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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망구엘의 밤의 도서관


내가 좋아하는 알베르토 망구엘, 독서의 역사에 이의 밤의 도서관이 50% 세일 중이다. 앗싸 가오리!





다음 책은 아마도 <책 읽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기다려라.


















드디어 주문 완료. 삶이란 바로 이런 낙으로 사는 거야. 미도리카와 세이지의 <맑은 날엔 도서관 가자>와 슈테판 볼만의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를 중고로 함께 구입했다. 캬.. 좋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사라 수트어트의 <도서관>도 구입할 생각이다. 








 
 
 

책벌레 이야기


전에도 이런 적이 있나? 책벌레 이야기를 한 적이? 책을 좋아하면 벌레가 된다. 책벌레! 스티븐 영의 <책벌레 이야기>란 책이 있다. 이 책이야 말로 책벌레 만드는 비법을 전수한 책이다. 근데 왜 벌레라고 할까? 그게 좀 궁금하다. 벌레는 인간 편에서 볼 때 해롭고 더럽고 약간 꺼려지는 존재가 아닌가. 아들은 곤충-벌레 박사가 되겠다고 집을 온통 벌레 천국으로 만들었지만 그것과는 다르지 않는가.

 

생각해 보건데 책벌레란 별명이 붙은 것은 책을 너무 좋아해 벌레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책 좋아하는 사람치고 운동 좋아하는 사람 많지 않고, 통이 큰 사람 별로 없고, 돈 많은 사람 별로 없다. 아내의 편에서 볼 땐 그야말로 벌레다. 책만 먹어대는 벌레. 그냥 나의 생각이다. 그런데 알고는 있는가. 책벌레는 영원히 벌레가 아니다. 어느 순간 나비로 탈바꿈한다. 사람들은 그래서 책벌레를 벌레로만 보면 안 된다. 그들은 아직 징그러운 벌레지만 나중엔 화려한 나비가 된다. 알기나 아는지 몰라. 그래서 하는 말인데 <세상을 바꾼 위대한 책벌레들>은 전적으로 옳은 말이고 아주 좋은 책이다. 제발 읽고 각성하길.















권일한 선생님의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 이야기>는 실전 이야기다. 꼭 읽어 보길 바란다. 현재 교사로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이야기 했던 책 이야기를 엮었다. <아이 스스로 즐기는 책벌레 만들기>는 앞의 책 <책벌레 이야기>의 초등학생용이라고 보면 된다. <도서관 산책자>는 우리나라의 특이한 도서관을 찾아 나선 여행기다. 필자는 이 책을 읽고 개인 도서관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책 세상을 탐하다>는 책을 통해 변화된 이야기를 담았다. 마지막 <책의 우주>는 책 그리고 다른 것들의 진지한 담론이다. 책벌레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이 가득한 책이다. 
















가을이 맛이 들었다. 여기 저기 볼 맛이 난다. 이젠 굳이 산꼭대기까지 가지 않아도 거리에서 가을 맛을 즐긴다. 탐스럽게 익은 가을 거리가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 행복한 가을 저녁. 책이나 읽자! 난 책벌레니까.





 
 
 


나흘, 커피를 품다


책을 읽다보면 눈이 가는 문장들이 있다. 나는 그곳에 줄을 긋는다. 처음에는 연필로 긋고, 다음은 빨간 볼펜으로 긋고, 마지막엔 형광펜으로 긋는다. 예전엔 책에 줄을 긋는 것은 책에 대한 모독이라 여겼다. 그러기를 수년을 했다. 참고할 일이 있어 그 책을 다시 펼쳤지만 그곳이 어딘지를 한 참을 찾아야했다. 그것뿐 아니었다. 그 때 무슨 생각을 한 것인지 아련하기만 할뿐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읽으나마나한 것이 되었다.


누군가는 독서는 콩나물에 물주듯 알게 모르게 습득된다고 한다. 맞는 말이지만 당장 자료가 필요한 나에게는 어추구니 없는 일이 되었다. 그 일이 있고 나서는 책에게는 미안하지만 책에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줄을 그었다. 요즘에 아예 채식을 하고 수채화 한 폭을 그리고 있다.



월류다방


지난 번 읽은 나흘에서 커피한 대한 문장에 제법 나왔다. 주인공인 진경이 처음 도착한 곳은 친구가 운영하는 월류다방, 커피숍이다. 다방이 더 어울리는 곳이지만... 처음 그곳에 도착한 진경에게 보여진 커피는 어떤 모습일까?


