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 네트워크 경제 입문자를 위한 가장 친절한 안내서
강성호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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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오륙년 전 어떤 책을 읽을 때 ‘플랫폼 시대가 올 것이다’라는 문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 때도 플랫폼이 존재하긴 했지만 요즘처럼 다양하지는 않았다. 낯설기도 하거니와 당시 플랫폼이라고 해 봐야 포털 사이트 정도나 옥션, 지마켓 정도에 머물렀습니다. 물론 그것도 대단하지만 최근의 모습과는 상당이 달랐습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 경제와 소비 패턴이 플랫폼과 깊은 연관이 있으며 기업의 방향도 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아직 저로서는 저자가 말하는 명확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 자체가 어렵기도 하거나 그러한 세계는 저에게 낯설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플랫폼과 네트워크라는 단어를 병행하며 사용하고 있으며, ‘만남’이란 단어를 중요한 키워드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려는 의도와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려고 합니다. 일단 저자는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며,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를 받았고, 미국 듀크대학에서 국제개발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경제와 정책에 관련한 적지 않은 공부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도와 깊이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네트워크 경제에 대한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안내서’라는 제목으로 책의 전반적인 성향에 대해 소개합니다. 저는 여기서 ‘네트워크’라는 단어에서 주목했고, 실제로 책은 네트워크에 대해 설명합니다.


인류의 역사를 소통의 관점에서 보면 초기에는 말로 소통합니다. 그러다 문자가 발견이 되고, 현재는 네트워크로 소통합니다. 문자의 발견은 놀라운 것입니다. 말은 즉흥적이고 휘발성이 강합니다. 하지만 문자는 남겨지고 축적이 됩니다. 그러다 중세가 무너지게 된 계기는 손이 아닌 기계로 문자를 찍어 내게 된 인쇄술의 발달 때문입니다. 문서, 즉 정보는 폭발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수준과 비교하면 비교가 안 됩니다. 지금은 수천 수만 자도 단 몇 초 만에 복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세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네크워크 시대에 등장할 새로운 정치•권력은 누구일까?

*네트워크 경제는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가?

*네트워크 경제에 알맞은 새로운 제도와 문화는 무엇일까?

이 책은 이 세 가지 질문에 답한 것입니다.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일단 저자가 말하는 플랫폼이 뭔지를 먼저 살펴봅시다. 플랫폼은 문자적으로 ‘역’이지만 역이 갖는 의미인 ‘만남’을 플랫폼의 개념으로 소개합니다. 경제적 차원에서 플랫폼은 판매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곳이 될 겁니다. 그럼 시장일까요? 네 맞습니다. 하지만 네트워크 시대에 플랫폼은 조선시대의 5일장은 아닐 겁니다. 저자는 플랫폼을 카카오톡, 네이버, 쿠팡, 유튜브, 에이버앤비, 신용카드사, 결혼중개회사 등으로 봅니다. 소비자와 판매자라는 두 주체를 연결한다는 의미에서 플랫폼은 ‘양면시장(two-sided maker)’입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듣는 단어인데 내용은 그냥 양쪽이 같이 만난다는 뜻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책 제목에도 일부 들어가 있지만 ‘공짜 점심’이 플랫폼에서 기묘하게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경제학자였던 밀턴 프리드먼은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35쪽)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유에 대한 책임 따르는 법이고, 어떤 것을 얻으면 그것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공짜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플랫폼이 지배하는 사회는 공짜 점심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 달 무료 사용권’ 같은 것이죠. 이제 이해가 되시죠. 저도 몇 번 사용해 본 적이 있습니다. 일종의 미끼입니다. 그런데 미끼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가 많은 것을 공짜로 사용합니다. 메일도 공짜고,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도 공짜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프리미엄입니다. 즉 공짜에서 유료화 단계인 것이죠. 그리고 세 번째는 ‘대가서 광고’입니다. 저는 네이버 메일과 다음(카카오) 메일, 그리고 구글 메일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네이버와 다음메일에는 하단에 광고가 붙습니다. 공짜지만 공짜가 아닌 것이죠.


