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의 봄
후루타 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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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후루타 덴이라는 작가를 알게 됐다. 내가 뭘 보다가 일본말로 쓰인 《すみれ屋敷の罪人 제비꽃 저택의 죄인》을 봤는지 모르겠다. 그걸 보게 된 걸 기억한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는구나. 그냥 제목이 보여서 그게 어떤 책인가 알아보다가 작가 후루타 덴을 알게 됐다. 후루타 덴은 한사람이 아니고 여성 두 사람이다. 작품 전체 설정과 플롯을 담당하는 하기노 에이와 글을 쓰는 아유카와 소. 이번에 본 《거짓의 봄》은 예전에 책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안 봤다. 시간이 흐르고 이렇게 보게 되다니, 신기한 일이다. 책 제목인 거짓의 봄을 나타내려고 앞에 그린 그림을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했나 보다. 눈이 쌓인 벚꽃 가지와 벚꽃이 활짝 핀 모습으로.


 작가가 두 사람인 작가 잘 모른다. 엘러리 퀸이 가장 잘 알려졌으려나. 네 사람이 하나인 CLAMP가 있기는 하다. 두 사람도 함께 하기 어려울 텐데, 만화작가 CLAMP는 네 사람이 함께 한다. 그러고 보니 일본에는 그런 사람이 많다고 했던가. 내가 모르는 것뿐일지도. 후루타 덴은 남자 이름 같은데 둘 다 여성이었구나. 두 사람이 여성이라는 건 책을 다 본 다음 옮긴이 글을 보고 알았다. 네번째 소설 <낯선 친구>를 쓴 건 그래서인가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여성 두 사람의 미묘한 사이를 그린 이야기다. 그런 거 봐도 그런 마음 난 잘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이상한 사이가 되지 않았다면 서로 좋은 친구가 됐을지도 모를 텐데. 한사람은 남한테 말하기 어려운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을 들키고 한사람은 부잣집 딸이었다. 아르바이트 하던 사람은 약점을 잡혔다고 생각할까. 그저 자신이 하는 아르바이트를 알게 된 사람이 말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다면 노예보다 친구가 됐을지도 모를 텐데. 모르는 사이로 지내는 방법도 있다. 자신이 노예다 느낀 건 자신이 그렇게 만든 건 아닐까. 그러다 살의를 느끼게 됐구나.


 어쩌다 보니 앞에서 세번째 이야기를 먼저 말했구나. 여기에는 단편 다섯 편이 실렸다. <봉인된 빨강> <거짓의 봄> <이름 없는 장미> <낯선 친구> <살로메의 유언>이다. 다섯 편 다 나름대로 재미있다. 재미있는 건 파출소 순경인 가노 라이타일지도 모르겠다. 가노를 나타내는 말이. 지금은 파출소 순경으로 일을 느슨하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노는 경시청 수사1과 형사로 ‘자백 전문 가노’였다 한다. 가노가 맡은 사건 범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 가노는 파출소로 좌천됐다. 시간이 흐르고 수사1과 동료는 가노한테 다시 형사로 돌아오라 하지만 가노는 그럴 마음이 없어 보인다. 파출소 순경이지만 수상해 보이는 사람을 잘 알아보기도 했다. 죄를 지은 사람은 자신이 그걸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잘 보면 알아챌지도 모르겠다. 가노는 상대가 말을 하게 만들었다. 상대는 그러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범인이 나오는 소설에서는 형사와 탐정이 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을 잡는 이야기가 더 많을까. 이건 그것과 다르다. 범인이 이야기를 끌어간다. 소설을 보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이 나쁜 짓을 했다는 걸 안다. 우연히 범인이 가노를 만나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모습 보면 조금 웃기기도 하다. <봉인된 빨강>이 그랬구나. 스무살 대학생인 미야조노 다케루는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유괴하고 할아버지 집 창고에 가둬두었다. 아버지와 치매로 요양소에서 지내는 할아버지와 셋이 밥을 먹고 돌아가는데 다케루는 할아버지 집 열쇠와 창고 열쇠를 잃어버렸다. 그때 난 그 열쇠 할아버지가 다케루 몰래 가져간 거 아닌가 했는데 다케루는 그런 생각은 못했다. 다케루는 열쇠를 찾다가 마지막으로 파출소에 간다. 거기에 바로 가노가 있었다. 가노는 다케루가 하는 말을 듣고 뭔가 이상한 느낌을 가졌다. 다케루가 본 가노는 어딘가 나사 빠진 모습이었는데. 사람은 겉만 보면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이니 방심하면 안 되는데.


