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여행 당신에게 시리즈
최갑수 지음 / 꿈의지도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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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갑한 사무실에서 읽을 게 뭐람!


숨이 턱턱 막힌다. 날씨도 차고 어디론가 가고 싶어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가지도 못한다. 내 참. 이게 인생이라면 얼마나 재미 없을까. 나도 참 재미없게 산다. 이런 날은 훌쩍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어디론가.... 그냥 말이다.


고개를 둘러 보니 얼마 전에 주문해 구입해 놓은 최갑수의 책이 보인다. 제목이 걸작이다. '당신에게, 여행' ? 그 다음말은? 선물합니다. 이런게 나와하지 않을까. 하여튼 표지가 맘에 든다. 파란색을 유독 좋아하는 나에게 딱이다. 통영 동피랑 마을에서 봄직한 담벼락 사진도 맘에 든다. 스레트는 어떻구. 어릴 적 추억이 아련하다. 





"신발을 신고 걷기에는 해변이 너무 아깝다."(16)


백사장을 걸으며 한 저자의 생각이다. 나의 생각도 같다. 시골에서 자라나 유독 모래를 잘 알지 않던가. 그 느낌을 아니까. 백배공감. 그나 어째, 여긴 사무실 아닌가. 추억으로의 도피다. 그냥 도망 가련다. 아득한 고대의 신화처럼 새하얀 모래 사장을 걷는다. 하염 없이 펼쳐진 백사장. 꿈처럼 아득하다. 


꿈에서 깨어나면 다시 사각형의 틀 안에 갇힌 내가 보인다. 마치 성냥팔이 소년 같다. 성냥하나 켜지면 꿈이 시작되고 꺼지면 다시 현실이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원초적 본능이 이책을 통해 잠깐 이라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아직 불확실하다. 숨통이 약간 트인다. 꿈이라도 말이다.







커피다! 

"어떤 커피가 맛있습니까?"

"좋은 사람과 마시는 커피가 맛있습니다."

과연 우문현답이다. 



벚꽃도 보인다. 

봄이 그립다. 붉지도 하얗지도 않는 경계가 아득하게 펼쳐진 풍경

때론 지루하고, 

때론 아득하고,

때론 설레이고,

때론 서글프고,

때론 고독하고,

때론 사랑스럽고,

때론 마냥 행복하고,

때론 한 바탕 웃어 버린다.

그게 봄날의 꽃길을 거니는 연인의 풍경이다.



내참.. 생각하면 할 수록 괴씸하다. 

갑갑한 사무실에서 이 책을 읽을 게 뭐람!





 
 
 
포구 - 마음의 고향을 찾아가는 여행
김인자 지음 / 가림M&B(가림출판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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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를 위한 포구 여행


시인의 여행은 다르다. 관조하듯 세상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마음이 보인다. 그래서 여행도 여행이거니와 누구와 함께 가느냐는 천지 차이다. 저자인 김인자는 시인이자 글쟁이다. 그녀가 풀아내는 글이 마음을 짠하게 해 준다. 그저 평범하게 살아고자하는 이들에게 일탈이 즐거움은 신성모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약이 되어 일상을 더욱 빛나게 한다.


 나는 갯가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종종 바다에 나가셨고, 어머님도 아버님과 함게 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집에 아무도 없는 날이 많았다. 가끔씩 형이 있었지만 형은 친구들과 노느라 나 혼자일 때가 많았다. 난 그것이 고독이라는 것을 잘 몰랐다. 그저 그런 줄만 알았다. 


그러다 바닷가가 고향인 아내를 만나 처가에 들렀을 때 깊이 우러나오는 향수에 젖어 눈물을 쏟을 뻔 한 적이 있다. 뻘 냄새, 시큼한 해산물의 부패 냄새 들이 아련하게 추억으로 나를 밀어 넣었다. 정신을 차렸다. 신비로운 체험이었다. 포구 여행은 추억이 서린 이야기다. 이 책이 참 좋다. 



힘들고 어려울 때 주변의 포구를 찾는다. 추억 잠깐 빠져 들면 현실의 고됨을 잊을 수 있어서 좋다. 치유의 시간이자 공간이다. 그러고보니 추억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인지.... 



"현대의 도로망이란 분명히 지역의 문화적인 고유성을 균질화하는 데 기역하고 있다."(14쪽)


시인다운 통찰력이 깃든 문장이다. 이래서 시인과 여행하는 것이 즐겁다. 매향리에도 봄이 왔다. 그래 봄은 온다. 그러나 마음에 봄이 오는가는 다르다. 포탄 조각으로 만든 매향리 풍경이 상흔을 남긴다. 시인은 그곳에도 발자국을 찍었다. 


아련한 추억이 서린 글들이 풍성하다. 참 좋다. 개펏이 잔뜩 펼쳐진 풍경은 아플만큼 사랑 스럽다. 어스러지도록 안아주고 싶다. 갯펄에서 자란 나만의 추억이 떠오른 탓이다. 이래서 저자와 독자는 별개의 문제라고 했던가. 





