단에 광고가 붙습니다. 공짜지만 공짜가 아닌 것이죠.


플랫폼 경제 안에서 기업의 방향성


초기비용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어쨌든 기업은 공짜를 제공함으로 ‘미끼’를 던지지만 그 미끼를 덥석 무는 소비자는 그리 많습니다. 카카오톡은 공짜였지만 기업은 공짜에 대한 대가를 지불합니다. 흑자를 내기까지 오랜 시간 고통을 감내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단 플랫폼이 안정권에 들어가자 기존의 기업들은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됩니다. 저자는 은행에 도전하는 블록체인, 기존의 택시회사를 넘어서는 카카오택시 등을 소개합니다. 플랫폼 경제는 ‘공유’라는 새로운 발상이 가능하게 했고, 그로인해 ‘정규직 없이도 생계를 유지하는 데에 문제가 없는 세상’(66쪽)인 ‘긱 이코노미’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실, 이미 그런 세상은 도래했고, 점점 확장되고 있습니다. 기업은 플랫폼 경제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지 않으면 도산할 수도 있습니다.


연결은 권력: 새로운 권력의 등장


플랫폼은 새로운 권력을 만들어 냅니다. 유튜버는 동일한 정보와 콘텐츠를 보여주던 포털 사이트를 축소 시켰고, 블로그 역시 정보의 사적화를 불러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개인적 리뷰나 상품평 자체는 플랫폼 안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며, 기업이 주는 혜택을 얻기 위해 개인정보를 넘기는 ‘프라이버시의 역설’(83쪽) 현상이 일어납니다. 플랫폼 기업은 공짜를 통해 개인정보를 획득하고, 이것을 통해 다시 상품을 판매하여 ‘유혹’하는 현상이 일상화되었습니다. 


더욱더 흥미로운 점은 일반 대중들은 플랫폼을 통해 ‘만남’이 가능해 졌지만 사유화되고 검증되지 않는 가짜뉴스가 많은 사람들을 호도(糊塗)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평등과 소통이란 옷을 입은 새로운 권력층의 등장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플랫폼으로 서로 연결되고 하나의 성향을 만들어갑니다.


“플랫폼은 사람들의 생각을 비슷하게 만들어 버린다.”(104쪽)


저는 이 표현이 정말 맞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을 예로 들면 사람들이 글을 쓰면 반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글쓴이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답니다. 반대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은 댓글을 잘 달지 않습니다. 그냥 회피하는 것이죠. 저자는 SNS가 작은 국가의 기능을 수행할 뿐 아니라 ‘사람들을 규합하는 일종의 디지털 정당’(105쪽)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플랫폼 기업의 흐름


카카오톡은 이미 톡의 범위를 벗어나 선물, 송금까지 가능한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제가 깜짝 놀랐던 것은 계좌번호를 몰라도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보낼 수 있다는 개념이었습니다. 처음엔 이해가 안 돼 헷갈렸지만 직접 해보니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개인을 찾아 송금을 하면 카카오가 가지고 있다가 그 사람이 송금했으니 돈을 받으라고 말하고 자신의 계좌 번호를 쓰면 그곳으로 송금이 됩니다. 물론 페이로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아직도 신기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발상 자체는 플랫폼 회사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Part4에서는 은행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다양한 변화들이 일어날 것을 예언합니다.


