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들에게 배우는 돈 공부
신진상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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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지금도 여전히 가난하다. 가난을 물려받았고 다시 자녀들에게 물려줄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이 갈수록 커진다. 그래서일까? 아니면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적어서일까. 하여튼 그렇게 작년부터 ‘돈 공부’를 시작했다. 쓰는데 일가견(一家見)은 있지만 버는 데는 없다. 그러니 당연히 가난할 수밖에. 그렇다고 손 놓고 두고 볼 일은 아니다. 아이들은 점점 크고 나의 나이는 점점 들어간다. 올해는 꽤나 많은 책을 읽었지만 경제 관련 서적은 열권도 되지 않은 것 같다. 사실 돈 공부는 마음뿐이지 통계로 보면 말뿐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용기 내어 이 책을 선택했고, 눈에 불을 밝히고 읽어 나갔다. 읽기를 참 잘했고, 앞으로 시간이 되는대로 더 읽을 참이다. 이번에 읽으면서 꽤나 마음에 와닿았던, 그리고 유익한 정보들을 추려 보았다.


“돈의 감각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진다.”


꽤나 도발적인 표지의 문구는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문장이다. 즉 돈을 벌고 싶으면 돈 공부를 하라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부자들이 가진 마인드, 투자법 등을 배우고 익혀 그대로 따라가 보라는 말이다. 물론 공부해야 할 것들은 많지만 말이다.


주식에 투자하라. 왜냐하면 정부가 주식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두에 부동산 시장은 철저히 규제하고 주식시장은 지원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 주식 투자가 전망이 좋다고 말한다. 물론 저자의 말이 모두 옳은 건 아니다. 최근 창원이나 여수 등 지방 도시들의 아파트값이 일주일에 1억씩 오른다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구입자는 서울 사람들이다. 서울을 규제하니 지방으로 내려와 건물을 사 모으기 시작하니 지방의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동산은 정부의 규제 대상이며 언제 정책이 변할지 모른다. 이유야 어떻든 장기적으로 본다면 주식이야말로 가장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이 책이 주식 투자만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중요하게 다룬다.


돈의 속성, 돈 너는 뭐냐?


부자가 되고 싶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부자를 만들어 주는 ‘돈의 속성을 제대로 배우는 것’과 다른 하나는 ‘그 돈을 불리는 법’이다.(46쪽) 저자는 김승호의 <돈의 속성>을 소개하면서 부자가 되고 싶다면 먼저 돈 공부를 하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돈 공부는 어떻게 할까? 김승호 회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주식을 사놓지 않고 공부하는 것과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공부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사업을 바라보는 눈 자체가 달라진다. 일단 단 한 주라고 가지면 기업 뉴스나 업게 정보가 눈에 들어오고 경제용어가 저절로 이해된다. 그렇게 1년간 꾸준히 모으기 바란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듯 주식에 대해 알려면 주식을 ‘일단은 사라’ 그리고 ‘책 읽기를 병행’(49쪽)해야 한다.


돈은 빚이다. 빚은 신용이다. 그러니 신용이 곧 돈이다. 신용은 다시 인맥과 사회성과 연결된다. 거기에 일반 회계가 아닌 돈 버는 회계를 공부하라 권한다.


“우리는 돈 버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정작 돈 공부는 하지 않습니다.”(53쪽)


일반 공부가 돈 버는 공부는 따로 있는 것이다. 저자의 돈 버는 방법은 곳곳에 흩어져 있지만 핵심은 돈 버는 책을 읽으라는 것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소개한 책을 몇 권 소개해 본다.


세계 1%의 슈퍼 부자들의 부의 원칙을 소개한 키스 캐머런 스미스의 『더 리치』을 비롯하여,

선물주는 산타 『선물 주는 산타의 주식 투자 시크릿』

브라운스톤 『부의 확장』 『부의 인문학』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김승호 『돈의 속성』


이명로 『돈의 감각』

사경인 『진짜 부자 가짜 부자』

김광주 『부자들의 습관 버티는기술』

염상훈 『나의 첫 금리 공부』

제프 크라이슬러,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웨슬리 그레이, 토비아스 칼라일 『퀀트로 가치 투자하라』

버턴 말킬 『램던 워크 투자 수업』


아직 절반도 소개하지 않았지만 저자는 돈을 벌기 위해서는 ‘공부’ 그것도 독서가 필요하다. 이 부분은 서두에서 강조한다.


