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끝이 좋으면 다 좋아


원작 셰익스피어


2016. 1. 7. - 2. 28.


대학로 JH아트홀



이틀 연속 셰익스피어 원작인 공연을 보게 되었다.

[끝이 좋으면 모두 다 좋다]는 낮은 신분으로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이 지혜롭게 대처하여 남편의 사랑을 얻는다는 내용인데, 원작에서는 프랑스였던 배경을 구한말 경성으로 바꾸어서 공연을 진행하였다.

그냥 희곡 자체로만 따지자면, 아내를 버린 남편이라는 놈이 결혼한 여자 버리고 전쟁터로 튄 데다가 전쟁터에서 여러 여자 따먹으려 하고, 잠자리를 하고 혼인을 약속한 다음 토끼는 행각을 하는데 진짜 나쁜놈이다.

도대체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끝내는 것이 마음에 안 든다.

끝이 좋으면 뭐 하냐? 과정이 개판이고 막장이고 엉망인데.
- 셰익스피어가 인간의 속임수/배반/성욕에 대한 것을 희극적으로 다루려고 만든 극이기는 하나, "남편새끼"는 진짜 마음에 안 든다.

그래도 셰익스피어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 여성이 (그 시대상황 기준으로 보았을 때) 상당히 도전정신이 강하고, 독립적이며, 지혜롭게 행동하는 것은 좋다.


오늘 본 연극으로 따지자면, 소극장이고 음향이 안 좋은 것은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 목소리까지 녹음된 AR파일을 틀면서 공연하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공연 시작하면서 노래가 나오는 데, 목소리가 이중으로 들려 순간 놀랬음

마이크라도 준비해서 방법을 쓰던가 아니면 뮤지컬로 만들지를 말든가.

그리고 분명히 시대적 배경인 구한말이기는 한 것 같은데, 일본과 합병 이후인지 이전인지 애매모호한 시대상황 정리를 좀 해주었으면 한다.
- 왕이 고종인데, 순종인데.

왕이 살아있는데, 계속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고있다고 한다.
- 아직 왕이 있고 합병 전이니까 따지면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일합병반대운동이라고 해주시던가.

한국 연극/뮤지컬/대학로 바닥에 대해서 모르는 것도 아니고 배우 7명에 연출, 안무, 조명/음향 오퍼 등등등 많은 사람이 공연 하나 올리느라 힘쓰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다.

노래가 내 마음에 안 드는 것은 개인취향이라 생각하고 넘어가고, 내용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셰익스피어가 막장으로 극을 전개한 것이니 극단 탓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음향의 AR파일과 시대적 배경에 대해 소홀함이 느껴지는 대사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

다음 공연을 하게 된다면 꼭 MR파일을 준비해주고, 시대상황 정리를 해서 공연을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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