나가면서


이번 서평은 요약에 비중을 두었습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 성향과 관점에 따라 극히 일부만을 추려 정리한 것입니다. 이 책은 이 글에서 말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내용을 다룹니다. 이곳에서 소개하지 않는 직업의 문제는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책을 읽었음에도 저자의 명확한 의도는 파악하기는 저희 이해력이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앞으로 한국사회를 비롯한 세계 경제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를 거시적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책입니다. 가격을 2만 원 이상 책정에도 아깝지 않을 만큼 유익한 정보로 채워져 있습니다. 재테크에 관심이 있거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면 반드시 읽어야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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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알지만 당신은 모르는 30가지 - 돈, 성공 닥치고 지식부터 쌓자
이리앨 지음 / Storehouse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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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에게 이틀 동안 10년 동안 할 공부를 다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준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그것도 성공의 비결을……. 나라면 당연히 알려 달라고 할 것이고, 적정한 대가를 치르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런 방법이 있기나 할까?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은 필자가 거의 매일 반복적으로 듣는 유튜버 이리앨의 성공 비법을 담고 있다. 그것도 무려 30가지나 된다. 책값이 고작 15,800원이 거의 공짜에 가깝다. 필자도 일 년에 수백 권의 책을 읽는 다독가이지만 피상적 독서에 머물 때가 많다. 하지만 이리앨의 책은 결코 피상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복잡하고 난해한 것은 절대 아니다. 명료하되 피상적이지 않고, 간결하되 가볍지 않다. 충분히 깊고, 충분히 넓다.


다양한 정보가 난무하는 유튜버라는 망망대해에서 이리앨의 콘텐츠는 풍요로운 삶으로 인도하는 나침반이다. 대부분의 유뷰브 내용들은 유익하다. 함정이 존재하다. 굳이 보지 않아도 되고, 듣지 않아도 될 소모적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는 점이다. 이리앨의 영상들은 생각과 뇌를 각성 시킨다. 어쩔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듣다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즉시 일어나 책상에 앉아 공부할 때도 있다. 아참 참고로 이리앨은 저자의 유튜브 채널 이름인 ‘이상한리뷰의 앨리스’의 약자이다. 핵심은 ‘리뷰’에 있다. 저자는 자신의 콘텐츠의 목적이 ‘정보의 선별과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역량 안에서 바른 지식을 전달하고, 누구나 차등 없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밝힌다.(7쪽)


Chapter를 모두 3개로 구분했고, 30개의 작은 주제들로 엮었다. 30가지 이야기일 수 있고, 30권의 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어느 정도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순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필요한 부분을 골라 읽어도 괜찮다. 하지만, 읽고 건너뛰기엔 너무나 중요한 글이며, 생각을 각성 시키는 글로 채워져 있다. ‘지금 어떤 상황인가?’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Chapter1은 자신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해야 할지를 찾아가는 내용들이다. Chapter2는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았다면, 성공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배워야 할지를 알려준다. 일종의 방법론이다. 하지만 단순한 방법의 차원을 너머 삶의 원리를 통찰한다는 점에서 탁월하다. 마지막 Chapter3은 다시 일상의 삶에 주목한다. 습관, 삶을 멀리 보는 법 등을 다루며 꿈을 이루어가는 소소한 팁과 실천 가능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필자는 각 Chapter에서 중요한 몇 가지만 선별해 소개하려고 한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


가장 첫 번째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중요한 일과 덜 중요한 일을 구분하고 정하는 것이다. 물론 중요하지 않은 것도 구분해야 한다. 일의 순위를 보면 ①급하고 중요한 것과 ②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것이 있다 ③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것과 ④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는 일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3순위에 빠져 지내고 성공하는 사람들은 2순위를 중요하게 여긴다. 


2순위 일을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성공한다. 하지만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기 때문에 종종 3-4순위에 밀려 잊히기 쉽다. 저자는 2순위를 잘하기 위해 두 가지를 제안한다. 하나는 자기 계발을 위해 시간을 확보하고, 두 번째는 데드라인을 정해 일을 하라는 것이다. 마치 우리가 일정한 시간에 문제를 풀어야 점수에 들어가는 것과 동일한 법칙이다. 아무리 정답을 제시한다 한들 정해진 시간이 지나 답을 맞히면 틀린 답이 된다. 이처럼 일의 데드라인은 빠른 시간 안에 자신의 실력을 높이는 중요한 방법이다. 일을 효율적으로 이루기 위해 팀 페리스 공식과 오타니 골 매트릭스라는 기발한 방법을 제시한다. 이 부분은 책을 직접 읽어 보길 권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는 2순위를 빠르고 정확하게 이루어냄으로 성공적인 삶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빠르게 부자가 되기 위해 대가를 지불하라.


