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꿈과 저녁의 꿈, 빛과 밤. 달, 태양 그리고 낮의 장밋비치 광선과 밤의 희미한 빛, 시와 분. 한 주와 한 해 전체. 얼마나 자주 나는 내 영혼의 은밀한 벗인 달을 올려다 보았던가.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 첫 문장이다. 에세이 아니면 수필. 붓이 가는 대로 쓴다는 바로 그 글이다. 그런데 붓이 가는 대로 적으면 안 된다. 붓은 곧 마음인데, 마음은 경계도 없고, 규묘도 없다. 그저 구름처럼 떠돌아 다닌다. 텍스토와 생각은 엄연히 다른 세계다. 그런데 글을 읽으면 다시 생각이 작동한다. 우린 그것을 사유라고 한다. 때론 상상하기도 한다. 사유와 상상은 논리적인가 비 논리적인가를 묻지만 실은 동일하다.


툭툭 던지는 글이 읽는 이들에게 묘한 울렁거림을 준다. 


"나는 사랑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사랑을 느낀다."(42쪽)


"왜냐하면 천재란 그 어떤 방식으로도 도울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66쪽)


제프 다이어의 <지속의 순간들>도 선물해 주었다. 독특하다. 사실적이고 현장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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