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을 위한 성경 묵상법
김기현 지음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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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고 위험한 묵상의 세계

김기현 모든 사람을 위한 성경 묵상법성서유니온선교회

 

이 책은 위험하고 달콤하다. 성경묵상의 재미에 빠져들게 하니 달콤하고, 성경을 제대로 읽게 되어 혁명성을 갖게 하니 위험하다. 성경을 제대로 읽게 되면 세상의 부조리, 악과 죄, 수단화된 시대정신에 잠잠할 수 없게 된다. 루터는 성경을 연구하고 묵상하는 가운데 중세 교회가 성경에서 멀리 떠나 있을 것을 발견한다. 의기소침했던 루터는 종교개혁을 원한 것도 아니고, 담대함도 없었다. 그러나 성경이 루터 안에 들어가자 목숨만을 살려 줄테니 잠잠하라는 말에 이렇게 응수한다.

 

내 양심은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 말씀에 반하는 일은 현명하지도, 안전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달리 어찌할 수 없습니다. 저는 여기 서 있겠습니다. 주여, 나를 도우소서. 아멘!”(19)

 

그렇게 루터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 소심했던 루터였지만 성경을 묵상하자 그는 뜨거워졌고, 죽음도 불사하게 되었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성경을 읽는 사람들은 집안의 노예를 해방시켜 주고, 빚 문서를 불사르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었’(21). 과연 성경 묵상은 위험한 책이다. 이 책은 그 위험한 성경을 제대로 읽게 만드니 어찌 위험하지 않는가.

 

읽는 재미는 쏠쏠하고, 내용은 실용적이다. 어떤 부분에서는 상당한 신학적이고 이론적이다. 1부 묵상이 기초에서는 묵상에 대해 재 진술한다. 묵상의 원뜻은 하가라는 히브리어 단어가 보여주듯 읊조리’(31)는 것이다. 한 번이 아니라 반복해서 읽기’(34)이며, ‘천천히 읽기’(36)이기도 하다. 저자는 더 나아가 듣기’(39)라고 말한다. 오랜동안 매일성경을 집필하며 스스로 묵상해온 내공 때문인지 묵상을 경험한 이들만이 느끼는 내밀한 밀담을 담아낸다. 2부에서는 묵상의 방법을, 3부에서는 묵상의 실천을 이야기한다. 필자는 목회자를 위한 묵상 전략에서 목회자는 한 본문을 열 번 읽는 것을 목표’(113)로 하라고 권면한다. 이 또한 숙달된 조교의 조언이 아니던가.

 

곁에서 이야기하듯 들려주는 대화체는 책 속에 빠져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번뜩이는 통찰력과 더불어 실용적 조언들이 가득하니 어찌 다시 읽지 않겠는가. 성경에 목마른 자들이여 어서어서 이 책을 들고 읽어라!’ tolle lege, 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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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계시며 응답하시는 하나님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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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것은 아픔을 겪는다는 것이며아픔을 겪는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기도는 그리스도인들이 살아가는 동안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짐이자 특권입니다가장 뜨겁게 기도했던 순간들을 회상해 보았습니다아무리 생각해도 예수님을 영접하고 구원의 감격에 젖어 하루하루 살아갔던 시절에 가장 간절한 기도를 드렸던 것 같습니다그러다 기도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기 생각했습니다모든 기도가 응답되는 것도 아니며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기도도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기도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기도하지 않는다고 큰 문제가 닥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그렇다면 기도는 왜 하는 것일까요기도에 관한 책들을 찾아보고신앙의 선배들에게 기도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그러나 그 누구도 속시원하게 기도가 무엇인지 답을 주지 못했습니다아마 제가 기도를 이해할만한 충분한 영적 깊이가 없었던 것이 분명합니다어떤 목사님은 기도처럼 어려운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기도가 무엇인지 정의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자신의 경험 속에서도 기도에 대한 특별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저는 그분의 고민에 충분히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참으로 기도처럼 어려운 것도 없습니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접할 때 단박에 프란시스 쉐퍼의 <거기 계시며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그렇다면 상당히 어려운 책이겠다 싶어 약간 주춤거렸습니다그러나 한 장 또 한 장 읽어가면서 저만의 기우(杞憂)였음이 곧 드러났습니다이 책은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하지만 깊고 깊은 기도의 세계를 잘 그려내고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1부에서는 신앙과 기도라는 제목으로 이론적인 부분에 치중하여 기도에 대해 설명합니다그렇다고 난해한 신학적 논쟁이나 사변을 늘어놓는 것이 아닙니다성경 속에서 기도가 무엇이고신자가 기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가를 설명합니다.