"노인들이 주로 오는 다방이어서 분말커피에 달걀이라도 동동 띄워 내올까봐 걱정했는데 여자가 가져다 준 것은 원두커피였다. 그러나 커피는 내린 지 오래되어 향은 날아가고 많이 비렸으며 여과지를 자주 갈지 않은 탓에 눅눅한 종이 맛도 느껴졌다. 꼭 그 옛날 청소도구함에 괸 구정물을 마시는 기분이었다."(14)


기묘하고 어색한 조화다. 다방에서 '다방커피'가 나오지 않고 원두 커피가 나오는 거. 그러나 제대로 된 것이 아니라 흉내는 내었지만 눅눅해져 마시기 불편한 원두커피다. 저자는 원두커피 한 잔에 책의 분위기를 담았다. 역시 프로작가다.



뻐들레 명신상회

진경은 다시 다음 목적지이자 소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뻐들네가 운영하는 명신상회로 옮긴다. 그곳에서 커피를 찾는다.


"나는 티백으로 된 원두커피와 영국산 홍차를 살 생각이었다. 할아버지는 녹차와 국화차, 홍차만 마셨다. 집엔 서산댁이 마시는 분말커피만 있을 뿐 원두커피와 커피 메이커가 없을 께 뻔했다."(25)


시골에 내려갈 때 나는 항상 커피를 챙겼다. 전에는 맥심이나 초이스같은 믹스커피지만 지금은 원두커피를 마신 탓에 원두와 드립용셋트를 함께 챙긴다. 밥을 먹고 마시는 한 잔의 커피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황홀한 쾌락이 도가니다. 그런데 커피가 없다면? 금단현상이 일어나 안절부절 못한다. 나는 커피 중독자다.



조선의 마지막 왕


커피 이야기는 왕궁으로 옮겨 간다. 고종은 커피를 좋아했다. '양탕국'으로 불린 커피는 1880년 청나라 무역상을 통해서 내시인 반종학 즉 주인공인 진경의 고조할아버지가 구한 것이다.


"보기엔 수정과처럼 밉상으로 생긴 것이, 맛은 탕약처럼 씁쓸하기만 한데 혀를 사로잡는 강력한 뒷맛이 매혹적이었다고 말했다. 조부가 신기한 것이라며 올린 양탕국을 한 모금 맛본 왕은 향기가 더없이 황홀하다며 안정을 감았다가 한참 만에 떴다."(44)


조선의 왕과 커피라!!!! 절묘한 건지 기묘한 건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다만 커피 중독자인 나에게는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개다.




박기훈

역사는 다시 흘러 나근리 사건의 현장에서 주도적인 역학을 했던 박기훈이란 할아버지를 캐기 시작한다. 진경은 혹시 자신의 아버지가 될 수도 있을 기훈과 얼굴을 대한다. 소설은 더 깊은 이야기로 들어가지 않지만 진경의 마음만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잡아 낸다.


"안나 아줌마가 끝없이 베푸는 친절도 곰곰이 따져볼 문제였다. 내가 죽은 단짝친구의 딸이어서가 아니라 자기 아버지로 인한 죄책감 때문은 아니었는지. 커피가 없었다면 세상은 진작 혼란의 도가리에 빠졌을 것이다. 물을 끓여 뜨거운 커피를 마시자 마음이 진정되었다."(130)


커피는 진정제다. 치졸한 사건 앞에서도, 숨가쁜 배신 앞에서도 커피는 기꺼이 치유제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진경 역시 그랬다.



버디 웬젤


커피가 치유제 역할을 하는 건 나근리 사건의 가해자로 나왔던 버디 웬젤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른 새벽 눈을 뜬 나는 일어나자마다 커피를 끓였다. 이탈리아 산 커피 메이커인 비알레티에 금방 간 원두를 넣고 적당량의 물을 부었다. 비알레티는 증기로 커피를 내리는 커피 메이커인데, 나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끓인 커피를 좋아했고 그런 만큼 오래된 그 기계를 소중하게 다뤘다. 그런데 그날 커피 메이커의 손잡이가 부러지고 말았다."(200)


이른 새벽의 커피라. 상상만 해도 좋다. 향긋한 커피향이 거실에 진동할 것이다. 아직 빈속이라 거부감이 일어날 만도 한데 버디는 원두를 드립하여 마신다.