필자도 읽었지만 엠제이 드마코는 <부의 추월 차선>이란 책을 통해 기존의 부자가 되는 법에 질문을 던졌다. 제목을 ‘빠르게 부자 되는 법’이라고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오해가 아니라 진짜다. 문제는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싶으면서도 입으로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 할 뿐 아니라 진짜 부자가 되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의 추월차선의 반대는 ‘부의 서행차선’이 아니다. ‘인도로 걸어가는 사람’(131쪽)이다. 그들은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쾌락을 즐기는 사람이다. 즉 성공을 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들은 그렇게 빠르게 성공했다.


성공하는 습관을 가져라.


Chapter3에서는 성공하는 것을 배웠다면 성공하는 습관 또는 삶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멀리 보는 법, 발상의 전환, 관계의 법칙을 소개한다. 조던 피터슨은 꿈이 없는 사람들에게 ‘네 방 청소부터 해라’라고 말한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지 않는 이들은 절대 큰 것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성공을 위해서 집중력이 중요하다. 유난히 집중하는 못하는 이들이 있는데 <하이퍼포커스>의 저자인 크리스 베일리는 이렇게 말한다.

“집중하는 못하는 이유는 우리의 뇌가 방해를 받아서가 아니라 방해 받는 그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231쪽)

 정확한 말이 아닌가. 그는 스마트폰이 뇌를 자극하는 것을 알고 30일 동안 하루에 30분 동안만 스마트폰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고 세 가지 결과를 얻어냈다.

첫째,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

둘째, 지루함을 배웠고, 그로 인해 다른 일을 할 수 있었다.

셋째, 불필요한 걱정이나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결론에 도달한 그는 하이퍼포커스를 제안한다. 하이퍼포커스는 ‘신중하게 일할 수 있고, 방해받지 않고, 재집중할 수 있으며, 일에 푹 빠져 몰입할 수 있는 상태’(233쪽)이다.


자, 어떤가? 이 책을 읽고 싶지 않은가. 단지 몇 개의 주제만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책은 결코 어렵지 않다. 어떤 부분은 너무 쉬워서 썰렁할 지경이다. 하지만 충격은 묵직하고 길게 간다. 부디 이 책을 통해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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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다닌다고 말도 못하고 - 교회를 떠날 수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
무근검 편집부 지음 / 무근검(남포교회출판부)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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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귀한 책이다. 일 년에 수백 권의 책을 읽어 내야 하는 서평가로서의 고충은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채워진 다른 책들을 계속해서 읽고 서평 하는 것이다. 기독교 서적을 많이 읽어보면 출간되는 85%의 저자는 목사들이다. 책 제목만 봐도 어떤 내용인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런 나에게 일반 교인들의 평범한 이야기가 목말랐다. 코로나19로 인해 예배는 온라인화되었고, 가나안 교인들의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아니 이제는 일반 교인들과 가나인 교인들과의 구분은 모호해졌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여전히 가나안 교인에 대한 논쟁이 끝나지 않았지만 한편으로 논쟁 자체가 불필요해질 만큼 시대는 변했다. 이제는 다시 교회가 무엇이고, 신앙이 무엇인가를 질문해야 할 상황에 된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평범한 신앙인들의 이야기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 같고, 교회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청량하다. 30대의 다양한 직종을 가진 8명의 젊은 그리스도인들은 코로나 시대에 어떤 생각을 할까?