 

시인은 멸시와 조소를 받을 때 하나님을 생각했습니다답답한 일을 만나자 하나님을 바라볼 마음이 생겼습니다하나님의 도우심이 아니면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25)

 

시인은 시련과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품으로 파고들었습니다마치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 어린아이가 엄마 품에 안기는 것처럼 말입니다.”(31)

 

찰스 스펄전은 말합니다사랑하는 형제들이여기도하자우리 모두 논쟁할 수 없으나 우리 모두 기도할 수 있다우리 모두 지도자가 도리 수 없으나 우리 모두 기도의 사람이 될 수 있다우리 모두 현란한 수사를 구사할 수 없으나 우리 모두 강력하게 기도할 수 있다.”(45)

 

기도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이들의 정체성을 드러냅니다기도는 모든 것을 주시는 하나님을 겸손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기도는 모든 일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입니다맞습니다기도는 참으로 그런 것입니다. 2장을 읽다 저의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구절을 만났습니다.

 

다른 사람이 우리를 위해 하는 기도도 중요합니다우리도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여야 합니다그러나 자신은 기도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기도만을 의지해서는 안 됩니다다른 사람의 기도만으로는 살 수 없습니다우리는 스스로 부르짖어야 합니다.”(49)

 

기도가 강력한 이유는 기도가 하나님을 부르기 때문입니다세상에 대한 근심과 걱정탐욕과 쾌락은 하나님께 나아가지 못하도록 막습니다기도가 깊어지면 하나님만이 참 도움이시며주님만이 참 즐거움인 것을 압니다그래서 더 깊이더 많이더 오래 기도하게 됩니다기도의 질과 시간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하면 오래 함께 있기를 갈망하는 것처럼 하나님을 사랑하면 오래 더 오래 기도하게 됩니다하나님을 닮고 싶어 하고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싶어 합니다기도는 거듭난 자들의 영혼의 울림이며존재의 발현입니다기도처럼 달콤한 것이 어디 있으며기도처럼 아름다운 선율이 어디이겠습니까?

 

2부에서는 신자와 기도생활이란 주제로 7가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순종고통영적 성숙말씀회개성령그리고 교회가 기도와 어떤 상관성이 있는지 알려줍니다. ‘기도와 순종의 문제를 다루면서 저자는 하나님을 사랑하느냐고 묻습니다왜냐하면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고는 기도할 수 없고기도하는 자는 하나님께 순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 사람이 주님을 사랑하면 그 사랑은 반드시 온전한 삶을 살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나타납니다사랑에는 사랑하는 대상을 기쁘게 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분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89)

 

기도는 사랑입니다그렇기에 기도하면 할수록 하나님을 더욱 닮아 가려하고 하나님께 순종하려 합니다앤드루 머리는 순종은 믿음을 강화하고 믿음은 순종을 강화’(93)한다고 했습니다참으로 옳은 말이 아닙니까? ‘열렬한 기도는 치열한 삶에서 나’(94)온다는 주장은 기도해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정의입니다충성된 증인은 한결같이 열정적인 기도자들이었다고 교회역사는 들려줍니다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려 했던 수많은 이들의 삶은 거룩에 대한 열정과 순종의 삶을 살아 내고자하는 치열함의 연속이었습니다.

 

다니엘의 기도에서는 사자 굴에 던져진 사건을 만을 기억했지만다니엘의 삶은 기도의 연속이었습니다왕이 바뀌고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그는 예레미야서를 읽으면 포로생활이 70년이란 사실을 발견합니다다니엘은 기도만 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시대 속에서 말씀을 따라 살았고기도를 삶으로 살아낸 사람이었습니다예레미야의 예언을 읽은 다니엘은 다시 하나님 앞에 회개의 기도를 드립니다다니엘은 말씀을 통해 이스라엘이 심판을 받은 이유를 깨달았고하나님께 자복하며 나아갑니다절망의 순간말씀을 붙잡았을 때 현실 너머에 계신 하나님을 통해 소망을 발견합니다.