플랫폼 경제 안에서 기업의 방향성


초기비용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어쨌든 기업은 공짜를 제공함으로 ‘미끼’를 던지지만 그 미끼를 덥석 무는 소비자는 그리 많습니다. 카카오톡은 공짜였지만 기업은 공짜에 대한 대가를 지불합니다. 흑자를 내기까지 오랜 시간 고통을 감내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단 플랫폼이 안정권에 들어가자 기존의 기업들은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됩니다. 저자는 은행에 도전하는 블록체인, 기존의 택시회사를 넘어서는 카카오택시 등을 소개합니다. 플랫폼 경제는 ‘공유’라는 새로운 발상이 가능하게 했고, 그로인해 ‘정규직 없이도 생계를 유지하는 데에 문제가 없는 세상’(66쪽)인 ‘긱 이코노미’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실, 이미 그런 세상은 도래했고, 점점 확장되고 있습니다. 기업은 플랫폼 경제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지 않으면 도산할 수도 있습니다.


연결은 권력: 새로운 권력의 등장


플랫폼은 새로운 권력을 만들어 냅니다. 유튜버는 동일한 정보와 콘텐츠를 보여주던 포털 사이트를 축소 시켰고, 블로그 역시 정보의 사적화를 불러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개인적 리뷰나 상품평 자체는 플랫폼 안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며, 기업이 주는 혜택을 얻기 위해 개인정보를 넘기는 ‘프라이버시의 역설’(83쪽) 현상이 일어납니다. 플랫폼 기업은 공짜를 통해 개인정보를 획득하고, 이것을 통해 다시 상품을 판매하여 ‘유혹’하는 현상이 일상화되었습니다. 


더욱더 흥미로운 점은 일반 대중들은 플랫폼을 통해 ‘만남’이 가능해 졌지만 사유화되고 검증되지 않는 가짜뉴스가 많은 사람들을 호도(糊塗)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평등과 소통이란 옷을 입은 새로운 권력층의 등장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플랫폼으로 서로 연결되고 하나의 성향을 만들어갑니다.


“플랫폼은 사람들의 생각을 비슷하게 만들어 버린다.”(104쪽)


저는 이 표현이 정말 맞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을 예로 들면 사람들이 글을 쓰면 반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글쓴이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답니다. 반대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은 댓글을 잘 달지 않습니다. 그냥 회피하는 것이죠. 저자는 SNS가 작은 국가의 기능을 수행할 뿐 아니라 ‘사람들을 규합하는 일종의 디지털 정당’(105쪽)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플랫폼 기업의 흐름


카카오톡은 이미 톡의 범위를 벗어나 선물, 송금까지 가능한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제가 깜짝 놀랐던 것은 계좌번호를 몰라도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보낼 수 있다는 개념이었습니다. 처음엔 이해가 안 돼 헷갈렸지만 직접 해보니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개인을 찾아 송금을 하면 카카오가 가지고 있다가 그 사람이 송금했으니 돈을 받으라고 말하고 자신의 계좌 번호를 쓰면 그곳으로 송금이 됩니다. 물론 페이로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아직도 신기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발상 자체는 플랫폼 회사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Part4에서는 은행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다양한 변화들이 일어날 것을 예언합니다.


