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비 예수, 제자도를 말하다 - 지금, 여기에서 제자로 살아간다는 것 랍비 예수 3
로이스 티어베르그.앤 스팽글러 지음, 손현선 옮김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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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로이스 티어베르그의 <랍비 예수>를 읽었을 때의 그 신신함을 잊을 수가 없다. 황량한 켄사스에서 오즈의 나라로 날아간 도로시가 된 느낌이랄까? 차가운 논리와 비평으로 점철된 고대세계에 대한 문헌들은 읽기에도 벅찼다. 그러나 랍비 예수 시리즈는 한 편의 SF 영화처럼 신선할 뿐 아니라 흥미로웠다. 이번에 출간된 <랍비 예수 제자도를 말하다>는 이전의 책과도 사뭇 다른 느낌이다. 공저자인 로이스와 앤가 예루살렘으로 여행하는 스토리 안에 유대적 제자도가 무엇인지 설명해 나간다.


제자가 된다는 것이 뭘까? 저자들은 유대적 문화와 삶의 맥락 속에서 성경적 제자도를 찾아 나선다. 랍비에게 배운다는 것을 ‘발치에 앉다(sit at his feet)’라고 말한다.(16쪽)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이 관용구는 제자가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현대의 그리스도인은 제자라는 말을 성경 공부나 신학교에 입하는 것 등으로 한정시킨다. 그러나 히브리적 제자도는 그런 것이 아니다. 가르침은 지적인 부분도 무시하지 않지만 진정한 가르침은 삶 그 자체이다. 랍비는 제자를 가르칠 때 책상에 앉아 공부하지 않고 자신이 삶으로 제자를 초대한다. 제자는 랍비의 전 삶을 배우게 된다.


“제자는 성경뿐 아니라 랍비의 삶을 통해 본문을 공부하길 원했다. 삶이야말로 토라를 삶으로 살아내는 법을 배울 현장이었다.”(45쪽)


진정한 공부는 삶이다. 왜냐하면 ‘성경 본문은 곧 삶’(51쪽)이기 때문이다. 스승의 언어, 손 짓, 식사 습관, 독서, 여행, 잠꼬대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는다. ‘랍비가 일상생활 속에서 반응하고 살아가는 방식까지 아우르는 행동으로부터’(69쪽) 배우는 것이 제자의 학습법이다. 안게 사빈이라는 도예가가 일본에서 6개월 동안 도제교육을 받은 이야기는 참 배움이 무엇인가를 잘 보여준다. 실제로는 그는 아무 것도 배우지 못했다. 고작 그곳에서 한 일은 집안일을 돕고 단순 잡무를 거들었다. 그는 시간 낭비였다고 후회했지만, 돌아와 새 작품을 만들었을 때 탄성을 지른다. 그는 전혀 배우지 않았다고 했지만 ‘부지불식간에 새로운 작업 방식을 터득’(70쪽)한 것이다.


주님은 ‘제자 삼으라’ 명령하신다. 그러나 우리는 나의 모든 삶을 개방하고 제자를 양성할 수 있을까? 나는 두렵다. 내 안에 숨겨진 악과 타인이 알지 못하는 모난 성격과 행동들이 탄로 날 것 같다. 겉으로 거룩한 척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것이다. 유대적 절기와 다양한 삶의 습관들은 ‘하나님을 말씀을 삶으로 재현하는 방식들’이다. 제자도는 그러한 삶을 우직하게 따라 삶으로 재현하는 작업이다. 이 책은 묻는다. 현대교회는 진정 제자를 삼고 있는가? 흥미로운 읽을거리와 신선한 도전들은 읽는 재미를 더해주지만 제자도에 대한 묵직한 물음에는 답할 자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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