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미우라 시온 지음, 임희선 옮김 / 청미래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운동을 즐겨하지는 않아요. 다행이다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운동을 아주 못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보통으로 합니다.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는 거네요. 아주 못하는 건 아니니 괜찮겠지요(어릴 때 그랬고, 지금은 모르겠어요). 운동 경기 즐겨보지는 않아요. 예전엔 보는 것보다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운동 경기가 나오는 소설이나 만화 좋아하는 편입니다. 찾아서 보지는 않고 우연히 보면 재미있구나 하는 정도예요. 이런 저 운동 싫어하는 건 아니겠습니다. 달리기보다는 걷기가 좋아요. 걷기도 속도를 내면 땀 많이 납니다. 오래 걸으면 다리도 아프죠. 오래 달리기는 힘듭니다. 그런 건 학교 다닐 때만 해 봤네요.


 이번에 만난 책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미우라 시온)에 달리기가 나와서 앞에서 운동과 달리기를 잠깐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 보니 만화영화 만들기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못 봤지만 벌써 만들었다고 합니다. 일본에는 고시엔에서 하는 고등학교 야구 경기가 있고, 어떤 운동이든 전국대회가 있어요. 한국에도 있을까요. 학교 대 학교 경기는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운동을 소재로 만화나 소설을 많이 쓰기도 합니다. 거기에서 야구가 가장 많을지도. 일본 만화나 소설에서 가끔 들은 게 있어요. 그건 역전 마라톤인데, 하코네 역전이군요. 늘 말로만 알았던 하코네 역전 경주를 소설로 만나게 됐습니다. 이건 217.9km를 선수 열 사람이 열 구간을 달리는 거예요. 하루가 아닌 이틀에 걸쳐서 해요. 한사람이 20km 안팎을 달립니다. 20km는 마라톤 반쯤 되겠지만, 쉽지 않겠습니다.


 달리기는 숨이 찹니다.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간세이 대학교 4학년 기요세 하이지는 자신이 사는 치쿠세이소(竹靑 아오타케라고도 하는데 이 말이 더 익숙하네요)에 열번째 사람이 들어오기를 바랍니다. 하이지가 목욕을 하고 밖에 나오니 누군가 달려가고 편의점에서 일하는 사람이 도둑이다 하면서 쫓았어요. 하이지는 자전거를 타고 자기 앞을 달려간 사람을 뒤따라가요. 그 사람은 간세이 대학교 1학년이 된 구라하라 가케루였어요. 하이지는 가케루가 달리는 걸 보고 치쿠세이소에 들어올 열번째 사람이다 느낍니다. 마침 가케루는 돈도 없고 지낼 곳도 없어서 하이지가 소개한 하숙집 치쿠세이소에 들어가기로 해요. 방은 아홉개인데 거기에 가케루가 들어가고 열 사람이 살게 됐어요. 하나는 좀 넓고 쌍둥이가 썼어요. 가케루라는 이름은 ‘달리다’는 뜻이에요. 하이지는 가케루한테 이름과 딱 맞다는 말을 하기도 해요.


 치쿠세이소라는 말 밑에 쓰인 말은 ‘간세이 대학교 육상경기부 훈련소‘였어요. 치쿠세이소에 사는 사람은 자동으로 육상경기부 사람이 됐어요. 그건 하이지만 알았군요. 가케루가 들어오고 다른 사람도 알게 됐네요. 하이지는 모두를 모이게 하고 다음해 일월에 열리는 하코네 역전 경주에 나가자고 합니다. 가케루는 본래 달리기를 좋아해도 바로 받아들이지는 못했어요. 치쿠세이소에 사는 사람은 다 개성이 있더군요. 쌍둥이 조타와 조지를 시작해서 사법고시에 합격한 유키, 퀴즈를 아주 좋아하는 킹,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신동으로 알려진 신동, 아프리카에서 일본으로 공부하러 온 무사, 담배를 엄청나게 피우는 니코 짱, 만화를 많이 보는 왕자. 달리기 잘할지 어떨지 모르는데, 하이지는 치쿠세이소 사람이 달리기를 잘할 거다 여겼습니다.


