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하나님의 사랑 - 롬 8:1-39 복음주의 설교자 존 파이퍼의 로마서 강해 시리즈 4
존 파이퍼 지음, 이선숙 옮김 / 좋은씨앗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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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존 파이퍼의 신간이 나왔다. 그동안 좋은씨앗에서 존 파이퍼의 로마서 강해집을 독점적으로 출간해 왔는데. 이번이 네 번째 책이다. 작년(2014) 1월에 로마서 강해 1권이 <복음과 하나님의 의>란 제목으로 출간 된 이후 그해 6월에 2집인 <복음과 하나님의 은혜>이 출간 되었고, 3권이 <복음과 하나님의 구원>이란 제목으로 12월에 출간 되었다. 그 후 4개월이 지나 4권인 <복음과 하나님의 사랑>이 출간 되었으니 넉 달에 한 권씩 출간된 셈이다. 이번 책은 로마서 8장만을 다루었는데 600쪽이 넘는 분량이다. 앞으로 3권이 더 추가되어 7권가지 출간계획이라고 하니 존 파이퍼의 시대가 열린 것은 아닌지 착각이 될 정도다. 좋은씨앗은 디자인과 추천인을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책의 일관성을 부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존 파이퍼를 기다린 독자들에게 좋은씨앗의 출간 소식은 즐거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미국에서 탁월한 복음주의 설교자요 강해자인 그는 미국의 로이드 존스로 통한다. 로이드 존스는 복음 중의 복음으로 불리는 로마서를 13년 동안 강해했다. 존 파이퍼 역시 베들레헴 교회에서 16년 동안 로마서를 설교했다. 한국에 번역된 로이드 존스의 책을 대부분 읽은 필자로서 존 파이퍼의 로마서 강해는 비교와 보완으로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준다. 복음주의적 성향을 가진 목사들이라면 로마서 전체를 설교하기를 꿈꾼다. 그러나 그건 꿈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로마서는 아무나 덤빌 수 있는 만만한 성경도 아니고, 탁월한 강해자들이 설교를 해온 터라 비교 당할 수도 있어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존 파이퍼는 벧엘신학교에서 강의하는 교수로 시작했지만, 로마서 말씀을 연구를 토해 목회자로 부름을 강하게 느꼈다고 한다. 결국 그는 강의실을 떠나 강단을 선택하기에 이른다. 1980년 메네아 폴리스의 베들레헴 침례교회를 맡아 33년간 목회자로 섬겼다. 그는 무엇보다 설교자로의 큰 짐을 가지고 살았다고 한다. 조나단 에드워즈와 로이드 존스에게 강력한 영향을 받아 스스로 청교도의 후예로 청교도들을 사랑했다. 이러한 신학적 성향은 설교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을 얻는다는 종교개혁의 모토를 성경강해와 신앙생활에 적용하며 살아 왔다. 특히 로마서는 종교개혁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에게 전환점을 가져다줄 만큼 큰 영향을 미쳤다.

 

로마서 8(41)을 시작하면서, 로마서 8:11-7장까지의 요약이며, 기독교의 핵심이라고 말한다.(16) ,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는 결코 정죄함이 없다고 선언한다. 하나님의 정죄는 예수 안에서 일어난다.(51) 그러므로 신자는 예수를 믿는 믿음으로 예수와 함께 죽고 예수와 함께 살리심을 입는다. 죄 없으신 예수의 죽음은 완전한 대속제물로서의 죽음이기 때문에, 그 안에 있는 자는 그 어떤 것으로도 정죄 당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것을 아무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576)로 바꾸어 말한다. 심지어 죽음까지도.

 

8:2성화로 해석하는 부분은 굉장히 특이하다.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해방 시켰다고 하는데, 율법은 우리를 의롭게 할 수도 없고, 성화시킬 수도 없다.(63) 성화는 의롭게 되고, 성령을 받았다는 결정적인 증거인 셈이다. 부활주일 설교에서 성령을 받은 또 다른 세 가지의 증거를 제시한다. 하나는 하나님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이며, 두 번째는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것이고, 마지막 세 번째는 영으로써 육신의 행실을 죽이는 것이다.(175) 결국 이러한 행위는 악과 싸우는 것이며, 육신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성령이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해방 시켰음을 알려주는 표지인 셈이다.

 

과연 존 파이퍼다. 말씀을 조밀하게 파고드는 그의 능력은 수많은 시간을 말씀과 씨름하지 않으면 토해낼 수 없는 것이다. 말씀을 사랑하고, 더 깊이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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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돌려드립니다
권일한 지음 / 좋은씨앗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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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읽기의 혁명은 성경에 있다.

