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와 친일문학 - 디딤돌 2
교육출판기획실 / 동녘 / 198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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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 42회]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찾은 모국어


오랫만에 보수동에 들렀다. 알라딘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잘 가지 않지만 오늘은 시간을 내어 찾았다. 사고 싶은 책이 있어 인터넷을 찾았지만 없었다. 절판된 책들이 많았다. 하는 수 없이 포기했다. 문득 보수동 헌 책방에 가면 있지 않을까? 불쓱 드는 생각이 발걸음을 움직였다. 40여분 시내 주행이란 부담감을 떨칠만큼 매력적인 책들이었다. 예전 같은면 구닥다리 책이라 눈에 보이지도 않던 책들이 한국근현대사를 공부하면서 찾게 된 책들이다. 7-90년대 초반까지는 한국 역사에 대한 의미있는 책들이 많이 출판 되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자기계발 서적과 힐링 등의 현실적인 책을 주로 출판하고 사게 되면서 역사관련 책들은 절판된 책이 많았다. 아쉬움을 달랠길 없다. 그러고보면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돌렸으니 말 다했다.



가장 먼저 고른 책은 그렇게 사고 깊었던 강준만 교수의 1908년대를 다룬 <한국현대사 산책 1980년편 1-4>이다. 부제로 달린 광주학살과 서울올림픽이란 글자가 심장을 뛰게 한다. '광주학살' 슬픔과 안타까움이 스민 제목이다. 광주사태도 아니고, 광주민주화항쟁도 아닌 광주학살, 전두환 정권에 대한 도발이 아닐까. 난 부제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광주항쟁에서 배후세력이 있다고 우기며 간첩들의 소행으로 몰아가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들의 의도는 분명하다. 간첩들이 배후조정했으니 그들은 시민이 아닌 '폭도'였고, 질서를 어지럽히는 '반공세력'인 것이다. 그러니 그들의 죽음은 하나도 아깝지 않다는 논리다. 얼마나 무섭고 잔인한가. 이번 세월호 사건만 보더라는 정부는 끊임없이 배후세력을 이야기 한다. 노란리본에도 배후세력, 피해자가족들에게도 배후세력이 있다고 변강부회한다. 이게 우니라나의 민낯이다.
















두번째 집어든 책들은 친일파 관련 책이다. 김상웅의 <친일정치 100년사>와 임종국의 <실록 친일파>이다. 안타깝게도 김상웅의 <친일정치 100년사> 책은 절판되어 더이상 헌책방이 아니면 만날 수 없다. 불행 중 다행이다. 절판되어 불행이고, 헌책방에서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집어든 책은 김병진의 <보안사>이고, 황석영 장편소설인 <무기의 그늘>이다. 김병진의 보안사는 '한국 국군 보안사령부에서의 체험'이란 부제를 달았다. 이 책이 출판되 시기는 1988년이다. 오공이 종말을 고하는 시기가 점점 다가오는 때다. 재일동포인 그가 모국에 들어와 잠깐 있는 동안 보안사에 끌려가 간첩 누명을 쓴 이야기다. 이런 책이 있는지 몰랐다. 헌책방에서 찾은 보물이다. 저자에 궁금해 저자파일로 들어가 보았다.


김병진

일본 고베시에서 태어난 재일 한국인 3세. 오사카부립 기타노 고등학교(北野高等學校)를 졸업한 뒤 간세이 가쿠인대학교(關西學院大學)에 입학하지만, 모국 생활을 하려고 1980년 연세대학교 국문과에 편입했다.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 다니며 삼성종합연수원 일본어 강사로 일하던 중 1983년 7월 9일 보안사령부에 연행돼 고문당하고 북한 공작원으로 날조됐다. 보안사에 강제로 특별 채용됐고, 약 2년 동안 재일 한국인을 간첩으로 조작하는 일에 투입돼 통역과 번역을 맡았다. 보안사령부를 퇴직한 바로 다음 날, 1986년 2월 1일 일본으로 탈출해 자신이 겪은 일을 목숨을 걸고 써내려갔다. 그 내용을 일본에서 먼저 출간한 뒤 1988년에 한국어로 번역해 《보안사》라는 제목으로 출간하지만, 나오자마자 전량 압수당했다. 수사관 실명을 그대로 적은 《보안사》는 법정 증거로 채택돼 간첩 누명을 쓴 무고한 재일 한국인들의 결백을 증명하는 데 기여했고, 전 양청구청장 추재엽의 고문 전력을 고발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환경재단이 선정한 ‘2012년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33인’에 뽑혔다. 지금도 국가 고문 피해자의 결백과 가해자의 만행을 알려 과거사 청산에 힘을 싣고 있다. 


기가막힐 일이다. 인혁당 사건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억지와 부당함이 오공세력의 실체였다는 것을 누가 알까?


황석영은 어렴풋하게만 알았다. 유명한 작가라는 사실.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다 옛날 신문을 검색하면서 보통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역시 저자파일을 찾아 보았다. 


황석영

1943년 만주에서 태어났다. 1962년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입석 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탑>, <객지>, <삼포 가는 길>, <한씨 연대기>, <오래된 정원>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뛰어난 리얼리즘 작가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만해문학상, 단재상, 이산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돈 많은 자와 가난한 자의 현실 문제 그리고 노동과 생산의 문제 등 현실의 구조적인 주제들을 뛰어난 문학적 감수성으로 다루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뭔가 부족한 소개이다. 리얼리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군사정권에서 수감된 이야기는 빠져잇다. 

