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후루타 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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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루타 덴 소설에서 이 책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를 먼저 보려다 한국에서 나온 차례대로 봐야겠다 하고 《거짓의 봄》을 먼저 봤다. 처음 생각대로 하는 게 나았을지도. 일본에서는 이 책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가 먼저 나왔다. 내가 이걸 먼저 볼까 한 건 장편이어서 그랬을 거다. 이걸 보다보면 어느 순간 충격을 받는다. 이런 말을 먼저 하다니. 지금 생각하니 잘 봤다면 좀 더 빨리 알아차렸을지도 모를 텐데. 아야노 카에데 모습을 보다가 그런 걸 놓치고 말았나 보다. 좀 이상한 부분이 있었을 때 그냥 그런가 보다 넘어갔다. 누군가의 마음은 처음에 알았는데, 다른 사람은 그걸 몰라서 좀 이상했다. 정말 몰랐을까. 그런 건 가까이에서 보는 사람이 더 잘 알 것 같은데. 아닌가.


 다나시마라는 사람이 아야노 카에데를 죽였다고 말한다. 처음 그걸 보고 아야노 카에데는 죽었나 보다 했다. 이 사람이 왜 다나시마한테 죽임 당하는지가 나오겠지 하고 다음을 읽어나갔다. 카에데와 다나시마로 나뉘어 나온다. 카에데는 출판사 편집자로 잘 나갔는데 광고에 말을 잘못 써서 그 잡지 편집을 그만둬야 했다. 카에데가 다음에 하게 된 건 캐릭터 옷 만드는 책이었다. 그건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 그 기획을 가져온 사람은 아이한테 캐릭터 옷을 만들어주는 블로거 소라파파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한다. 소라파파가 다나시마다.


 엄마도 아닌 아빠가 아이한테 캐릭터옷을 만들어주다니. 소라파파는 딸한테 만들어준 옷을 만드는 걸 블로그에 올렸다. 옷을 잘 만들었나 보다. 다나시마가 아이 옷을 만들어줬는데, 다나시마 아내는 집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다 떨어지고 식물인간이 되었다. 딸인 미소라는 어머니와 동생이 돌봐줬다. 다나시마는 공무원으로 늘 일이 바빴다. 다나시마가 캐릭터 옷 만드는 건 취미처럼 보였다. 일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아이 옷 만드는 걸로 푸는 것 같기도 했다. 다나시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없는 시간을 쪼개서 아이한테 예쁜 옷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했다. 아빠가 옷을 만들어주면 아이가 좋아하겠지만, 그거 만든다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다니. 다나시마 마음에도 자신이 하는 게 괜찮을까 하는 거 있지 않았을까. 그러니 블로그에 이로하(카에데)가 아이를 사랑하느냐고 물은 말에 화를 냈겠지. 카에데는 카에데대로 소라파파 블로그를 보고 어린시절을 떠올리고 정말 아이 마음을 아느냐고 물은 거겠다.


 인터넷에는 자기 이름이 나오지 않으니 조금 안 좋은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지 않으면 더 좋을 텐데. 카에데와 다나시마는 둘 다 비슷해 보였다. 어느 한쪽이 그냥 넘겼다면 좋았을 텐데, 둘 다 그러지 못했다. 블로그에서 댓글을 주고받다가 다나시마가 카에데를 죽이는 건가 했다. 더 보니 그게 아니었다. 이 정도만 말해야겠다. 다른 말을 하면 이 책 볼 사람이 재미없을 테니 말이다. 누군가한테 보이고 싶지 않은 일기는 비공개로 써야지 왜 누구나 보게 썼는지. 이걸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난 일기에도 다 쓰지 않는구나. 그래서 제대로 글을 못 쓰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거다. 어둡고 남한테 알리고 싶지 않은 건 숨길 거다. 그럴 만한 거 없던가.


 어떤 일은 단추를 잘못 끼운 느낌도 든다. 그건 지나간 일이니 바꾸지 못한다. 그러니 책 제목이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구나. 처음엔 카에데가 죽은 걸 나타내는지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사람 마음은 바뀌고 좋게 보였던 게 안 좋게 보이기도 하다니. 이런 건 조금 쓸쓸하구나. 할 말이 있으면 해야겠지. 말 안 하면 모르는 거야 하기보다. 나도 그런 마음 있지만. 내가 말 안 해서 모르는 걸 어쩌나 한다. 아쉽게도 난 잘 본다. 실제 사람 보는 건 아니고 글을 보는 거지. 내가 잘못 보는 것도 있겠지만, 그게 다가 아니기도 하겠다. 친하다고 여긴 사람이 뒤에서 어떻게 할지 알 수 없기도 하다. 그런 일은 없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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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7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3-29 0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이 흐리면 마음도 흐려

