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컴퓨터를 켜고 글을 쓰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잠에서 깨면 기분이 무척 안 좋습니다. 예전에 날마다 아무거나 떠오르는대로 써 보라는 글을 보고 저도 해 보려고 했지만 못했습니다. 일어나면 기분이 아주 안 좋아서. 언젠가 만화에서 그런 사람 보고 세상에는 저런 사람도 있구나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저도 비슷하군요. 저는 무서운 모습을 누군가한테 보이지 않지만. 만화여서 그런 식으로 나타낸 거군요. 저는 일어나고 시간이 조금 지나야 괜찮습니다.

 

 어쩌면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 때보다 잠에서 덜 깼을 때 쓰는 글이 더 솔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걸요. 아니 생각나지 않는다기보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운동 하잖아요. 저는 글을 쓸 때도 준비운동 같은 거 해야 하는가 봐요. 하지만 그렇게 해도 쓸 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어떤 말이 떠오르거나 쓸 게 떠오른 적도 있지만 이젠 정말…….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걷기 좋아합니다. 옛날 사람은 걷고 글을 썼다고도 하지요. 그런 걷기는 얼마나 해야 할지. 이런 말 예전에도 했군요. 가끔 저도 뭔가 생각나지 않을까 하고 걸은 적 있습니다. 그때 떠오른 건 아무것도 없어요. 아니 하나 있는데 그건 아껴뒀습니다. 아껴뒀다기보다 어떻게 쓰면 좋을지 모르는 건지도. 언젠가 쓸 겁니다. 천천히. 제 마음속에 좀 더 두었다가. 그걸 늘 생각하지는 않지만. 무언가 쓸 게 하나 정도는 있었으면 해서. 그걸 쓰면 다른 게 떠오를지 알 수 없어요. 써야 다른 것도 생각날 텐데.

 

 앞에서 걷기 말하다가 떠오른 게 하나 있어요. 걸어도 그냥 걷지 않고 이것저것 살펴보는 겁니다. 그러지 않고 걷기만 해도 마음에는 좋겠지만. 둘레를 봐도 쓸거리 찾기는 힘들겠군요. 제가 그랬습니다. 그래도 이런 쓸데없는 걸 썼네요. 늘 번뜩이는 게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가끔입니다. 가끔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요. 그러면 좀 더 괜찮은 글을 쓰지 않을지.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난 왜 글을 쓰려는 걸까 했는데, 여전히 답은 잘 모르겠어요. 누군가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건지, 누군가 저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건지. 지금은 둘 다 일지도. 이런 거 말고 다른 건 어떤 게 있을까요. 모든 것을 뛰어넘는 것. 그게 뭔지 알고 싶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런 건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냥 쓰고 싶어서 쓰는 것일지도.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