이 책은 서면 인터뷰 형식으로 원고가 만들어진 독특한 책이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자신의 생각을 세심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저자는 모두 8명이며, 모태신앙 두 명과 31년 차부터 6년 차까지 다양한 30대 직장인들이다. 30대라는 젊은이들의 관점이 녹아 있다. 모두 동일한 관점을 지닐 수는 없으나 분명히 드러나는 공통점은 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교회에 스며든 권위주의적 성향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그리스도인 것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의도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마지막 한 가지를 더 추가하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명확한 구별을 강조하지 않는다.

31년 차인 서청원은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자신의 신앙생활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개인의 신앙과 영성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개인의 것이 아닌 공동체의 것’(14쪽)을 차용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한다.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를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한다. 모태신앙인 신상준은 ‘홀로 존재’(64쪽)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코로나라는 위기가 기회인 이유는 결국 대중적 신앙의 양태를 넘어 다시 고독자로서 하나님께 대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부이자 6년 차인 이윤희는 코로나가 끝나면 ‘교회 식구들 밥을 차려 드리고 싶’(98쪽)다고 말한다. 홀로 신앙생활을 하는 그녀는 신앙공동체와 함께 교제를 하는 것이 그립다고 말한다. 신앙생활이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그녀는 여전히 하나님의 일하심을 신뢰한다. 하지만 삶의 고뇌는 끝나지 않았고, 결혼 생활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고백한다. 모태신앙이며 출판 편집자인 정유진은 신앙을 ‘하나님과 하나님의 뜻에 대해 알아 가고 그 뜻에 순종하게 되는 것’(213쪽)이라고 말한다.


50대에 들어서 필자에게 젊은 신앙들의 인터뷰는 확연히 다르다. 기존 세대의 기독교인들은 한 마디로 ‘답정너’들이다. 물론 획일화시킬 수는 없지만 대부분 그렇다. 하지만 저자들은 확신하는 동시에 고뇌한다. 저마다의 다른 관점에서 교회와 신앙생활을 말하지만 연로한 이들보다 자유롭고 개인적이다. 30대의 기독교인의 시각을 담았다는 점에서 독특하면서도 훌륭한 책이 분명하다. 하지만 질문이 너무 획일적이라 그런데 동일한 패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두세 저자를 읽고 나면 중반 이후부터는 집중력이 떨어진다. 각 개인들의 독특한 점을 부각해 차별화시켰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럼에도 30대의 관점에서 교회와 신앙생활을 바라보았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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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an 2021-06-05 2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로나19는 우리 기독교의 명암을 모두 보게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많은 교회와 목회자의 속물적 모습과 반 신앙적인 모습을 보게되었고, 반대로 진정한 신앙인들의 모습도 보게된 시간 이었습니다. 저도 하나님을 믿는 사람 중 하나로 길게 이어지는 코로나 시국이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 - 세계 1위 미래학자가 내다본 로봇과 일자리 전쟁
제이슨 솅커 지음, 유수진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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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솅커의 책은 독보적이다. 처음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읽을 때만 해도 미래학자니까 그런 생각을 하겠지. 정도에서 그쳤다. 물론 그의 시각은 탁월했다. 지금도 여전히 그의 책은 유효하다. 그 후 솅커의 책을 몇 권 더 읽었다. <금융의 미래>와 <반란의 경제>까지 읽었으니 우리나라에 번역된 솅커의 책 중 유일하게 <코로나 이후 불황을 이기는 커리어 전략> 외에 다 읽은 셈이다. 책을 계속 가는 중에 겹치는 부분이 조금씩 늘어났다. 예를 들어 코로나 시대에 농업이 중요하게 될 것이란 예측은 실제로 그렇게 되었고, 이후에 책들에서 조금씩 언급한다. 동일한 저자, 동일한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겹치는 부분이 있는 것을 당연하고 장점이다. 독자들에게는 반복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목부터 남다를 뿐 아니라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불과 일 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코로나 이후 세상은 지금까지 몇십 년 동안 변한 것보다 더 많이 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기업이 도태되거나 확장되는 격변기를 맞이했다. 적자를 면치 못하던 쿠팡을 비롯한 택배 관련 사업들은 폭발적으로 확장됐지만, 골목 시장은 연쇄 부도가 일어나고 있다.


