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전주는 독립적이지 않다. 조선왕조 오백년을 이끌어온 전주이씨 가문 때문이다. 신기하고 놀랍게도 지금까지 친하게 지낸 대부분의 여성들이 다 전주 이씨다. 그들의 가문에 대한 자긍심은 교만에 가깝다. 하여튼 난 친구를 만나러 전주에 들렀다. 시간의 제약상 두 시간 뒤에 곧바로 전주를 떠나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일까 다시 전주에 갈 생각이고, 그 땐 본격적으로 전주 여행을 할 작정이다.


군산에 이어 전주도 산이 없다. 정확하게는 동쪽으로는 칠백고지가 넘는 산들이 있고, 서쪽으론 없다. 군산 친구를 만나고 11시가 넘어 전주로 향했다. 거리는 약 53km. 시간은 40분정도. 군산에서 전주까지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있어 이동이 용이하다. 전주에 들어서는 순간. 어? 산이 없네. 군산처럼 모든 도시가 평지다. 부산에 익숙한 탓에 모든 도시의 기준은 부산인 셈이다. 아무렇지도 않는 풍경을 난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다. 산 없는 도시에 낭만이 있을까? 그런 고약한 생각까지 하고 있다. 하여튼 산이 없으니 편하다. 




신귀백, 김경미, 채륜서의 <전주편애>라는 책이 있다. 부제를 '전주부성 예실의 기억'로 달았다. 관광에 가까운 전주 여행이 아닌 전주의 과거와 현재, 문화와 역사를 아우르는 책이 분명하다. 목차를 보니 그렇게 보인다. 제대로 된 전주 여행을 하려면 이 책을 먼저 읽고 감이 좋을 듯하다.











김주미의 <전주 여행 레시피>는 그야말로 전주 여행자들의 필독서다. 깊이나 사유? 뭐 이런 책은 아니지만 전주를 꼼꼼이 보려면 이책이 딱이다. 이곳엔 볼거리 먹을거리 등이 풍부하게 소개되어 있다. 이번에 안 사실이지만, 친구가 전주에서 유명하면 비빔밥보다 콩나물국밥이란다. 전주 사람들은 평시에 콩나물국밥을 즐긴다고 한다. 하기야... 부산도 회가 아닌 돼지국밥이 사랑 받고 있지 않던가.







이병천의 <당신에게, 전주>도 좋다. 내가 이책을 굳이 소개하는 이유는 지은이가 전주가 고향인 소설가 이병천이기 때문이다. 전주를 소개하는 수준이 아닌 그가 쓴 문장력이 읽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준다. 사실 가서 보면 별 것 아닌게 많다. 한옥마을에 가보라. 한옥 말고 뭐가 더 있을까? 하지만 역사를 알고, 한옥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라면 다르게 본다. 소설가의 눈으로 본 전주, 어째 색다르지 않을까? 읽지도 않고 이런 말 하려니.. 좀 그렇긴 하네. 이병천의 책은 한 권도 읽지 않았는데. 

글뿐 아니라 사진고 기막히다. 사진작가인 안봉주가 찍은 것이다. 전주의 사계절. 멋드러진 풍경이 작품처럼 펼쳐진다. 책 보고 전주가면 실망한다. 그러니 사진은 사진으로, 그곳 풍경은 그대로 받아주면 좋겠다.



몇이서 공저한 <전주한옥마을>이란 책도 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전주한옥마을을 집중 조명한 책이다. 한옥마을 가려면 이 책을 미리 읽고 가면 더 좋지 않을까? 그래야 좀더 깊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여튼 전주도 볼거리가 의외로 많다. 친구 말로는 서울에서 전주가는 차편이 십분에 한 대씩 있을 정도로 많은 관광객이 주말이면 찾아 온다고 한다. 그럴 것 같다. 의외로 볼거리가 많다. 대충보면 밋밋한도시지만 잘 찾아보면 기품과 멋이 어우러진 멋진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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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꿈의 도시. 난 군산에 가고 싶었다. 아내와 같이. 결국 아내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이곳을 뜨고 말았다. 나 홀로 40년 묵은 친구가 있는 군산으로 향했다. 부산에 23년을 거했으니 고향이나 다름 없다. 우리는 전국 일주를 꿈꿨다. 몇 달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고 싶었다. 아내를 보내고 나서야 난 집을 떠났다. 그리고 군산을 밟았다. 꿈은 이루어진다. 참으로 슬픈 꿈 말이다.