“돈 공부는 인터넷 뉴스와 유튜브로도 할 수 있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활자를 통해서입니다. 책으로 하는 공부는 인터넷으로 할 때 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깊이가 있습니다. 읽으면서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으며, 더 궁금한 점은 인터넷에서 찾아 돈에 대한 어렴풋한 지식을 살아 있는 지식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23쪽)


돈을 벌고 싶다면 정치사회를 읽어라.


저자는 더 나아가 돈을 벌고 싶다면 세계 정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세계정세를 밝히 안다는 것은 돈의 흐름을 안다는 뜻이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경쟁은 많은 변수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일본 주식을 팔고 북한 주식을 산 짐 로저스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물론 모든 상황이 투자자의 뜻대로 흘러가지는 않지만 말이다. 일본 사회를 ‘자기 속박 사회’ ‘배제 사회’ ‘억압 사회’ ‘호족 사회’로 평가한 부분을 놀라웠다. 가슴 아픈 이야기는 한국이 일본을 너무나 닮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전개될 미래


앞으로 사회는 어떻게 진화되고 발달할까? 저자는 AI를 중요한 산업으로 꼽았다. 이 부분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다. AI가 제대로 작동되려면 빅데이터는 필수적이다. 사회학자인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의 『모두 거짓말을 한다』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빅데이터도 거짓을 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많이 누린 정보가 진보적인 이유는 진보적 성향의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더 많이 하기 때문이다. 물론 구글 검색 성향을 통해 숨겨진 백인들의 이중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두 번째 테마주, 즉 투자처는 ‘바이오 주식’이다. 현재 트럼프 시대가 가고 바이든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벌써부터 바이오 주식이 들썩거린다. 친환경을 위해 내연기관이 줄어드는 것도 그리 멀지 않다. 결국 돈이다.


넷플릭스 또한 코로나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거두었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집콕의 영향이기도 하거니와 다양한 콘텐츠를 일정의 돈으로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 계정에 4명까지 접속이 가능하다는 것도 매력이다. 넷플릭스도 AI가 작동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아마도 유튜브를 시청한 이들이라면 ‘알고리즘’이 추천한 동영상을 보고 깜짝 놀랄 것이다.


결국 공부다.


조엘 틸링헤스트의 『빅 머니 씽크 스몰』은 앞으로 성공 가능한 기업의 특징을 알려준다. 그곳에 투자하면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다. 또 한 권은 『불황의 시대, 미국 주식에서 답을 찾다』이다. 이러한 책들은 앞으로 변화될 상황들을 살핌으로 그와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결국 돈 공부는 꾸준한 독서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말한다. 이 책은 결코 작지 않다. 의외로 많은 정보가 담겨 있고, 특히 주식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주의 깊게 읽을 필요가 있는 중요한 책이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제이슨 솅커 『코로나 이후의 세계』, 『코로나 이후 불황을 이겨내는 커리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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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수필을 평하다
오덕렬 지음 / 풍백미디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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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수필이 아닌데. 그래 수필이 아니었다. 단편 소설이었다. 그런데 왜 ‘수필’이라고 부르지 몇 편을 더 읽고 나서 지금껏 알고 있는 수필이 달라져도 많이 달라졌음을 알았다. ‘붓가는 대로’라는 구석기 시대의 수필론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나에게 ‘수필은 사실의 소재를 작품으로 끌고 들어와서 작품의 소재로 삼는다’(24쪽)는 저자의 주장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만약 내가 이 책을 만나지 못했다면 난 아직도 피천득의 ‘인연’에 명수필로 오해하고 있었을 것이다.


먼저 창작수필이 뭔가를 알아내기 위해 정신력을 모았다. 이관희는 '창작문예수필이란 무엇인가'에서 이렇게 정의한다.