 운동 만화에는 사람 숫자가 아슬아슬한 곳이 나오고 열심히 연습하고 잘 해 나가기도 하는데 치쿠세이소 사람도 다르지 않군요. 하코네 역전 경주는 열 사람이 나가는데 후보도 없이 딱 열 사람이니. 이 경주는 대학교 육상부가 나가는 거예요. 하이지와 가케루를 빼고 다른 사람은 달리기 잘 하려나 했는데, 하이지가 생각한 대로 다들 잘 해 냈습니다. 만화를 많이 보는 왕자는 조금 떨어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아졌어요. 가케루는 고등학교를 육상 추천으로 들어가고 장학금도 받았는데, 감독이 스파르타 식으로 하는 게 싫었습니다. 가케루는 하이지와 다른 학교 사람을 만나고 고등학생 때 자신이 감독을 때린 일을 잘못했다 느꼈어요. 운동은 몸뿐 아니라 정신도 단단해야 합니다. 운동 잘 하는 학교는 훈련이 힘들고 여러 가지 힘들더군요. 결과가 좋아야 한다고도 하지요. 꼭 1등 해야 하는 건 아닌데, 공부도 마찬가지네요.


 하이지도 어렸을 때는 육상을 했는데 다리를 다쳤어요. 쉬기도 해야 하는데 훈련을 많이 해서 그렇게 된 듯합니다. 하이지는 치쿠세이소 사람 하나 하나한테 맞게 달리라고 해요. 이런 사람이 육상 감독이 되면 선수는 좋겠네요. 가케루는 하이지를 만나고 달리기를 더 좋아하게 되고 빨리 달리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다른 사람도 달리기 좋아하게 됐어요. 운동한다고 대회에 나가고 좋은 기록을 내야 하는 건 아니죠. 그저 좋아서 운동할 수도 있지요. 하이지는 치쿠세이소 사람한테 그런 걸 느끼게 하고 자신도 달리기가 뭔지 알려고 했군요. 달리기가 뭔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달려봐야 알지. 달리기 하니 무라카미 하루키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이걸 보다 보니 운동만 즐기는 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 쓰기도 다르지 않지요. 음악 연주나 노래 그리고 그림도. 전문가가 되지 않아도 즐겁게 하는 거 괜찮겠지요. 운동이나 예술이 일상이 되면 어때요. 그걸 전문으로 하는 사람은 그저 즐기는 사람을 낮잡아 볼지.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저 하고 싶어서 해도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전문가는 그런 마음도 가볍다고 생각할지도. 못하면 안 하면 된다고 하면서. 전문가가 아니어도 자기 한계를 넘고 싶은 마음 있는데. 어쩐지 이상한 이야기가 됐네요.


 치쿠세이소 주인 집에는 개인 니라도 살아요. 니라도 한 캐릭터 합니다. 세상에는 뭐든 아주 잘 하는 사람보다 즐기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못한다 해도.




희선





☆―


 기요세는 기본으로 멤버들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었다. 훈련방침을 꼼꼼히 알려주고 필요한 부분만 조금 조언을 건넸다. 그렇게 해서 저마다의 의욕을 잘 이끌어냈다. 가케루는 마법을 보는 것 같았다. 강요하지 않고, 벌칙도 만들지 않고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집요할 정도로 끈기 있게 가만히 기다린다. 그런 방식이 있다는 사실을 가케루는 지금까지 생각해 보지도 못했다. (132쪽~133쪽)