로봇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은 진즉부터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로봇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전에는 노동력을 대체하는 차원이었지만 코로나는 대체 정도가 아닌 반드시 그리고 가능한 빨리해야 한다는 숙제가 되었다. 코로나에 감염되어 수많은 기업이 며칠에서 몇 달 동안 문을 닫아야 했다. 코로나 감염 걱정 없는 로봇이야말로 최고의 노동자가 아니겠는가. 어디 그뿐인가? 부산에 가기 위해 버스터미널에 갔더니 매표창구는 하나밖에 없고 나머지는 모두 기계를 통해 예매표를 인쇄하거나 버스표를 구입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있었다. 고속도로는 어떤가? 가끔 아직도 사람들이 도로비를 받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하이패스가 처리하고 있다. 로봇 시대의 노래가 머나먼 일 같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상당히 급하게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


솅커는 이러한 기계화와 로봇 시대의 도래를 파악하면서 인간들의 일자리는 어떻게 되는가를 점검한다. 이 책은 현재 기업의 관리자급 이상은 반드시 읽어야 하고, 특히 20대 초중반의 청년들은 읽고 또 읽어야 할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상화폐 열풍이 불고 있다.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앞으로 직장이 ‘나’를 평생 먹여 살려줄 것도 아니고, 수십 년을 일해도 집한채 사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암담한 것이다. 그래서 가상화폐에 영 끌(영혼까지 끌어와 투자한다는 말)하고 있다. 어디 가상화폐뿐이겠는가? 부동산까지 손을 대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해는 되면서도 걱정이 많이 된다.


솅커는 앞으로 일자리가 어떻게 변할까를 정리한다. 이 부분은 간략하지만 몇 부분만 정리해보자.


첫 번째 질문은 그 많던 대장장이가 어디 갔는가이다. 대장장이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쇠를 불에 달구어 무뎌진 철을 벼리는 곳이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철기 문명이 도래하면서 대장장이는 좋은 직장이었다. 그러나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대장장이는 점차 감소하기 시작한다. 즉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직업도 바뀌는 것이다. 풍차, 제분소, 그리고 그와 비슷한 직업들도 사라졌고 사라지고 있다. 솅커는 사무실도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사라질 것’(35쪽)이라고 주장한다. 재택근무와 공유공간이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 이후 공유공간은 거의 사라졌다. 비대면과 비접촉으로 인해 공간이 공유되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사라지는 직업을 보면 농업과 제조업을 일순위로 꼽는다. 왜 하필 농업일까? 제조업과 농업이 기계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은 자동화가 될 것이며, ‘해외에서 다시 자국으로 들어오는 제조업은 비싼 인건비 대신 자동화로 대체될 것’(46쪽)이라고 예측한다. 아마도 최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 있는 미국의 제조업을 불러들이고 있다. 기업은 비싼 노동력 때문에 염려하는 동시에 기계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럼 제조업을 다시 불러들일 필요가 사라진다. 현재 미국이 안고 있는 딜레마이다. 우리나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젠 중국과 동남아의 노동력은 절대 싸지 않다. 차라리 국내로 들어와 자동화 설비만 갖추면 초기비용이 많이 들지만, 이후는 훨씬 더 편하다고 한다.


로봇과 자동화로 인한 실직 확률을 제시한 곳이 있다. 몇 가지만 소개하면 이렇다. ( )안의 숫자는 실직 확률이다.