월류다방


그리고 다시 커피는 처음 월류 다방으로 이어진다. 처음으로 다시 회귀한 것이다. 다방 주인인 자신의 어린시절 친구인 윤자다. 나흘은 다방에서 시작하여 다방으로 마무리 된다. 아무래도 다방이 본거지, 베이스캠프, 아니면 고향? 뭐 그런것쯤 되는 모양이다.


"땀을 흘린 뒤 갓 내린 커피를 마시는 기분이란. 게다가 실내엔 모차르트가 흐르고 있었다."(272)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소설은 다시 커피 이야기로 사건을 풀고 재정립한다. 윤자와 합심하여 진경은 뻐들레를 찾아간다. 그리고 뻐들네에게 커피를 내민다.


"토라진 척하던 윤자가 거피잔에 받침을 받쳐 뻐들네 앞으로 가만히 밀었다. 잔을 들어올려 입술로 가져간 뻐들네는 커피를 한 모금 맛보곤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276)


이뿐이겠는가. 진경은 처음 나근리 사건을 맡이 않으려다 책임을 뒤집어쓴 박피디에게 안겨 그동안의 회한을 풀어낸다. 기르고 월류 다방을 가리켰다.


"저기서 커피나 마시고 가자."


그리고 진경은 나근리 사건을 맡기로 다짐한다. 소설은 이렇게 끝이 난다.


"언제나 시작은 월류 다방이다. 다방 문을 열자 풍경 소리가 그윽하게 울렸다."(337)








 
 
 

세상에 이런 비유는 없을 것이다. 책을 읽다가 기가막힐뻔 햇다. 알폰스 슈바이거르트의 <책이된 남자>에 보면 이런 글이 나온다.


남자가 여자와 책 중에 어디에 인생을 바칠 것인지를 놓고, 왜 방황해야 한다는 말인가! 여자가 변덕을 부릴 때 탁 접어서 책꽂이에 세워 둘 수 있나? 책이 당신한테 물어 보지도 않고 어느날 갑자기 다른 남자의 책장으로 가 버리기라도 하나? 당신은 잠을 자거나 아니면 그냥 빈둥거리고 싶은데, 책이 어깃장을 놓아서 억지로 책을 읽고 거기에만 집중하기라도 해야 하나? 책 때문에 수프 맛이 짜지기라도 하나? 책이 고갯짓을 하고, 피아노를 쳐대기라도 하나? 물론 책한테도 부족한 점이 딱 하나 있기는 하다. 바로 키스를 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한스 폰 베버 Hans von Weber





 
 
 

이외수 별로 좋아 하지 않았다. 지금은 좋아한다.

글쓰기를 배우면서 이분의 능력이 출중하다는 것을 단박에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소배인다.

작은 것에 감정이 흔들린다.

큰 것을 보지 못한다. 그러니 소인배 일 수 밖에...

이외수 선생님이 한 마디 하신다.


모름지기 문장을 자유자재로 다스리고 싶다면 지극히 미세한 부분에서 지극히 거대한 부분까지를 샅샅히 훑어보고 단어를 채집하는 일에 열중하라. 쓰는 자의 고통이 읽는 자의 행복이 될 때까지.

난 너무 모른다.

















글쓰기의 기본은 맞춤법이다. 한글의 문법은 어렵다. 특히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곤혹스럽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작가가 되고자 한다면 반드시 정복해야 한다. 이외수의 말을 들어보자.


기초적인 띄어쓰기나 맞춤법 정도는 초등학교나 중학교 과정에서 이미 습득했어야 할 항목이다. 하지만 그대가 아직도 띄어쓰기나 맞춤법 때문에 글쓰기가 곤혹스러운 처지라면 관계서적이나 국어사전을 자주 찾아보는 습관을 가져보라고 충언해 주고 싶다.

적어도 남에게 보여줄 만한 글을 쓰고 싶다면 최소한의 띄어쓰기나 맞춤법 정도는 유념해야 한다. 아무리 감동적인 내용이라도 띄어쓰기가 잘못된 부분이나 맞춤법이 틀린 부분이 자주 돌출하면 감동을 반감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대의 글이 책으로 출간된 경우라면 당연히 출판사 교정부에서 틀린 부분을 잡아줄 것이다. 그러나 출판사 교정부에서 자질을 의심하는 것만은 어쩔 수가 없다.

-이외수의 <글쓰기의 공중부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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