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 오랜만에 끝말잇기를 해볼까. '여름휴가-가을-을...'
을지로 로마 마부 부동산 산마루 루마니아 아리랑 랑야방 방앗간 간디 디스크 크래커 커피 피래미 미나리 리본 본딧말 말라이아 아주머니
을지문덕 덕수궁 궁전 전화 화가 가지 지우개 개나리 리골레토 토박이 이자 자라 라디오 오디오 오리 리기다소나무 무궁화
을부터 시작해야 할지 여름휴가 가에서 시작해야 할지, 을로 시작하다가 두 가지 생각났다. 저기까지밖에. 두번째 리골레토는 찾아본 거다.
20230807
133 나를 발전시키기 위해 다른 공부를 해본 적이 있어?
자신을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려면 힘을 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네요. 그런 걸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냥 하면 하는 거고 못하면 말지 같은.
아무 발전 없는 저네요. 저를 발전하게 하려고 하는 게 공부는 아닐지 몰라도, 책은 읽습니다. 하나 있군요. 책을 공부하듯 보고 싶다 생각한 적도 있는데, 그런 거 잠깐 생각하고 다시 제가 보고 싶은 책을 봅니다.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해야겠습니다.
지식이 많은 사람보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잘 될지 모르겠군요.
20230808
134 첫 반려동물 혹은 애착 물건에 관해 말해보자
난 물건을 잘 바꾸지 않아. 그렇다고 그게 좋아서냐 하면 꼭 그렇지도 않아. 그저 오래 써서 편해서야. 애착을 가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니. 이상하게 난 물건에는 별로 애착을 가지지 않는 것 같아. 그러면서 책을 잘 못 버리지. 책을 다시 볼 것도 아닌데. 이상한 마음이야. 다른 물건에는 애착이 없고 책에는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 있다고 하고 싶어.
그러면 내가 애착하는 건 책인가. 어떤 한권이 아니고 이런저런 책. 내가 산 책 받은 책 그런 거야. 이렇게 말했지만 읽기 전에는 정말 아껴. 한번 읽고 나면 마음이 덜해. 이것도 그렇게 좋은 건 아니군. 책도 애착하는 게 아닌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어.
반려동물 첫번째 생각 안 나. 아니 그걸 반려동물이라 해야 할지. 난 반려동물 한번도 없었어. 햄스터 길러본 적 있기는 한데, 오래 살지 못했어. 본래 햄스터는 그렇게 오래 살지 못해. 그래도 햄스터 죽을 때 무척 슬펐어. 오래 살기를 바랐는데.
20230809
햄스터의 하루
저의 하루, 별다를 거 없습니다
거의 잠으로 하루를 보냅니다
제가 일어나는 때가 언제냐구요?
그거야 밥먹을 때죠
저한테 밥을 주는 사람은 가끔 저를 귀찮게 합니다
잠자는데 갑자기 통속에서 꺼내서는
자기 손바닥에 놓는 겁니다
제가 그 위에서 잠을 자겠습니까?
그래도 잠이 쏟아질 때는 그냥 잡니다
하지만 아주 잠시입니다
사람 마음이 바뀌어서 저를 통속에 넣거든요
그러면 저는 자리를 잡고 다시 잡니다
제가 먹는 것은, 밥도 있고 콩도 있습니다
자기가 밥먹을 때 콩 두개씩 줍니다
뭐든 많이 먹으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많이 먹지 않습니다
제 몸을 보셔요 엄청 작잖아요
더 많이 먹지 못하는 걸 아쉬워하더라구요
그러면 개나 고양이를 키울 일이지……
처음에는 같이 사는 동무가 있었는데,
없어졌습니다 저는 동무가 어떻게 되었는지 압니다
하지만 말할 수는 없습니다
동무가 없어졌을 때 사람이 무척 슬퍼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오래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끔 귀찮게 하지만 저를 좋아하니까요
135 '내가 어제보다 성장했구나' 하고 느꼈던 적이 있어?
며칠 전에 자신이 발전하려고 한 공부가 있느냐고 하는 물음과 이어지는 면이 있네요. 이걸 봤을 때도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 아주 없었던 건 아닌데 크게 느낀 적은 별로 없어요. 어쩌면 그냥 그때를 지나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억할 일은 잘 기억하면 좋을 텐데.
어쩌다 한번 전보다 좀 낫구나 느낀 적 있기는 해요. 오랜만에 일본말로 쓰인 소설을 보는데 전보다 조금 빨리 읽는 것 같을 때.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지만, 나름대로 하는 게 있는데 그게 아주 쓸데없지 않은가 보다 했습니다. 그런 거 아주 잠깐이었어요. 여전히 일본말 느리게 봅니다. 짧은 말이나 쉬운 말은 빨리 보지만.
제가 어제보다 좋아지면 좋을 텐데. 그런 걸 바로 못 느낀다 해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하는 게 좋겠지요. 글쓰기도. 글은 정말 늘지 않는군요.
20230810
136 지금 쇼핑을 한다면 가장 사고 싶은 물건 세 가지는?
뭘 사지. 별로 사고 싶은 거 없는데.
밖에 나가고 어쩌다 문구점 가까운 곳에 가면 편지지를 산다. 문구점에서 편지지 샀는데 요새는 다이소에서 사는구나. 집에서 거기가 좀 멀다. 그쪽으로 가면 어떤 편지지가 있을까 하고 보자고 갔다가는 여러 개 사 온다. 사둔 거 다 쓰지도 않고 그러는구나.
공책 사고 싶다. 두꺼운 걸로. 스프링 공책이라 해야겠구나. 사둔 게 조금 있지만. 있다면 사고 싶지만 내가 사고 싶은 두꺼운 게 없어서 못 산다.
하나 더 산다면 뭘 살까. 살 게 없네. 가방이 오래돼서 하나 사기는 해야 할 텐데, 그런 거 사는 거 피곤하다. 인터넷에서 찾아서 사야 한다면. 문구는 아무렇지 않게 사는데 다른 건 잘 못 산다. 좀 이상한 거겠지. 세상엔 나 같은 사람도 있는 거지 뭐.
20230811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