 첫번째에서 큰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어린이 유괴는 큰 죄겠지. 다케루가 이상한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 까닭이 나온다. 어른이 좀 더 다케루한테 관심을 가졌다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한데. <거짓의 봄>은 어쩐지 슬프구나. 지금이 봄인가 했는데 그건 진짜 봄이 아니었다. <이름 없는 장미>는 다섯편에서 끝이 좋은 거구나. <살로메의 유언>은 다섯해 전에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을 죽이고 목숨을 끊은 아버지 일을 소설가가 조금 알게 되는 거다. 천재와 천재 사이에 있었던 일은 아무도 모르려나. 천재여도 자신보다 뛰어난 천재를 만나면 시샘하고 없애고 싶어할까. 나도 잘 모르는 마음이구나.


 가노 라이타라는 인물이 매력 있어서 사람들이 다른 이야기를 써달라고 했나 보다. 가노 라이타 이야기 또 나오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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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3-24 0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가 화사하니 예쁘네요. 내용도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잘 지내죠?^^

희선 2024-03-26 00:13   좋아요 1 | URL
사진으로는 잘 나타내지 못했지만, 각도를 조금 바꾸면 눈 쌓인 가지가 보여요 삼월은 봄이 온 듯하다 느끼면 아직 겨울이 다 가지 않은 날이 있기도 하네요 stella.K 님 삼월 마지막 주네요 벌써 그렇게 되다니... 삼월 마지막 주 잘 보내시고 사월 반갑게 맞이하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4-03-24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꾸준히 리뷰 쓰시는 희선 님! 파이팅!!!

희선 2024-03-26 00:15   좋아요 0 | URL
페크 님 고맙습니다 이번 주 시작은 비네요 이 비가 그치면 춥기보다 따듯해지겠습니다 꽃이 더 피겠네요


희선
 




언제나 하나를 고집했지

같은 게 없어서

비슷한 다른 걸 골랐더니

처음 것보다 못했어


처음 것과 다른 것보다

아주 다른 게 낫겠어

비슷해 보여도

같은 게 아니잖아


세상엔 처음 것과

다른 게 나오기도 해

그게 마음에 들 수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하겠지


하나만 고집해도 괜찮지만,

한번쯤 시험해 보기도 해야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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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A 살인사건
이누즈카 리히토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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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법을 다 아는 건 아니지만, 범죄를 저지른 게 미성년자라면 개인정보를 드러내지 않고, 큰 죄를 저질러도 감옥에 갇히지 않는다 정도만 안다. 미성년자는 죄를 지어도 이름이나 얼굴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고 소년원에 들어갔다 나와도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삶을 살기도 한다. 소년원에 들어갔다 온 게 꼬리표가 되어 범죄자가 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거다. 어릴 때 범죄를 저지르고 자기 죄를 뉘우치고 사는 사람도 있고 다 그만두고 범죄자가 되는 사람도 있는 걸까. 아니 그것보다 이름을 바꾼 사람과 바꾸지 않은 사람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자신이 저지른 죄는 사라지지 않을 텐데, 그걸 잊고 자신은 죄를 갚았다 생각하는 사람과 언제나 죄를 짊어지고 사는 사람이 있겠지. 사람이 다 똑같지 않구나. 미성년자는 바뀔 수 있다고 여기고 특별한 법을 적용할 거다. 그걸 이용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요즘 아이들은 그런 거 다 알고 죄를 저지른다고 하던데. 그런 거 생각하니 무섭다. 지금은 범죄를 저지르는 나이가 내려갔다는 말도 있다. 어쩌다가 그렇게 됐는지. 사람 목숨을 가볍게 여기다니. 학교에서 일어나는 학교 폭력도 갈수록 심해진다고 들었다. 내가 하는 것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이런 말을 했다.