텔레마케터(99) 회계사(94) 부동산 판매 대리점(86) 경제학자(43) 편집자(2) 성직자(0.8) 치과의사(0.4) 레크레이션 치료사(0.3) 등이다. 과연 이렇게 될까 싶지만 실제로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장점은 없을까? 물론 많다. 하지만 장점은 건너뛰자. 우리가 알고 싶은 부분은 장점이 아닌 단점이자 어떤 일자리가 중요한가이기 때문이다. 단점은 우리가 주의하여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로봇의 시대가 도래하면 가장 먼저 국채가 증가할 것이며, 사회보장제도가 보편화 될 것이다.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인간의 수명은 더욱 연장된다. 문제는 비생산적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사회보장제도가 결국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점이다. 부족한 돈을 국가는 세금으로 채우려 할 것이다.


솅커는 급여세를 언급하는데, 문제는 일하지 않으면 급여세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기계화되면 사람이 급여를 받지 않음으로 세금이 불가능해진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로봇세’이다. 지금까지 로봇세는 굉장히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로봇세는 반드시 필요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어디까지 ‘로봇’으로 볼 것인가의 쟁점이 남겨져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다. 돈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실물자산의 가치를 높아질 것이다.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는 부동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왜 폭등한 것일까? 당연하지 않은가? 투자할 곳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답은 없는가? 어떻게 하면 로봇시대에 안정적인 직장을 얻을 수 있을까? 솅커는 의외의 대답을 한다. 바로 ‘교육’이다. 통계를 통해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의 대부분은 단순 작업이 아닌 전문적인 직업이라고 말한다. 최근 들어 온라인 수업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다양한 직업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지만 약간 수긍이 가지 않는다. 그럼 다 대학에 가야하고 대학원에 다녀야 하는가? 질문이 생긴다. 저자는 좀 더 고민한다. 그는 세 가지를 조언한다.


-변하지 않는 산업에서 일하라. : 자동화 시대에서 여전히 필요한 직업에 대한 전문성을 쌓아라.

-가치 있는 기술을 배워라 : 공식적, 비공식적 교육의 이점을 모두 취해라. 더 배우기 위해 준비하라.

-계속 움직여라 : 산업, 기업 혹은 지역에 변화를 줌으로써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위치에 머무르라.


세세하고 더 많은 일자리 정보는 직접 책에서 찾아보길 바란다. 중요한 건 이거다. 로봇이 대체할 수없는 것을 찾아야하고, 공부를 하라는 말이다. 물론 쉽지 않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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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의 경제 - 과거 위기와 저항을 통해 바라본 미래 경제 혁명
제이슨 솅커 지음, 최진선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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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사람은 ‘곧’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환상은 얼마 가지 않았다. 전문가를 적어도 2년에서 많게는 5년까지 코로나가 지속할 것이라 예견했다. 그러다 백신 전쟁이 시작되었고 나라마다 백신을 개발하느라 혈안이 되었다. 지금은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미래는 여전히 암울하다. 백신이 코로나의 종말을 가져오지 못한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언젠가는, 그렇다. 언젠가는 코로나가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코라 나가 사라지면 또 따른 바이러스가 생길 것이고, 현재처럼 전 세계적 팬더믹 현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누구나 상식이 되었다. 사람들은 질문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경제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 책을 통해 읽을 수 있다. 물론 미래의 일이니 어찌 ‘정답’이 되겠는가. 하지만 미래 전문학자이자 경제전문가의 안목이니 주의하여 볼 필요가 충분하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책 표지에 ‘불확실한 미래 경제를 통시적으로 꿰뚫는다!’라고 적었는데, 통시적이란 말은 역사적이란 말과 비슷하다. 역사 속에서 재앙의 시기에 국가들이 어떤 형태로 대처했고, 대응했는지를 다룬다. 후반부는 이러한 역사적 조명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변화를 예견한다. 저자는 현재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한 위기 상황을 과거의 역사를 통해 조명한다. 즉 경제적 위기는 민생들을 도탄에 빠뜨렸고, 그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한 나라들은 혁명과 반란 등으로 대응함으로 나라가 사라지기도 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갔음을 밝힌다. 결론에 해당하는 Part 4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다룬다.