 

사탄의 주요한 작전은 성경을 빼앗는 것이다. 성경을 빼앗으며 구태여 전쟁할 필요가 없다. 알아서 타락할 것이고, 자연히 신을 망각 할 테니 말이다. 기독교이 역사는 성경을 빼앗는 역사라고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대교회는 핍박과 이단을 통해 성경을 빼앗았다면, 중세는 권위적 제도로 인해 성경을 빼앗겼다. 루터에 의해 시작된 종교개혁의 모토는 '만인제사장설'인데,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모든 신자가 성경을 읽고, 해석할 권위가 있다.

 

그동안 사제들에 의해 제한되고 통제돼 성경 읽기는 종교개혁자들의 피를 통해 다시 일반 신자들에게 돌아갔다. 저자는 1'우리는 왜 성경을 빼앗겼는가?'에서 조목조목 지적한다. 어쨌든 성경은 다시 우리의 손에 돌아왔다. 그런데 현대를 보라 성경은 넘쳐나다 못해 폭발할 지경이다. 최고의, 최장의 베스트셀러가 '성경'이다. 어느 책도 성경을 따라 잡을 수 없다. 성경만이 인류의 역사와 함께 단 한 번도 베스트셀러를 놓친 적이 없는 책 중의 책이다.

 

그러나 현대인을 성경을 읽지 않는다. 소유할 뿐 거들떠보지 않는다. ? 사탄의 계략이 바로 여기에 있다. 사탄은 풍족하게 함으로 소중함을 잊게 하고, 넘쳐나게 함으로 가치를 떨어뜨린다. 성경을 읽지 않음으로 현대는 중세보다 더한 암흑의 시대가 되었고, 무지해졌다. 혹여나 성경을 읽고 있으면, 이단이나 광신자로 오해 하고, 목사의 설교에 토를 달면 불신분자가 된다. 참으로 기이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반(거꾸로)종교개혁이 아니던가. 그래서 말인데, 진짜 성경을 읽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확신한다.

 

바로 지금이야 말로 성경을 통해 진정한 혁명을 이루어야 한다. 저자인 권일한은 신학자도 목사도 아니다. 그는 평범한 신자이다. 그가 성경읽기에 관한 책을 썼다. 그 자체만으로 기이한 일이고, 진정한 종교개혁의 후예라고 칭송할만하다. 필자도 성경을 수 십독 했다. 책을 많이 오래 읽다보면 감이 생기는데, 그 감은 읽은 자만이 아는 감이다. 권인한 선생은 성경의 ''을 아는 사람이다. 문장과 문장, 문단과 문단을 잇는 영적 통찰력은 성경에 능통한 사람이 아니고는 도무지 흉내 낼 수 없다. 특히 3'성경, 이렇게 읽어라'는 저자가 직접 체험하고, 익힌 성경 독서법이다. 평신도라는 명칭이 어울리지 않는다. 깊이 우러나오는 사색과 성경의 우물에서 길어 올린 사유가 가득하다. 필자의 눈길을 끌었던 곳은 38편이다. '하나님의 성품으로 적용하라'는 제목에서부터 아우라가 느껴진다. 성품. 전인격적 변화를 두고 한 말이다. 말씀이 지식이나 정보를 넘어, 전인격적 삶의 변화와 성품까지 변화를 이루도록 읽고 실천해야 한다는 말이다.

 