나가면서


이번 서평은 요약에 비중을 두었습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 성향과 관점에 따라 극히 일부만을 추려 정리한 것입니다. 이 책은 이 글에서 말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내용을 다룹니다. 이곳에서 소개하지 않는 직업의 문제는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책을 읽었음에도 저자의 명확한 의도는 파악하기는 저희 이해력이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앞으로 한국사회를 비롯한 세계 경제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를 거시적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책입니다. 가격을 2만 원 이상 책정에도 아깝지 않을 만큼 유익한 정보로 채워져 있습니다. 재테크에 관심이 있거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면 반드시 읽어야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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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 - 세계 1위 미래학자가 내다본 로봇과 일자리 전쟁
제이슨 솅커 지음, 유수진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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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솅커의 책은 독보적이다. 처음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읽을 때만 해도 미래학자니까 그런 생각을 하겠지. 정도에서 그쳤다. 물론 그의 시각은 탁월했다. 지금도 여전히 그의 책은 유효하다. 그 후 솅커의 책을 몇 권 더 읽었다. <금융의 미래>와 <반란의 경제>까지 읽었으니 우리나라에 번역된 솅커의 책 중 유일하게 <코로나 이후 불황을 이기는 커리어 전략> 외에 다 읽은 셈이다. 책을 계속 가는 중에 겹치는 부분이 조금씩 늘어났다. 예를 들어 코로나 시대에 농업이 중요하게 될 것이란 예측은 실제로 그렇게 되었고, 이후에 책들에서 조금씩 언급한다. 동일한 저자, 동일한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겹치는 부분이 있는 것을 당연하고 장점이다. 독자들에게는 반복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목부터 남다를 뿐 아니라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불과 일 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코로나 이후 세상은 지금까지 몇십 년 동안 변한 것보다 더 많이 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기업이 도태되거나 확장되는 격변기를 맞이했다. 적자를 면치 못하던 쿠팡을 비롯한 택배 관련 사업들은 폭발적으로 확장됐지만, 골목 시장은 연쇄 부도가 일어나고 있다.


로봇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은 진즉부터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로봇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전에는 노동력을 대체하는 차원이었지만 코로나는 대체 정도가 아닌 반드시 그리고 가능한 빨리해야 한다는 숙제가 되었다. 코로나에 감염되어 수많은 기업이 며칠에서 몇 달 동안 문을 닫아야 했다. 코로나 감염 걱정 없는 로봇이야말로 최고의 노동자가 아니겠는가. 어디 그뿐인가? 부산에 가기 위해 버스터미널에 갔더니 매표창구는 하나밖에 없고 나머지는 모두 기계를 통해 예매표를 인쇄하거나 버스표를 구입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있었다. 고속도로는 어떤가? 가끔 아직도 사람들이 도로비를 받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하이패스가 처리하고 있다. 로봇 시대의 노래가 머나먼 일 같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상당히 급하게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


솅커는 이러한 기계화와 로봇 시대의 도래를 파악하면서 인간들의 일자리는 어떻게 되는가를 점검한다. 이 책은 현재 기업의 관리자급 이상은 반드시 읽어야 하고, 특히 20대 초중반의 청년들은 읽고 또 읽어야 할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상화폐 열풍이 불고 있다.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앞으로 직장이 ‘나’를 평생 먹여 살려줄 것도 아니고, 수십 년을 일해도 집한채 사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암담한 것이다. 그래서 가상화폐에 영 끌(영혼까지 끌어와 투자한다는 말)하고 있다. 어디 가상화폐뿐이겠는가? 부동산까지 손을 대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해는 되면서도 걱정이 많이 된다.


솅커는 앞으로 일자리가 어떻게 변할까를 정리한다. 이 부분은 간략하지만 몇 부분만 정리해보자.


첫 번째 질문은 그 많던 대장장이가 어디 갔는가이다. 대장장이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쇠를 불에 달구어 무뎌진 철을 벼리는 곳이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철기 문명이 도래하면서 대장장이는 좋은 직장이었다. 그러나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대장장이는 점차 감소하기 시작한다. 즉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직업도 바뀌는 것이다. 풍차, 제분소, 그리고 그와 비슷한 직업들도 사라졌고 사라지고 있다. 솅커는 사무실도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사라질 것’(35쪽)이라고 주장한다. 재택근무와 공유공간이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 이후 공유공간은 거의 사라졌다. 비대면과 비접촉으로 인해 공간이 공유되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사라지는 직업을 보면 농업과 제조업을 일순위로 꼽는다. 왜 하필 농업일까? 제조업과 농업이 기계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은 자동화가 될 것이며, ‘해외에서 다시 자국으로 들어오는 제조업은 비싼 인건비 대신 자동화로 대체될 것’(46쪽)이라고 예측한다. 아마도 최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 있는 미국의 제조업을 불러들이고 있다. 기업은 비싼 노동력 때문에 염려하는 동시에 기계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럼 제조업을 다시 불러들일 필요가 사라진다. 현재 미국이 안고 있는 딜레마이다. 우리나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젠 중국과 동남아의 노동력은 절대 싸지 않다. 차라리 국내로 들어와 자동화 설비만 갖추면 초기비용이 많이 들지만, 이후는 훨씬 더 편하다고 한다.