게으른 친구를 다그쳐 군산을 돌았다. 고작 두 군데. 군산에 십년을 넘게 살면서 군산역사 박물관에도 한 번 안와보다니. 하기야 부산 사람이 해운데 가는 것 봤나? 하여튼 그렇게 군산 여행은 시작됐다. 겨우 반나절에 끝나고 만 여행이지만. 여기저기 둘러보며 생경스런 풍경이 호기심을 자낸다. 하루 전, 혼자서 군산 여기저기를 돌았다. 썩 볼만한 곳이 몇 군데 보이지만 아직 뭔가를 짚어내기는 어렵다. 그래서 친구를 꼬득여 역사박물관을 찾은 것이다. 군산 하면 시간 여행이 아니던가. 일제 미곡 수탈의 본거지가 아니던가. 결국엔 군산을 배경으로 펼쳐치는 채만식의 <탁류>까지 사고 말았다. 아직 절반도 읽지 못했지만 그나마 군산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역사박물관 입구에 탁류의 주인공들이 서있다. 근대 고전소설로만 이해했던 <탁류>가 군산이란 시공간적 배경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갑자기 친해지고 싶다. 처음 만나는 군산은 부산을 축소해놓은 인상이 강했다. 동해와 서해라는 다른 공간을 가지것 말고는 항구도시가 갖는 미묘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며칠 더 머물면서 체득해가는 군산은 부산이 아니었다. 산이 대부분인 부산과 다르게 군산은 평지뿐이고, 금강하류에 자리한 일제강점기 시절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닮은 점과 다른 점. 비교하며 여행하는 것도 별미다. 군산 여행을 꿈꾸고 있다면 <탁류>를 먼저 읽고 가는 것은 어떨까?


“에두르고 휘돌아 멀리 흘러온 물이 마침내 황해 바다에다가 깨진 꿈이고 무엇이고 탁류째 얼러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강은 다하고 강이 다하는 남쪽 언덕에 대처 하나가 올라앉았다. 이것이 군산이라는 항구요.”


















군산 여행 관련 책을 찾으니 조금 보인다. 여행을 다녀본 이들이라면 '군산'이란 단 하나의 키워드로 열 권 가까운 책이 검색되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군산은 곧 근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으로서의 군산은 볼 것이 적다. 그러나 근대역사라를 배우고자 한다면 군사는 최적의 도시다. 일제강점기의 슬픈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아직도 내항쪽으론 옛 자취를 간직하고 있다. 근래에 들어와 군산은 근대 건물은 보존함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수리 계발하고 있다. 하루면 끝날 여행 군산. 제대로 알려면 적어도 한달은 투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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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상실. 이별. 트라우마. 죽음. 철학자들이나 종교인들이 흔하게 붙잡는 주제들이다. 요즘은 심리학자나 교육자들도 중요하게 여긴다. 나 또한 그러한 단어를 우려먹고 살았다. 공부도하고 나름 연구도 했다. 


다 틀렸다. 맞는게 하나도 없다. 내가 장본인이 되고 나니 그 많은 이론은 쓸데가 없다. 다만 그런대로 유용하다 싶은 것들은 나와 같은 상처를 가진 이들이 쓴 실제 이야기다. 장 도미니크 보비의 <잠수종과 나비>는 15개월 동안 죽어가며 쓴 일기다. 수년 전에 읽었던 위지안의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역시 죽어가며 써내려간 일기다. 죽음을 앞둔 그들의 생각. 고민은 무엇일까? 


삶에 대한 깊은 애착. 바로 그거다. 아내도 죽어가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아프기 전, 아내는 종종 빨리 고통도 슬픔도 없는 천국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죽음이 엄습할 때 비로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삶의 의미를 찾고 싶다고? 그냥 사는 것이 의미다. 위지안 역시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었던 사소한 일상이 그녀가 찾던 바로 그 행복이었다. 아프고 난 뒤 우리는 깨닫는다. 그러나 그 때는 이미 늦다. 


아내의 죽음 앞에서 삶이 처절하게 아름답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는다. 

눈물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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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부터 약간의 여유가 생긴 탓인지 청소는 안하고 로켓스토브를 만들고 있다. 오늘은 아랫 부분만을 뚫어 공기를 통하게 한 다음을 불을 집어 넣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불이 활활 타오른다. 불을 끄고 다시 붙이기를 서너번, 로켓스토브의 원리를 자세히 관찰했다. 드디어 결론을 내렸다. 완전 연소가 가능해 에너지 효율이 극대화 되는 원리. 그것은 바로 원활한 산소 공급에 있었다. 