"창작문예수필은 에세이에서 진화되어 나온 새로운 양식의 창작문학으로 에세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물론 창작수필의 성향이 무엇인지 이해할 듯하다. 손에 잡히지 않는 정의다. 더 읽어 내려가니 명료하게 드러난 구절이 보인다. 바로 이 부분이다.


(비창작)일반산문문학은 이미 있는 것에 관하여 토의하는 형식의 문학이고, 창작문학은 현실에 없는 상상력의 세계를 창작하는 문학이다. 산문문학의 가치는 창작문학으로 대신 할 수 없는 사실성의 세계에 있고, 창작문학의 가치는 산문문학으로 대신 할 수 없는 상상력의 세계에 있다.


내가 잘못 읽지 않았다면 창작수필을 정의할 수 있는 단어는 ‘상상력’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바로 그 ‘상상력’과 맞물린다. 수필의 역사를 배운 적이 없기에 기존의 수필 정의에서 갑자기 창작수필을 이해하는 것은 고생대에서 21세기로 건너뛴 것과 같다. 2편을 읽고 곧바로 마지막 장에서 다루는 피천득의 <수필> 평론을 읽기 시작했다. 거두절미하고 우여곡절 끝에 피천득의 <수필>이 책의 가장 앞부분에 실리고, 그 후로 제대로 된 ‘수필론’이 없었던 탓에 많은 사람들은 세뇌 아닌 세뇌를 당한 것이다. 피천득의 <수필>이 수필의 모든 것인 것처럼. 이유야 어떻든 아래의 구절로 피천득의 <수필>은 수필이 아닌 시(詩)로 정의한다.


“이상 논의 된 내용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수필」은 <수필>이 아니고 시(詩)라 하겠다. 어찌도니 일인가? 자, 그러면 문학의 진화 현상에 귀를 기우려서 문학도 진화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산문의 시(詩)>라는 새로운 장르를 이해하도록 하자. 그러면 「수필」의 정체가 드러날 것이다.”(287쪽)



창작수필에 대한 분석적 논의는 유주현의 <탈고 안 될 전선>을 분석하면서 심도 있게 다룬다. 필자가 보기에 단편소설로 읽힌다. 저자는 먼저 단편소설과 수필의 차이는 구분한다.


“소설의 문학성은 허구적 서사 창작과 소설적 구성 작업을 통해서 획득된다. 그러나 창작문예수필의 문학성은 사실의 소재(서사)에 대한 문학화 작업, 즉 창조적 구성법과 소재에 대한 은유적 창작을 통해서 획득 된다.(이관희)”(241쪽)


저자는 소설과 창작수필의 근본적 차이를 ‘사실과 허구’로 구분한다. 그렇게 단정 짓기에는 뭔가 부족하지 않는가? 왜냐하면 실화소설도 있지 않는가. 하여튼 저자는 허구와 사실로 소설과 수필을 구분한다. 다시 일반산문인지 창작수필인지를 구분한다. 둘 사의 구분의 시금석은 ‘구성법’에 있다.


“구성법을 문예 창작의 기본방법으로 <이것>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저것}이라는 새로운 창조적 세계를 만드는 일이다. 위에서 말한 창작문예수필이 에세이로부터 진화·분화하여 나온 새로운 양식의 창작 문학이라는 뜻은 창작문예수필의 기본 창작법은 구성 작업에 있다는 것이다.”(245쪽)


그렇다면 수필은 무엇을 창작하는가? 저자는 ‘사물의 마음’으로 정의한다.(247쪽) ‘<사물의 마음>이란 대상 사물과의 교감 세계’이다. 즉 의인화 또는 사물화를 말한다. 이 부분을 잘 드러낸 수필은 권현옥의 <나는 손톱입니다>이다. 손톱이라는 사실 소재에 기반 해 의물화를 통해 서술한다.