로봇과 자동화로 인한 실직 확률을 제시한 곳이 있다. 몇 가지만 소개하면 이렇다. ( )안의 숫자는 실직 확률이다.


텔레마케터(99) 회계사(94) 부동산 판매 대리점(86) 경제학자(43) 편집자(2) 성직자(0.8) 치과의사(0.4) 레크레이션 치료사(0.3) 등이다. 과연 이렇게 될까 싶지만 실제로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장점은 없을까? 물론 많다. 하지만 장점은 건너뛰자. 우리가 알고 싶은 부분은 장점이 아닌 단점이자 어떤 일자리가 중요한가이기 때문이다. 단점은 우리가 주의하여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로봇의 시대가 도래하면 가장 먼저 국채가 증가할 것이며, 사회보장제도가 보편화 될 것이다.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인간의 수명은 더욱 연장된다. 문제는 비생산적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사회보장제도가 결국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점이다. 부족한 돈을 국가는 세금으로 채우려 할 것이다.


솅커는 급여세를 언급하는데, 문제는 일하지 않으면 급여세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기계화되면 사람이 급여를 받지 않음으로 세금이 불가능해진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로봇세’이다. 지금까지 로봇세는 굉장히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로봇세는 반드시 필요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어디까지 ‘로봇’으로 볼 것인가의 쟁점이 남겨져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다. 돈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실물자산의 가치를 높아질 것이다.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는 부동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왜 폭등한 것일까? 당연하지 않은가? 투자할 곳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답은 없는가? 어떻게 하면 로봇시대에 안정적인 직장을 얻을 수 있을까? 솅커는 의외의 대답을 한다. 바로 ‘교육’이다. 통계를 통해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의 대부분은 단순 작업이 아닌 전문적인 직업이라고 말한다. 최근 들어 온라인 수업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다양한 직업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지만 약간 수긍이 가지 않는다. 그럼 다 대학에 가야하고 대학원에 다녀야 하는가? 질문이 생긴다. 저자는 좀 더 고민한다. 그는 세 가지를 조언한다.


-변하지 않는 산업에서 일하라. : 자동화 시대에서 여전히 필요한 직업에 대한 전문성을 쌓아라.

-가치 있는 기술을 배워라 : 공식적, 비공식적 교육의 이점을 모두 취해라. 더 배우기 위해 준비하라.

-계속 움직여라 : 산업, 기업 혹은 지역에 변화를 줌으로써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위치에 머무르라.