4'공동체에서 서로 말씀을 나누라'는 꽤나 도전적이고 적절한 조언이다. 나눔은 말씀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허물과 부족을 채워 주기도하고, 단편적 관점을 다양한 이해로 되돌려 준다. 저자는 책벌레답게 자녀들에게 강요하지 않는 독서를 주장한다. 성경 읽기도 결국 거룩한 독서가 아니던가. 마지막으로 '책벌레 선생님과 함께 성경 읽기'는 이론이 아닌 실용적 측면에서 성경을 읽고 나눔을 할 수 있는 교안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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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퍼 묵상집
찰스 링마 지음, 권지영 옮김 / 죠이선교회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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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퍼는 <나를 따르라>의 저자이다. 처음 이 책을 읽고 받은 감동은 말로 형연할 수 없을 정도다. 무료하고 안이한 신앙에 철퇴(鐵槌)를 가하는 힘이 있었다. ‘나를 따르라는 말은 나와 함께 죽으라는 말이라고 직언한 본회퍼의 말은 두렵기까지 했다. 아마도 본회퍼의 일생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가 있다면, 그의 직절화법의 의미에 존경을 표할 것이다. 행동하는 그리스도인으로 나치의 폭정과 악을 정의와 사랑으로 풀어 가려 했다. 그는 소수의 형제들과 연합하여 히틀러를 암살할 계획을 세우나 실패하고 만다. 격노한 히틀러는 그들을 죽이고 만다. 기독교는 사랑이라는 암묵적 공식에 함몰된 대부분이 전통 그리스도인들은 본회퍼의 의도에 찬성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순교자적 삶에는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엮은이인 찰스 링마는 호주에서 개혁신학을 전공했으며, 신학뿐 아니라 사회학과 종교학 학위를 가지고 있을 만큼 지성적인 인물이다. 그는 퀸즈랜드 대학에서 철학적 성경해석학으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론에만 정통한 것이 아니다. 마닐라의 가난한 이들을 후원하고, 호주의 원주민들은 사회에 들어가 봉사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호주에 십 대 도전이란 단체를 세워 십대를 양육하는 데 헌신했다. 현재는 캐나다 밴쿠버의 리젠트 대학에서 선교학과 전도학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흘러간 용어를 가져온다면 그는 분명 엄친아. 그는 아는 만큼 행동하고, 행동하면서도 기도하는 사람이다. 그의 이러한 성향은 본회퍼와 잘 들어맞을 것이다. 잠자코 히틀러가 패망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행동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는 참으로 본회퍼를 사랑한 것 같다. 본회퍼의 저작들을 일일이 찾아 읽으면 보석 같은 문장들을 발굴하여 한 권의 묵상집으로 엮었다. 꼼꼼히 읽지 않고는 찾아내기 힘든 문장들이 별처럼 빛난다. 지금껏 나도 본회퍼의 글을 여러 번 접했지만, 찰스 링마처럼 꼼꼼하지는 않았다. 그는 본회퍼의 흩어진 구슬을 꿰어 보배를 만들었다. 성경 말씀과 본회퍼의 문장, 그곳에 자신의 해제를 달았다. 문장이 시퍼렇다. 인간의 본성을 통찰하는 본회퍼의 글은 안이한 신앙을 깨는 도끼다. 그는 밀어내듯 읽어 가면 찾아낸 문장을 일 년 동안 묵상할 수 있도록 묵상집으로 만들었다. 본회퍼의 글은 감동을 넘어 행동하도록 만든다. 참 좋은 책 만났다. 좀더 깊이 사유하고, 참 신앙의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담아낸 문장

 

우리가 하나님께 판단이 아니라 용서를 받았을 때, 우리는 또한 형제를 용서할 준비가 되었다.(14)

 

그리스도인들 또한 세상을 등지고 은둔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적들 가운데 있는 것이다.(18)

 

그는 하나님께 나의 선함이 너와 함께 있기를 원한다면 너의 이웃을 섬겨라. 네 이웃 안에서 하나님이 너에게 오시기 때문이다라는 음성을 들었다.(82)

그리스도인은 원수를 형제처럼 대하고 적대감을 사랑으로 갚아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행동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대하신 태도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147)

 

농장에 말이 한 마리 필요한 농부처럼, 그는 한쪽에 기운찬 종마를 놔둔 채 온순하고 길든 말을 한 마리 샀다. 이것은 바로 인간이 기독교를 자기가 사용하기 편리하게 길들여 온 방식이다.(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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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교회 블라블라 목사님 - 유쾌명쾌한 이야기 목회상식
김기목 지음 / 샘솟는기쁨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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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교회 블라블라 목사님] 

섬뜩한 목회적 통찰이 나를 비춘다.

 


웃겨! 제목을 보는 순간 나노 모르게 든 생각이다. 그냥 웃고 말 제목이다. 특이한 제목의 책이 많다지만 이런 제목 처음이다. 저자인 김기목목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다듬어서 책으로 엮은 것이다. 그곳에서 김기목목사는 글 사이에 또는 글 마지막에 하하하웃음을 집어넣는다. 그런데 블라블라는 무슨 뜻인가? 내가 잘못 읽지 않았다면 아마도 영어에서 가져온 표현인 듯하다. 영어에서 블라블라(blah blah)는 우리나라 말로 어쩌고저쩌고이다. 예를 들어 그들은 나에게 지난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어쩌고 저쩌구(블라블라)했다.’ 굳이 번역하지면 사사로운 이야기, 중요하지 않는 일상의 이야기인 셈이다. 정말 그런 뜻으로 사용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지는 알 길은 없다. 저자에게 직접 물어볼 일이다. 책을 읽어봐도 하하하에 대한 설명은 있어도, 블라블라에 대한 설명은 없다. 문맥 속에서 블라블라를 찾아보자.

