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법칙, 토사구팽을 잊지 말라.


전쟁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을 알고 나는 아는 것이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원문은 백전불패)(知彼知己 百戰不殆)의 말을 전쟁의 기본이자 원리이다. 손자병법의 모공편에 나오는 말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로울 것이 없다는 뜻으로 전쟁 하기 전에 전쟁에 대한 계획이 그 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알고 있는가? 전쟁을 모두 끝나고 난 후의 일 말이다. 전쟁을 끝내면 진정한 평확 찾아올까? 전래동화 같은 이야기들은 '그 후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난다. 정말 오래오래 행복할까? 백성공주와 왕자가 결혼하고 나면 모든 것이 행복해질까? 적을 이기고 통일을 이루고 나면 진정 나라는 평안해 질까?

NO! 절대 아니다. 그때부터 진짜 전쟁이 시작된다. 이것을 권력전쟁이라고 말한다.















자! 전쟁이 끝났다. 그 다음은 나라를 정비하는 일이다. 나라를 정비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로자들의 보직이 정해져야 한다. 바로 이곳에서 권력은 탄생한다. 서로 자신의 공을 높이고 치켜 세우고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어한다. 나라는 전쟁 전보다 더 악화되고 아비규환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일은 역사의 수많은 사건들 속에서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정권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 나면 전공자들을 모두 죽이는 것이다. 전공은 곧 권력을 의미한다. 왕이 진정한 왕권을 누리기 위해서는 전공자들을 모두 죽여야 한다. 전쟁이 끈난 직후 일어나는 또다른 전쟁 그것은 권력전쟁이다. 피의 숙청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역사가들을 이것을 토사구팽이라고 말한다. 토사구팽의 원뜻은 사냥꾼이 토끼 사냥하기 위해 사냥개를 이용하다가 사냥을 마치고 나면 필요 없어져서 개를 버린다 는 뜻이다. 그러나 이 의미는 유방이 항우와의 결투에서 승리한 후 자신을 도와 한을 세운 유공자들을 척결한데서 유래한 것이다. 

유방이 처음부터 자신을 도운 장수들을 죽이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후계자를 거룬하면서 자신의 아들을 세워 황제에 앉히기 위해 곰곰해 생각 보니 자신의 사후에 자신을 도운 장수들의 권세가 위협적으로 생각되었다. 그들을 척결하지 않고는 아들 세대에 나라가 평안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모두 죽인 것이다. 나라의 안정을 위해서 말이다. 이것이 권력의 법칙이다. 칸이 하늘아래 태양은 하나이다.라고 말한 이유는 둘 이상의 권력이 생기면 반드시 분열이 일어나는 것을 간파햇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권력을 다음세대에 이양하기 위한 선작업으로서 피의 숙청작업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정은의 피의 숙청이 시작되었다. 김정일 때만해도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해 애를 쓰던 것이 김정은이 권력을 잡으면서 모든 것을 쥘 수 있는 빌미를 가지게 된 것이다. 벌써 30명의 고위간부를 사살했다고 한다.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권력은 속성상 절대 나눌 수 없는 것이다. 권력은 신적이다. 신의 속성 중 하나는 유일성이다. 오직 하나라는 것이다. 권력의 숭배는 결국 자신을 신으로 만드는 작업이며, 자신 외에 그 어떤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덴마크의 철학자인 키르케고르는 이렇게까지 말한다.

"한 숭배자가 단순히 남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을 것 같아서 자신이 숭배하는 것을 질투하기로 했다. 그 결과 그는 별개의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가 진정으로 숭배하는 것을 그는 멍청하다거나 지루하다거나 괴상하다는 식으로 말했다. 숭배는 행복한 자기굴복이며, 질투는 불행한 자기주장이다."

정말 놀라운 통찰이 아닐 수 없다. 신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그 어떤 것도 숭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되며, 심지어 질투의 대상도 되어서는 안 된다. 질투는 벌써 자신이 아닌 그 어떤 것을 자신보다 높은 자리에 올려 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누군가와 힘을 합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는 어리석은 사람들이여 그대들은 곧 버림을 당할 것임을 한시도 잊지 말라. 나 같으면 차리리 초야에 묻혀 살기를 바랄 것이다. 아니면 아무런 해도 되지 않을 영원한 2인자로 살아갈 것을 다짐해야 한다. 발톱을 숨기라는 이야기다. 김종필씨처럼 영원한 2인자로 살아갈 때 그런대로 괜찮은 권력을 유지할수 있다. 물론 그것도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말이다. 


얼마 전에 읽는 중국 고전중의 하나인 [안씨가훈]은 이점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두 왕조가 바뀌어도 몸을 굽혀 절개를 꺽지 않는다는 것은 백이와 숙이의 절개이다. 어떤 군주인들 섬기지 못할 사람이 없다는 것은 이윤과 기자의 의리이다. 춘추시대 이래로 사대부 가문들은 도망치거나 멸망당하기도 하고, 나라를 짓밟히고 무너져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하여 군주와 신하 사이에 본래의 영원한 명분관계는 없어지고 말았는 말까지 나왔다. 그렇지만 군자는 교제를 끊더라도 뒤에서 나쁜 소리를 내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안씨가훈의 저자인 안지추는 세번의 나라가 망하고 흥하는 전란 가운데 살아남았다. 방법은 간단하다. 새로운 나라에 순종하되 전에 섬기던 또는 적이된 나라를 욕하지 않는 것이다. 즉 원수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철저하게 복종하여 섬기면서도 의리를 배신하지 않는 방법을 통해 살아남은 것이다. 지금의 약자가 언제 곧 강자가되어 나타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토사구팽의 이유는 단 하나이다. 그를 제거하지 않으면 내가 제거된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즉 위협적인 존재로 보이지 않을 때 토사구팽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중용이라고 부른다. 중용은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다는 뜻이지만, 중용이 주는 교훈은 자신을 낮추는 것을 통해 드러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


12장

君子之道(군자지도)는 費而隱(비이은)이니라

군자의 도는 광대하면서도 은미하다


실로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전혀 모르는 척, 

알지 못하면서도 모든 것을 아는 척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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