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제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금희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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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아주 많이 읽었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내가 만난 책에는 소설이 가장 많을 거야. 또 이런 말로 시작하다니. ‘제7회 젊은작가상 작품집’을 읽어서야. 지난해에도 비슷한 말을 한 것 같아. 소설을 많이 만났지만 모르는 게 많다고. 한해가 지나고도 비슷하다니. 어쩐지 시간이 더 흘러도 다르지 않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을 하니 조금 우울하네. 자신이 경험을 다하지 못해도 책을 보고 경험하기도 하지. 책을 보면 자신을 그 안에 나오는 사람에 대입해서 읽기도 하고, 그게 아주 안 되는 것도 있어. 그럴 때는 그냥 바라보는 게 낫겠지. 바라보기만 하면 조금 먼 듯한 느낌이 들지만, 어쩌겠어 대입이 되지 않는 걸. 여기 실린 소설 일곱편은 젊은작가상을 받은 거야. 대상 하나에 그냥 상 여섯, 대상 다음은 우수상이라 해야 할까. 젊은작가를 알리려고 이런 상을 만들었겠지. 젊은 평론가도 알리려는 것 같아. 내가 이름 기억하는 평론가는 많지 않아. 소설가보다 평론가 이름이 더 알려지지 않았지. 아는 사람은 많이 알지도 모르겠군. 한국소설을 보면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지도. 평론가가 한국소설만 읽고 평론을 쓰는 건 아니겠지만.

 

앞에서 내가 가장 많이 본 게 소설이라고 했잖아. 한동안 한국소설은 읽지 않았어(이 말도 처음이 아니군). 한 작가의 단편소설을 읽는 것도 괜찮고, 여러 사람이 쓴 단편소설을 읽는 것도 괜찮지. 상 받은 소설이니 잘 읽어봐야겠다 했는데, 대상 받은 김금희 소설 <너무 한낮의 연애>부터 무어라 말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심사를 본 작가와 평론가는 좋다고 말하던데. 필용이 퀸 노래를 듣고 몇번 운 게 생각나는군. 노래 제목을 한국말로 써서 그게 어떤 노래인가 싶고. <보헤미안 랩소디>는 알지만. 영어를 한국말로 쓰는 거 좋아하지만 노래 제목은 영어 표기도 했다면 좋았을 텐데 싶어. 퀸을 알아도 노래는 아는 게 별로 없어서 그렇게 썼다 해도 잘 몰랐을 것 같기는 해. 소설 제목 알았을 때 생각한 이야기와 많이 달랐다고 해야겠어. 아니 내가 모르는 거고 그런 연애도 있는 거겠지. 필용이 사는 게 힘들구나 생각해야 할지. 아니 그건 필용이 잘못해서 영업팀장에서 시설관리팀으로 옮기게 된 거야. 그 일 때문에 필용이 맥도날드에 가고 열여섯해 전에 만난 양희와 다시 만나. 둘이 함께 만난 건 아니고 필용이 양희를 알아본 거야. 필용은 양희를 좋아한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양희가 필용한테 좋아한다(사랑한다 했는데) 했을 때 필용은 자기 마음은 말하지 않고 양희 마음이 그대론지만 확인하려 했어. 좋아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 양희는 필용한테 그저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모든 게 드러나는 한낮이어서 필용은 양희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일지도.

 

다음 이야기도 연애라 해야겠군. 기준영 소설 <누가 내 문을 두드리는가>는 오십대 초반 남자가 스물다섯살 대학생을 좋아해서 겪는 초조함이 느껴진다고 할까. 자기 나이 때문에 확실한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건지, 잠깐 만나려 했는데 자꾸 그 애한테 빠져드는 자신한테 당황한 건지. 알 수 없는 마음이야. 정용준 소설 <선릉 산책>은 ‘나’가 발달장애인을 하루 동안 돌보는 이야기야. 처음에는 아홉시간이었는데, 세시간을 더하게 돼.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을 때 ‘나’는 조금 아쉬워하는 것 같기도 했는데 시간이 늘어나자 아주 달라져. 그 정도도 못할 게 어디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나’는 처음부터 몇시간 남았다 시간을 쟀다는 게 떠올랐어. 정용준이 말하고 싶은 건 앞이 아니고 뒤일지도 모르겠어. 서로 이해한 것 같은 부분이 아니고, 시간이 늘어나 화가 난 부분. 가끔 아이가 장애를 갖고 태어난 게 자신들한테 축복이다 말하는 사람을 보기도 하는데, 늘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 같아. 좋을 때는 아주 잠깐이고 힘든 시간이 이어지겠지. 이건 그저 내 생각일 뿐이군.

 

장강명이 여러 소설을 썼다는 건 알았지만, 소설을 읽은 건 처음이야. <알바생 자르기>는 요즘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겠지. 회사는 돈을 적게 주고 사람을 쓰려 하잖아. 네시간 일하고 여기 나온 것만큼 받는다면 괜찮은 일자린데. 지금은 학교 다닐 때 빚을 진다고 하더군. 대학등록금이 비싸서 그렇겠지. 사회구조가 사람을 안 좋게 만든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자신이 맡은 일 성실하게 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내가 별로 억척스럽지 못해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도. 김솔 소설 <유럽식 독서법>은 잘 모르겠어. 환상 같은 이야기야. 앞에 나온 이야기가 뒤에 다시 나오고. 이것도 잘 보면 좋다고 말하는데 내가 이런 소설을 재미있게 보는 때가 올지. 거미와 다리를 다친 미얀마 여자아이. 최정화 소설 <인터뷰>, 오한기 소설 <새해>. 제목만 말하고 말다니. <인터뷰>에 나온 사람은 왜 거짓말을 한 건지,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기를 바라서였을까. <새해>는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조금 우스워 보이기도 해. 소설을 쓰려는 ‘나’의 친구 한상경이. 어쩌면 둘은 하나일지도.

 

이것도 소설을 보고 쓴 거냐, 할지도 모르겠어. 내가 먼저 이런 말을 하다니. 가끔 소설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소설을 재미있게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잘 모르겠어. 잘 알기 어렵다고 아주 안 보는 것보다는 보는 게 나을지(한국 단편소설). 소설 속에 더 들어가서 보면 나을까. 그건 꽤 힘들 것 같아. 감정을 많이 써야 할 테니. 바로 이해하기 어렵다 해도 잘 듣기라도 하면 아주 조금 알지도 모르지. 앞으로는 더 잘 들어볼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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