 
 
 
부산은 넓다 - 항구의 심장박동 소리와 산동네의 궁핍함을 끌어안은 도시
유승훈 지음 / 글항아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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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넓다, 부산의 민낯을 보여준 책


올 것이 왔다. 필자는 부산에 산다. 어언 23년이 지났다. 오지랍 넓은 성향 때문에 부산에 살면서 부산을 연구?했다. 부산의 지명과 도로, 부산의 역사와 정서, 부산 시민의 삶과 의미를 찾았다. 이제 나도 부산 시민이 아니던가. 그렇게 자료를 모으고 공부하다 더이상 진전이 없다. 먹고 살기에 바빠 중도하차한 것이다. 부산역을 지나 부산항을 지나치지며 시모노세키에서 오는 배에서배고동이 울리는 환청을 듣곧 한다. 수정을 산복도로를 지나면 정말 수정이 있는가 늘 궁금해 한다. 누군가의 주장처럼 수정이 많아 수정동이라 한 것 같은 강력한 유혹에 빠지기 때문이다. 늘 아쉬운 부산이다. 


드녀 나의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준 한 권의 책이 출간 되었다. 저자의 이름은 유승훈, 낮에는 부산박물관에서 진시기획을 하고 밤에는 역사 속 민중 풍속을 연구한다. 학예연구사이자 역사민속하자 노릇을 자처했다. 2007년에 고려대 대학원에 낙동강 하구의 염전을 조사해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할 정도로 부산에 정이 많다. 고작 10년 전에 부산에 내려왔음에도 지독한 학구열이 오늘 이 책을 펴내게 했다. 


그야 말로 부산의 민낯이다. 어제 지인이 말한다. 해운대는 부산이 아니라고, 과연 그럴까? 나도 그렇게 생각한지가 꽤 오래다. 마천루가 즐비한 빌딩 숲이 되어버린 해운대. 그러나 불과 15년 전만해도 해운대는 오지 같은 곳이며, 해수욕보다 온천이 더 유명한 곳이었다. 심지어 센텀에 들어서 자리에 비행장까지 있었다면 믿겠는가. 시대가 이렇게 변한 것이다. 


저자는 부산의 온 역사를 훑어 내려 온다. 고대와 근대, 그리고 오늘의 부산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침울했던 낙동강 전투, 한국의 마지막 보루였던 부산.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와 너무 닮아 삼면이 바다인 부산이다. 한 때 한국의 패션을 주도했던 곳이며,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유명해진 곳이다. 부산은 아직도 유명하다. 제2의 도시라서가 아니다. 우연과 필연이 교차하는 접지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드디어 영도 다리가 완공 되어 개폐된다고 한다. 즐거운 일이다. 보존하자는 말도 있었지만 열악한 도로사정으로 인해 재건축하기로 했다. 롯데에서 맡이 직접 시공 완공 한 것이다. 한 때 영도다리에서 보자는 말이 있다. 폐허가 된 부산에서 유일하게 상징처럼 남은 건물이 영도다리라 영도다리는 만남과 이별의 교차로 역할을 한 공간이다. 40계단은 어떤가. 자갈치 시장 또한 역사는 면면히 우리를 대면하고 싶어 한다. 


부산을 사랑한다면 이 책을 꼭 사라고 부탁한다. 부산의 맨 얼굴을 볼터이니 말이다. 가을이 웅숭하다. 한 권의 책으로 사유와 추억의 깊이를 더하련다.



 
 
감은빛 2013-10-24 23:41   댓글달기 | URL
센텀시티라는 지역은 예전에 군부대와 컨테이너 야적장이었죠.
그 비행장이라는 것도 군사시설이었구요.
해운대는 정말 드넓은 백사장이 아름다운 해변이었죠.
지금은 예전의 10분의 1도 안남은 백사장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이젠 부산에 도착하면 참 낯설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디에도 예전 모습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낭만인생 2013-10-27 15:30   URL
맞습니다. 제가 부산에 올 때만 해도 해운대가 촌이었는데 이젠 부산을 능가하는 신도가 되었네요.
 
느림보 여행 - 걸으면 행복한 길 23
신영철 글 사진 / 생각을담는집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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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걷는 숨겨진 명소 여행

 

책이란 참 묘하다. 어느 날 집어든 책들이 운명을 바꾸기도 하고, 삶의 굴레를 탈피해 전혀 다른 세상으로 이끌고 가기도 한다. 그곳에 앉아 세상을 여행하고 역사를 관통하는 예지를 갖게 한다. 그러나 생각이나 상상이 아닌 삶 자체를 이동시켜 버린 적도 많다. 책의 힘이란 어떤 의미에서 혁명적이고 불순한 것이다. 이 책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20여년을 홀로 걸어왔던 흔적을 담았다. 사진도 직접 찍어 올렸다. 신영철, 이름도 맘에 든다. 특히 나의 고향도 사진도 몇 컷 올려놔서 그런지 책이 더 정이 간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도 많다. 이 책이 더 맘에 드는 건 사진이 많다는 것과 중급이상의 사진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나도 사진의 초보는 아니다. 아무리 글이 좋아도 사진이 잘 못나면 책을 덮고 싶어진다. 최소한의 배경과 구도는 가지고 있어야 참고 넘어간다. 이 책은 그런 수준을 넘어 멋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래서 글도 쏙 들어 온다. 문장력은 약하지만 사실적 표현과 체험이 가득한 글이 현장성을 살려 준다.