 

그는 비참한 상황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았습니다비록 지금은 죄 때문에 나라가 망하였지만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이루실 소망을 바라보았습니다그러자 마음 깊은 곳에서 하나님을 향한 찬양이 솟구쳐 올랐습니다.”(139)

 

기도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보게 하고절망의 현실 속에서 소망으로 인도합니다기도는 신앙과 다른 것이 아니며말씀과 성령을 통해 더욱 세밀하고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기도를 드릴 수 있습니다기도의 삶을 이론이 아닌 삶으로 살아낸 김남준 목사님의 글은 쉬우면서도 감동적입니다삶의 생채기가 설교에 스며든 탓에 문자가 아닌 음성으로 들려옵니다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기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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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대와 구원 - 혐오.배제.탐욕.공포를 넘어 사랑의 종교로 나아가기
조슈아 W. 지프 지음, 송일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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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책입니다. 꼭 읽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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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보면 거기 계시는 주님 묵상과 기도 6
오승재 지음 / 글누림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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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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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래아 사람의 그림자 - 이야기로 본 예수와 그의 시대 비아 제안들 시리즈
게르트 타이센 지음, 이진경 옮김 / 비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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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예수> 논쟁은 해묵은 것이지만, 신약을 이해하기 위해 거쳐야하는 필수 과정이다. 1778년 알베르트 슈바이처의 <역사적 예수 탐구>가 출간된 후 신학계는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역사적 예수 논쟁'을 피해할 수 없었다. 1835년 D. F. 슈트라우스의 <비평적으로 검토한 예수의 생애>가 출간되었을 때만해도 역사적 예수는 신화 속 존재로 전락할 것 같았다. 거두절미하고 현재는 톰 라이트는 선두로 하는 '제 3의 연구'로 명명되는 시기에 안착해 있다. 현재는 존 도미닉 크로산를 비롯한 게르트 타이센의 '역사적 예수'는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역사적 예수 논쟁’ 개론과 몇 권의 저작들만을 읽은 필자로서 ‘역사적 예수 논쟁’은 아직 낯설고 모호하다. 이유야 어떻든 최근에 일어난 역사적 예수 논쟁은 초대교회 역사와 신약 배경을 이해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보수적 관점에서 초대교회 기독론을 풀어낸 래리 허타도의 <주 예수 그리스도> 등의 책들은 초대교회 안에서 예수가 어떻게 신으로 경배 받았는가 등을 조밀하게 탐색하고 서술한다. 게르트 타이센의 <갈릴래아 사람의 그림자>를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을 때는 이러한 ‘역사적 예수 논쟁’의 학문적 논쟁이 있으리라 예상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은 모든 논쟁을 뒤로하고, 저자의 깊은 학문적 소양을 토대 위에 쌓아 오른 멋진 소설이다. 역사적 예수 논쟁에 조예가 깊은 신학도이든, 무지한 일반 신자이든 상관없이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아마 역사적 예수 논쟁을 조금이라도 접해 본이들이라면 저자의 탄탄한 학문적 소양에 깊이 뿌리내린 소설인 것에 감동을 받을 것이다. 크리칭어라는 가상의 수신자에게 보내는 저자의 편지는 혹여나 오해 받거나 왜곡될 수 있는 다양한 논쟁의 주제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한다. 후기를 대신하여 저자가 소개하는 참고 문헌들을 몇 권만 살펴보자.


보른캅의 <나사렛 예수>, E.P. 샌더스의 <예수와 유대교>, 베네딕트 오첸의 <고대 유대교>, 마르틴 헹엘의 <유대교와 헬레니즘> 등이 있다. 이러한 책들은 제2성전기인 바벨론 포로 이후 일어난 유대교의 역사적 사회적 종교적 변화들을 추적하고 설명하는 중요한 저서들이다. 최근에 유의하여 읽고 있는 플라비우스 요세푸스(Flavius Josephus)의 저작들 역시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문헌들을 충분히 소화했고, 이해했을 뿐 아니라 전문가이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저자의 책들을 살펴보면 초기의 기독교 운동을 다룬 <기독교의 탄생>(대한기독교서회)과 역사적 예수를 연구한 <역사적 예수>(다산글방)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이미 절판되어 구하기도 힘든 <예수 운동의 사회학>(종로서적 1977), <원시 기독교데 대한 사회학적 연구>(대한기독교출판사 1979) 등이 있다. 저자에 대한 과도한 설명은 소설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것 같아 이만 줄여도 될 것 같다.


“이름이 뭔가?”

“요한의 아들 안드레아입니다.”

“어디 출신이지?”

“갈릴래아의 세포리스입니다.”

“직업은?”

“과일과 곡물을 파는 상인입니다.”