 사실 니코 짱한테 진정한 불행은 경기에 나가는 선수가 아니더라도 죽 달릴 수 있다, 달리기를 좋아하면 그냥 즐기면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지도자를 만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직 어렸고, 그때까지 마냥 육상에 푹 빠져 그것만 바라보고 살아왔기에 그때 니코 짱은 선수로 성공하지 않으면 모든 것은 쓸데없고 뜻 없다는 생각밖에 갖지 못했다. 니코 짱은 자신한테 실망하고 육상에서 멀어졌다.  (459쪽~460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4-03-07 0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리만족이라고 할까요? 운동을 못하지만 운동 만화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농구, 배구 등 스포츠 만화를 은근 봤던 것 같습니다. 운동 경기 장면도 좋지만 자신과의 싸움, 그리고 팀이 단합해가는 과정 등을 볼 때 멋지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희선 2024-03-10 01:04   좋아요 1 | URL
실제 운동경기는 운동선수가 무슨 생각을 하고 경기를 하는지 모르기도 하네요 운동하는 만화나 소설에서는 그런 사람이 무슨 말 하는지 나오잖아요 경기 할 때도... 팀이 마음을 모으고 함께 힘 내는 거 보는 것도 즐겁죠 실력이 조금씩 느는 것도 보이고 누군가는 아주 달라지고... 잘 하면 잘 하는대로 안 되면 안 되는대로, 그런 모습 보는 게 좋네요


희선
 




어둠에 둘러싸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작은, 아주 작은 빛도 비치지 않았지


날은 언제 새지

자꾸 어두워지고

밤만 이어질 것 같아


마음이 그렇다는 거지

해는 벌써 머리 위로 떠올랐어


세상이 밝아도

마음은 깊고 깊은 밤이야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엔 서로 마음을 주고받지

그런 사이가 언제까지나

이어지지는 않아


한쪽은 달라지지 않아도

한쪽이 달라지면

그 사이는 멀어져


아무리 한쪽이 애를 써도

처음으로 돌아가지 못해


본래 마음이란 그런 거지

더 마음이 가는 곳으로 흘러가


흘러가는 건

되돌리지도

막지도

못해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한때 작가가 되고 싶다 생각한 적 있는데, 이젠 그런 생각 안 한다. 지금은 누구나 마음 편하게 글을 써도 된다. 내가 쓴 글을 많은 사람이 보는 건 아니지만. 많지 않아도 아주 없지 않아서 다행인가.


 작가는 아니어도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은 있다. 세상에는 작가가 아니어도 글 잘 쓰는 사람은 많다. 거기에서 잘 쓰는 사람은 작가가 되기도 하던가. 지금은 누구나 쉽게 책을 내는 시대기도 하다. 잘 알려진 출판사에서 책이 나오지 않아도 자기 이름으로 나온 책이 있으면 기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난 없어도 된다.


 글 쓰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쓴 건 하나도 없다. 일기와 편지를 썼다. 그다음에는 책을 읽고 감상을 썼다. 내가 쓰는 건 서평이 아닌 감상문이다. 그런 거 아주 안 쓸 때도 있었으니 쓰게 된 게 어딘가 싶다. 이건 인터넷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책 읽고 쓰기 전과 쓴 다음에 다른 글을 썼지만 많이 쓰지는 못했다. 가끔 뭔가 떠오르면 썼다. ‘백일 글쓰기’를 해 보라는 책을 보고 나도 해 볼까 하고 백일 동안 썼다. 백일 동안 글을 쓰면 글쓰는 버릇이 든다. 백일이 지나고는 뭔가 써야 한다는 강박증으로 썼다. 거의 시 비슷한 걸 쓰고 그건 지금도 쓴다.


 이것저것 글을 자꾸 쓰다보면 쓸 게 생각난다고도 하는데 왜 난 늘 없을까. 어쩐지 슬프구나. 아무것도 안 쓰는 것보다 시 같지 않은 거라도 쓰니 낫다고 여겨야 할지. 다른 형식으로 쓰려고 해야 하는데 잘 안 된다. 내가 쓴 게 늘 괜찮지는 않지만, 아주 가끔 괜찮은 것도 쓰겠지. 잘 못 써도 써야지 어쩌겠나. 좋은 생각이 샘솟지 않아도 써야겠다.


