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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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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엔 유난히 신원 확인이 많이 돼, 복도 여기저기서 동시에 입관이 치러졌다. 흐느낌 사이로 돌림노래처럼 애국가가 불려지는 동안, 악절과 악절들이 부딪치며 생기는 미묘한 불협화음에 너는 숨죽여 귀를 기울였다. 그렇게 하면 나라란게 무엇인지 이해해낼수 있을 것처럼.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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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드시는 분들을 위한 초밥 - 하
메리언 키스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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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녀는 립스틱을 상자에서 꺼내 매끈한 손가락 모양의 반짝이는 새 립스틱을 돌려서 뺐다. 근사했다. 그러나 립스틱에 감탄을 보내다가 갑자기 전혀 반갑지 않은 진실을 깨닫고 말았다.
"믿을 수가 없어." 그녀가 격렬한 어조로 속삭이듯 말했다. 그녀는 재빨리 립스틱 아래쪽을 확인한 뒤 정신없이 화장품 가방을 뒤져 원래 쓰던 립스틱을 찾아내 아래쪽을 살폈다. "빌어먹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그녀가 절망해서 외쳤다.
"뭔데?"
"똑같은 립스틱을 샀어. 새 립스틱을 사려고 오전 내내 헤매고 다녔는데 원래 있던 것과 똑같은 색을 샀어"

p.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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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벤구르 을유세계문학전집 57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지음, 윤영순 옮김 / 을유문화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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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서처럼 말하는 걸 보니 노인도 똑똑한 게 틀림없구려."
"내가 똑똑한 건 그 때문이 아니오..."
"그럼 무엇 때문이오? 동지답게 내게 좀 가르쳐 주시오." 코푠킨이 부탁했다.
"부모도 없이, 그리고 다른 사람들 없이 나 스스로 인간이 되었기에 똑똑해진 거요. 얼마나 많은 생명과 재료들을 얻고 또 버렸는지, 당신도 머리로 한번 소리 내서 크게 생각해 보구려."
"아마도 넘쳐났겠군!" 코푠킨도 소리를 내서 생각했다.
야코프 티티치는 처음에는 자신의 숨겨진 부끄러움 때문에 한숨을 쉬었지만, 곧 코푠킨에게 마음을 열었다.
"정말로, 넘쳐났다오. 노년이 되면 누워서 이렇게 생각해 보시오. 내가 죽은 후에도 지구와 사람들은 온전히 남을 것인가? 내가 얼마나 많은 일을 했으며, 얼마나 많은 음식을 먹었고,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어 냈으며, 얼마나 열심히 생각했는지, 흡사 전 세계가 마치 당신 손에서만 흘러간 것 같고, 다른 자들에게는 단지 내가 이미 씹어 버린 것만 남겨진 것 같단 말이지. 하지만 나중에는 다른 사람들도 다 나와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소. 다른 사람들도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수고로운 육신을 끌고 다니고, 모두 자기 육체를 견뎌 내야 하는 것이라오." p. 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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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느냐
옥한흠 지음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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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한생이 80년 정도 된다고 한다면 2만 9천 일 정도 자고 깨어남을 반복할 것입니다. 하지만 특별한 은혜가 있었다고 말 할 수 있는 날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늘이 어제 같고, 한 주가 지난주 같은 날들이 반복되는 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날마다 비슷한 일을 하고 자질구레한 일로 쫒기다 보면 성취감을 느낄 수 없는 하찮은 날들이 그저 지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솔로몬의 말처럼 전에 있던 일이 다시 생기고, 전에 하던 일을 또 하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는 새로울 만한 것이 없게 됩니다. 우리 생은 평범한 날로 이어지고 평범한 날로 쌓이며 평범한 날로 채워집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앞에서 인생을 어떻게 살았느냐 하는 것은 수없이 반복되는 평범한 날들로 이어지는 것이지, 특별한 날을 놓고 인생을 어떻게 살았느냐 평가하는 것은 논리상 맞지 않습니다.
평범한 날을 바로 살았으면 위대한 삶을 산 것이고, 실패로 점철된 날을 살았다면 아무리 특별한 날이 있었다고 해도 우리 생은 실패했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평범한 날을 영적으로 승리하며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p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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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허먼 멜빌 지음, 공진호 옮김,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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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명하고 복된 마음가짐은 사무실을 찾은 내 직업상의 친구들이 묻지도 않았는데 무정하게 한마디씩 하며 나서지 않았으면 지속되었을 것이다. 인색하고 편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끊임없이 긁어대면 그들보다 관대한 사람들이 품은 최선의 결의마저 결국은 지치게 마련이다. p. 71 -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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