“창작의 세계는 상상력의 세계요, 허구의 세계이다. 창자수필(창작에세이)은 <교감하는 사물·존재 세계>를 창조한다. 창작수필은 시어도, 허구적 이야기도 아닌, ‘사물의 마음 이야기’, 즉 <사물과의 교감의 상상력>를 창작하는 문학이다.”(127쪽)


김영곤의 아까시나무를 소재로한 <내가 사랑 받는 이유> 또한 의물화 시킨 작품이다. 의물화는 의인화와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나 중요한 것은 화자 주인공의 시점이 ‘사물과의 교감의 상상력’을 충분히 이루어야 한다. 주인공인 아까시나무의 관점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수필은 ‘토의하는 문학’이며, 창작문예수필은 ‘사물의 마음’을 창작하는 문학이다.(175쪽)


그제야 처음 수필을 읽고 내가 ‘단편소설’로 오해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창작문예의 핵심은 상상력을 발취한 ‘창작’에 있었던 것이다. 


“의인화는 상상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의인화 세계는 본질상 허구적 세계이다. 창장문예수필은 <시적 발상의 산문적 형상화> 양식의 문학이다. 즉 시문학과 서사문학의 두 장르의 진액을 추출하여 탄생시킨 제3의 새로운 창작 양식이 창작문예수필인 것이다.”(148쪽)


이렇게 본다면 창작 수필은 이전의 수필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전혀 다른 장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다르다기보다는 그동안 수필에 대해 오해한 것이 더 옳다. 수필은 붓가는 대로 쓰는 잡문이 아니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창작물이다. 필자는 창작수필을 ‘종래의 붓가는 대로라는 잡문(메모)론과는 비교 자체가 안 되는 문학적 자존심’(94쪽)을 가져도 되는 것이라 말하는 저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수필을 좋아해 많이 읽는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아본 수필과 이번에 접한 창작수필은 격이 다르다. 며칠 동안 이 책을 손에 쥐고 고민했다. 중요한 부분에 밑줄 치며 진정한 수필이 뭔지 하나하나 다시 배웠다. 이 책에서 최고의 수필을 꼽으라면 단연코 정태헌의 <동백꽃>이다. 지금까지 알아왔던 수필과는 너무도 달랐던 탓이기도 하거니와 역사적 기억과 삶의 생체기를 창의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수작이다. 나머지 수필들도 기꺼이 추천한다. 창작수필을 쓰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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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수필을 평하다
오덕렬 지음 / 풍백미디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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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 없습니다. 창작 수필이 무엇인지 가장 예리하게 분석하고 지도한 책이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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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미래 - 팬데믹 이후 10년, 금융세계를 뒤흔들 기술과 트렌트
제이슨 솅커 지음, 최진선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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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금융의 세계는 어디로 갈까?



코로나는 많은 것을 변화 시켰고, 변화 시키고 있다. 과연 코로나 이후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어느 정도 짐작이 되면서도 정확한 지표는 없다. 제이슨 솅커의 첫 책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서는 코로나가 바꾸어갈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교육과 관계는 온라인이 활용되면서 온택트가 시대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농업의 미래를 예견하면서 ‘필요한 농산물을 집에서 직접 재배’(p.106)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예견의 포괄적 의미는 생활면에 있어 ‘자급자족’의 형태로 변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놀라운 통찰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출간된 <금융의 미래>는 코로나 이후 세계 금융의 변화에 주목한다.



금융전문가인 저자는 코로나 이후 금융 세계를 어떻게 볼까?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금융의 디지털화이다. 즉 ‘핀테크(fintech)’가 일상적이 될 것이고, 영화에서 보는 현금 소송 차량은 미미해질 것이다. 핀테크는 이미 오래전 시작되었고, 여전히 현재형이다. 은행 업무가 기계화 또는 스마트폰을 통해 송금이 일상화되면서 은행원의 개념은 변화 또는 축소되었다. AI로 인한 고용불안은 불가피하며, 돌이킬 수 없다. 코로나 장기화는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인수 합병이 활발해질 것이다. 즉 ‘기업의 수가 줄어든다.’(44) 이 말은 투자처가 줄어든다는 말이다.