세세하고 더 많은 일자리 정보는 직접 책에서 찾아보길 바란다. 중요한 건 이거다. 로봇이 대체할 수없는 것을 찾아야하고, 공부를 하라는 말이다. 물론 쉽지 않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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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의 경제 - 과거 위기와 저항을 통해 바라본 미래 경제 혁명
제이슨 솅커 지음, 최진선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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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사람은 ‘곧’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환상은 얼마 가지 않았다. 전문가를 적어도 2년에서 많게는 5년까지 코로나가 지속할 것이라 예견했다. 그러다 백신 전쟁이 시작되었고 나라마다 백신을 개발하느라 혈안이 되었다. 지금은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미래는 여전히 암울하다. 백신이 코로나의 종말을 가져오지 못한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언젠가는, 그렇다. 언젠가는 코로나가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코라 나가 사라지면 또 따른 바이러스가 생길 것이고, 현재처럼 전 세계적 팬더믹 현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누구나 상식이 되었다. 사람들은 질문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경제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 책을 통해 읽을 수 있다. 물론 미래의 일이니 어찌 ‘정답’이 되겠는가. 하지만 미래 전문학자이자 경제전문가의 안목이니 주의하여 볼 필요가 충분하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책 표지에 ‘불확실한 미래 경제를 통시적으로 꿰뚫는다!’라고 적었는데, 통시적이란 말은 역사적이란 말과 비슷하다. 역사 속에서 재앙의 시기에 국가들이 어떤 형태로 대처했고, 대응했는지를 다룬다. 후반부는 이러한 역사적 조명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변화를 예견한다. 저자는 현재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한 위기 상황을 과거의 역사를 통해 조명한다. 즉 경제적 위기는 민생들을 도탄에 빠뜨렸고, 그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한 나라들은 혁명과 반란 등으로 대응함으로 나라가 사라지기도 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갔음을 밝힌다. 결론에 해당하는 Part 4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다룬다.


서두에서 솅커는 ‘위기’를 설명한다.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표현으로 ‘먹고사는 문제’라고 말한다. 


“정부정책과 사회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경제학자들은 ‘먹고사는 문제’를 가장 먼저 꼽는다. 사람들에게 음식이나 기본적인 필수품이 공급되지 못하면, 사회는 불안감으로 뒤덮이고 혼란을 초래한다는 것이다.”(23쪽)


솅커는 코로나 팩더믹으로 인해 미국 내에 몇 가지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첫 번째가 ‘이타주의로 전환’(27쪽)을 들었고, 두 번째는 ‘국가 내 국민의 결집력’(28쪽)을 들었다. 세 번째는 ‘산업이나 문화의 방향이 미래지향적’(29쪽)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한국 사람인 나로서는 약간 이해하기 힘든 문화적 측면이긴 하지만 자유주의와 개인주의가 극도로 발달한 미국에서는 큰 변화로 여길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를 삶을 변화시켰다는 점은 분명하다.


Part2에서는 통시적으로 위기의 문제를 나라들이 어떻게 해결했는가를 살핀다. 위기는 먹고사는 문제이며, 먹고사는 것이 해결되지 않을 때 혁명이 일어났음을 주목한다. 미국의 독립전쟁, 프랑스 혁명,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독일과 쿠바 등의 혁명의 이유를 경제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예를 들어 1905년 러시아가 농민들에게 행한 착취와 공장 노동자들에 대한 살육은 니콜라스 2세의 몰락에 불을 붙였다.


“군사 전쟁의 패배, 정부의 억압, 정치적 발언권의 결여 등은 후기 농노제도를 따르던 농민들을 경제적으로 더 불행하고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이런 열악한 경제 상황은 다른 혁명들과 마찬가지로 혁명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65쪽)


결국 역사는 경제 위기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라 정의할 수 있다.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나라는 결국 패망의 길로 들어선다. 반대로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은 나라는 위기가 되지 못한다. 저자는 이러한 예를 1968년 일어난 시민 저항운동이 기존의 혁명이 아닌 다만 운동으로 머물렀던 이유를 경제적 안정에서 찾는다.


“밝은 경제 상황은 사회의 불안을 가라앉혔다. 시위가 정부를 전복시키는 폭력적 혁명으로 변하도록 방패막이 되어주었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수많은 저항과 혁명 사례들과는 달리, 국민은 먹고사는 문제로 고민하지 않았다. 단지 시민권을 향한 움직임만이 더욱 결렬해지면서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전운동이 거세지는 와중이었지만, ‘경제’가 견고했기에 미국 정부와 정치 체제는 안전하게 유지된 것이다.”(82쪽)


먹고사는 문제, 이 책은 바로 이 문제를 화두로 다음 이야기를 끌고 간다. 사실 Part 3과 Part 4는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 부분은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기를 추천한다. 몇 가지만 언급하면 이렇다. 코로나 19 팬더믹으로 인해 실업 문제, 즉 먹고사는 문제가 대두되었다. 직장 폐쇄와 실직 등으로 지금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위기로 다가온다. 당연히 실업수당을 신청할 것이고, 정부는 각종 수당을 지불할 것이다. 그로 인해 돈의 가치는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이 도래한다. 솅커는 팬더믹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과 반목을 제시하면서, 직업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예언한다.