 이 책 제목은 《소년 A 살인사건》인데 본래 제목은 ‘인간 사냥(人間狩り)’이다. 한국에서도 미성년자가 범죄를 저지르면 소년 A 소년 B라 할까. 여기에서는 두 가지 일이 나온다. 하나는 경찰 쪽에서 하는 일로 스무해 전 일어난 ‘고쿠분지 여자아이 살해사건’ 동영상이 다크웹에서 DVD로 거래된 걸 알고 누가 그 동영상을 판 건지 경찰이 수사한다. 다른 하나는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나쁜 짓을 한 사람 신상을 공개하고 처벌하는 자경단 이야기다. 스무해 전 고쿠분지 여자아이 살해사건을 일으킨 범인은 중학생이었다. 소년 A가 되고 소년 A는 의료소년원에서 지내다 나오고 이름을 바꾸었다. 소년 A는 자신이 여자아이를 죽이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 경찰에서는 그때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그 영상을 바깥에 흘렸다 여기고 그게 누구인지 수사한다. 경찰 안에서 일어난 안 좋은 일이나 부정행위는 감찰계가 맡는가 보다.


 아무리 나쁜 사람이다 해도 개인이 신상을 공개하고 처벌해도 될까. 사람이 사람을 심판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하면 누군가를 함부로 말하지 않을 텐데. 자경단 사이트에 가입한 사람에서 카드 회사에서 일하는 에리카는 자신이 나쁜 짓한 사람을 자경단 사이트에 올리고는 뭔가 큰 일을 한 것처럼 느꼈다. 먼저 남한테 거짓말한 사람이 잘못했지만. 자경단 운영자는 야요이라는 여성이었다. 료마라는 아이는 사형집행인이라는 홈페이지에 나쁜 사람이다 여긴 사람 신상을 공개했다. 그 사람을 찾아가 영상을 찍기도 했다.


 경찰 감찰계와 자경단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은데, 상관없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기는 한다. 자경단 세 사람 야요이와 에리카 그리고 료마는 스무해 전에 고쿠분지 여자아이 살해사건을 저지른 소년 A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한다. 세 사람은 소년 A가 찍은 동영상을 소년 A 자신이 팔았다고 여기기도 했다. 그런 때 소년 A는 주간지와 인터뷰를 하고 그건 자신이 아니다 했다. 세사람은 소년 A가 갱생했는지 안 했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이런 건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걸 텐데. 뭔가 이상한 걸 느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저 자신의 정의가 옳다고만 여기는 사람으로 본 것 같다. 에리카는 자신이 하는 일이 옳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구나. 좀 더 하지.


 지금은 인터넷이 있어서 죄를 저지르면 가해자와 가해자 식구 신상뿐 아니라 피해자와 피해자 식구 신상까지 나오는 것 같다. 한국도 그럴까. 인터넷이 좋은 영향도 있지만 어둠도 있구나. 어디나 그런 거겠지만. 인터넷에 안 좋은 것보다 좋은 게 더 많았으면 하는데, 이런 거 바라지 못할지도. 죄를 저지른 게 미성년자라 해도 무거운 벌을 주면 안 될까. 사람을 죽였을 때는 말이다. 벌 받는다고 사람이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피해자 식구 마음을 풀어줘야 할 거 아닌가. 그저 범인만 잡으면 끝이라니. 피해자 식구는 어디에서 생각해줘야 할지. 경찰에 그런 부서를 만들면 안 될까. 어려운 문제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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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지 않은 일

일어날지도 모를 일은

자신을 두렵고 불안하게 만든다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비슷한 분위기가 찾아오면