“이제 돌아갈 길은 없다. 핀테크가 시대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변화를 이끄는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저비용을 들여 사람들이 금융 서비스 환경에 편리하게 접근하도록 도와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그로 인해 금융 미래의 모든 대안 가운데 핀테크가 가장 유력하다.”(p35)


핀테크는 ‘비용절감’(36), ‘사용자 경험’(37), ‘접근성’(38)을 무기로 변혁을 이루어 내고 있다. 핀테크의 확장은 불가피해 보인다. 저자는 더 나아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 화폐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살피면서 금융시장의 변화를 예측한다. 비록 불법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은 현저히 높지만 ‘기업 공급망인 물류, 수송, 화물 운송에 그 영향력을 발휘할 것’(101)이라고 예언한다. 아직 암호화 화폐의 개념을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필자에게 저자의 주장은 뜬구름 같다. 하지만 금융 세계가 디지털화 되어가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은 분명하다.


금융 거래 자체가 디지털화 되면서 몇 가지 두드러진 특징들이 나타날 것이다. 하나는 금융이 ‘많은’ 데이터를 요구하게 될 것이고, 구조적으로 AI형태로 진화될 것이다. 양자 컴퓨터를 통해 경제 지표, 시장, 기업을 예측하고 분석한다. 많은 데이터는 편리성을 너머 프로그램을 통한 투자 형태로 변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부정적 측면에서 양자 컴퓨터는 많은 데이터를 부석하는 동시에 타인의 정보를 도둑질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그로 인해 기업은 불가피하게 보안을 위해 돈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유독 필자의 눈에 띄었던 부분은 앞으로 부채와 정부지원의 문제를 다룬 곳이다. 실여급여를 비롯한 복지는 혜택인 동시에 국가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인구 감소와 맞물려 은퇴자들의 증가와 인구 고령화(결국 은퇴자의 증가)국가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다.


“인구의 고령화는 사회보장제도와 재정 시스템의 지속에 매우 큰 위험 요소이다. 사회보장국이 2020년 7월에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대로 가다간 머지않아 파산에 이른다고 발표하였다.”(156)


국가는 파산을 막기 위해 세금을 높일 것이다. 또한 결국 사회보장제도를 비롯된 복지의 문제는 ‘더 많은 세금’(190)으로 귀결된다. 저자는 독일산 셰퍼드 비유를 통해 복지제도의 약점을 간파한다.


셰퍼트는 활동력이 많다. 그런데 할 일이 없거나 활동력이 현저히 줄어들면 지루함 때문에 가구를 부수기 시작한다. 이처럼 사람도 충분한 일거리가 없으면 자신의 삶을 셰퍼트처럼 갈기갈기 찢는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노동 없는 노후 생활을 기대하지만 노동 없는 노후는 자신을 파괴할 수 있다. 확실히 ‘게으른 손은 악마의 유혹이다.’(194)


금융 경제에 대해 이해도가 낮아 저자의 주장들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 금융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게 될 것인지는 이해할 것 같다. 필자도 이미 아주 오래 전부터 스마트폰으로 금융거래를 하고 있고, 몇 만원씩 앱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인지하든 하지 못하든 이미 핀테크의 시대는 도래 했다. 그것도 많이. 


크로나 시대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금융경제가 어디로 흘러가고,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물론 일반인들이 읽기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다. 진심으로


[이 글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필자의 자의대로 서평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금융 투자는 리스크가 크면 수익률이 높고 리스크가 적으면 수익률도 낮은 상충관계를 가진다. - P51

그러나 불행히도 객관적 자료를 찾아보는 이는 적고, 말의 전파력을 강하다. 그리하여 메뚜기 떼 현상은 사회 각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 P64

알고리즘은 데이터 축적으로 만들어지고 데이터는 돈에 의해 쌓인다. 이 때문에 메뚜기 떼가 모이는 곳에는 돈이 모인다. 이 효과를 잘 이용하면 스타트업 기업은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에도 SNS와 방송을 근거로 만들어진 알고리즘이 순진한 사람들을 현혹한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미디어와 콘텐츠의 과도한 민주화는 투자자가 잘못된 정보를 거를 힘을 잃게 만든다. - P69

수동자산관리 기술과 로보어드바이징 기술은 능동자산관리 방법보다 관리가 쉽고 비용도 저렴하다. 게다가 더 이상 인간 자산관리자가 필요하지도 않다. 컴퓨터가 전략 작업, 분석, 계획뿐만 아니라 유가증권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등 모든 일을 처리한다. - P83