하늘이 맑으면 마음도 맑아


마음이 단단하면

하늘이 흐릴 때

마음이 맑아질 거야


마음이 단단하지 않아도

안 좋을 때

좋은 걸 떠올리려고 해 봐

그러면

아주아주아주

조금 기분이 나아질 거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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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3-27 16: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색상이 고운 옷만 입어도 기분이 밝아질 것 같아요.
밝게 입고 활짝 웃어 보자고요.^^

희선 2024-03-29 00:01   좋아요 1 | URL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어제도 하루 내내 비가 와서 조금 안 좋기도 했네요 저는 옷이 별로 없어서 옷으로 기분을 바꾸는 일은 거의 없군요 생각하고 옷을 잘 안 산 건 아니지만, 그게 지구에는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4-03-28 16: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분이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죠~~
봄이 오고 꽃이 피기 시작하니 기분마저 좋아지는데요^^

희선 2024-03-29 00:03   좋아요 1 | URL
강원도는 눈이 아주 많이 온 듯하더군요 와도 적당히 오면 좋을 텐데... 눈이 와서 산불 걱정은 덜하겠지만, 피해 입은 분도 있겠네요 벚꽃은 아직이지만 다른 꽃은 피었더군요 벚꽃도 곧 피겠습니다


희선
 
すみれ屋敷の罪人
降田天 / 寶島社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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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저택의 죄인》, 오래전에 일어난 일을 알 수 있을까. 알아보면 어느 정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도. 누군가를 속이고 속는 척했다는 걸 알게 됐다. 그게 누군가한테는 나쁘지 않은 일이었을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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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3-27 2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도 일본 소설은 번역출간 되는 책이 많긴 하지만, 몇년전에 많이 나올 때보다는 관심이 조금 적어진 것 같아요. 이 작가도 저는 잘 모르는데, 괜찮은 편이라면 우리 나라에 번역출간되면 좋겠네요.
희선님, 좋은 밤 되세요.^^

희선 2024-03-28 23:59   좋아요 1 | URL
이 작가 책 한국에 나왔어요 두권... 찾아보니 두권인데, 그거 다 봤습니다 그거 보고 이것도 볼까 생각했습니다 다른 거 보다가 우연히 이 책을 알고 작가를 알았습니다 그때 한국에 나온 책이 있나 찾아봤군요 이 작가는 한사람이 아니고 두 사람이에요 그건 앞에 올린 《거짓의 봄》에 썼습니다 책 나온 거 두권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한번 보세요 이 책 보고 쓴 건 3월 마지막 날에... 못 썼지만...


희선
 






춤추기를 좋아하는 고양이는

언제나 춤을 췄어요


춤추는 고양이를 보면

어떤 고양이든

함께 춤을 췄어요

몸이 저절로 움직였지요


춤추는 고양이는

슬플 때도

기쁠 때도

춤을 췄어요


고양이는 언제 춤을 멈췄느냐구요

그건, 하늘 나라에 갈 때였지요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춤추는 고양이는

하늘 나라에 올라갈 때도 

춤을 췄다고 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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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03-26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춤을 추며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군요.

희선 2024-03-27 03:27   좋아요 0 | URL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 고양이가 춤을 춰도 괜찮겠습니다


희선
 
거짓의 봄
후루타 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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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후루타 덴이라는 작가를 알게 됐다. 내가 뭘 보다가 일본말로 쓰인 《すみれ屋敷の罪人 제비꽃 저택의 죄인》을 봤는지 모르겠다. 그걸 보게 된 걸 기억한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는구나. 그냥 제목이 보여서 그게 어떤 책인가 알아보다가 작가 후루타 덴을 알게 됐다. 후루타 덴은 한사람이 아니고 여성 두 사람이다. 작품 전체 설정과 플롯을 담당하는 하기노 에이와 글을 쓰는 아유카와 소. 이번에 본 《거짓의 봄》은 예전에 책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안 봤다. 시간이 흐르고 이렇게 보게 되다니, 신기한 일이다. 책 제목인 거짓의 봄을 나타내려고 앞에 그린 그림을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했나 보다. 눈이 쌓인 벚꽃 가지와 벚꽃이 활짝 핀 모습으로.


