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가면 또 하루가 온다. ‘백일 글쓰기’ 이제 얼마 하지 않았는데 힘들다. 시작하고부터 그날 것을 쓰고 나면 바로 ‘내일은 뭐 쓰지’ 한다. 아직 오지 않은 날을 걱정하다니. 그나마 잠깐 동안은 아직 하루가 다 가지 않았는데 벌써 걱정하나 한다. 그랬는데 다음 날이 오면 또 같은 걱정을 한다. 바보 같다.

 

 글쓰기가 아니어도 난 걱정이 많다. 책을 보면서는 이걸 다 보고 어떻게 쓰지부터(이것도 글쓰기잖아), 비 온다고 하면 비 많이 오면 어쩌지, 이렇게. 날씨는 한주쯤 뒤까지 알 수 있어서 한주 전부터 걱정한다. 늘 이런 건 아니다. 여름에 심하고 다른 때는 마음 많이 쓰지 않고, 편지 보낼 때만 알아본다. 사람이 하는 걱정에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 많다. 나도 그걸 안다. 나도 걱정 안 하고 살고 싶다.

 

 얼마 뒤 걱정뿐 아니라 아주 나중 걱정도 가끔 한다. 나이를 아주 많이 먹은 뒤랄까. 그것을 자주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책을 보면 더하는 것 같다. 그때를 대비하고 사는 사람도 있겠지. 그것만 생각하다 지금 해야 하는 중요한 것을 놓칠 수도 있다. 사는 건 참 쉽지 않다. 이것도 저것도 다 아닌 것 같으니. 아니 이것도 저것도 다 맞기도 하다. 구별을 잘 해야 한다. 내가 그걸 잘 하고 사는 건지 잘 모르겠다. 먼저 해야 하는 것과 나중에 해도 괜찮은 것을 틀리지 않아야 할 텐데. 이렇게 생각해도 잘못할 때 있을 거다.

 

 아무 걱정 없이 사는 것보다 조금은 걱정하고 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긴장 없이 살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빨리 움직이지 못할 거다. 앞에 쓴 걱정 말고도 순간순간 하는 걱정 많다. 그런 건 잠시만 하고 잊어버린다. 사람은 본래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하고 밖에 나가지 못하면 안 되겠지. 차에 치일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가끔 하는 것 가운데 하나다. 어떤 건 자신이 조심하면 되지만 그게 안 되는 것도 있다. 그건 어쩔 수 없겠지.

 

 앞으로는 걱정 조금만 해야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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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10-11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백일 글쓰기 하시는군요.
저도 옛날에 해 봤는데 마라톤도 하는데요 뭐.
응원이 최고죠.
이제 얼마 안 남았습니다.
잘 마무리하십시오.^^

희선 2017-10-12 01:37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끝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보다 끝까지 하자, 하는 게 더 좋겠군요 마라톤은 생각만 해도 숨이 차네요 학교 다닐 때는 800m 달리기 하는 것도 무척 힘들었는데... 마라톤보다 힘들지 않다 생각하면 좀 낫겠습니다 마라톤은 그것대로 괜찮은 거겠지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