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추억 중의 하나는 이사를 가면 성냥을 선물로 주는 것이다. 35년 전쯤에 새집을 지어 이사를 했을 때 동네 사람들이 축하해 주기 위해 집을 찾았다. 그런데 손에 손에 모두들 성냥갑을 들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라이타가 귀한 때였고, 신식이라야 고작 연탄이 전부였으니 아궁이는 여전히 중요한 수단이었다. 음식을 할때도, 겨울에 난방을 위해서도 아궁이는 필수 였다. 아궁이가 있다는 건 불을 지펴야 한다는 뜻이고, 불을 지피기 위해서는 성냥이 필수였다. 그러니 성냥을 사들고 오는 것이 당연했으리라. 그런데 필요했기 때문도 있지만 한 가지 의미가 더 있었다. 그것은 불이 타오르는 것처럼 이사온 집에서 앞으로 더욱 불타오르듯 번성하라는 뜻이다. 


시대가 변해 가스가 들어오고, 대부분 전기로 다 해결되고 시골은 여전히 성냥이 필요하다. 마당에 솥이 있고, 필요에 따라 종종 불을 지피기 때문이다. 오늘 문득 성냥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함께'라는 단어다. 아직도 이사하면 축하주기는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턱없이 무성의하고 편리함에 빠져든 것 같다. 그것이 굳이 나쁘다고 말하기보다 그냥 그 시절, 함께 했던 그 때가 그리운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이웃 소식이 올라왔다. 스윗도너님(김민영)의 블로그에서 올라온 소식인데 새책 출간소식이다. 2014년에 <이젠, 함께 읽기다>를 출간한지 꼬박 2년만에 다시 <이젠, 함께 쓰기다>로 돌아온 것이다. 김민영이 홀로 쓴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를 읽고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이길 수 있었다. <이젠 함께 읽기다>도 독서의 새로운 측면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젠, <이젠, 함께 쓰기다>를 통해 글쓰기의 새로운 도전을 주고 있다. 


함께 쓰기는 비판적 시각이 아닌 격려를 위한 글쓰기다. 기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하는 이들은 글을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하다. 또한 아무리 써도 글이 늘지 않는다. 이때 선배들이 잠깐 도와주기만해도 글쓰기 실력이 일취월장할 것이다. 이것이 함께 쓰기의 장점이다. 위로와 격려, 좋은 충고를 통한 글쓰기는 세상에 혼자가 아님을 알려 준다. 그런점에서 '함께 쓰기'는 시대적 요청이자, 고독한 군중에서 함께하는 이웃으로 변화될 수 있는 유익하고 각별한 도두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고보니 나도 이곳까지 이른 것은 나 혼자가 아니었다. 격려해주고 도움을 준 수많은 이들이 있었고, 한 책으로 여럿이 함께 서평을 써와 낭독함으로 갖는 함께한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인지 함께 쓰기는 세상을 살맛나게하는 양념이라 감히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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