예전에 일어난 일을 떠올리지


그저 꿈이면 좋겠다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일은

덜 생각하자고

자신을 타이르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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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3-23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을 타이른다는 말, 좋네요.
지나간 시간에 대해 매번 자신을 탓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타이른다, 기억하고 있어야 겠어요^^

희선 2024-03-24 03:00   좋아요 1 | URL
자신이 자신을 타일러도 잘 안 될 때도 있군요 그래도 그게 아주 효과가 없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거울을 보고 말하면 다른 사람이 자시한테 말하는 것 같을지... 지금 생각난 거기는 한데, 저도 잘 못하겠네요

페넬로페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281 내가 발명가가 된다면 어떤 것을 만들고 싶어?




 발명 거의 생각해 본 적 없어. 이건 호기심이 많아야 할지 상상력이 많아야 할지. 둘 다 별로 없어서. 이런 저런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만,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생각이지. 마음에.


 사람은 없으면 만들려고 하지. 그렇게 해서 발명을 하는 걸 거야. 많은 발명품이 그렇게 나온 거겠지. 꽤 오랫동안 에디슨을 과학자로 알았는데, 에디슨은 발명가였더군요. 과학자나 발명가나 비슷할지도 모르겠지만. 과학을 알면 발명하기에 좀 나을지도 모르지. 아니 좋은 생각이 있다면 그걸 과학자가 만들어주기도 하지 않을까. 아니 그건 공학자인가.


 난 발명하고 싶은 게 없어. 지금은 없다 해도 나중에 있었으면 하는 거 생길지도 모르지. 그렇다고 내가 그걸 발명하지는 않을 것 같아. 내가 생각한 건 실제 있을지도 모를 일이고. 사람은 비슷한 생각을 하기도 하잖아. 그걸 누가 먼저 세상에 내 놓느냐가 중요하겠지.


 발명가에도 차례가 늦어서 이름이 뒤에 나온 사람 많을 거야. 과학자기도 하던가.


20240318








282 어렸을 때 들었던 말 중 나를 가장 슬프게 했던 말을 적어보자




 이런 건 말하기 어렵기도 하다. 어떤 말 때문에 슬펐던 적 있었을 텐데, 그런 거 다 잊어버린다. 안 좋은 말은 잊어버리기. 그렇다고 다 잊어버리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때는 안 좋아서 다른 건 생각도 못했을 거다. 무슨 말이었을지. 나도 알고 싶다. 그런 거 알면 내가 좀 달라질지도 모를 일인데. 자주 우울해지니 말이다.


 듣고 슬펐던 말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 정말 슬픈 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럴지도 모르지. 지금도 어떤 말 때문에 마음이 슬프기도 하다. 나한테 한 말(쓴 걸)을 봤을 때, 슬프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생각 안 난다. 오래 기억하는 말 하나 있다. 몇 해나 지났는데.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했을까 여전히 모르겠다. 뭐 내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거겠지. 실제 만난 것도 아닌데. 여전히 슬프다.


20240319








283 내 첫사랑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첫사랑 하니 학교 다닐 때 교생 선생님한테 첫사랑 이야기 해달라고 한 게 생각납니다. 왜 교생 선생님한테는 첫사랑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는 걸까요. 참 이상하기도 합니다. 혹시 교생 선생님은 학교에 실습 나가게 되면, 아이들이 그런 걸 얘기해 달라고 할걸 알고 준비하는 거 아닐까요.


 학교 다닐 때 교생 선생님이 해준 첫사랑 이야기 하나도 생각나지 않네요. 저는 그런 거 꼭 알고 싶지도 않았는데. 공부보다 이야기 듣는 게 재미있어서 그런 거 물어본 거겠습니다.


 소설이나 드라마에서는 왜 꼭 첫사랑이 안 좋게 살게 그리는 걸까요.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닐 텐데. 이상하기도 합니다.


20240320








284 노래방에 가면 꼭 부르는 노래는?




