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 - 인간과 동물의 관계, 그 모든 것에 관하여
할 헤르조그 지음, 김선영 옮김 / 살림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영화 옥자를 보고 마음이 불편했다.


많은 사람이 옥자를 보고 난 이후에 한 말이었던 "고기 못 먹겠다." "한동안 육식을 못 하겠다." "며칠(짧게는 하루 길게는 일주일가량) 고기를 못 먹었다."라는 댓글과 관람평을 내지는 정말 정확하게 "돼지고기 안 먹어야지."라는 댓글을 읽어서였기때문이다.


옥자와 같은 종의 동물이 도살되던 도살장에서 일하던 사람이 스페인어를 쓰는 히스패닉이라거나(이주민 노동의 문제), ALF를 진압하던 블랙초크(폭력)에 대한 부분은 둘째치더라도 -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 미자라는 "어린 여성"과 감정적인 교류를 한 "옥자"만 선택받아서 살았다는 것에, 그리고 정말 정확하게 "돼지고기"를 안 먹어야겠다는 댓글 때문에 불편했다.


옥자의 리뷰에서도 썼지만, 왜 인간과 감정적인 교류를 한 선택받은 동물이 눈 앞에 보이지 않는 이상 "동물이 인간동물과 같은 생명체다."라는 명제를 가지고 살지 않느냐라는 불편함도 있었다.


옥자가 "돼지"가 아니었다면? 귀엽게 생기지 않았다면? 미자와 감정적으로 친했을지언정 도마뱀이나 지네처럼 대다수의 사람에게 혐오를 느끼게 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면 많은 사람이 "고기를 먹지 못하겠다."와 같은 평을 내놓았을까?

오히려 봉준호감독의 전작 설국열차에 나왔던 바퀴벌레 바처럼 앞으로 양갱 못 먹겠다라는 글이 튀어나왔겠지.


이래저래 불편함과 혼란스러움이 가득섞인 마음과 정신으로 도서관에 갔을 때,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을 빌려서 읽었다.


동물권 책으로 분류되는 이 책에서는 인간이 동물에게 가지는 다양한 심리학적(+문화, 사회 등등등의) 요인에 대해 써있었다.


많은 사람이 투견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하고 반대하지만 해피빌 세트의 치킨너겟을 먹는 이유부터 ALF가 동물실험연구자 중 원숭이를 사용하는 과학자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 개고기와 반려동물 논쟁까지.


옥자를 보면서 느꼈던 불편함이 이 책 한 권을 통해서 모조리 다 풀렸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옥자때문에 받았던 스트레스는 조금 풀어진 느낌이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일관성은 "비일관적"이라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