로켓스토브는 좁은 입구와 좁은 화로를 통해 공기가 빠져 나가도록 설계된다. 이것은 좁은 공간을 통해 뜨거운 공기가 상승하는 원리를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입구가 좁다보니 불이 붙으면 대단한 흡입력으로 외부 공기를 빨이 드린다. 그러면 안에 있는 나무는 많은 산소 공듭을 통해 완전 소화가 가능해 지는 원리다. 아직 화로를 좁히지 않있다. 정통적 로켓스토브 보다는 화로 안에 많은 나무를 집어 넣기 위해서이다. 화로가 좁으면 작은 나무나 쪼개진 통나무 만 넣을 수 있어 불편하다.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화로를 좁히지 않았다. 


결과는 약간 실망이다. 불이 붙어도 일부만 공가가 통하고 흡입구가 없는 쪽은 연소가 잘 되지 않는다. 그곳도 흡입구를 만들면 불이 잘 타겠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강력한 연소력 때문에 화재의 위험이 생기게 된다. 약간의 보안이 필요한 것 같다. 



연일 담론에 빠져있다. 전에 읽은 적이 있는데, 이상하게 계속해 끌린다. 아마도 신영복 교수의 타계 소식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전에는 읽히지 않았던 주역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마무리도 주역으로 끝내는 것을 보면 신영복 교수에게 주역은 의미심장한 책이 였던 것으로 보인다. 갑자기 주역도 읽고 싶어진다. 
















주역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모호하다. 그래서 글항아리 책으로 담았는데 괜찮은지 모르겠다. 로켓스토브가 공기의 원리를 깨우친 것처럼 주역도 삶의 원리를 담은 삶의 철학이리라.


"[주역]은 세계의 운동에 관한, 오래된 철학적 서술로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합니다."

(신영복의 <담론>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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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올가갈 채비를 했다.


"텃밭에 있는 감 따가라."

"네"


별 기대 없이 텃밭에 나갔다. 왠걸? 감이 천지다. 도무지 혼자서를 할 수 없어 아이들을 불렀다. 분명 감나무가 한 그루 뿐인데. 키위도 한 그루뿐인데. 따도 따도 끝이 없었다. 밑에서 감을 줍던 아들이 한 마디 한다.


"아빠 욕심 부리지 마세요. 먹을 만큼만 따세요." 


아들의 입에서 저런말이? 다 큰 걸까? 아니다. 일하기 싫은 꼼수다. 그래도 제법 철든 소리다. 하여튼 한 박스로 마무리하고 내려왔다. 나머지는 까치밥으로 주라고 아내가 거든다. 우리 가족은 이리 착하다.


가을은 이렇게 풍성하다.

도시에 살면서 가을을 잃어 버렸다. 

차가운 겨울을 지나고,

봄의 따스한 기운을 받아,

한 여름의 뙤약볕을 받은 가을.

가을을 풍성하다.

도시에 살면서 가을을 풍성을 알지 못하니 덥고 추운 것이 가을을 향한 인내가 아닌 짜증으로 바뀐다. 난 그걸 몰랐다. 왜 여름이 더운지... 

시골에서야 겨우 알았다.



어제 저녁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기적의 코코넛 오일>이다. 아내가 보자마자 잔소리다. "그런 책 뭐하러 샀어요?" "당신을 위해 샀지." 요즘 홈쇼핑에서 코코넛 오일이 대세란다. 지난 주 어느 분이 건강에 좋다고 코코넛 오일을 보내왔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간략하게 알 수 있지만, 그래도 좀더 정확하게 알기 위해 구입하기로 했다. 















<귀농 길잡이> <내 손으로 받는 우리종자> <도시탈출 귀농으로 억대연봉벌기>

귀농 길잡이는 중고로 구입했다. 모두 농사를 위해 구입한 책들인데... 농사로 억대 연봉이라니 이거 참.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궁금하기도 하고, 나도 억대? 연봉자 될 수 있을까? 이것저것 다 끌어 모으고 있다. 아버님은 지금까지 부리던 논밭은 다른 사람들에게 위탁했다고 한다.  내가 내려갔다고 무작정 빼앗아 올 수도 없고 올해는 작은 텃밭에 만족하고 일년은 기다리기로 했다.
















류전원의 <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가 출간되었다. 호기심을 즉발시키는 제목이다. 저자가 궁금해 저자파일을 검색해보니 중국 작가이고 꽤나 잘나가는 소설가다. 급 궁금해진다. 아내의 잔소리가 아니라면 당장 구입해 읽고 싶은데 참자.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어쨋든 장바구니에 담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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