블록체인은 장기 보유 자신이 기록을 보관하는 용도보다 움직이는 자산에 사용될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 - P102

게으른 손은 악마의 유혹이다. 일이 없는 세상, UBI의 세상은 사회의 존립에 큰 문제를 안겨준다. 당연히 금융도 이에 영향을 받는다.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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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교회일까? -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회가 교회에게 해야 할 질문
김기승 지음 / 샘솟는기쁨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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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회에 대한 고민이 많다. 특히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는 정체성을 잃은 것처럼 갈팡질팡하고 있다. 버티는 것도 힘들다. 겨울을 맞이하기 위해 나무들은 몸의 일부를 땅으로 떨군다. 코로나는 교회의 덜 중요해 보이는 부교역자들을 잘라냈다. 열악한 환경과 미미한 사례를 받던 부교역자들은 교회에서 추방되어 길바닥에 주저앉을 판이다. 뜨거웠던 온라인 교회 논쟁도, 온라인 성찬도 생존 앞에서는 무의미해졌다. 그러한 논쟁은 어쩌면 처음부터 배부른 사역자들의 와각지쟁(蝸角之爭)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생각해도 교회가 뭔지 잘 모르겠다.



또 한 분의 교회 이야기를 듣는다. 책 제목이 꽤나 마음에 와 닿는다. ‘왜 교회일까?’ 이전부터 물어왔지만 코로나로 인해 더욱 깊어진 나의 물음이다. 교회가 무엇인가를 너머, 왜 교회 이어야만 하는가를 묻는다. 이 책은 교회에 대한 신학적 변증이나 논쟁이 아니다. 개척교회를 시작하면서 경험하고 느끼고 고민한 내용들을 소박하게 적어 내려간 경험의 고백이다. 사실, 프롤로그에서부터 가슴 졸였다. 냄새 풀풀 나는 노숙자가 교회를 찾아와 함께 예배드린다는 것은 고통이다. 그 냄새.... 말로 형언하기 힘든 그 냄새를 맡으면 한 시간 동안 자리에 동석한다는 것은 모험이자 극도의 인내가 필요하다. 수년 전에 외진 교회에서 사역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지역 주민들에게 식사를 마련해 대접했다. 말이 주민인지 절반이 노숙자에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특히 그 중의 몇 분은 냄새가 지독해 함께 참석한 사람들도 조차 코를 막을 정도였다. 앞에서 어르신들에게 재미나 이야기도 해주고 식사도 대접했지만 뛰쳐나가고 싶었다. 진심으로. 그런데 하필 그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뛰쳐나가고 싶었다’고. 


코로나 시대, 교회는 혐오(嫌惡)의 대상의 되었다. 코로나가 교회에서 집단감염되어 뉴스에 나오기 때문이다. 어떤 기사 댓글을 보니 ‘교회 차만 지나가도 꼴 보기 싫다’고 적었다. 과연 우리는 누가복음 19장에 나오는 귀인의 종들과 같다. 귀인은 먼 길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은 열 므나를 주며 장사를 하라고 했다. 그런데 그 지역의 사람들은 그 귀인을 싫어했다. 맞습니다. 교회의 지금이 딱 그렇다. 사람들이 교회를 싫어한다. 그래도 장사를 해야 한다. 이러한 시기에 사람들은 묻는다.

“굳이 교회에 소속되어야 하는가?”

“하나님을 믿으며 돼지 왜 굳이 꼴 보기 싫은 사람들과 함께 교회에 다녀야 하는가?”

세상 사람들을 그리스도인들을 향하여 ‘하나님만 믿으면 됐지 왜 교회까지 다녀요?’라고 묻는다. 저자는 이러한 질문에 명확한 답을 주지는 않습니다. 굳이 답을 할 필요도 없죠. 저자는 그저 왜 교회 이어야 하는 가를 삶으로 답한다.