 노래방에 안 가서 말이야. 거기에 한번도 안 가 본 적 아니지만,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 손에 꼽을 정도로 가 봤을 거야. 어렸을 때는 노래하는 걱 좋아했지만, 지금은 그냥 듣기만 해.


 재미없는 나. 사람 안 만나니 갈 일이 없군.


20240321








285 내게 친구는 어떤 의미일까?




 친구는 뭘까. 친구 뜻은 오래 사귄 친한 사람. 꼭 오래 사귄다고 친한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친구





만나지 않아도 친구

오래 연락하지 않아도 친구

서로를 생각한다면 친구


그래도

가끔 연락한다면 더 좋겠네


잘 지내지

난 잘 지내





 어떤 사이보다 친구가 편한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은 듯하다. 친구처럼 편하게 여기지 않아설지도. 내가 편하게 여기는 사람 있던가, 하나도 없다.


20240322






 한 두해 쯤 전에 샀던 공책을 얼마전에 또 샀는데, 받아 보니 예전 것보다 많이 얇았다. 얼마전에 산 곳과 예전에 산 곳이 달라서 그런 건가 하고, 반품을 할까 하다가 그냥 그건 이것저것 쓰기로 하고 예전에 산 곳에서 또 샀다. 돈을 두배로 쓰다니, 그런 거 잘 하지 않는데.


 며칠 지나고 받은 공책은 먼저 산 것과 똑같이 얇았다. 두해 정도 지나고 공책이 그렇게 얇아지다니. 그냥 한곳에서만 사는 건데, 뭐 하러 또 샀나 했다. 시간이 흐르면 그렇게 되는 건가. 예전에 산 것은 처음 산 곳과 다른 데서 샀더니 그것보다 조금 두꺼워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예전에 더 샀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가장 처음 산 건 공책이 매끌매끌해서 볼펜으로 쓰기 좀 안 좋았다. 두번째(좀 두꺼운)에는 처음 산 것보다 거칠어서 볼펜으로 쓰기 괜찮았다. 여러 해 지나도 똑같겠지 했구나.


 전보다 얇아서 금방 쓸지도 모르지. 이것저것 쓰면 좋기는 할 텐데, 내가 그럴지 모르겠다. 책을 읽고 쓰는 건 다른 두꺼운 공책에 쓴다. 그것도 예전보다 얇아지고 내가 쓰고 싶은 게 별로 안 보인다. 요새는 문구점에 안 가서 모르지만, 예전에 갔더니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지금은 있을지.


 이런저런 물건은 메이드 인 차이나가 많은데 신기하게 종이로 만든 건 거의 메이드 인 코리아다. 종이로 만든 것에서 중국에서 만드는 게 없지는 않지만. 꽃모양 한지던가 그건 메이드 인 차이나던데, 문구점에서 보기만 하고 안 샀다. 내가 산 한지는 한국에서 만든 거다. 그거 사고 자주 안 쓰는구나. 샀으면 써야 하는데, 다른 종이(A4)가 있기도 해서. 흰색 규격 봉투도 좀 사두었다. 그런 거 다 쓰고 죽을지. 아주 많지는 않지만, 왜 사두었는지 모르겠다. 다른 종이도 봉투 만들려고 샀다.


 편지 봉투를 만들면 좀 남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도 잘 버리지 않는다. 버린 것도 좀 있지만, 여전히 있는 것도 있다. 작은 조각은 볼펜똥을 닦는 데 쓰고, 폭이 좁고 길게 남은 건 풀로 많이 붙여서 연습장으로 쓴다. 예전에는 그러지 못했는데. 언젠가 라디오 방송을 들으니 김소연 시인이 그런 데 시를 쓰면 좋다고 했다. 난 그런 거 알고 한 건 아니지만, 내가 쓰는 것도 그런 거구나. 거기에 대충 쓰고 공책에 또 옮겨 쓴다. 뭐든 두번은 쓴다. 그런다고 잘 쓰는 건 아니지만. 그냥 그렇다는 거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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