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의 서재 - C. S. 루이스를 만든 작가와 글 믿음의 글들 271
제임스 스튜어트 벨 외 엮음, 강주헌 옮김 / 홍성사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남의 서재를 들여다보는 이유는 뭘까?

 

남의 서재를 들여다보는 호기심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수년 전에 아인슈타인의 뇌를 연구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곳에 보니 이유는 단 한다. 세기의 천재로 알려진 그의 뇌는 어떻게 생겼을까였다. 그건 두 가지 내재된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아인슈타인의 뇌가 일반 사람과 다르다면 천재는 곧 뇌가 된다. 또는 생물학적으로 천재는 탄생하게 된다. 만약 다르지 않다면 우리도 천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교육학자들은 후자를 기대할 것이고, 생물학자들은 전자를 기대할 것이다. 결론은 어떻게 났을까. 미안하지만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왜냐고? 아인슈타인의 뇌가 특이하긴 하지만 특이함이 천재성을 말하는지는 아무도 밝혀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도루묵이다. 이런 연구가 하나 둘인가.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런 호기심에서 영원히 자유롭지 못하다.

 

루이스의 서재에 대한 호기심은 아마도 아인슈타인의 뇌에 대한 호기심만큼은 되지 않을까. 서재는 사유(思惟)의 궤적(軌跡)을 살피는 일종의 역사학이다. 아니면 고고학적 유물의 발굴(發掘)작업 쯤 될 것이다. 루이스의 책은 열권이 넘게 읽었다. 아직 그의 소설들을 읽지 않았지만, 기독교 변증과 논증에 관련된 책은 거의 읽은 셈이다. 아직도 그의 작품의 깊이는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만큼 생각의 폭과 깊이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의 작품도 중요하지만 그를 그렇게 만든 책은 무엇이 있을까? 그의 천재성이 독서(讀書)를 통해 이루어진 것을 믿기에 서재는 살피는 것은 곧 그의 생각의 연유(緣由)를 묻는 것이다.

 

표지에 ‘C. S. 루이스를 만든 작가와 글이라고 소개한 것을 보면 나의 추측이 그리 엇나가지 않아 보인다. 분명 그렇게 생각한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제임스 스튜어트 벨은 머리말의 제목을 위대한 사상가는 과거의 위대한 업적에서 태어난다.’로 잡았다. 책은 이미 과거다. 모든 영향 받음도 역시 과거다. 루이스 역사 여러 곳에서 다른 학자들이 책을 읽음으로 지독한 불신에서 지적인 회심을 했다고 밝힌다. 몇 명의 저자의 이름을 들어보면, 조지 맥도널드, 길버트 체스터턴, 새뮤얼 존슨, 에드먼드 스펜서, 존 밀턴 등이다. 그들에게 영향을 받은 것이다. 현재의 루이스를 있게 한 정신적 스승들인 셈이다.

 

그렇다면 위대한 작가들의 글을 봄으로써 우리는 루이스의 영성 형성 과정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까지 바꿔 갈 수 있을 것이다.”(7)

 

그렇다. 우리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이 루이스의 서재를 탐하게 한다. 나도 변화될 수 있다는 일말(一抹)의 희망 말이다. 실제로 루이스는 여러 곳에서 고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끊임없이 역설(力說)한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 고전의 대한 두려움 때문에 수십 페이지 고전을 읽기 전에 수천 페이지의 난해한 주해서를 읽는다. 루이스는 이들을 어리석은 이들이라고 평한다. 나도 종종 이러 오류를 범한다. 성경을 읽기 전에 그 어려운 주석들을 읽다 그만 지치고 만다. 그냥 읽으면 될 일인데 말이다. 하여튼, 그의 서재를 들여다보는 것은 그의 탁월함의 근원을 파헤치는 흥분된 탐험이 될 것이다.



몇 개의 문장을 발췌 했다.

 

오직 하나밖에 없는 곳에는 화합도 없고, 사랑의 기쁨도 없습니다. 조화도 없고, 존재의 유익도 없습니다. 하나가 되려면 적어도 둘이 필요합니다. 개체 수가 많을수록 화합은 더 커지고 더 아름답습니다. 따라서 더 풍요롭고 더 신성합니다.”-조지 맥도널드

 

사도 바울은 먹을 것을 얻으려고 복음을 설교하지 않았다. 목회를 하기 위한 힘을 얻으려고 먹었다. 그가 사랑한 것은 빵이 아니라 복음이었다. 진정한 사랑은 보상을 요구하지 않지만 보상받아야 마땅하다. 누구도 사랑의 값을 치르겠다고 나서지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응분의 보상을 받으며, 그 사랑이 꾸준할 때 사랑으로 보상받기 마련이다.”-성 베르나르 드 클레르보

 

우리는 하나님이 더 좋은 것을 만드시도록 돕지 않는다. 그분께 더 나은 재료를 드릴 뿐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언제나 하나뿐인 좋은 것을 만드신다. 당신은 당신일 뿐, 당신과 같은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당신 배경의 장점만이 아니라 장점까지 지금의 당신을 빚어내는 재료로 쓰였다.”-오스틴 패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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