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그는 혁명가였다.


조지프 코캐너의 <잡초의 재발견>을 또 읽고 있다. 벌써 삼독째다. 그리 유망한 책도 아니고, 내용이 깊은 것도 아닌데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나를 끌어 당긴다. 이 책은 잡초에 대한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꾼 혁명적인 책이다. 사유의 임계점이 아닌 패러다임의 전환과 같은 것이다. 적과 해로운 존재, 귀찮은 존재로만 보았던 잡초를 새로 보게 된 것이다. 


잡초의 기능을 보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몇 가지를 예를 들어보자. 

잡초는 표토에 결핍되어 있는 광물질을 토양 하부에서 위쪽으로 옮기고, 딱딱한 흙을 부수어 농작물의 뿌리가 깊이 내리도록 돕고, 흙을 섬유화시켜(떼알구조)로 바꾸어 흙 속으로 공기가 잘 통하도록 만들어 준다. 이뿐에 그친다면 잡초가 아니다. 

잡초는 자체적으로 수분을 품고 있어 비가 오랫동안 내리지 않아도 작물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다. 또한 잡초는 훌륭한 먹거리다. 동물과 사람들에게 신선하고 영양분을 제공해 준다. 이 정도만 해도 잡초는 위대한 존재이다. 


그러나 잡초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변현단의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에 보면 중극속 해독 작용을 잡초가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 속에는 수많은 첨가물이 있는데 잡초가 제거해 준다.


이나가키 히데히로는 <도시에서 잡초>에서 도시에서 잡초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 준다. 출퇴근 길에 길가에 자생하는 잡초들은 마음의 정화 작용을 넘어 토양을 정화 시켜준다.


또 있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 바로 산소 공급원이다. 목재산업이 발전하면서 벌목이 과하게 이루어지면서 산소가 점점 사라지고있는 이 즈음에 잡초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산소를 뿜어내고 있다. 많은 질병이 산소부족으로 인해 일어난다는 것을 안다면 이 또한 감사해야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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