서두에서 솅커는 ‘위기’를 설명한다.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표현으로 ‘먹고사는 문제’라고 말한다. 


“정부정책과 사회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경제학자들은 ‘먹고사는 문제’를 가장 먼저 꼽는다. 사람들에게 음식이나 기본적인 필수품이 공급되지 못하면, 사회는 불안감으로 뒤덮이고 혼란을 초래한다는 것이다.”(23쪽)


솅커는 코로나 팩더믹으로 인해 미국 내에 몇 가지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첫 번째가 ‘이타주의로 전환’(27쪽)을 들었고, 두 번째는 ‘국가 내 국민의 결집력’(28쪽)을 들었다. 세 번째는 ‘산업이나 문화의 방향이 미래지향적’(29쪽)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한국 사람인 나로서는 약간 이해하기 힘든 문화적 측면이긴 하지만 자유주의와 개인주의가 극도로 발달한 미국에서는 큰 변화로 여길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를 삶을 변화시켰다는 점은 분명하다.


Part2에서는 통시적으로 위기의 문제를 나라들이 어떻게 해결했는가를 살핀다. 위기는 먹고사는 문제이며, 먹고사는 것이 해결되지 않을 때 혁명이 일어났음을 주목한다. 미국의 독립전쟁, 프랑스 혁명,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독일과 쿠바 등의 혁명의 이유를 경제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예를 들어 1905년 러시아가 농민들에게 행한 착취와 공장 노동자들에 대한 살육은 니콜라스 2세의 몰락에 불을 붙였다.


“군사 전쟁의 패배, 정부의 억압, 정치적 발언권의 결여 등은 후기 농노제도를 따르던 농민들을 경제적으로 더 불행하고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이런 열악한 경제 상황은 다른 혁명들과 마찬가지로 혁명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65쪽)


결국 역사는 경제 위기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라 정의할 수 있다.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나라는 결국 패망의 길로 들어선다. 반대로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은 나라는 위기가 되지 못한다. 저자는 이러한 예를 1968년 일어난 시민 저항운동이 기존의 혁명이 아닌 다만 운동으로 머물렀던 이유를 경제적 안정에서 찾는다.


“밝은 경제 상황은 사회의 불안을 가라앉혔다. 시위가 정부를 전복시키는 폭력적 혁명으로 변하도록 방패막이 되어주었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수많은 저항과 혁명 사례들과는 달리, 국민은 먹고사는 문제로 고민하지 않았다. 단지 시민권을 향한 움직임만이 더욱 결렬해지면서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전운동이 거세지는 와중이었지만, ‘경제’가 견고했기에 미국 정부와 정치 체제는 안전하게 유지된 것이다.”(82쪽)


먹고사는 문제, 이 책은 바로 이 문제를 화두로 다음 이야기를 끌고 간다. 사실 Part 3과 Part 4는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 부분은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기를 추천한다. 몇 가지만 언급하면 이렇다. 코로나 19 팬더믹으로 인해 실업 문제, 즉 먹고사는 문제가 대두되었다. 직장 폐쇄와 실직 등으로 지금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위기로 다가온다. 당연히 실업수당을 신청할 것이고, 정부는 각종 수당을 지불할 것이다. 그로 인해 돈의 가치는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이 도래한다. 솅커는 팬더믹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과 반목을 제시하면서, 직업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예언한다.


솅커는 확실히 천재다. 물론 솅커 외에도 팬더민 이후의 변화를 전망한 이들이 많다. 하지만 솅커는 좀 더 현실적 측면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다양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증명한다는 점에서 실용적이다. 후부에서는 직업과 실업의 문제를 언급한다. 이 부분을 전문적으로 다룬 책은 솅커의 다른 책 <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에서 확인해 보자. 하여튼 이 책은 이전에 읽었던 책보다는 학문적이며 통시적이다. 경제의 변화에 민감한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과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거시적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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