 

황석영의 삶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1962년 <입석부근>으로 사상계의 신인문학상에 입선하여 등단한다. 1970년 <탑>이란 소설이 조선일보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문단활동을 한다. 그러다 1989년 북한을 방문하게 되어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독일 베를린에 체류한다. 1993년 귀국 후 방북 사건으로 7년형을 선고 받게 되고, 1998년 석방 된다. 이때부터 그의 소설 주제가 대중이 아닌 민중으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책이 그의 역작인 <장길산>이다. 이후 그의 작품들은 노동자와 민중의 삶을 섬세하게 다룬다. <한씨 연대기>와 <삼포 가는 길> 등에서는 산업화 속에 숨겨진 자본주의의 병폐와 민중의 아픔을 그린다. 이번에 구입한 <무기의 그늘>은 군사 정권에서 고통당하는 민중의 삶을 다루었다. 특히 베트남을 미국의 관점이 아닌 아시아인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1993년 4월 28일 한겨레 신문이다. 그는 독일에서의 체류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귀한다. 대기하고 있던 안기부가 그를 잡아갔다. 그는 기자들 앞에서 이 말을 남기고 감옥으로 향했다. 

"작가가 모국어를 떠나서 살 수 없었다."

모국어, 그렇다. 그는 작가였고, 모국어를 버릴 수 없었다. 모국어는 곧 민중이고, 노동자였고, 시민이다. 


















전체 흐름과 상관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책을 한 권더 추가했다. 김학원이 쓴 <편집자란 무엇인가>이다. 난 편집자가 아니다. 글쓰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편집자의 눈을 갖는 것은 글쟁이로서 좋은 점이다. 


이 책은 편집자를 위한 책이다. 편집에 관련된 업을 삼으려는 이들이나 삼고있는 이들이 교과서처럼 쓰는 책이다. 앞과 뒤를 보니 나름 메모를 한 흔적이 보인다. 난 헌책이 매력이 바로 전 주인의 메모 즉 흔적에 있다고 믿는다. 싼 가격에 팔리는 불운이 뒤따르기는 하지만, 중고나 헌 책이 깨끗하면 기분 좋지 않다. 영혼이 빠진 책을 사는 느낌이다. 이 책은 그나마 앞 뒤장에 메모가 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안쪽 페이지로 들어가면 줄 하나 그어있지 않다. 겉으로만 공부하는 척했지, 그는 처음부터 책을 팔아먹을 생각이었던 것 같다. 아니면, 공부할 생각이 없었던지. 글자를 분석해 보면, 여자이고, 키가 160은 넘어 보이고, 성격이 남자성격이다. 성격도 급한 편이다. 그러면서도 적당히 여유도 부릴 줄 아는 사람이다. 어떻게 아느냐고. 글씨를 연구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감'을 잡는다고 해야하나. 하여튼 그렇다. 증거로 메모의 일부를 올린다. 직접 확인해 보시길.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

















파시즘
근래에 들어와 꼭 읽어야할 필독서로 자리잡은 파시즘. 그리고 대중 선동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1 - 돌베개인문.사회과학신서 50
박세길 지음 / 돌베개 / 198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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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탁월하고 가장 위대한 책이다.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
마크 펜더그라스트 지음, 정미나 옮김 / 을유문화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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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ej어 벼르다 오늘에야 구입한 책이다. 사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커피를 좋아하니 이 책도 구입한다. 결국 커피 매니아는 커피에대한 모든 것을 좋아하게 되는 법이다. 표지로 볼때 300쪽 분량인줄 알았다. 손에 쥐어보니 두께가 만만치 않다. 620쪽이 넘는다. 양장이라 느낌도 좋다. 일어보자. 



제목이 주제를 잘 드러내 준다.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다. 커피는 매혹스러우면서도 잔혹한 배후를 가지고 있다. 띠에 커피사 '쓴'(write or bitter) 세계사라고 소개 한다. 그렇다. 커피는 역사의 한 편을 썼고, 쓰다. 


현대를 움직이는 두 검은 물이 있다. 하는 오일이고 다른 하나는 커피다. "원래 커피나무는 에티오피아 고원의 산기슭, 열대 우림 속에서 자라던 관목이었다."(21쪽) 지금은 가장 귀한 농산품이며 거대 산업의 주역이다. "자본주의 황금기인 19세기 말에 미국에서는 현대적인 커피 산업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어다."(24쪽) 커피 때문에 수많은 전쟁과 정략이 일어났고, 수억의 사람들이 커피에 밥줄이 닿아있다. 


1732년 커피 음용이 논란거리가 될 즈음 그 유명한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는 [커피 칸타타]라는 오페라를 만들어 낸다. 그곳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아버자, 너무 그러지 마세요! 하루에 커피 세 잔씩 마시시 못하면 전 구운 염소고기처럼 바짝 쪼그라들 거예요! 커피 맛이 얼마나 좋은데요! 천번의 키스보다 더 감미롭고 머스캣 와인보다 더 달콤하다고요! 전 커피 없인 못 살아요. 누근 커피로 저를 유혹한다면, 저는 그냥 마음이 넘어가 버릴 거예요."(50쪽)


자 어떤가. 이쯤이며 커피의 위력을 알 것이다. 하여튼 커피에 읽힌 사연은 길고 깊다. 그리로 강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