 

우리교회에서 가장 영어를 잘한다는 그녀인데, 지금까지 헌신적으로 잘 일하고 있었는데, 원어민 교사에게 1등자리를 내어주게 되어 섭섭하지 않을까? 블라블라! 이제 2등으로 물러나야 하는데 시험에 들면 어쩌나?(75)

 

이 문장에서 블라블라의 뜻이 명확하지 않다. 다른 곳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더 궁금해진다.

 

책의 몇 가지 특징을 찾아보니 목회적 예리함이 유머와 미소라는 거푸집 속에 숨어있다. 언뜻 보면 가볍고 유머가 가득하다. 그러나 한 참을 웃다보면, ‘이렇게 목회하면 되겠다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교우들의 추천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된장국’ ‘구수한’ ‘농부’ ‘이웃집 아저씨란 단어들이 유난히 많다. 저자인 김기목 목사의 성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들이다. 그러나 조인숙 권사는 여기에 목동 다윗처럼 양떼를 지키고 보호하는 면에서는 철저하고 단호하다고 덧붙인다. 과연 맞는 말이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라하지 않던가. 때론 부드럽게, 그러나 위기 속에서는 강열하게 대응하는 김기목 목사의 목회 철학이 담겨있다.

 

타자(他者)는 거울이다. 나는 김기목 목사에게서 나의 추함을 본다. ‘참을 것을’(115)이란 글에는 남아공에서 일어났을 일을 이야기 한다. 아침에 샤워를 하는데 배수구로 물이 빠지지 않는다. 삼일을 사용하다 사흘을 지내다 다른 방으로 바꾸었다. 다음 날, 샤워를 하는데 찬물만 나온다. 다른 방으로 또 옮겼다. 웬걸! 샤워기가 없어 욕조에 물을 받아 사용해야 했다. 마지막에 이렇게 고백한다.

 

숙소들을 돌이켜보면 맨 처음 숙소가 가장 좋았다. 조금 불편해도 조금만 참, , 참을 것을! 감사하게 사용할 것을! 싸고 좋은 방을 찾아보아라. 그런 방은 없더라.”

 

가슴을 후벼 파는 듯한 문장이다. 나 또한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이 옮겼던가. 저 곳은 좀 더 좋으리라. 저곳은 좀 더 나으리라. 허망한 기대를 품고 옮겨 보지만, 맘에 드는 곳 단 한 곳도 없다. 지나보면 이전에 있었던 곳이 더 좋았다. 지금 이곳에 만족하지 못함으로 약간의 더 나은 곳을 찾다보면 결국 더 나쁜 곳으로 옮겨지기 마련이다. 희망을 버리란 말이 아니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난 그렇게 읽었다.

 

돌팔매질’(173)을 읽을 때는 부끄러움과 수치스러움이 들었다. 어느 날 한 성도가 등록한다. 그는 이전 교회를 불평하며 불만을 쏟아 놓는다. 저자는 동조하며 맞장구를 쳤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성도가 다른 교회로 옮겼다. 목사는 안다. 그렇게 옮기는 것이 목사들의 마음을 얼마나 찢어 놓는지.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 성도가 그 이전 교회, 그러니까 저자가 섬기던 교회와 저자를 비판하고 다니며 다른 성도들에게 교회를 옮기라고 꼬드겼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말미(末尾)에 이렇게 회개한다.

 

그런데 그 분이 우리 교회에 등록할 때 늘어놓은 온갖 불평에 은근히 맞장구를 쳤던 내 모습이 다시 떠올라서 더 놀랐다.”

 

나다. 누구도 아니다. 바로 나의 모습이다. 김기목 목사는 나의 거울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했다. 그런데 나를 알지 못하고, 적도 알지 못하니 무슨 전쟁을 할 수 있으랴. 부끄럽고 안타깝다. 대부분의 글에 나오는 하하하도 이 글에는 없다. 진중(鎭重)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省察)이다. 이 책으로 나를 보았고, 나의 삶을 보았다. 김기목 목사는 나를 비추는 투명한 거울이다. 그래서인지 살짝 겁도 난다. 나의 속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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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는 오후 3시에 커피를 마신다 - 운문과 산문이 만나는 느리게 읽는 책
김겸섭 지음 / 토기장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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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3시, 천사의 커피 한 잔


이르지도 빠르지도 않는 시간. 새롭지 않은 시간. 그저 별탈 없이 지나가 주기만 해도 좋은 시간. 그렇게 오후 3시는 인생 앞에 턱하니 버티고 있다. 오늘도 천사는 커피숍에서 앉아 달콤한 마끼아또를 주문하고 책상에 앉는다. 하늘에서 갖 내려온 때문인지 날개가 아직 접히지 않았다. 사람들이 끼득거리며 지나간다. 저 사람 웃긴다. 자기가 천사인줄 아는가봐. 등에 하얀 날개를 달았지 뭐니.. 뭐 이런식의 상상이나 하면 보내는 시간이다. 


