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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알아야 바꾼다 - 내 삶을 바꾸는 경제 이야기 12
주진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나는 '경알못(경제를 알지 못하는 자)'이다
그 동안은'경알못'으로 살아가는데 큰 불편함이 없었지만
나이를 한살 한살 먹을수록 '경알못'은 조금은 불편하고 부끄러운 일이 됐다.
'경알못'인 내가 '경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출퇴근 시간 경제 팟 캐스트를 듣는 일이었다.
조금씩 경제에 관심을 두고 살아야겠다 마음 먹었을 때
페북에서 본 손혜원 & 주진형의 경제알바 영상은 꽤 흥미로웠다.
유투브에 올려진 영상을 다 보았을 때 즈음 책 <경제, 알아야 바꾼다> 출간 소식을 알게 됐고
영상으로 본 내용을 기억하며 다시 책을 읽어나갔다.
주진형 저자가 밝히는 현실적인 경제 이야기,
국민연금, 원청-하청 간 임금 격자, 직장 민주화, 저출산 문제 등
12가지 주제를 우리의 삶과 연관시켜 이야기 하는데
'아 그래서 그랬구나' 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저는 그래서 우리나라를 '프랑켄슈타인 사회'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것저것 억지로 꿰맞춰 만든 사회, 전근대와 근대와 현대가 병존하는 사회죠. 그 안에서 사는 사람도 헷갈릴 정도입니다. 그런 와중에 개방이 되었잖아요. 이게 사회 안에서 심각한 모순으로 작용해서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외부로는 지나칠 정도로 개방되어서 수출입 비중이 GDP의 90% 넘는데 내부는 폐쇄적 권력이 좌지우지하는 체제입니다'
저자인 주진형 작가는 경제를 토대로 정치, 재벌, 언론, 정당, 금융업계 등의 진실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선한 미소를 지닌 그의 사진과 달리 책 속에는 쓴소리가 가득하다. (알고보니 그는 청문회 당시 한화 김승연 회장 뒤에서 '재벌은 조직폭력배다'라고 말했던 사람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직장민주화'부분이다. 직장 민주화를 이야기 하며 장년층 인적 자원이 빠르게 퇴하하는 이유 그리고 중간 간부만 되어도 직접 업무를 하지 않고 아랫사람에게 미루는 세태를 꼬집는다.
"왜 직장을 민주화 해야 한다고 말할까요? 지식 노동자의 역할이 중요한 현대 경제에서는 경제 조직도 민주화되어 있어야 생산성이 높아진다느 말을 하고 싶은 겁니다. 자리가 높다고 권력을 독점하고, 힘든 일은 아랫사람에게 맡기고 자기는 편하게 지내면서 실적만 다그치는 식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방식은 이제 그만두어야 할 때라는 얘기입니다.
그다음, 이런 직장의 민주화 외에 능력 있는 사람이 대우를 받지 못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 둘은 서로 연관되어 있죠. 우리 사회가 내 조직 내 소수자 권력을 너무 독점해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능력주의, 즉 말 그대로 능력 있는 사람은 그만큼 대우해주면 됩니다."
라는 그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다가도 '능력 있는 사람을 대우해 주는 사회'에서의 삶이 왜인지 피곤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직장민주화'는 우리 사회에서 직장 생활을 한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한다.
책의 프롤로그에 자신의 취미를'경제 정책'이라 말하는 저자의 말에서 한국 사회와 경제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었다. 앞만 보며 성장을 향해 달려오지만 퇴행하는 한국 경제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 여겨진다. 아무쪼록 2017 대선을 앞둔 지금, 한번 즈음 읽으면서 곱씹어 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