 가끔 이렇게 글을 써야겠다는 걸 쓰다니. 이런 거 안 쓰고 그냥 쓰면 될 텐데. 그러게 말이다. 이런 건 정말 쓸 게 떠오르지 않을 때 쓰는 것 같다.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페넬로페 2024-03-05 0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작가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시인이시잖아요.
책 내도 될 정도로요.
글쓰기 힘들고 무엇을 쓸 지 떠오르지 않은 건 누구한테나 다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희선 2024-03-06 23:24   좋아요 0 | URL
페넬로페 님 좋은 말씀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작가는 안 된다 해도 늘 읽고 쓰는 사람이고 싶네요 아무것도 안 쓰는 것보다 쓰는 게 조금 낫겠지요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몰랐던 걸 알게 되는 일 있을 것 같아요 책을 읽고 쓸 때는 정리가 되죠 시간이 가면 좀 잊어버리지만... 늘 생각하는 게 사람한테 좋을 거예요


희선
 
시어머니 유품정리
가키야 미우 지음, 강성욱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해가 오면 앞으로는 정리를 해야겠어 하는데, 그런 생각은 잠깐만 해. 정리할 시간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닌데, 왜 그걸 못하는지 모르겠어. 내가 세상을 떠난 다음에 내 물건을 정리할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겠지만, 모르는 사람한테도 민폐 끼치지 않아야지. 그러려면 평소에 정리해야 할 텐데. 게으른 나.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기도 해. 버려도 괜찮은 것도 있을 텐데. 정리보다 버리기를 잘 해야겠지. 내 물건 그렇게 많지 않은데. 오래 쌓여서 늘어난 것 같아. 쌓이지 않게 해야 하는데, 나중에 해야지 하고 미뤄. 이거 안 좋은 거지. 사람이 아무 흔적도 없이 살기는 어렵겠지만, 그게 많은 것보다 적은 게 나을 것 같아. 아니 그건 저마다 다른 거기는 해.


 부모님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 부모님 물건을 정리해야겠지. 가키야 미우 소설 《시어머니 유품정리》는 제목 그대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시어머니 유품을 정리하는 이야기야. 한국에서 나온 제목은 이렇지만, 일본에서 나온 제목은 ‘시어머니 유품정리는 민폐예요(귀찮아요)’야. 본래 제목이 더 솔직하지. 한국과 일본 조금 다르면서도 비슷한 면이 있지.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 조금 비슷한 것 같기도 해. 한국사람보다 일본사람이 시어머니 더 싫어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 한국소설에 나온 시어머니와 며느리 많이 못 본 것 같아.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 어려울 것 같아. 잘 지내는 사람도 있겠지.


 모토코는 오십대 중반으로 시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시어머니가 살던 집을 정리해야 했어. 업체에 맡기라는 친구도 있었지만, 돈이 많이 들 것 같아서 자신이 하려고 했어. 시어머니 집엔 물건이 아주 많았어. 처음에 모토코는 그걸 언제 다 정리하나 해. 그거 보면서 나도 걱정했군. 집에 이런저런 물건이 많은 걸 보고, 모토코는 위암으로 돌아가신 친정어머니를 생각해. 친정어머니는 다른 사람한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 하고 위암이 발견되고 한해 반 동안 자기 둘레를 정리했대. 그런 걸 생각하고 동생 아내인 미키는 좋은 시어머니를 두었다고 생각했어. 정말 미키는 모토코 어머니를 좋은 시어머니다 생각했을까 했어. 딸과 며느리가 생각하는 건 다르기도 할 거야. 모토코가 시어머니 집을 정리하면서 자꾸 친정어머니가 더 나았다 할 때 좀 안 좋았어. 산 사람을 견주는 것도 안 좋은데 세상에 없는 사람까지 그러다니.