솅커는 확실히 천재다. 물론 솅커 외에도 팬더민 이후의 변화를 전망한 이들이 많다. 하지만 솅커는 좀 더 현실적 측면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다양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증명한다는 점에서 실용적이다. 후부에서는 직업과 실업의 문제를 언급한다. 이 부분을 전문적으로 다룬 책은 솅커의 다른 책 <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에서 확인해 보자. 하여튼 이 책은 이전에 읽었던 책보다는 학문적이며 통시적이다. 경제의 변화에 민감한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과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거시적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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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말을 건네다
황진숙 지음 / 부크크(bookk)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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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은 항상 어렵습니다. 수도 없이 책을 읽고, 독서지도사 2급을 가지고 있지만 거의 장롱면허와 다르지 않습니다. 몇 번을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나누고 싶었지만 너무 어려웠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어렵습니다. 책을 나누는 것도 훈련이 필요한가 봅니다. 우연은 아닐 겁니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가지고 수업한 이야기를 모은 책이 출간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장 신청했습니다. 아이들과 그림책으로 수업하는 선생님은 어떻게 할까? 부풀어 오른 호기심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서두에서 ‘주위에 선물처럼 주어진 모든 것들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을 갖고’ 싶다고 말하네요. 저 역시 그 눈이 필요합니다. 사소한 것을 주의 깊게 보는 눈 말입니다. 아마도 저자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말한듯합니다.


책을 모두 4부로 나누어 스무 권의 그림책을 나눕니다. 1부는 ‘마주보다’, 2부는 ‘손잡다’, 3부는 ‘놀다’, 4부는 ‘친구되다’입니다. 그런데 아직 그림책 나눔이 서툴러서 그런지 어떤 기준에서 나누었는지 알 길이 없다. 하여튼 어떻게 진행하는지 궁금해서 한장 한장 꼼꼼히 읽어 나갔습니다. 다행히 현장에서 진행하는 방식을 그대로 옮겨 놓아 인도법을 배우려는 이들에게는 유용할 것 같습니다.


“꽃에서 나온 코끼리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선생님은 그렇게 물었다. 아이들의 대답은 기발하다. 

“벌이 좋아할 것 같아요.”

“몸에서 좋은 냄새가 날 것 같아요.”


아직 책을 읽어보지 않는 나에게 대화들이 낯설고 어색하지만 아이들의 기발함과 순수함은 그대로 전해옵니다. 그림 독서모임을 인도할 때는 인도자가 책을 읽고 어떤 질문을 만들고, 어떤 대답을 할 것인지 예상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게 사실 너무나 어렵습니다. 노련한 인도자들이야 잘 하겠지만 나와 같은 초보들은 진땀이 흐릅니다. 저자는 글을 마무리하면서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질문을 예시로 제시합니다.


