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동양고전 슬기바다 6
홍자성 지음, 김성중 옮김 / 홍익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채근담, 평범함 속에 담긴 진리를 살아가라!


진리는 어디에 있을까? 

지혜가 무엇일까? 사람들이 그토록 찾고자하는 극락은 존재하기나 하는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던져보지만 답은 요원하기만 한다.

그러나 알고 있는가? 극락의 세계는 다른 장소, 다른 시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 이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성서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천국은 너희 안에 있다'고 말씀하신다. 다른 곳에서 찾지 말로 내 안에 있다. 그것을 보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지 진정한 진리는 바로 내 안에 내 삶에 이미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탐욕과 욕망으로 왜곡되고 뒤틀려진 현대의 삶은 그러한 극락을 찾을 여유가 없다. 누군가를 경쟁에서 이기고 올라가야만 진정한 승자의 자리로 오른다는 경쟁구도 속에서 모든 것을 내어주고 평안을 찾는다는 것은 실패자의 변명처럼 보인다. 


채근담은 홍자성에 의하여 편집되었다.  채근담采根譚은 채소의 뿌리를 오래 씹어야 단맛이 나오는 것처럼 우리의 일상도 극락을 체험하려면 오래 그리고 깊이 묵상하고 생각할 때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표지의 소개글이 인상적이다. 


[인생의 기나긴 여정에서 삶을 온전하게 지켜갈 수 있는 지혜는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평범함, 그리고 그 속에 담김 삶의 진실을 발견하는 일. 그것이 바로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열쇠라고 선인들은 입을 모아 말해왔다. 나무뿌리를 먹듯 담담하고 평범하게 세상사를 마주할 수만 있다면 누구나 자기 삶을 편안하게 영위할 수 있으리라] 정말 멋진 말이다.


전집4
권세와 명예 부귀영화를 가까이하지 않는 이도 청렴결백하지만,
가까이하면서도 물들지 않는 사람이 더욱 고결한 사람이다.
권모술수를 모르는 이도 뛰어나지만,
쓸 줄 알면서도 쓰지 않는 사람이 더욱 뛰어난 사람이다.


하여튼 채근담은 이렇게 우리의 일상 속에서 풍요로운 낙원이 숨겨져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적인 내용은 도가적 사상이 깊게 깔려있다. 세상의 허무함과 초탈함을 추구한다는 면에서 스토아적 냄새를 풍기지만 강요된 도덕율이 아니라는 점에서 훨씬 자유로움을 준다. 이것이 유가의 사상과는 다른 노장사상이 채근감의 뿌리임을 보여준다. 


채근담은 전집과 후집으로 나뉜다. 후집은 아무래도 후세대사람들이 추가한 것으로 보이며, 도가적 삶이 더욱 진하게 강조되고 있다. 


후집 49

몸은 매이지 않는 배와 같으니 물 흐름에 따라 떠가든 멈추든 내 맡기며 마음은 이미 재가 된 나무와 같으니 칼로 쪼개든 향을 바르든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모든 세속적 욕망을 버리고 온전히 자연에 나를 맡기며 사는 것이 참 생임을 말하고 싶어한다. 자연과 우주 그리고 내가 하나가 되어 그 흐름에 나를 몰입시키고 맡겨야 한다.

 "세상 사람들이여! 어찌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채 부귀공명을 좇을 줄만 라고 자기 본성을 따라 유유자적하게 살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는?" 

후집 67번의 일부이다. 이러한 채근담의 교훈들은 욕심과 경쟁에 찌들려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고 배타적 이기주의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에게 쉼이 무엇이며, 진정한 풍요가 무엇인지를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세속에 찌든 우리의 마음을 말끔히 씻어 보는 것을 어떨까? 내 자신을 옛 선인들의 충고에 귀 기울기고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 후련함과 상쾌함이 더해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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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12-01-25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은 잘 지내셨는지요..

동양의 가치관을 멀리하고 있는 학교 교육의 현실을
늘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양의 깊은 지혜를 우리 곁에 두고는
멀리에서 지혜를 찾으려는 것은 아닌지
늘 걱정입니다.

채근담을 읽을 때는 마치
명상록을 읽는 느낌입니다.
깊은 성찰과 반성, 그리고 사람을 사람답도록하는 지혜가 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