김겸섭! 금시초문인데 벌써 두번째 책이라고 한다. 저자 파일을 찾았다. 


김겸섭

알프레드 테니슨의 시와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이 좋아 어릴 적 꿈은 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책을 읽고 남에게 들려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이후 바흐와 페르골리지, 그리고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을 만나면서 고전, 낭만주의 문화의 세례를 받아 바로크시대 이후의 회화, 조각, 오페라에 몰입을 하며 청년기를 보냈다. 이어 작가 강유일의 글을 통하여 기독교 정신을 알게 되어 대학, 대학원에서 교육학, 신학, 인문학을 수학했다. 특히 히브리문학, 헬라문학이 서로 어울려 유럽의 시대정신이 된 로마문화,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지금도 그 분야를 여전히 탐구 중이다. 영적, 지적 통찰을 지닌 청년세대의 회복을 위해 1995년부터 성경해석 연구 공동체인 아나톨레와 문학읽기 모임인 레노바레를 만들어 지금까지 “성서와 문학 읽기” 사역을 하고 있다. 서울신학대학, 총신대학 신학대학원을 나와 현재 신학교에서 인문학 및 성서해석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그날 이후」(2009, 토기장이)가 있다. 현재 서울 방화동 한마음교회를 섬기고 있다. 



보통분은 아닌 듯하다. 책을 읽어보면 확연히 다가오는 인문학적 소양이 깊은 감동을 준다. 첫장을 펴니 거북스러운 단어가 보인다. '문법' 바로 이 단어. 찬찬히 읽어보니 희망의 단어이다. '고다이버 부인' 이야기가 전면을 장식한다. 이 책을 읽고서야 그토록 많이 보았던 바로 그 그림이 이  이야기의 배경이란 것을 알았다. 이런 무식한... 이렇게 시작한다.


"고혹적인 한 여인, 그녀가 하얀 말 위에 앉아 있다.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리고 이여인은 알몸이다."


그랬다. 알몸, 좀더 이국적으로 표현하면 Nude! 바로 이 사진



목적 지향의 삶과 여정 자체로서의 삶이 얼마나 다른지 이 사진은 보여준다. 사진만으로 본다면, 변태성향의 화가가 어린 소녀를 말에 앉혀 놓고 그린 그림일 뿐이다. 이곳에 이야기가 덧붙여지는 순간 명화가 된다. 


11세기 영국 남부 코벤트리, 탐욕스런 영주 레오프릭이 다스린다. 그의 즐거움은 백성들에게 가혹한 세금을 거두어 식탁에서 세는 것이다. 참 '잔인한 즐거움'(18쪽)이다. 그에게 아직 어린 열일곱의 아내가 있다. 아마도 돈 주고 살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녀는 고왔다.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백성을 보며 마음 아파한다. 어느 날 남편인 탐욕스런 영주 레오프릭을 찾아간다. 백성들의 세금을 감면해 달라고. 단박에 거절한다. 그녀는 다음날도 똑같이 부탁했다. 또 거절 한다. 그 다음날도 또 부탁한다. 그러기를 한 달. 귀찮은 영주는 비열한 통첩으로 허락한다.


"만약 부인이 알몸으로 말을 타고 영지를 한 바퀴 돌고 온다면, 부인의 뜻대로 세금을 감면해 주겠소."


창부까지도 거절하는 수치스러운 요구다. 그러나 숭고한 고다이버는 백성을 위해 수치를 선택한다. 그리고 백마를 타고 알몸으로 영주를 한 바퀴 돈다. 이 소식을 들은 영주민들은 문을 닦고 커텐을 친다. 놀란 영주는 결국 세금을 감면한다.  이것이 저자가 말한고픈 '삶의 문법'이다. 


계속 책장을 넘겼다. 심장을 울렁이게하는 문장들과 설화들이 가득 담겨있다. 금단의 열매를 하나씩 깨어무는 듯한 강열한 긴장감이 영혼을 해부하는 예리한 메스가 스윽 지나간다. 오후 3시가 지나간다. 아니다. 시계가 거꾸로 돌아갔다. 아침 9시로...


다시 하늘로 올라가야 한다. 난 천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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