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현대 문학사를 읽다



채호석의 <한 권으로 보는 한국현대문학사>를 읽고 있다. 개화기 신소설부터 21세기 현대 문학까지 다룬 광범위한 책이다. 올 해 여름(2014년) 부산대학 어느 서점에서 산 책인데 잘 샀다는 생각이 들 만큼 좋은 책이다. 너무 어렵지 않고, 간략하게 한국사를 훑어 가면서 당시의 문학등을 설명해 준다. 한국 문학사를 배우고 싶은 이들이라면 개론서로 참고할만한 책이다. 그런데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절판이다. 판매지수도 형편 없이 낮다.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만큼 문학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증거일까? 다행히 ebook는 판매중이란 이곳에 삽입해 넣었다. 


저자 채호석이 궁금해 더 알아보니 몇 권의 책을 더 출간했고, 근대 소설들의 편집책임자로도 활동한 것으로 나온다. 저자 파일에의하면, 채호석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현대소설과 비평을 전공했다. 재미난 사실은 1980년 당시, 금기시 되었던 일제 강점기 사회주의 문학, 특히 소설가이자 비평가였던 김남천에 매료되어 석.박사 학위를 받는다. 현재는 한국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1940년대 전후 친일 문학을 연구 하고 있다고 한다. 


















김남천을 다시 검색해 보았다. 납북 문학가이다. 그래서 남한 문학사에서 지워진 인물이다. 아직 그의 책이 몇 권 출간되고 있다. 덕북에 모르는 한 분을 알게 되었다. 공부란 이런 맛에 하는가 보다. 김남천까지 읽기가 수월하지 않지만 힘을 써서 읽어 볼 작정이다. 계획대로 된적은 별로 없지만 말이다. 


































채호석의 책을 읽으면서 가장 처음 소개된 이인직의 <혈의누>와 이해조의 <자유종><구마검> 등은 조선말기와 일제강점기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에 씌인 책들이다. 이해조의 <자유종>은 토론체로 쓴 것이고, 안국선의 <금수회의록>은 연설체이다. 예전에 <금수회의록> 앞 부분을 읽고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현재의 소설과 사뭇 다른 전개와 글들이 생소함을 더해 주었다. 이진식의 <혈의누>의 경우는 청일전쟁를 배경으로 어떤 부인이 청일전쟁에서 아이를 잃어 버린 이야기가 나온다. 


"이 부인이 미쳐 돌아가는 모습의 묘사는 기존에 없던 것이었습니다. 고전 소설들은 기본적으로 탄생으로부터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지요. 하지만 <혈의누>는 바로 당대에 있었던 청일전쟁과 그 시대를 사는 한 사람의 모습을 묘사하면서 시작합니다."(채호석)


이인직은 <혈의누>뿐 아니라 좀더 파격적인 <은세계>를 쓴다. 이인직은 반봉건적이며 친일작가로 알려져있다. 채호석은 이직의 소설쓰기를 '정치적 행위의 일종'으로 본다. 심지어 그는 소설가가 아니라 정치가라고 말한다.(p45) 심지어 이인직은 '원각사'라는 국립극장을 만들어 자신의 작품을 알리기도 했다. 


이인직은 은세계를 통해 당시 지식인들의 사상을 드러내 준다. 친일은 곧 개화를 뜻했고, 반봉건적 생각을 말한다. 현대인의 생각으론 친일이지만, 당시는 변화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강한 조선을 만들려 했던 욕망이었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까운 한국 근대의 모습이 아닌가.




















이인직, 말로만 들었고, 교과서에서나 읽었던 그의 책들을 채호석을 통해 읽으니 전혀 다르다. 공부좀 열심히 할걸.. 한국문학사에 대해 너무 모른다. 갑자기 부끄러워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