 이 책이 끝날 때까지 모토코가 시어머니한테 불평하지는 않아. 다행이지. 모토코는 시어머니가 둘레 사람한테 마음 쓴 걸 알게 되기도 해. 바로 옆집 사람이나 자치회 사람한테도. 모토코는 남편과 같이 시어머니 유품을 정리하기도 했어. 어느 날은 자치회 사람이 와서 도와줘서 순식간에 정리했어. 모두 시어머니한테 신세를 졌다고 말했어. 옆집에 사는 사람과도 이야기하고 쓸 만한 건 가져가라고 해. 처음에는 모토코 혼자 어떻게 정리하나 했는데, 남편과 시어머니를 알았던 사람이 도와줘서 시어머니 집 정리를 다 끝냈어. 처음엔 집에 여기저기 물건이 많고 어지러운 모습이 생각났는데, 마지막엔 이사한 것처럼 텅 빈 집이 떠올랐어.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를 견주는 건 안 좋은 것 같아. 그저 다른 사람이다 생각해야지. 사람이 다 같지는 않잖아. 사람은 다 좋은 점 안 좋은 점이 있겠지. 모토코는 시어머니 유품을 정리하면서 자신이 친정어머니를 잘 몰랐다는 생각도 해. 친정어머니는 자신한테 엄격한 사람으로 남도 그러기를 바라는 사람이었어. 그런 사람하고 사는 거 좀 힘들겠어. 자기 감정을 잘 나타내지 않고 남한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 했어. 늘 남을 귀찮게 하는 건 안 좋지만, 아주 가끔은 다른 사람한테 기대도 괜찮을 텐데. 사람은 다 완벽하지 않고 모자란 점이 있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좋겠어. 다른 사람이 남긴 물건을 보면 그 사람을 조금 알기도 하겠어. 모토코도 지금까지 몰랐던 시어머니를 알게 되고 시어머니가 살았을 때 잘할걸 해.


 책을 보는 내내 난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버려야지 했어. 모토코 남편도 어머니 집을 정리하고는 자기 방을 잘 치우게 됐대. 모토코 남편은 처음에는 여러 가지 버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자기 방이 좁아져서 물건 그대로 두기 어려웠겠지. 나도 내 방 넓었으면 좋겠는데. 넓은 방이 아닌데 그런 생각을 했군. 처음에도 정리해야 할 텐데 했는데, 앞으로 정리하려나.




희선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꼬마요정 2024-03-04 10: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본도 고부 간에 사이가 별로인가 봅니다. 우리보다 더 심할 수도 있다니 가부장적 사회에서는 확실히 문제가 될 수 있는 관계네요. 유품을 정리하는 건 돌아가신 분을 얼마나 사랑했느냐에 따라 마음이 달라질 것 같아요. 무척 사랑했다면 너무 힘들지만 또 추억을 떠올리며 울면서 정리할 테고, 사이가 데면데면 별로였다면 귀찮겠죠. 음... 사람 일은 알 수 없으니 짐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현대인들은 많은 것을 가진 것 같아요.

희선 2024-03-05 00:55   좋아요 1 | URL
예전에 본 소설에서는 누워서 지내는 시어머니를 거의 며느리가 돌봤어요 다른 사람은 거의 안 하고... 시어머니가 며느리한테는 아무것도 안 준다고 했어요 뭔가 작은 거 준다고 했던가 없어도 되는 거였던가 누워서 도움 받는데 그런 말을 하다니... 소설이지만 실제 그런 사람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일본도 가부장제 심하죠 한국보다 심해 보이기도 하네요 집안 일도 다 여성이 하고 시어머니 유품 정리도 며느리가 더 많이 하잖아요 아들은 거기 가서는 버리지 않아야 한다고 하고... 나중에는 버리기로 해요 사람이 살았을 때는 물건이 소중한데, 죽으면 다른 사람한테는 쓰레기가 되다니... 그건 조금 슬프기도 하네요 평소에 정리 잘 해야겠다 생각하지만 잘 못합니다

사이 좋았던 사람이 세상을 떠나고 남은 걸 정리하는 사람은 참 힘들겠습니다 세상엔 그런 사이만 있는 게 아니기도 하네요


희선

2024-03-04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3-05 0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4-03-07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아직 읽지 않았는데, 전에 이 작가의 책을 읽은 적이 있어요. 그 책에서도 정리 관련 내용이 나왔는데, 괜찮았던 것 같아요. 일본과 우리는 문화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비슷한 점도 많은 것 같았어요. 희선님,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습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4-03-10 00:59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책 읽었어요 거기에서는 물건을 정리하면서 자기 삶을 되돌아 보는 사람이 나오기도 했네요 물건이 많은 사람도 있었던 것 같군요 아주 오래된 것도 가지고 있는 사람... 그때도 정리해야 할 텐데, 했을 것 같아요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니... 여전히 정리를 못하는군요

새로운 주는 좀 따듯할 것 같네요 서니데이 님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