Q. 꽃에서 나온 코끼리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Q. 표지 그림 속 소년의 마음은 어떨 것 같나요?

Q. 무엇인가를 조마조마하게 지켜 본 적이 있나요?


그림책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의 생각을 묻고, 그들의 진심어린 이야기를 들으며 수업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정말 뜻밖의 질문과 대답을 하거든요.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진행할 교사들이나 상담사들에게 꽤나 유용한 책입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서론이나 1장 정도를 할애하여 이 책의 용도와 수업 진행 방식 등을 설명해 주는 부분이 있었다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모르고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는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어서 아쉽습니다. 그리고 자기 고백적 서술보다는 그림책 수업 진행 방식을 배우기 위해 책상에 앉아있는 이들을 위해 강의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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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만난 독립운동가 - 이야기가 있는 답사 여행
김학천 지음, 황은관 그림 / 선율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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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 이 말이 왜 이렇게 마음에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너무 사실적이라서 그럴까? 아니면 아직도 청산하지 못한 일제의 잔재 때문일까? 수년 전 한국 근대사를 공부하기 위해 여러 자료를 찾아가면서 가슴이 아파서 중단해 버리고 말았다. 가슴 아픔에는 주체할 수 없는 분노도 있고, 한국 근대사의 기묘한 운명도 뒤섞여 있다. 물론 과거고 지금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한국이기에 과거를 단지 몽환적 흐릿한 기억으로 담고 싶은 마음도 적지 않다. 한국의 근대사는 알면 알수록 아프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독립을 위해 자신들의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고 바쳤던 독립운동가들이 후손들에게 잊히고 버림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독립운동가를 망각하는 것에 저항하여 써 내려간 삶의 흔적이다.


저자인 김학천은 우연한 기회에 대구 역사 유적지 탐방을 맡게 되면서 지금까지 역사관련 안내사로 활동하고 있다. 소위로 임관하여 군 복무 기간에도, 한일여자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도 내려놓지 않았다. 보다 전문적으로 가르치고 싶은 욕심에 국내 문화유산 해설사 과정까지 밟은 것을 보면 역사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대단함을 알 수 있다. 프롤로그를 읽다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찾아 나서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 또한 실감한다. 하지만 저자는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 책의 속성이 그렇듯 그동안 찾고 정리한 사료들을 버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정된 지면 안에 담아야 하는 한계로 인해 많은 것을 추려야 했고,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그렇게 16명의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추려 담았다.


책은 네 가지 주제로 분류했다. 1장에서는 오해와 비난, 체포와 테러의 위협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이들을 소개한다. 안중근, 여운형, 김구, 김원봉이 그들이다. 2장에서는 세상과 소통하고 후학들을 길러내 정신적 힘을 길렀던 이들을 찾아간다. 손병희, 한용운, 이상룡, 이상재가 그 주인공들이다. 세 번째 주제는 삶으로 독립운동을 실천했던 헐버트, 안창호, 김마리아, 이육사이다. 저자는 외국인이었던 헐버트를 독립운동가로 넣음으로 한국을 한국인보다 더 사랑했던 헐버트의 기억하려 한다. 마지막 4장에서 다루는 내용은 자립의 길을 걸어간 이들로 스코필드, 최준, 유일한, 조아라이다.


독립운동가들은 가까이 있었다. 저자는 그들의 일대기와 중요한 사건들을 짚어나가면서 그 시절 사건 현장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백범 김구가 해방 후 경고장에서 저격을 당해 숨을 거둔다. 저격 현장이 지금의 강북삼성병원에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뿐 아니라 호인 백범이 백정(白丁)과 범부(凡夫)에서 따온 말이라고 한다. 분명 <백범일기>를 읽었는데 왜 이리 낯선 것일까? 역사를 좋아하지만, 한국 근대사에 관한 책을 거의 읽어보지 못한 나에게 저자의 친절한 정보들은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특히 임청각에 대한 이야기는 미안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독립운동가가 많이 나와 눈엣가시 같았던 그 집을 의도적으로 망가뜨리기 위해 마당 한가운데로 철로를 놓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우리의 무관심이 아직도 복원되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아담한 책이다. 조금 빠르게 읽는 독자라면 두 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하지만 독립운동가 한 명 한 명을 천천히 읽어나가려면 시간이 필요할성싶다. 이미 알고 있고, 미처 알지 못한 내용이 간소하게 정리되어있다. 현장을 직접 찾고 문헌을 뒤져가며 찾아낸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는 흥미로움을 너머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체성을 잊지 말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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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6-04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월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서니데이 2021-06-04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낭만인생님 축하드립니다^^

이하라 2021-06-05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