그랬다. 그는 상인이었다. 그는 유대인이었고, 바라빠(강도 바라바를 말함)와 함께 로마에 대항해 시위한 인물이었다. 유대의 독립을 위해서 말이다. 그런 그가 붙잡혀 옥에 갇히고 심문을 받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그가 사면을 조건으로 하게 되는 일은 유대인들을 감시하는 일이었다.


“빌라도의 첩자 안드레아?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안드레아는 빌라도의 청을 거부할 생각이었지만 그러기에는 용기가 부족했고, 비겁했다. 그는 다시 로마 장교인 메틸리우스 앞에 서게 되고 에세네파를 살펴보고 오라는 지령을 받고 떠나게 된다. 처음 몇 장은 낯설고 어색한 장면 때문인지 잘 읽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탄탄한 저자의 배경 지식에 의한 배경 설정과 주인공의 의식 변화를 긴장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했다. 아마 교회적으로 급한 일이 없었다면 하루나 이틀 만에 모두 읽었을 것이다.


에세네파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수집하자 이번에는 나자렛 예수에 대한 정보를 수직하도록 보내진다. 안드레아가 예수를 직접 본 것은 십자가에 달린 모습을 멀리서 본 것뿐이다. 예수를 따르는 이들 중에 상당수가 젤롯당 출신이다. 그들은 물리적 힘을 통해 이스라엘의 회복을 꿈꾸었던 자들이다. 그러나 예수는 비폭력과 용서와 평화를 추구했다. 그럼에도 예수는 오롯이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사형을 당하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배경을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기묘하게 풀어 나간다.


“우리 마을에 왔던 한 사람이 우리 아이를 설득한 거라고요. 예수라는 자예요. 그는 온 나라를 돌아다니며 하느님의 통치가 이미 시작됐다고 선포하고 있어요. 모든 것이 달라질 때까지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말이죠. 커다란 변화가 이미 진행 중이라는 겁니다.”


안드레아는 예수의 고향인 나자렛에 들어가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익숙하지만 왠지 낯선 예수의 이야기들은 유대인인 그에게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사람들은 가정을 버리고 떠나버린 아들과 남편에 대해 분노했고, 예수를 사기꾼으로 몰아갔다. 많은 부분 에세네파와 닮아 있는 동시에 많이 달랐다. 저자는 이러한 차이들을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주인공 안드레아의 의식 변화를 통해 설명해 나간다.


복음서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책은 제자들의 내부자 관점이 아닌 타자의 관점에서 예수의 복음을 듣고 해석하고 수용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미’ 임한 하나님의 나라의 개념은 유대인들에게 이해될 수 없는 것이었다. 에세네파처럼 단절도 하지 않고 세상 속에 머물라고 했다. 로마에 대한 반역도 혁명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러나 예수는 위험했다. 따르는 이들이 너무 많았다. 잘못하면 폭동의 요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예수는 반역자라는 죄목으로 철저히 정치적 죽음을 맞이한다. 십자가가 바로 그 증거다. 속수무책으로 십자가형을 받은 예수를 멀리 바라보던 그는 결국 에세네파를 탐문하다 얻게 된 바룩과 함께 ‘빵을 나누고 같은 잔으로 음료를 나누어’ 마신다. 그에게 ‘새로운 날’이 밝아 온 것이다.


소설이라는 픽션을 통해 전해주지만 부제처럼 이 책은 ‘이야기로 본 예수와 그의 시대’이다. 상당히 매력적이고 흥미롭다. 복음서 너머의 유대인들의 삶과 사회적 상황들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은 적극 추천한다.

감옥은 어두웠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혼돈에 빠진 사람들이 내 주위에서 서로를 밀쳐대고 있었다. 지금은 나 혼자 남앗다. - P11

너희 신은 오래전부터 다른 민족이 너희를 다스리는 걸 허락했다고 하더군. 바빌로니아인들, 페르시아인들, 헬라인들을 거쳐왔지. 그렇다면 이전 왕국들보다 식민지 백성을 훨씬 환대하는 로마인이라고 안 될 게 뭔가? - P39

예수라는 자예요. 그는 온 나라를 돌아 다니며 하느님의 통치가 이미 시작됐다고 선포하고 있어요. - P161

예수의 핵심 가르침은 악한 자에게 대응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오른쪽 뺨을 맞으면 왼쪽 뺨을 돌려대라고 말하지요. 그런 사람이 위험할리 있겠습니까?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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