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무지막지한 비가 내렸다. 몇달 동안 내리지 않은 비를 보충이라도 하려는 듯 쏟아지느 폭우는 공포심을 불러 일으켰다. 기와 지붕을 얹은 시골집은 비를 오래 머금으면 기둥이 버티질 못한다. 지은지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고, 지붕 페인트칠을 3년을 하지 않아 비를 머금으면 하중으로인해 집이 삐걱 거린다. 다행히 오늘 오후부터 빗줄기가 약해졌다. 점심 먹고 잠깐 카페에 들러 일을 독서를 하다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어 따라 들어가니 '9월 이달의 추천도서'로 올라가 있다. 후지요시 마사하루의 <이토록 멋진 마을>은 출간 때부터 마음에 두었던 책이라 정보를 얻으려고 들어가니 이상한 곳으로 이동한다. 천근아의 <엄마, 나는 똑똑해 지고 있어요>라는 책이 뜬다. 이상하다 싶어 다른 책도 클릭해 들어가니 다른 책 다 괜찮고 바로 왼쪽에 자리한 칼 세이건의 <지구의 속삭임>만 로스의 <매칭>으로 창이 옮겨진다. 흠.... 이건 큰 사곤데. 편집을 하고 클릭해 들어가는 검사를 하지 않았나? 하여튼 오늘은 그렇게 지나간다. 대형 인터넷 서점도 완벽하지 않으며,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고. 그런데 아무도 알려 주지 않은 것인지 지금도 여전히 잘못된 링크로 들어간다. 




하여튼 나는 오늘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을 모두 읽었다.  문득 영어를 보니 <The Course of Love>다. Course를 과정이나 강좌로 번역하지 않고 특이한 '그 후의 일상'으로 번역했는지 갸유뚱 해진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제목이 잘 지어졌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결혼 후 가정의 일상 생활을 이야기하는 것이니까. 한마디로 사랑은 낭만주의적 감상이 전부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는 것. 사랑하고 연애해서 결혼에 골인~ 뭐 이런 식으로 만사형통으로 가정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알랭 드 보통은 결혼 이후의 삶이 얼마나 고단하고 오해하기 쉬운지 알려준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성경이 다르다. 그러나 사랑하기에 결혼 했고, 그 감정을 계속해 이어가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지난 주, 지인과 이야기하면서 부부라도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는 단 둘에서 모텔에 와서 뜨거운 정사를 나누어야 한고 알려 준다. 그래야 타자화된 관계 속에서 사랑의 밀어를 나눌 수 있고, 은밀한 둘만의 관계를 통해 사랑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기엔 경험이 없지만, 좋은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친밀함을 담보로 부부는 은근히 권태를 느낀다. 그러나 타자화된 부부는 상대에게 호기심와 은근한 관능적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그 부분을 놓치지 않는다. 아이들을 떼어놓고 단 둘에서 밀월 여행을 떠난다. 그리도 다시 회복된다. 물론 서로 불완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언제든지 다시 권태 속에 침전될 수 있지만 말이다.


필요한 몇 가지를 메모하고 밑줄을 그었다.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내밀한 통찰이 곳곳에 삽입한 강좌와 더불어 잘 드러난다. 

















"그러나 당연히, 아직 첫걸음도 떼지 못했다. 그와 커스턴은 결혼을 하고, 난관을 겪고, 돈 때문에 자주 걱정하고, 딸과 아들을 차례로 낳고, 한 사람이 바람을 피우고, 권태로운 시간을 보내고, 가끔은 서로 죽이고 싶은 마음이들고, 몇 번은 자기 자신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바로 이것이 진짜 러브스토리다."(28쪽)


진짜 사랑은 서로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서로에게 부족한면을 채워주고 싶은 충동으로 만났지만, 결국 그 것때문에 파국에 이르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는가. 사랑의 이유가 파국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알랭 드 보통은 말한다. 

'사랑은 단순한 열정을 넘어 기술이라는 것 말이다."


흠... 사랑은 실수를 인정하고 그것을 감싸려는 마음이고, 알라딘의 이달의 추천도서 역시 사람의 일이기에 실수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냥 넘어가는 것. 그것이 알라디너의 일이다. 


어쨋든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책이 많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일단 담아 두자. 나중에 읽게 될지 모르니. 비는 그치고 인생은 흘러가고 사랑은 기술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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