 작가가 두 사람인 작가 잘 모른다. 엘러리 퀸이 가장 잘 알려졌으려나. 네 사람이 하나인 CLAMP가 있기는 하다. 두 사람도 함께 하기 어려울 텐데, 만화작가 CLAMP는 네 사람이 함께 한다. 그러고 보니 일본에는 그런 사람이 많다고 했던가. 내가 모르는 것뿐일지도. 후루타 덴은 남자 이름 같은데 둘 다 여성이었구나. 두 사람이 여성이라는 건 책을 다 본 다음 옮긴이 글을 보고 알았다. 네번째 소설 <낯선 친구>를 쓴 건 그래서인가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여성 두 사람의 미묘한 사이를 그린 이야기다. 그런 거 봐도 그런 마음 난 잘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이상한 사이가 되지 않았다면 서로 좋은 친구가 됐을지도 모를 텐데. 한사람은 남한테 말하기 어려운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을 들키고 한사람은 부잣집 딸이었다. 아르바이트 하던 사람은 약점을 잡혔다고 생각할까. 그저 자신이 하는 아르바이트를 알게 된 사람이 말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다면 노예보다 친구가 됐을지도 모를 텐데. 모르는 사이로 지내는 방법도 있다. 자신이 노예다 느낀 건 자신이 그렇게 만든 건 아닐까. 그러다 살의를 느끼게 됐구나.


 어쩌다 보니 앞에서 세번째 이야기를 먼저 말했구나. 여기에는 단편 다섯 편이 실렸다. <봉인된 빨강> <거짓의 봄> <이름 없는 장미> <낯선 친구> <살로메의 유언>이다. 다섯 편 다 나름대로 재미있다. 재미있는 건 파출소 순경인 가노 라이타일지도 모르겠다. 가노를 나타내는 말이. 지금은 파출소 순경으로 일을 느슨하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노는 경시청 수사1과 형사로 ‘자백 전문 가노’였다 한다. 가노가 맡은 사건 범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 가노는 파출소로 좌천됐다. 시간이 흐르고 수사1과 동료는 가노한테 다시 형사로 돌아오라 하지만 가노는 그럴 마음이 없어 보인다. 파출소 순경이지만 수상해 보이는 사람을 잘 알아보기도 했다. 죄를 지은 사람은 자신이 그걸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잘 보면 알아챌지도 모르겠다. 가노는 상대가 말을 하게 만들었다. 상대는 그러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범인이 나오는 소설에서는 형사와 탐정이 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을 잡는 이야기가 더 많을까. 이건 그것과 다르다. 범인이 이야기를 끌어간다. 소설을 보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이 나쁜 짓을 했다는 걸 안다. 우연히 범인이 가노를 만나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모습 보면 조금 웃기기도 하다. <봉인된 빨강>이 그랬구나. 스무살 대학생인 미야조노 다케루는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유괴하고 할아버지 집 창고에 가둬두었다. 아버지와 치매로 요양소에서 지내는 할아버지와 셋이 밥을 먹고 돌아가는데 다케루는 할아버지 집 열쇠와 창고 열쇠를 잃어버렸다. 그때 난 그 열쇠 할아버지가 다케루 몰래 가져간 거 아닌가 했는데 다케루는 그런 생각은 못했다. 다케루는 열쇠를 찾다가 마지막으로 파출소에 간다. 거기에 바로 가노가 있었다. 가노는 다케루가 하는 말을 듣고 뭔가 이상한 느낌을 가졌다. 다케루가 본 가노는 어딘가 나사 빠진 모습이었는데. 사람은 겉만 보면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이니 방심하면 안 되는데.


 첫번째에서 큰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어린이 유괴는 큰 죄겠지. 다케루가 이상한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 까닭이 나온다. 어른이 좀 더 다케루한테 관심을 가졌다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한데. <거짓의 봄>은 어쩐지 슬프구나. 지금이 봄인가 했는데 그건 진짜 봄이 아니었다. <이름 없는 장미>는 다섯편에서 끝이 좋은 거구나. <살로메의 유언>은 다섯해 전에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을 죽이고 목숨을 끊은 아버지 일을 소설가가 조금 알게 되는 거다. 천재와 천재 사이에 있었던 일은 아무도 모르려나. 천재여도 자신보다 뛰어난 천재를 만나면 시샘하고 없애고 싶어할까. 나도 잘 모르는 마음이구나.


 가노 라이타라는 인물이 매력 있어서 사람들이 다른 이야기를 써달라고 했나 보다. 가노 라이타 이야기 또 나오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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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3-24 0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가 화사하니 예쁘네요. 내용도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잘 지내죠?^^

희선 2024-03-26 00:13   좋아요 1 | URL
사진으로는 잘 나타내지 못했지만, 각도를 조금 바꾸면 눈 쌓인 가지가 보여요 삼월은 봄이 온 듯하다 느끼면 아직 겨울이 다 가지 않은 날이 있기도 하네요 stella.K 님 삼월 마지막 주네요 벌써 그렇게 되다니... 삼월 마지막 주 잘 보내시고 사월 반갑게 맞이하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4-03-24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꾸준히 리뷰 쓰시는 희선 님! 파이팅!!!

희선 2024-03-26 00:15   좋아요 0 | URL
페크 님 고맙습니다 이번 주 시작은 비네요 이 비가 그치면 춥기보다 따듯해지겠습니다 꽃이 더 피겠네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