여행 서적을 읽다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다 거기서 거기다'는 생각이 떨칠 수 없다. 아무래도 책을 내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을 우선적으로 여행한 탓이리라. 팔리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대중성을 떨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담, 동일한 장소 비슷한 공간을 어떻게 할까.

 

방법의 문제다. 저자는 스스로를 '느림보'로 정의했고, 여행도 걷는 여행이다. 이것은 중요한 방법이다. 차로 가서 편하게 한 바퀴 돌고 오는 여행이 아니다. 최소한 1박2일은 잡아야 갈 수 있는 곳이 많다. 여행을 위한 여행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목차를 넘기고 나면 바로 다음 페이지에 걷기 여행을 위한 12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제목만 옮겨보자

1. 여행코스 선택하기

2. 짐 꾸리기

3. 복장

4. 식사와 간식

5. 스트레칭

6. 길 찾기

7. 안정보행

8. 에티켓

9. 휴대폰 배터리 관리

10. 귀가

11. 숙박

12. 여유

 

제목만 봐도 저자가 베테랑임을 직감한다. 특히 안전보행에서 차와 마주보며 걸으라는 충고는 쉽게 깨다는 것이 아니다. 운전자나 보행자나 모두 안전을 위한다면 서로 마주봐야 좋다. 뒤에서 갑자기 차가 추돌하며 피할 수 없다. 앞에서 오는 차는 어느 정도 대처도 가능하기에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다. 소소한 배려가 보인다.

 

이곳저곳 다니며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풍경을 담아 글로 풀어냈다. 고향 지근인 장흥이 야기는 약간의 충격이었다. 수십 번 지나쳐간 곳인데 고인돌 공원이 있다는 말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장수풍뎅이 마을도 처음이다. 보림사는 익히 들어 알지만 가본 적은 없다. 문득 치적에 이런 곳이 있나 싶어 미안하기도하고 호기심도 생긴다. 



구석구석! 이말 말고 이 책을 표현할 말이 없다. 저자의 지독한 열정이 가득하다. 등에 작은 배낭을 매여 시골 버스터미널에 내려 국밥을 먹고 구멍가게 주인과 대화하는 장면이 연상된다. 이오덕 선생은 글이 곧 인격이란 했다. 저자의 글을 보니 착한 심성이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차분히 글이 읽히고 낯설음에 대한 경계심보다는 낯선 이들과의 아름다운 정다운 이야기가 들려온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좀 더 성찰이 있는 문장을 곳곳에 심어 놓으면 어떨까 싶다. 위대한 작가는 아닐 지라도 여행을 통해 알게 된 인생의 맛, 존재 의미들을 여기저기 뿌려 놓는다면 읽는 이로 하여금 사색의 기회도 주지 않을까 싶다. 그냥 여담이다. 앞으로 여행하게 될 독자의 몫이기도 하리라. 사진과 글이 어우러진 책이 참 좋다. 



 
 
 
노 보더 No Border - 전설의 오타쿠, 덕업일치의 코앞에서 좌절하고 도피성 세계여행을 떠나다
장은선 지음 / 세상의모든길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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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피는 똑같이 붉어"

'같은 아시아인인에도 우린 얼굴이 너무 다르게 생겼다.' 저자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인도사람인 살만이 답한다. 

'우리의 피는 똑같이 붉어' 

그렇다 모든 사람의 피는 붉다. 이거 하나면 편견과 장벽과, 이념과 이해관계를 넘을 수 있다. 진정한 NO BORDER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미친 중학생, 결국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으로 도주한다. 그곳에서 JAM Project의 스탭이 된다. 그리고 지진! 도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세계여행을 떠난다. 그의 이름은 장은선. 


베트남 하노니, 태국 방콕, 중국 진홍과 리지앙, 네팔 포카라, 인도 바라니시... 두바이, 이스탄불, 아테네, 카이로 랑아, ...브라질 상파울루.. 서울. 지구는 둥글다. 돌고 돌면 다시 제자리다. 


읽으가면서 눈물이 찔끔할 정도록 아름다운 장면을 여러번 만났다. 삶이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아니면 저자의 탁월한 글솜씨에 속아 넘었갔던가. 분간치 못하겠지만 아름다운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사람이 있기에 아름다웠고, 한계를 넘어 꿈을 키워가는 이들이 있어서 아름다웠고, 편견을 넘어 하나가 되고 싶은 열망이 있어 아름다웠다. 노보더 노보더 그런 세상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