몸으로 써내려간 저자의 일상은 때로는 우울하고, 때로는 감격스럽고, 때로는 두렵다. 개척교회의 형편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필자가 잘 아는 목사님도 결국 수년 동안 지속한 개척교회를 닫았다. 더 이상 공간에서 모일 수 없는 시대가 되었고, 교회 해체될 위기에 놓여 있다. 우리는 여기 다시 ‘교회가 무엇인가?’를 물을 수밖에 없다. 저자가 교회를 개척하고 일구어간 여정은 눈물겹다. 아내와 함께 8,000장의 전도지는 나눈 이야기는 더 이상 묻지 않아도 상상이 된다. 딱 한 마디 ‘전도지를 붙이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62쪽)로 충분하다.


멈추지 않았다. 방법을 찾고 또 찾았다. 맘카페 활동을 통해 모임을 만들었던 경험, 도서관을 통해 지역주민의 어려움을 공유했던 시간들이 쌓여갔다. 저자는 전도가 좀더 명민(明敏)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복음을 전할 지역이 어떤 곳인지 질문해야 한다. 이 고민 없이 복음을 전하러 나가면 커피콩만 가지고 거리로 나가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91쪽)


경험을 통한 저자의 답은 ‘상황화’(35쪽)이다. 이 상황화는 복음의 변질이 아니라 지역에 맞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바울이 로마교회와 고린도교회에 다르게 복음을 전하듯. 어쩌면 교회는 지금까지 획일적인 방법으로 전도하고, 예배하고, 신앙생활을 지도해 왔다. 어느 지역을 가도 예배 시간도 같고, 설교 방식, 심지어 찬양도 거의 비슷하다. 교회가 프렌차이즈도 아닌데 말이다. 


몸으로 쓰고 삶으로 적었다. 사연 없는 인생 없듯, 아프지 않는 개척교회 없다. 말미에서 ‘혈관종’ 제거 수술을 했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부디 건강하시길. 다시 ‘왜 교회인가’를 물었다. 저자는 명료한 답을 주거나 교조적(敎條的) 해석도 붙이지 않는다. 그냥 살아간다. 책을 모두 읽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알 수 없는 울림이 있다. ‘지금은 글을 써야 하는 시간’(211쪽)이란 표현이 아름다운 동시에 아픈 이유를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허물어진 예루살렘의 성전을 보며 예레미야는 글을 썼다. 우리는 눈물의 선지자라는 별명을 붙였고,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읽고 있다. 아픈 고백이다. 문장과 행간 사이에 적신 눈물 자국을 읽을 수 있다면 이 책은 충분히 가치 있을 것이다.


밑줄 친 문장


교회도 온도가 있다.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에 성령이 임하실 때 그곳은 진동하였고, 뜨거웠다. 24


우리가 느끼는 교회의 온도를 예수님도 느끼고, 마음 아파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회피하지 않고 뼈를 깎는 고통이 있더라도 온도를 느껴야 한다. 예수님처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필요하다. 36


불신자와 접촉하지 않는 것이 성경이 말하는 거룩일까? 거룩은 불신자와 접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하는 것이다. 81


우리는 교회보다 예수를 먼저 전해야 한다. 예수를 믿고 성령을 따라가면 그들이 모여 건강한 교회를 이룬다. 예수 없이 모인 교회는 시기의 차이일 뿐 형편없이 무너진다. 119


한국도 쇼핑몰교회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장소, 복음을 전하는 곳이 아니라 관광지로 추락한다. 왜 우리는 신실한 농부처럼 살아가기보다 육체의 모양, 진열품처럼 외관에만 집착하고 있을까? 128


교회는 성령을 통해 세상을 살리고 변화시키는 공동체이다. 교회를 통해 복음을 듣고 사람들은 하나님과 무너졌던 관계가 회복되어야 한다. 교회는 회복된 주님의 사랑을 다시 세상에 흘려보내는 공동체이다. 151


한국도 쇼핑몰교회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장소, 복음을 전하는 곳이 아니라 관광지로 추락한다. 왜 우리는 신실한 농부처럼 살아가기보다 육체의 모양, 진열품처럼 외관에만 집착하고 있을까? - P128

교회는 성령을 통해 세상을 살리고 변화시키는 공동체이다. 교회를 통해 복음을 듣고 사람들은 하나님과 무너졌던 관계가 회복되어야 한다. 교회는 회복된 주님의 사랑을 다시 세상에 흘려보내는 공동체이다.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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